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말리부 2.0T & 1.5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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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말리부는 국내는 물론 본토 시장인 미국에서도 찬밥 신세였다. 꾸준한 판매량을 냈다지만 경쟁사 대비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는 얘기다.특히 국내서는 투박한 실내와 무거운 차체, 심장병이라 놀림 받는 엔진출력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미국에서는 디자인이 문제였다. 7세대와 8세대의 디자인이 유사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국서는 출시 1년만에 디자인을 바꾼 페이스리프트 버전이 바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대 쏘나타보다 적게 팔리는 불명예를 안았다. 국내 별명이 심장병이었다면 미국 별명은 우울한 말리부란 뜻의 말리블루(Maliblue)로 불렸었다.
그런 말리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바꿔 출시됐다. 9세대로 변한 새로운 말리부가 중형차 시장의 중심 모델로 자리할 수 있을까?
디자인이 눈에 띈다. 미국 GM이 출시 전부터 혁신적인 디자인(groundbreaking design)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과장이 아니었다. 디자인의 좋고 나쁨을 떠나 존재감이 상당하다. 측면부와 후면부는 상급모델 임팔라를 닮았다.
차체도 커졌다. 기존모델 대비 60mm 길어지고 5mm 높아졌다. 특히 휠베이스가 93mm나 확장되며 국산 중형차 중 가장 넓은 휠베이스를 갖게 됐다.
참고로 말리부의 차체는 현대 그랜저보다 5mm 길다. 휠베이스만 15mm 짧을 뿐이다. 차량 높이도 동일하다. 중형세단과 준대형 세단의 경계에 있는 사이즈를 갖춘 것.
차체 사이즈는 커졌지만 무게는 가벼워졌다. 1.5리터 터보 모델의 공차중량은 1,400kg, 2.0리터 터보 사양은1,470kg의 무게를 갖는다. 기존 말리부 2.0 가솔린 모델의 공차중량이 1,530kg이었으니 최대 130kg의 경량화가 이뤄진 셈이다.
현재의 쏘나타 2.0 가솔린의 공차중량은 1,470kg이다. K5 2.0이 1,460kg, SM6 2.0이 1,405kg이다. 이제는 말리부가 동급에서 가장 가벼운 차가 된 것.
인테리어는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을 따른다. 임팔라와 비슷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넓고 중후한 느낌을 유도하면서 모든 디자인 요소를 바꿨다.
각 재질의 고급화도 좋은 변화다. 기존 말리부의 일부 것들이 다소 저렴한 느낌을 보였기에 이번진화가 더 크게 부각되는 듯 하다.
쉐보레 모든 모델에 공통적으로 사용됐던 스티어링휠 디자인도 바꿨다. 한층 세련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보여 좋다. 스티어링 버튼류를 한 개의 고무로 덮어버린 점이 아쉽지만 조작감에서 불만은 없다.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모니터도 달라졌다. 컬러를 지원하고 단순화된 그래픽 덕분에 조작과 정보확인이 쉽다. 최근 동향에 따라 그래픽 디자인을 조금 화려하게 했어도 좋을 듯 싶다. 애플 카플레이와 무선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기어레버에는 여전히 수동조작을 위한 버튼이 달린다. GM측은 소비자 중 대부분 이 차를 구입한이후 수동모드를 한번도 이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기어레버의 버튼방식이 효율적이라는 것. 하지만 원가절감에 대한 변명일 뿐이다.
기존 말리부는 엔진 후드를 가스식 리프트로 지지했다. 하지만 현재는 금속 지지대를 사용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국산 중형세단 중 유일하게 말리부만 이 방식을 사용하는 것. 물론 일반 소비자가 엔진룸을 열 이유는 없다. 서비스 센터 및 정비업소에서 열어보는 것이 일반적이라 해도 조금은 성의 없어 보인다. 물론 이것이 차량의 가치를 낮추는 요소는 아니다.
뒷좌석을 위한 열선 기능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뒷좌석 공간에 대한 칭찬은 아끼고 싶지 않다. 센터 터널의 돌출로 인해 쏘나타보다 좁아 보이긴 하지만 막상 앉아보면 상당히 넓은 뒷좌석 공간을 임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SM6와 달리 헤드룸까지 넉넉하기에 만족감이 더 크다.
말리부 1.5와 2.0의 구성 차이는 엔진과 변속기, 듀얼 머플러의 유무 정도다. 말리부 1.5T의 패키징도 충분하다는 것. 트림별 차이는 있겠지만 사실상 2.0과 동일한 구성을 갖는 것이다. 물론 2.0T 모델과 동일한 액티브 세이프티 장비의 선택도 가능하다.
옵션 가격 역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다. 경쟁모델에서 100만원대에 이르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89만원, HID 헤드램프는 40만원에 장착할 수 있다. 보스 오디오를 포함한 내비게이션 패키지 역시 경쟁사와 동일하거나 저렴한 가격을 갖는다. 내비게이션과 사운드 시스템이 묶여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묶음식 옵션 판매도 없다.
