[시승기] 쉐보레, 트랙스 F/L 1.4 가솔린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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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소형 SUV 시장. 선두주자는 쉐보레 트랙스였다. 이어 르노삼성 QM3가 등장하면서 인기몰이를 하더니 쌍용 티볼리가 대박을 쳤다. 트랙스가 문을 열고 QM3가 길을 닦으니 티볼리가 질주를 하는 형상인 것이다.
쉐보레 트랙스는 탄탄한 기본기 덕분에 운전할 때의 만족감이 높다. 성능도 중요하지만 주행서 느껴지는 안정감이 운전자를 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행성능이 좋다는 것은 긴급 상황에서 차를 급작스레 조작해도 안정적인 움직임으로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우리팀은 소형 SUV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트랙스를 추천했었다. 하지만 쌍용 티볼리를 추천하는 경우도 잦았다. 특히 첫차로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자동차의 성능 및 주행안정감이 주는 이점을 알지 못한다. 이와 같은 소비자들은 차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눈에 보이는 장비들을 꼽는다. 때문에 첫차로 접근하며 디자인, 인테리어, 각종 편의장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티볼리를 추천했다. 차의 기본기에 대한 설명 자체가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트랙스는 QM3, 티볼리보다 기본기에 충실하다. 하지만 그뿐이다. 2500만원에 육박한 최상급 모델조차 리모컨 키를 눌러 도어를 열고, 다시금 키를 돌려 엔진 시동을 걸어야 했다. 센터페시아 디자인, 계기판도 뭔가 장난감 같았다. 적어도 QM3, 티볼리 대비 한등급 아래 있는 차의 느낌을 줬다. 반면 티볼리는 자동차의 본질과는 거리감이 컸다. 엔진과 변속기도 제각각 따로 놀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측면서는 뚜렷한 경쟁력을 보였다. 편의장비 역시도 소비자들의 눈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것은 트랙스가 시장의 개척자였지만 리더가 될 수 없었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래 표는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소형 SUV 판매량을 비교한 자료다.
티볼리는 월 5천대 시장의 가능성을 만들어 보였다. 여건만 된다면 트랙스에게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새로운 트랙스는 이번에는 잘 만들어 보겠다는 한국지엠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노력한 흔적도 단번에 와 닿는다. 아베오 정도의 변화? 섣부른 예상이었다.
먼저 달라진 외관부터 살펴보자. 과거 트랙스는 정갈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하지만 조금은 단순한 디자인이었다. 분명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지만 티볼리나 QM3 대비 큰 인상을 주기에 소폭 부족한 느낌도 있었다.
쉐보레의 새로운 디자인 특징을 받아들인 트랙스는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 헤드램프도 날카로워졌고 범퍼 역시 한층 스포티해졌다. 뭐랄까… 앵그리버드를 닮았다고나 할까? 어찌됐건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구성적으로는 LED 주간주행등과 프로젝션 헤드램프도 갖췄다. 헤드램프 각도조절 장치도 전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된다. 별것 아닌 듯 하지만 어둠이 짙은 국도롤 달릴 때 매우 유용한 아이템이다.
측면부서 변화는 없지만 휠 디자인이 달라졌다. 후면부 역시 LED 리어램프와 세련된 범퍼 적용 등 큰 변화보다 디테일을 중시하는데 비중을 둔 모습이다.
앞서 설명된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진짜는 도어를 열면서 시작된다. 어둡고 칙칙하기만 했던 실내가 한층 화사하게 변경됐다. 특히 새로운 투-톤 인테리어 조합이 만족감을 높인다.
실내가 좁아 보이지도 않는다. 쉐보레는 듀얼 콕핏이라는 이름의 감싸지는 듯한 인테리어 형태를 고수했었다. 안정감이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내가 좁아 보인다는 아쉬움도 컸다. 하지만 이번에는 듀얼 콕핏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대시보드를 수평형으로 재설계하면서 보다 넓어 보이도록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대시보드 디자인은 임팔라, 말리부에서 시작돼 트랙스에도 이어진 것이다.