이제 안팎으로 달라진 말리부의 주행 완성도를 확인할 차례다. 새로워진 파워트레인과 섀시의 조합이 기대감을 높인다.
먼저 탑승한 차량은 말리부 2.0 터보다. 253마력과 36.0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엔진으로, 캐딜락 ATS나 CTS에 얹힌 엔진의 디튠 버전이다.
부드럽게 가속페달을 밟는다. 이후 부각되는 속도 상승폭이 눈에 띈다. 디젤과 같은 강력한 토크감보다 부드럽지만 빠르게 속도계를 올리는 성격이다. 시속 200km 영역도 여유 있게 오르내릴 수 있다. 기존 말리부는 출력 부족이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완성도 높은 섀시가 위안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야 말로 억울함을 풀겠다는 듯 말리부 2.0 터보는 거침없이 달려나간다.
동급서 가장 빠른 가속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는 6.6초다. 이제 국산 중형세단이 제로백(?) 6초대를 기록하는 시대까지 온 것이다. 길에서 머플러 2개짜리 말리부를 만난다면 주의하자. 2.0T 버전이라는 얘기다.
고속안정감도 칭찬할 부분이다. 전륜구동 중형 세단이라지만 시속 200km 영역에서도 불안함이 없다. 이는 말리부만의 특화된 장점으로 꼽힌다. 물론 전세대 모델도 충분한 안정감을 보였고 덕분에 동급서 가장 뛰어난 수준을 자랑했지만 이번 모델은 한차원 더 높은 안정감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잘 달리는 말리부 2.0 터보의 휠에서 발생하는 구동출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우리팀은 대략 190마력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팀이 사용하는 기준인 SAE는 일반적인 튜닝샵에서 접할 수 있는 STD 출력 대비 낮은 수치를 갖게 된다. 쏘나타 터보의 성능이 통상 SAE 기준 180~190 마력을 전후하는 만큼 이보다 소폭 높은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 예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말리부는 일반유를 넣은 환경에서 최고출력 205.4마력과 30.3kg.m의 토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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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테스트와 촬영이 끝난 후 고급유를 넣어 재측정을 시도해 봤다. 그 결과 213.6마력과 31.8kg.m의 토크를 기록해 냈다. 물론 소량의 일반유와 고급유가 섰인 출력인 만큼 고급유로만 길들인다면 대략 220마력 내외의 출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성능 중심의 터보엔진이 탑재됐기 때문에 고급유의 사용이 필수다. 하지만 일반유를 사용해도 휠로 200마력 이상, 30kg.m 이상의 토크를 발휘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또한 가성비로 본다면 일반유를 추천한다.
참고로 그래프를 보면 초기에 출력이 상승하다 3500rpm 부근서 일시적으로 하락한 뒤 다시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킥다운 반응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드로틀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쉽게 3천rpm 부근서 가속페달을 살짝 놓았다가 다시금 부하를 걸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4천rpm 앞부분의 토크밴드는 무시해도 된다. 아울러 측정자의 노하우에 따라 저 RPM 부근이 매끄럽게 측정될 수도 있는데 아쉽게도 말리부 측정 당시 노하우가 많은 스탭이 해외 출장 중이었다.
이후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까지 이동한 거리를 측정했다. 그 결과 38.08m를 기록해 냈다. 가속성능을 마음껏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동성능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말리부는 최대 38m의 제동거리를 갖고 있었고 테스트가 반복 되는 상황서도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테스트 차량은 풀옵션 모델로, 보행자 감지를 포함한 긴급 제동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먼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시속 180km까지 설정할 수 있으며, 정차 후 재출발 기능까지 지원한다. 거리 유지도 잘 해내며, 속도 상승도 급작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올리는 모습이 좋다. 르노삼성의 SM6는 50km/h 이상에서 작동하며 40km/h 미만서 자동으로 기능을 해제시킨다. 사실상 반쪽짜리 ACC를 사용한 것. 현대, 기아, 한국지엠의 시스템을 벤치마크해야 한다.
차선 유지를 위한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도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려고 하면 스티어링휠을 직접 작동시켜 차선 안에서 주행하도록 돕는 기능이다. 소리만 내는 기능이 동급서 널리 쓰이는 만큼 액티브 세이프티에 대해 많이 신경 썼다는 인상이 커진다.
참고로 말리부의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과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은 안전을 위한 장치다. 자율주행을 위한 시스템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이 시스템으로 자율주행을 연출해보려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말리부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NHTSA 기준 레벨 2에 해당한다.
전방 차량 감지는 물론 보행자 감지 기능도 지원한다. 계기반 모니터를 통해 인식 상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위험상황 감지시 완전한 정지까지 지원한다. 사고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장비 중 하나다.
성능 좋은 말리부 2.0 터보와 함께 와인딩 코스에 들어선다. R-EPS 시스템을 사용한 말리부 2.0 터보의 스티어링 답력은 조금 가벼운 편에 속한다. 남녀노소 운전하기 쉬운 설정인데, 차량의 성능을 생각하면 조금 더 묵직한 감각을 전달해도 좋을 듯 싶다. 그렇다고 불안감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핸들링 성능도 뛰어나다.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거나 둔하지 않은 딱 좋은 설정이다. 스티어링 기어비만 좁혀 민첩해 보이도록 만든 것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또한 코너를 돌아나가면서 엔진의 출력을 끌어내도 토크스티어가 크게 부각되지 않아 좋았다.
차량이 커지고 휠베이스가 길어졌기 때문에 보다 둔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과거 말리부처럼 달리는 측면서의 균형감각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밸런스 부분서 나무랄 것도 없다.
서스펜션은 기존 대비 부드러운 성격이다. 분명 스트로크도 길어졌다. 하지만 코너링에서 아쉬움을 보이지 않는다. 일정 수준의 롤 이후부터 깔끔하게 자세를 유지 시켜주기에 성능에 대한 부족함을 읽기 힘들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성능 모두를 만족시키는 성격인 것이다. 국내 소비자 중 일부는 무작정 서스펜션이 단단하면 성능이 좋을 것이라 착각한다. 모든 것이 그렇듯 적정 수준을 지켜야 좋은 성능을 얻어낼 수 있다. 우리가 달리는 환경은 서키트의 매끈한 노면이 아닌 많은 변수를 가진 일반도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트로크가 긴 댐퍼는 연속된 코너에서 허둥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말리부의 서스펜션은 각 상황에 맞춰 타이어를 노면에 밀착시켰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다. 미국형 모델에 8단 변속기가 탑재되기 때문에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들에게 많은 지적을 받았던 부분이다. 하지만 0-100km/h 가속 성능을 비롯해 각 단의 적절한 기어비와 변속 속도 부분에서도 별다른 아쉬움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구성적으로 8단 변속기에 욕심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능면에서 부족함을 찾기는 힘들었다. 또한 변속기의 반응성도 충분했다. 적어도 파워트레인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행 성능은 훌륭했다. 하지만 타이어의 그립이 제한적이다. 19인치 휠과 콘티넨탈의 245mm급 타이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잃는 것이 많은 셋업이다. 물론 외적으로 멋스러운 모습을 갖는다 볼 수 있겠지만 가속력, 제동력, 연비서 아쉬움을 갖게 된다.
타이어는 저소음을 위한 것으로 제네시스 EQ900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모델이다. 소음을 줄이기 위함이라면 타이어 폭은 225mm급으로 줄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성능 측면으로 봐도 225mm급의 고성능 타이어가 더 나을 것이다.
참고로 말리부 2.0 터보는 19인치휠과 타이어가 기본이다. 차량 성격상 18인치가 제격이지만 선택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국내서도 18인치 사양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리를 옮겨 말리부 1.5 터보에 탑승한다. 2.0터보의 출중한 성능이 매력적이었지만 시장서는 1.5T가 중심을 이루게 된다.
시동 버튼을 누른다. 아이들이 때의 정숙성이 인상적이다. 저배기량 엔진 특유의 떨림이나 투박한 소음도 없다. 아이들링 때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35dBA을 기록해 냈다. 오토뷰 역대 최저 소음을 기록한 것은 현대차의 제네시스 DH였다. 당시 34dBA의 소음 수준을 보였다. 제네시스 EQ900이 36dBA, 렉서스 LS460L이 35dBA이 뒤를 이었는데 대중세단 말리부 1.5T가 EQ900을 넘어서는 정숙성을 보인 것이다.
참고로 2.0 터보는 같은 조건서 약 36dBA의 정숙성을 기록했다. 1.5보다 높은 수치였지만 럭셔리 대형 세단급의 정숙성임에 분명하다.
1.5 터보를 운전하며 느낀 첫인상은 부드러움이었다. 사실 저배기량 터보엔진은 회전질감이나 진동 부분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만들지 못하는 편이다. 크루즈 1.4 터보, 르노삼성 SM5 TCE 역시 특유의 가벼운 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말리부 1.5 터보는 묵직하고 부드러운 감각을 살리고 있다. 적어도 2.0리터 자연흡기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출력에 대한 부족도 느끼기 힘들다. 1.5 터보 엔진은 자연흡기 2.4~2.5리터 엔진을 대체하는 성격을갖는다. 때문에 기존 2.0리터급 자연흡기 보다 월등한 성능을 쉽사리 표출해 낸다. 엔진은 최고 166마력과 25.5kg.m를 발휘한다. 북미형 모델보다 6마력 높은 출력을 발휘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물론 2.0터보처럼 넘치는 가속은 아니다. 부드럽게 밀어주는 타입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는 기존 말리부 2.4와 비슷한 성격이다. 하지만 속도계 바늘을 올리는 시간이 더 짧다. 특히 토크 면에서 차이가 나며 언덕길을 여유롭게 올라갈 때의 느낌이 좋다.