계기판도 아날로그 형태로 변경됐다. 푸른색의 단색 디스플레이 조합을 가졌던 기존 계기판과 비교해 보기 좋아졌다. 저렴한 플라스틱 패널이 그대로 노출됐던 자리는 하이글로시 블랙 패널로 대체됐다. 오염에 약하지만 분명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 구성이다. 물론 일부 저렴해 보이는 패널도 존재하지만 차급을 생각하면 상당한 고급스러움을 구현했다고 볼 수 있겠다.
갈바노 크롬이라는 이름의 크롬 장식도 마음에 든다. 그저 반짝 거리기만 했던 일반 크롬 장식과 달리 은은한 빛을 보여 더욱 고급스러워 보이도록 해준다. 여기에는 가죽 장식은 물론 스티칭 장식까지 갖춰진다. 질감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만족감이 상당하다.
이제 트랙스도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이런 사소함이 트랙스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서야 제대로 된 구성을 갖춰진 것인데 왜이리 반가운지. 늦었지만 다행이랄까? 시동버튼과 함께 스마트키도 적용된다. 키를 소지한 채 차량에서 내린 후 멀어지면 자동으로 문이 잠긴다. 반대로 잠긴 문을 열 때는 도어핸들에 마련된 작은 버튼을 누르면 된다.
새로워진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와 업그레이드된 브링고 내비게이션을 지원한다. 애플 카플레이 덕분에 확장성이 크게 증대됐다. 브링고 내비게이션은 유료임에도 다소 아쉬운 성능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정보를 늘릴 필요가 있겠지만 주소 검색으로 최단시간에 안내하는 기능이 좋았다. 참! 시리는 비트박스를 아주 잘한다. 북치기박치기!
참고로 쉐보레의 마이링크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는 물론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지원한다. 메뉴에서도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 정부가 구글에게 지도 반출을 허락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 국가 정보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에게 군사정보, 외교문서까지 공유하는 시대인 만큼 뭔가 좋은 답을 찾아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다.
그밖에 후방카메라의 반응 성능도 한층 빨라졌다. 단, 저조도에서의 화질이 조금 더 개선되면 좋겠다.
소형 SUV인만큼 뒷좌석 공간은 제한적이다. 경쟁모델 티볼리가 조금 더 넓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등받이 각도가 잘 잡혀있고 헤드룸이 넉넉하기에 큰 불편을 주지는 않는다. 뒷좌석에 마련된 220볼트 전원도 활용성 높은 구성이다. 포드 링컨의 경우도 이런 파워아울렛이 탑재되는데 국내서 사용되지 않는 110V로 설정돼 있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너무 실내외 구석구석에 심취해 있었다. 그만큼 변화가 극적이었다. 이제 소비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달라진 트랙스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의 회전이 시작된다. 소형차에 해당하는 만큼 어느 정도 소음은 유입되고 있다. 아이들 상태의 소음을 측정해본 결과 약 40dBA을 기록했다. 기존모델 대비 1.5dBA 조용해진 결과다. 윈드실드와 앞좌석, 뒷좌석에서도 1dBA 가량 조용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하는 환경 역시 62dBA에서 61dBA로 낮아졌다.
파워트레인에 변화는 없다. 140마력, 20.4Kg.m의 최대토크를 가진 1.4 터보엔진과 6단자동변속기의 조합 그대로다. 과거 6단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저속서 쇼크를 보이거나 하는 아쉬움은 없다. 물론 기어를 내릴 때의 반응이 조금 더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 자동변속기로는 무난하지만 전반적으로 다이내믹한 성능을 제공하는 다른 구성 대비 소폭 부족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가속성능을 시험했다. 트랙스는 9.29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기록과 비교해도 큰 차이 없는 수준으로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참고로 이와 유사한 성능을 내는 차로 알티마 2.5, 알페온 2.4 등이 꼽힌다. 쉽게는 2.5리터급 중형, 준대형차급 수준의 가속력을 가진다고 보면 되는 것.
물론 고속에 접어들면 배기량의 한계가 나오지만 160km/h 이상으로 크루징 할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고속주행 안정감도 좋은 편이었으며 고속서의 편안함도 좋았다.
기어비는 3단 이후 소폭 길어지는 느낌이 생기는데 급가속 환경이 아니라면 아쉬움을 만들지 않는다. 앞서 수동모드서 기어를 내릴 때의 반응성을 아쉬움으로 꼽았는데 D레인지에서는 별다른 불만을 만들지 않았다.
참고로 트랙스의 성능은 동급서 가장 뛰어나다. 티볼리 가솔린, 디젤은 물론 르노삼성 QM3와 비교해도 좋은 성능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의 감각이 좋다. 쉽게 핸들링이 좋다는 얘기다. 스티어링휠의 조작에 따라 민첩하게 잘 따라오는 차체 반응도 주행서의 만족감을 키운다.
핸들링을 기준으로 본다면 르노삼성 QM3는 평균 수준, 티볼리는 기준 이하다. 이제 소비자들도 현대차의 MDPS를 욕하고 있는데, 티볼리의 시스템은 다시금 이것을 디튠한 느낌이다. 적어도 주행감각서는 예나 지금이나 트랙스가 최고로 꼽힌다.
코너링 성능도 뛰어나다. 물론 코너링 속도에서는 아베오와 같은 해치백이 유리하지만 한계에서의 거동이 조금 더 안정적인 느낌이다. 통상 무게 배분이 불리한 해치백들은 한계서 리어휠이 빠지는 현상을 맞기도 한다. 반면 트랙스는 리어타이어의 그립을 일정하게 유지해 불안감을 만들지 않았다. 참고로 앞서 언급된 해치백의 것은 주행 특성이며 이런 특성 때문에 세단보다 해치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서스펜션은 승차감 보다 성능으로 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모습이다. 덕분에 바디롤의 억제 능력이 좋다. 물론 기본 승차감도 잘 유지해 낸다. 저속서 만나는 범프서 발생된 쇼크를 막아내면서도 불쾌감을 만들지 않았다. 단,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다른 차들보다 승차감이 떨어지는데 이는 짧은 휠베이스, 지상고와도 연관이 있다. 즉, 이 특성은 티볼리, QM3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소형 SUV의 특징으로 봐야 한다.
타이어는 215mm급이며 18인치 휠과 매칭된다. 사실 140마력급 차와는 맞지 않는 구성이다. 타이어의 너비는 무난하다 해도 휠의 직경이 너무 크다. 이처럼 차등급에 어울리지 않는 큰 휠을 사용하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는데 이유는 소비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휠이 크다고 성능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하나의 예로 인티피니 G37 쿠페에는 19인치 휠이 기본 장착됐는데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17, 18인치휠로 바꿔 끼우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트랙스에서는 18인치를 고수해야 한다. 입문형 트림에 제공되는 16인치 휠이 여러모로 이점이 크지만 타이어를 선택할 수 없다는 문제를 갖기 때문이다. 트랙스 16인치의 규격인 205/70R16 기준의 타이어는 구하기가 어렵다. 결국 OE타이어인 컨티넨탈 제품만 써야 하는데, 선택의 폭을 넓히려면 18인치로 가야 한다.
브레이크 성능은 어떨까? 우리팀은 트랙스가 처음 나왔을 때 제동력 부분에 대한 점수를 낮게 줬다. 당시 테스트카인 LS 기본형의 타이어 사이즈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테스트의 지속에 따라 차가 밀려 난다는 느낌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측장비를 활용하면서 트랙스의 제동성능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감각적으로는 밀리는 것 같지만 실제 제 성능을 일정하게 유지해 내는 모습을 표출해 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현대 아반떼스포츠는 순정 상태로 트랙을 수바퀴 이상 주행하기 어렵다. 다른 것보다 브레이크가 지쳐버려 안전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쉐보레 아베오 등은 순정 사양의 브레이크로도 수바퀴 이상의 트랙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섀시서 GM이 낫다는 평가를 받게 하는 한 예다.