저배기량 터보 엔진이지만 의외로 낮은 회전영역부터 토크를 높이는 모습이다. 터보랙도 짧은 편이라 리스펀스 부분서도 아쉬움이 없다. 특히 중간 가속을 전개할 때 변속기가 재빨리 다운시프트를 해 주며 성능을 이어간다는 점이 좋다.
하지만 변속기 반응이 빠른 편은 아니다. 즉, 2.0 터보와 비교하면 반응성에서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난다. 이와 같은 변속기는 부드러움을 통한 승차감 구현에 도움을 주지만 터보 모델임을 생각했을 때 조금 더 빠른 반응으로 거듭나면 좋겠다. 물론 일상에서 즐기는 소비자라면 이 부분서 불만을 갖지 않을 것이며 성능에 관심 있는 소비자라면 당연히 2.0T를 구입해야 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시간은 8.3초였다. 19인치 휠과 245mm급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음에도 8초 초반대의 성능을 보인 것이다. 테스트를 반복해도 8초 중반대를 꾸준히 마크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할 17인치 사양이라면 더 빠른 가속이 가능할 것이다. 잘만하면 7초대진입도 가능하지 않을까?
얼마 전까지 가장 느리다고 알려진 말리부. 이제 기본형에서 조차 8초대 초반의 가속성능을 갖게 됐다. 이는 경쟁 모델에 큰 압박이 될 것이다. 특히 현대, 기아차가 자사 터보엔진의 부스트 압력을 높이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말리부 1.5 터보는 최대발진을 진행할 때 약 5,000rpm 전후하는 시점서 변속을 해나간다.디젤도 아니고 변속하는 RPM이 너무 낮은 편이다. 통상 최대 발진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 6천 rpm 이상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 측으로 문의했고 최적의 효율과 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결과라고 답을 받았다. 처음에는 납득하기 힘들었다. 수동모드를 활용해 6,000rpm 이상 사용할 때의 체감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5천 rpm 부근서의 변속에 대한 제조사의 답변을 뻔한 핑계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수동 모드로 6천rpm 이상으로 달려본 결과 0-100km/h 가속을 9초대 미만으로 들이기 힘들었다. 가장 빠른 것이 8초대후반, 이 역시 자동변속 모드가 보여준 평균 수치보다 뒤처졌다. 즉, 핑계 같던 한국지엠 측의 답이 맞았던 것이다.
이제 다운사이징 터보 시대가 도래하면서 변속 패턴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나 할까? 물론 배기량이 큰 2.0 터보 버전은 모든 영역서 6천rpm 내외를 사용한다. 참고로 1.5 터보 모델도 고단부터는 6천rpm을 전후하는 시점서 변속 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1.5 터보 모델이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39.04m였다. 말리부 2.0 대비 약 1m 늘어난 거리다. 우리팀은 일반 중형세단의 제동거리에 대한 기준을 40m 내외로 보고 있다. 이는 다양한 차량들의 테스트를 통해 얻어낸 기준이다. 이를 기초로 볼 때 말리부 1.5 터보 역시 무난한 제동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와인딩 로드서의 주행 성능은 사실상 말리부 2.0 터보와 유사했다. 2.0 쪽이 출력을 바탕으로 보다 강력하게 밀어부칠 수 있을 뿐 기본적인 밸런스 등은 같다. 물론 1.5 쪽이 다소 느긋하게 느껴지긴 한다. 2.0보다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이는 1.5 터보의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분명 잘 조율된 섀시를 갖췄다는 사실. 핸들링이나 코너링 성능은 국산 중형세단 중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물론 타이어 그립이 발목을 잡긴 한다. 말리부의 기본 성능에 맞춰 조금 더 성능이 잘나오는 제품이 쓰였으면 좋겠다. 물론 고가의 컨티넨탈 타이어를 꾸준히 유지할 소비자도 없을 것.
주행 연비는 다음과 같다.
당연한 결과일 수 있지만 연비는 1.5 터보 모델이 높았다. 전체적으로 높은 효율을 보이면서 성능과 연비 모두 만족할 결과를 내놨다. 2.0 터보의 연비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성능을 감안했을 때의 얘기다.
재미있는 것은 엔진회전수가 낮고 고저차가 있는 등 일정 환경에서 2.0 터보가 1.5 터보 보다 높은 효율을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가지 참고할 점을 언급한다. 두 모델 모두 효율이 높지만 터보엔진 특성상 급가속을 자주한다면 연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아울러 평균시속 10km/h 미만의 정체구간서는 6km/L 내외의 연비를 기록했다.
신형 말리부는 정말 할 얘기가 많은 차다. 변화의 폭이 컸기 때문이다. 기존 모델은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주행 완성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도 많았다. 이제는 거의 모든 부분서 동급 최고가 됐다. 파워트레인은 물론 주행완성도, 효율, 액티브 세이프티, 심지어 크기까지.
물론 현재의 말리부도 완벽하지는 않다. 뒷좌석 열선과 엔진후드 고정장치와 같이 일부분 원가절감이 거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말리부의 본질까지 흔들지는 못할 듯 하다.