참고로 트랙스의 본격적인 제동력은 페달 조작 기준 중반 이상서 나온다. 초기 응답성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부드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렇다고 급제동에 많은 힘이 들지도 않는다. 여성운전자들 역시 급작스런 상황서 대응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주행성능. 이 부분은 여전히 최고다. 유럽산 SUV인 QM3보다 월등하다. 특히나 제동력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아직 미완성인 티볼리의 파워트레인, 스티어링 시스템 등도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트랙스는 안팔렸다. 맞다. 없어도 너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졌다. 오히려 티볼리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트랙스보다 저렴하게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첫차 구매자들은 차량을 구매할 때 무엇이 중요한지 가늠하기 어렵다. 때문에 눈에 보이는 부분, 편의장비에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트랙스에게 큰 장애물이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누구도 트랙스의 주행성능에 대해 태클을 걸 수는 없다. 여기에 고급화 된 분위기와 편의장비도 갖춰졌다. 적정 수준까지 판매량을 높이지 못한다면 그건 쉐보레 세일즈의 문제가 될 것이다.
가격적으로 봐도 큰 아쉬움은 없다. 입문 트림의 가격을 낮추고 중림 트림의 가격을 동결 시켰다는 점도 좋다. 물론 최상급 모델의 가격이 올랐지만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LT급 내외를 구입할 것이다. 단, 소형 SUV들의 가격은 낮아져야 한다. 최근 르노삼성도 QM3 상급 모델과 QM6 모델의 가격이 유사해지자 다시금 QM3의 가격을 낮췄다는 얘기에 휩싸여 있다.
소형 SUV도 소형차다. 그에 걸 맞는 가격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소형 SUV로 눈길을 돌릴 수 있도록 각 제조사들이 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주었으면 한다.
트랙스에는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도 추가됐다. 전방 차량을 인식하는 전방 추돌 경고, 차선을 인식해 위험한 상황을 알려주는 차선이탈 경고, 사각지대에 가려진 차량을 알려주는 사각지대 경고, 후방 차량을 확인해주는 후측방 경고 시스템도 달렸다.
트랙스는 잘 만들고도 꾸미지 않은 탓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화장을 고치고 내실까지 탄탄히 하며 다시금 돌아왔다. 이제 남은 것은 2017년도 판매량을 지켜보는 것뿐이다.
쉐보레 트랙스는 탄탄한 기본기 덕분에 운전할 때의 만족감이 높다. 성능도 중요하지만 주행서 느껴지는 안정감이 운전자를 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행성능이 좋다는 것은 긴급 상황에서 차를 급작스레 조작해도 안정적인 움직임으로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우리팀은 소형 SUV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트랙스를 추천했었다. 하지만 쌍용 티볼리를 추천하는 경우도 잦았다. 특히 첫차로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자동차의 성능 및 주행안정감이 주는 이점을 알지 못한다. 이와 같은 소비자들은 차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눈에 보이는 장비들을 꼽는다. 때문에 첫차로 접근하며 디자인, 인테리어, 각종 편의장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티볼리를 추천했다. 차의 기본기에 대한 설명 자체가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트랙스는 QM3, 티볼리보다 기본기에 충실하다. 하지만 그뿐이다. 2500만원에 육박한 최상급 모델조차 리모컨 키를 눌러 도어를 열고, 다시금 키를 돌려 엔진 시동을 걸어야 했다. 센터페시아 디자인, 계기판도 뭔가 장난감 같았다. 적어도 QM3, 티볼리 대비 한등급 아래 있는 차의 느낌을 줬다. 반면 티볼리는 자동차의 본질과는 거리감이 컸다. 엔진과 변속기도 제각각 따로 놀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측면서는 뚜렷한 경쟁력을 보였다. 편의장비 역시도 소비자들의 눈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것은 트랙스가 시장의 개척자였지만 리더가 될 수 없었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래 표는 2016년 1월부터 10월까지 소형 SUV 판매량을 비교한 자료다.
티볼리는 월 5천대 시장의 가능성을 만들어 보였다. 여건만 된다면 트랙스에게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새로운 트랙스는 이번에는 잘 만들어 보겠다는 한국지엠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노력한 흔적도 단번에 와 닿는다. 아베오 정도의 변화? 섣부른 예상이었다.