분명한 것은 현 세대 말리부는 국산 중형세단 중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경쟁사, 특히 현대 기아차의 고민이 깊어질 듯 하다. 말리부로 인해 이제는 중형세단의 기준이 상당히 높아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말리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바꿔 출시됐다. 9세대로 변한 새로운 말리부가 중형차 시장의 중심 모델로 자리할 수 있을까?
디자인이 눈에 띈다. 미국 GM이 출시 전부터 혁신적인 디자인(groundbreaking design)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과장이 아니었다. 디자인의 좋고 나쁨을 떠나 존재감이 상당하다. 측면부와 후면부는 상급모델 임팔라를 닮았다.
차체도 커졌다. 기존모델 대비 60mm 길어지고 5mm 높아졌다. 특히 휠베이스가 93mm나 확장되며 국산 중형차 중 가장 넓은 휠베이스를 갖게 됐다.
참고로 말리부의 차체는 현대 그랜저보다 5mm 길다. 휠베이스만 15mm 짧을 뿐이다. 차량 높이도 동일하다. 중형세단과 준대형 세단의 경계에 있는 사이즈를 갖춘 것.
차체 사이즈는 커졌지만 무게는 가벼워졌다. 1.5리터 터보 모델의 공차중량은 1,400kg, 2.0리터 터보 사양은1,470kg의 무게를 갖는다. 기존 말리부 2.0 가솔린 모델의 공차중량이 1,530kg이었으니 최대 130kg의 경량화가 이뤄진 셈이다.
현재의 쏘나타 2.0 가솔린의 공차중량은 1,470kg이다. K5 2.0이 1,460kg, SM6 2.0이 1,405kg이다. 이제는 말리부가 동급에서 가장 가벼운 차가 된 것.
인테리어는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을 따른다. 임팔라와 비슷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넓고 중후한 느낌을 유도하면서 모든 디자인 요소를 바꿨다.
각 재질의 고급화도 좋은 변화다. 기존 말리부의 일부 것들이 다소 저렴한 느낌을 보였기에 이번진화가 더 크게 부각되는 듯 하다.
쉐보레 모든 모델에 공통적으로 사용됐던 스티어링휠 디자인도 바꿨다. 한층 세련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보여 좋다. 스티어링 버튼류를 한 개의 고무로 덮어버린 점이 아쉽지만 조작감에서 불만은 없다.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모니터도 달라졌다. 컬러를 지원하고 단순화된 그래픽 덕분에 조작과 정보확인이 쉽다. 최근 동향에 따라 그래픽 디자인을 조금 화려하게 했어도 좋을 듯 싶다. 애플 카플레이와 무선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기어레버에는 여전히 수동조작을 위한 버튼이 달린다. GM측은 소비자 중 대부분 이 차를 구입한이후 수동모드를 한번도 이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기어레버의 버튼방식이 효율적이라는 것. 하지만 원가절감에 대한 변명일 뿐이다.
기존 말리부는 엔진 후드를 가스식 리프트로 지지했다. 하지만 현재는 금속 지지대를 사용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국산 중형세단 중 유일하게 말리부만 이 방식을 사용하는 것. 물론 일반 소비자가 엔진룸을 열 이유는 없다. 서비스 센터 및 정비업소에서 열어보는 것이 일반적이라 해도 조금은 성의 없어 보인다. 물론 이것이 차량의 가치를 낮추는 요소는 아니다.
뒷좌석을 위한 열선 기능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뒷좌석 공간에 대한 칭찬은 아끼고 싶지 않다. 센터 터널의 돌출로 인해 쏘나타보다 좁아 보이긴 하지만 막상 앉아보면 상당히 넓은 뒷좌석 공간을 임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SM6와 달리 헤드룸까지 넉넉하기에 만족감이 더 크다.
말리부 1.5와 2.0의 구성 차이는 엔진과 변속기, 듀얼 머플러의 유무 정도다. 말리부 1.5T의 패키징도 충분하다는 것. 트림별 차이는 있겠지만 사실상 2.0과 동일한 구성을 갖는 것이다. 물론 2.0T 모델과 동일한 액티브 세이프티 장비의 선택도 가능하다.
옵션 가격 역시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다. 경쟁모델에서 100만원대에 이르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89만원, HID 헤드램프는 40만원에 장착할 수 있다. 보스 오디오를 포함한 내비게이션 패키지 역시 경쟁사와 동일하거나 저렴한 가격을 갖는다. 내비게이션과 사운드 시스템이 묶여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묶음식 옵션 판매도 없다.
이제 안팎으로 달라진 말리부의 주행 완성도를 확인할 차례다. 새로워진 파워트레인과 섀시의 조합이 기대감을 높인다.
먼저 탑승한 차량은 말리부 2.0 터보다. 253마력과 36.0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엔진으로, 캐딜락 ATS나 CTS에 얹힌 엔진의 디튠 버전이다.
부드럽게 가속페달을 밟는다. 이후 부각되는 속도 상승폭이 눈에 띈다. 디젤과 같은 강력한 토크감보다 부드럽지만 빠르게 속도계를 올리는 성격이다. 시속 200km 영역도 여유 있게 오르내릴 수 있다. 기존 말리부는 출력 부족이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완성도 높은 섀시가 위안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야 말로 억울함을 풀겠다는 듯 말리부 2.0 터보는 거침없이 달려나간다.
동급서 가장 빠른 가속력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된 시간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는 6.6초다. 이제 국산 중형세단이 제로백(?) 6초대를 기록하는 시대까지 온 것이다. 길에서 머플러 2개짜리 말리부를 만난다면 주의하자. 2.0T 버전이라는 얘기다.
고속안정감도 칭찬할 부분이다. 전륜구동 중형 세단이라지만 시속 200km 영역에서도 불안함이 없다. 이는 말리부만의 특화된 장점으로 꼽힌다. 물론 전세대 모델도 충분한 안정감을 보였고 덕분에 동급서 가장 뛰어난 수준을 자랑했지만 이번 모델은 한차원 더 높은 안정감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잘 달리는 말리부 2.0 터보의 휠에서 발생하는 구동출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우리팀은 대략 190마력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팀이 사용하는 기준인 SAE는 일반적인 튜닝샵에서 접할 수 있는 STD 출력 대비 낮은 수치를 갖게 된다. 쏘나타 터보의 성능이 통상 SAE 기준 180~190 마력을 전후하는 만큼 이보다 소폭 높은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 예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말리부는 일반유를 넣은 환경에서 최고출력 205.4마력과 30.3kg.m의 토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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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테스트와 촬영이 끝난 후 고급유를 넣어 재측정을 시도해 봤다. 그 결과 213.6마력과 31.8kg.m의 토크를 기록해 냈다. 물론 소량의 일반유와 고급유가 섰인 출력인 만큼 고급유로만 길들인다면 대략 220마력 내외의 출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성능 중심의 터보엔진이 탑재됐기 때문에 고급유의 사용이 필수다. 하지만 일반유를 사용해도 휠로 200마력 이상, 30kg.m 이상의 토크를 발휘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또한 가성비로 본다면 일반유를 추천한다.
참고로 그래프를 보면 초기에 출력이 상승하다 3500rpm 부근서 일시적으로 하락한 뒤 다시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킥다운 반응을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드로틀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쉽게 3천rpm 부근서 가속페달을 살짝 놓았다가 다시금 부하를 걸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4천rpm 앞부분의 토크밴드는 무시해도 된다. 아울러 측정자의 노하우에 따라 저 RPM 부근이 매끄럽게 측정될 수도 있는데 아쉽게도 말리부 측정 당시 노하우가 많은 스탭이 해외 출장 중이었다.
이후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까지 이동한 거리를 측정했다. 그 결과 38.08m를 기록해 냈다. 가속성능을 마음껏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동성능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말리부는 최대 38m의 제동거리를 갖고 있었고 테스트가 반복 되는 상황서도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테스트 차량은 풀옵션 모델로, 보행자 감지를 포함한 긴급 제동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이탈 경고 및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먼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시속 180km까지 설정할 수 있으며, 정차 후 재출발 기능까지 지원한다. 거리 유지도 잘 해내며, 속도 상승도 급작스럽지 않고 부드럽게 올리는 모습이 좋다. 르노삼성의 SM6는 50km/h 이상에서 작동하며 40km/h 미만서 자동으로 기능을 해제시킨다. 사실상 반쪽짜리 ACC를 사용한 것. 현대, 기아, 한국지엠의 시스템을 벤치마크해야 한다.
차선 유지를 위한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도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려고 하면 스티어링휠을 직접 작동시켜 차선 안에서 주행하도록 돕는 기능이다. 소리만 내는 기능이 동급서 널리 쓰이는 만큼 액티브 세이프티에 대해 많이 신경 썼다는 인상이 커진다.
참고로 말리부의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과 스티어링 어시스트 기능은 안전을 위한 장치다. 자율주행을 위한 시스템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이 시스템으로 자율주행을 연출해보려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말리부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NHTSA 기준 레벨 2에 해당한다.
전방 차량 감지는 물론 보행자 감지 기능도 지원한다. 계기반 모니터를 통해 인식 상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위험상황 감지시 완전한 정지까지 지원한다. 사고발생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중요한 장비 중 하나다.
성능 좋은 말리부 2.0 터보와 함께 와인딩 코스에 들어선다. R-EPS 시스템을 사용한 말리부 2.0 터보의 스티어링 답력은 조금 가벼운 편에 속한다. 남녀노소 운전하기 쉬운 설정인데, 차량의 성능을 생각하면 조금 더 묵직한 감각을 전달해도 좋을 듯 싶다. 그렇다고 불안감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핸들링 성능도 뛰어나다.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거나 둔하지 않은 딱 좋은 설정이다. 스티어링 기어비만 좁혀 민첩해 보이도록 만든 것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또한 코너를 돌아나가면서 엔진의 출력을 끌어내도 토크스티어가 크게 부각되지 않아 좋았다.