먼저 달라진 외관부터 살펴보자. 과거 트랙스는 정갈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하지만 조금은 단순한 디자인이었다. 분명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지만 티볼리나 QM3 대비 큰 인상을 주기에 소폭 부족한 느낌도 있었다.
쉐보레의 새로운 디자인 특징을 받아들인 트랙스는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 헤드램프도 날카로워졌고 범퍼 역시 한층 스포티해졌다. 뭐랄까… 앵그리버드를 닮았다고나 할까? 어찌됐건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구성적으로는 LED 주간주행등과 프로젝션 헤드램프도 갖췄다. 헤드램프 각도조절 장치도 전 트림에 기본으로 탑재된다. 별것 아닌 듯 하지만 어둠이 짙은 국도롤 달릴 때 매우 유용한 아이템이다.
측면부서 변화는 없지만 휠 디자인이 달라졌다. 후면부 역시 LED 리어램프와 세련된 범퍼 적용 등 큰 변화보다 디테일을 중시하는데 비중을 둔 모습이다.
앞서 설명된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진짜는 도어를 열면서 시작된다. 어둡고 칙칙하기만 했던 실내가 한층 화사하게 변경됐다. 특히 새로운 투-톤 인테리어 조합이 만족감을 높인다.
실내가 좁아 보이지도 않는다. 쉐보레는 듀얼 콕핏이라는 이름의 감싸지는 듯한 인테리어 형태를 고수했었다. 안정감이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실내가 좁아 보인다는 아쉬움도 컸다. 하지만 이번에는 듀얼 콕핏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대시보드를 수평형으로 재설계하면서 보다 넓어 보이도록 만들어낸 것이다. 이런 대시보드 디자인은 임팔라, 말리부에서 시작돼 트랙스에도 이어진 것이다.
계기판도 아날로그 형태로 변경됐다. 푸른색의 단색 디스플레이 조합을 가졌던 기존 계기판과 비교해 보기 좋아졌다. 저렴한 플라스틱 패널이 그대로 노출됐던 자리는 하이글로시 블랙 패널로 대체됐다. 오염에 약하지만 분명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할 구성이다. 물론 일부 저렴해 보이는 패널도 존재하지만 차급을 생각하면 상당한 고급스러움을 구현했다고 볼 수 있겠다.
갈바노 크롬이라는 이름의 크롬 장식도 마음에 든다. 그저 반짝 거리기만 했던 일반 크롬 장식과 달리 은은한 빛을 보여 더욱 고급스러워 보이도록 해준다. 여기에는 가죽 장식은 물론 스티칭 장식까지 갖춰진다. 질감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만족감이 상당하다.
이제 트랙스도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이런 사소함이 트랙스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서야 제대로 된 구성을 갖춰진 것인데 왜이리 반가운지. 늦었지만 다행이랄까? 시동버튼과 함께 스마트키도 적용된다. 키를 소지한 채 차량에서 내린 후 멀어지면 자동으로 문이 잠긴다. 반대로 잠긴 문을 열 때는 도어핸들에 마련된 작은 버튼을 누르면 된다.
새로워진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와 업그레이드된 브링고 내비게이션을 지원한다. 애플 카플레이 덕분에 확장성이 크게 증대됐다. 브링고 내비게이션은 유료임에도 다소 아쉬운 성능을 보였는데 최근에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정보를 늘릴 필요가 있겠지만 주소 검색으로 최단시간에 안내하는 기능이 좋았다. 참! 시리는 비트박스를 아주 잘한다. 북치기박치기!
참고로 쉐보레의 마이링크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는 물론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지원한다. 메뉴에서도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 정부가 구글에게 지도 반출을 허락하지 않아 사용할 수 없다. 국가 정보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에게 군사정보, 외교문서까지 공유하는 시대인 만큼 뭔가 좋은 답을 찾아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다.
그밖에 후방카메라의 반응 성능도 한층 빨라졌다. 단, 저조도에서의 화질이 조금 더 개선되면 좋겠다.