차량이 커지고 휠베이스가 길어졌기 때문에 보다 둔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과거 말리부처럼 달리는 측면서의 균형감각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밸런스 부분서 나무랄 것도 없다.
서스펜션은 기존 대비 부드러운 성격이다. 분명 스트로크도 길어졌다. 하지만 코너링에서 아쉬움을 보이지 않는다. 일정 수준의 롤 이후부터 깔끔하게 자세를 유지 시켜주기에 성능에 대한 부족함을 읽기 힘들다. 부드러운 승차감과 성능 모두를 만족시키는 성격인 것이다. 국내 소비자 중 일부는 무작정 서스펜션이 단단하면 성능이 좋을 것이라 착각한다. 모든 것이 그렇듯 적정 수준을 지켜야 좋은 성능을 얻어낼 수 있다. 우리가 달리는 환경은 서키트의 매끈한 노면이 아닌 많은 변수를 가진 일반도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트로크가 긴 댐퍼는 연속된 코너에서 허둥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말리부의 서스펜션은 각 상황에 맞춰 타이어를 노면에 밀착시켰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다. 미국형 모델에 8단 변속기가 탑재되기 때문에 출시 초기부터 소비자들에게 많은 지적을 받았던 부분이다. 하지만 0-100km/h 가속 성능을 비롯해 각 단의 적절한 기어비와 변속 속도 부분에서도 별다른 아쉬움을 보이지 않았다. 물론 구성적으로 8단 변속기에 욕심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성능면에서 부족함을 찾기는 힘들었다. 또한 변속기의 반응성도 충분했다. 적어도 파워트레인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행 성능은 훌륭했다. 하지만 타이어의 그립이 제한적이다. 19인치 휠과 콘티넨탈의 245mm급 타이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잃는 것이 많은 셋업이다. 물론 외적으로 멋스러운 모습을 갖는다 볼 수 있겠지만 가속력, 제동력, 연비서 아쉬움을 갖게 된다.
타이어는 저소음을 위한 것으로 제네시스 EQ900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모델이다. 소음을 줄이기 위함이라면 타이어 폭은 225mm급으로 줄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성능 측면으로 봐도 225mm급의 고성능 타이어가 더 나을 것이다.
참고로 말리부 2.0 터보는 19인치휠과 타이어가 기본이다. 차량 성격상 18인치가 제격이지만 선택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국내서도 18인치 사양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리를 옮겨 말리부 1.5 터보에 탑승한다. 2.0터보의 출중한 성능이 매력적이었지만 시장서는 1.5T가 중심을 이루게 된다.
시동 버튼을 누른다. 아이들이 때의 정숙성이 인상적이다. 저배기량 엔진 특유의 떨림이나 투박한 소음도 없다. 아이들링 때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35dBA을 기록해 냈다. 오토뷰 역대 최저 소음을 기록한 것은 현대차의 제네시스 DH였다. 당시 34dBA의 소음 수준을 보였다. 제네시스 EQ900이 36dBA, 렉서스 LS460L이 35dBA이 뒤를 이었는데 대중세단 말리부 1.5T가 EQ900을 넘어서는 정숙성을 보인 것이다.
참고로 2.0 터보는 같은 조건서 약 36dBA의 정숙성을 기록했다. 1.5보다 높은 수치였지만 럭셔리 대형 세단급의 정숙성임에 분명하다.
1.5 터보를 운전하며 느낀 첫인상은 부드러움이었다. 사실 저배기량 터보엔진은 회전질감이나 진동 부분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만들지 못하는 편이다. 크루즈 1.4 터보, 르노삼성 SM5 TCE 역시 특유의 가벼운 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말리부 1.5 터보는 묵직하고 부드러운 감각을 살리고 있다. 적어도 2.0리터 자연흡기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출력에 대한 부족도 느끼기 힘들다. 1.5 터보 엔진은 자연흡기 2.4~2.5리터 엔진을 대체하는 성격을갖는다. 때문에 기존 2.0리터급 자연흡기 보다 월등한 성능을 쉽사리 표출해 낸다. 엔진은 최고 166마력과 25.5kg.m를 발휘한다. 북미형 모델보다 6마력 높은 출력을 발휘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물론 2.0터보처럼 넘치는 가속은 아니다. 부드럽게 밀어주는 타입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는 기존 말리부 2.4와 비슷한 성격이다. 하지만 속도계 바늘을 올리는 시간이 더 짧다. 특히 토크 면에서 차이가 나며 언덕길을 여유롭게 올라갈 때의 느낌이 좋다.
저배기량 터보 엔진이지만 의외로 낮은 회전영역부터 토크를 높이는 모습이다. 터보랙도 짧은 편이라 리스펀스 부분서도 아쉬움이 없다. 특히 중간 가속을 전개할 때 변속기가 재빨리 다운시프트를 해 주며 성능을 이어간다는 점이 좋다.