소형 SUV인만큼 뒷좌석 공간은 제한적이다. 경쟁모델 티볼리가 조금 더 넓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등받이 각도가 잘 잡혀있고 헤드룸이 넉넉하기에 큰 불편을 주지는 않는다. 뒷좌석에 마련된 220볼트 전원도 활용성 높은 구성이다. 포드 링컨의 경우도 이런 파워아울렛이 탑재되는데 국내서 사용되지 않는 110V로 설정돼 있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너무 실내외 구석구석에 심취해 있었다. 그만큼 변화가 극적이었다. 이제 소비자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달라진 트랙스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건다.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의 회전이 시작된다. 소형차에 해당하는 만큼 어느 정도 소음은 유입되고 있다. 아이들 상태의 소음을 측정해본 결과 약 40dBA을 기록했다. 기존모델 대비 1.5dBA 조용해진 결과다. 윈드실드와 앞좌석, 뒷좌석에서도 1dBA 가량 조용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주행하는 환경 역시 62dBA에서 61dBA로 낮아졌다.
파워트레인에 변화는 없다. 140마력, 20.4Kg.m의 최대토크를 가진 1.4 터보엔진과 6단자동변속기의 조합 그대로다. 과거 6단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저속서 쇼크를 보이거나 하는 아쉬움은 없다. 물론 기어를 내릴 때의 반응이 조금 더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 자동변속기로는 무난하지만 전반적으로 다이내믹한 성능을 제공하는 다른 구성 대비 소폭 부족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가속성능을 시험했다. 트랙스는 9.29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기록과 비교해도 큰 차이 없는 수준으로 파워트레인의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참고로 이와 유사한 성능을 내는 차로 알티마 2.5, 알페온 2.4 등이 꼽힌다. 쉽게는 2.5리터급 중형, 준대형차급 수준의 가속력을 가진다고 보면 되는 것.
물론 고속에 접어들면 배기량의 한계가 나오지만 160km/h 이상으로 크루징 할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고속주행 안정감도 좋은 편이었으며 고속서의 편안함도 좋았다.
기어비는 3단 이후 소폭 길어지는 느낌이 생기는데 급가속 환경이 아니라면 아쉬움을 만들지 않는다. 앞서 수동모드서 기어를 내릴 때의 반응성을 아쉬움으로 꼽았는데 D레인지에서는 별다른 불만을 만들지 않았다.
참고로 트랙스의 성능은 동급서 가장 뛰어나다. 티볼리 가솔린, 디젤은 물론 르노삼성 QM3와 비교해도 좋은 성능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때의 감각이 좋다. 쉽게 핸들링이 좋다는 얘기다. 스티어링휠의 조작에 따라 민첩하게 잘 따라오는 차체 반응도 주행서의 만족감을 키운다.
핸들링을 기준으로 본다면 르노삼성 QM3는 평균 수준, 티볼리는 기준 이하다. 이제 소비자들도 현대차의 MDPS를 욕하고 있는데, 티볼리의 시스템은 다시금 이것을 디튠한 느낌이다. 적어도 주행감각서는 예나 지금이나 트랙스가 최고로 꼽힌다.
코너링 성능도 뛰어나다. 물론 코너링 속도에서는 아베오와 같은 해치백이 유리하지만 한계에서의 거동이 조금 더 안정적인 느낌이다. 통상 무게 배분이 불리한 해치백들은 한계서 리어휠이 빠지는 현상을 맞기도 한다. 반면 트랙스는 리어타이어의 그립을 일정하게 유지해 불안감을 만들지 않았다. 참고로 앞서 언급된 해치백의 것은 주행 특성이며 이런 특성 때문에 세단보다 해치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서스펜션은 승차감 보다 성능으로 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모습이다. 덕분에 바디롤의 억제 능력이 좋다. 물론 기본 승차감도 잘 유지해 낸다. 저속서 만나는 범프서 발생된 쇼크를 막아내면서도 불쾌감을 만들지 않았다. 단,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다른 차들보다 승차감이 떨어지는데 이는 짧은 휠베이스, 지상고와도 연관이 있다. 즉, 이 특성은 티볼리, QM3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소형 SUV의 특징으로 봐야 한다.
타이어는 215mm급이며 18인치 휠과 매칭된다. 사실 140마력급 차와는 맞지 않는 구성이다. 타이어의 너비는 무난하다 해도 휠의 직경이 너무 크다. 이처럼 차등급에 어울리지 않는 큰 휠을 사용하는 브랜드들이 늘고 있는데 이유는 소비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휠이 크다고 성능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하나의 예로 인티피니 G37 쿠페에는 19인치 휠이 기본 장착됐는데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17, 18인치휠로 바꿔 끼우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트랙스에서는 18인치를 고수해야 한다. 입문형 트림에 제공되는 16인치 휠이 여러모로 이점이 크지만 타이어를 선택할 수 없다는 문제를 갖기 때문이다. 트랙스 16인치의 규격인 205/70R16 기준의 타이어는 구하기가 어렵다. 결국 OE타이어인 컨티넨탈 제품만 써야 하는데, 선택의 폭을 넓히려면 18인치로 가야 한다.
브레이크 성능은 어떨까? 우리팀은 트랙스가 처음 나왔을 때 제동력 부분에 대한 점수를 낮게 줬다. 당시 테스트카인 LS 기본형의 타이어 사이즈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테스트의 지속에 따라 차가 밀려 난다는 느낌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측장비를 활용하면서 트랙스의 제동성능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감각적으로는 밀리는 것 같지만 실제 제 성능을 일정하게 유지해 내는 모습을 표출해 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현대 아반떼스포츠는 순정 상태로 트랙을 수바퀴 이상 주행하기 어렵다. 다른 것보다 브레이크가 지쳐버려 안전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쉐보레 아베오 등은 순정 사양의 브레이크로도 수바퀴 이상의 트랙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섀시서 GM이 낫다는 평가를 받게 하는 한 예다.
참고로 트랙스의 본격적인 제동력은 페달 조작 기준 중반 이상서 나온다. 초기 응답성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부드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그렇다고 급제동에 많은 힘이 들지도 않는다. 여성운전자들 역시 급작스런 상황서 대응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주행성능. 이 부분은 여전히 최고다. 유럽산 SUV인 QM3보다 월등하다. 특히나 제동력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아직 미완성인 티볼리의 파워트레인, 스티어링 시스템 등도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트랙스는 안팔렸다. 맞다. 없어도 너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졌다. 오히려 티볼리의 인테리어 디자인이 트랙스보다 저렴하게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첫차 구매자들은 차량을 구매할 때 무엇이 중요한지 가늠하기 어렵다. 때문에 눈에 보이는 부분, 편의장비에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트랙스에게 큰 장애물이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누구도 트랙스의 주행성능에 대해 태클을 걸 수는 없다. 여기에 고급화 된 분위기와 편의장비도 갖춰졌다. 적정 수준까지 판매량을 높이지 못한다면 그건 쉐보레 세일즈의 문제가 될 것이다.
가격적으로 봐도 큰 아쉬움은 없다. 입문 트림의 가격을 낮추고 중림 트림의 가격을 동결 시켰다는 점도 좋다. 물론 최상급 모델의 가격이 올랐지만 소비자들의 대부분은 LT급 내외를 구입할 것이다. 단, 소형 SUV들의 가격은 낮아져야 한다. 최근 르노삼성도 QM3 상급 모델과 QM6 모델의 가격이 유사해지자 다시금 QM3의 가격을 낮췄다는 얘기에 휩싸여 있다.
소형 SUV도 소형차다. 그에 걸 맞는 가격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소형 SUV로 눈길을 돌릴 수 있도록 각 제조사들이 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주었으면 한다.
트랙스에는 액티브 세이프티 기능도 추가됐다. 전방 차량을 인식하는 전방 추돌 경고, 차선을 인식해 위험한 상황을 알려주는 차선이탈 경고, 사각지대에 가려진 차량을 알려주는 사각지대 경고, 후방 차량을 확인해주는 후측방 경고 시스템도 달렸다.
트랙스는 잘 만들고도 꾸미지 않은 탓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화장을 고치고 내실까지 탄탄히 하며 다시금 돌아왔다. 이제 남은 것은 2017년도 판매량을 지켜보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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