하지만 변속기 반응이 빠른 편은 아니다. 즉, 2.0 터보와 비교하면 반응성에서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난다. 이와 같은 변속기는 부드러움을 통한 승차감 구현에 도움을 주지만 터보 모델임을 생각했을 때 조금 더 빠른 반응으로 거듭나면 좋겠다. 물론 일상에서 즐기는 소비자라면 이 부분서 불만을 갖지 않을 것이며 성능에 관심 있는 소비자라면 당연히 2.0T를 구입해야 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시간은 8.3초였다. 19인치 휠과 245mm급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음에도 8초 초반대의 성능을 보인 것이다. 테스트를 반복해도 8초 중반대를 꾸준히 마크했다.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할 17인치 사양이라면 더 빠른 가속이 가능할 것이다. 잘만하면 7초대진입도 가능하지 않을까?
얼마 전까지 가장 느리다고 알려진 말리부. 이제 기본형에서 조차 8초대 초반의 가속성능을 갖게 됐다. 이는 경쟁 모델에 큰 압박이 될 것이다. 특히 현대, 기아차가 자사 터보엔진의 부스트 압력을 높이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말리부 1.5 터보는 최대발진을 진행할 때 약 5,000rpm 전후하는 시점서 변속을 해나간다.디젤도 아니고 변속하는 RPM이 너무 낮은 편이다. 통상 최대 발진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 6천 rpm 이상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 측으로 문의했고 최적의 효율과 성능을 발휘하기 위한 결과라고 답을 받았다. 처음에는 납득하기 힘들었다. 수동모드를 활용해 6,000rpm 이상 사용할 때의 체감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5천 rpm 부근서의 변속에 대한 제조사의 답변을 뻔한 핑계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수동 모드로 6천rpm 이상으로 달려본 결과 0-100km/h 가속을 9초대 미만으로 들이기 힘들었다. 가장 빠른 것이 8초대후반, 이 역시 자동변속 모드가 보여준 평균 수치보다 뒤처졌다. 즉, 핑계 같던 한국지엠 측의 답이 맞았던 것이다.
이제 다운사이징 터보 시대가 도래하면서 변속 패턴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나 할까? 물론 배기량이 큰 2.0 터보 버전은 모든 영역서 6천rpm 내외를 사용한다. 참고로 1.5 터보 모델도 고단부터는 6천rpm을 전후하는 시점서 변속 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
1.5 터보 모델이 시속 100km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이동한 거리는 39.04m였다. 말리부 2.0 대비 약 1m 늘어난 거리다. 우리팀은 일반 중형세단의 제동거리에 대한 기준을 40m 내외로 보고 있다. 이는 다양한 차량들의 테스트를 통해 얻어낸 기준이다. 이를 기초로 볼 때 말리부 1.5 터보 역시 무난한 제동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와인딩 로드서의 주행 성능은 사실상 말리부 2.0 터보와 유사했다. 2.0 쪽이 출력을 바탕으로 보다 강력하게 밀어부칠 수 있을 뿐 기본적인 밸런스 등은 같다. 물론 1.5 쪽이 다소 느긋하게 느껴지긴 한다. 2.0보다 부드러운 느낌이지만 이는 1.5 터보의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분명 잘 조율된 섀시를 갖췄다는 사실. 핸들링이나 코너링 성능은 국산 중형세단 중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물론 타이어 그립이 발목을 잡긴 한다. 말리부의 기본 성능에 맞춰 조금 더 성능이 잘나오는 제품이 쓰였으면 좋겠다. 물론 고가의 컨티넨탈 타이어를 꾸준히 유지할 소비자도 없을 것.
주행 연비는 다음과 같다.
당연한 결과일 수 있지만 연비는 1.5 터보 모델이 높았다. 전체적으로 높은 효율을 보이면서 성능과 연비 모두 만족할 결과를 내놨다. 2.0 터보의 연비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성능을 감안했을 때의 얘기다.
재미있는 것은 엔진회전수가 낮고 고저차가 있는 등 일정 환경에서 2.0 터보가 1.5 터보 보다 높은 효율을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가지 참고할 점을 언급한다. 두 모델 모두 효율이 높지만 터보엔진 특성상 급가속을 자주한다면 연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아울러 평균시속 10km/h 미만의 정체구간서는 6km/L 내외의 연비를 기록했다.
신형 말리부는 정말 할 얘기가 많은 차다. 변화의 폭이 컸기 때문이다. 기존 모델은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주행 완성도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도 많았다. 이제는 거의 모든 부분서 동급 최고가 됐다. 파워트레인은 물론 주행완성도, 효율, 액티브 세이프티, 심지어 크기까지.
물론 현재의 말리부도 완벽하지는 않다. 뒷좌석 열선과 엔진후드 고정장치와 같이 일부분 원가절감이 거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말리부의 본질까지 흔들지는 못할 듯 하다.
분명한 것은 현 세대 말리부는 국산 중형세단 중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경쟁사, 특히 현대 기아차의 고민이 깊어질 듯 하다. 말리부로 인해 이제는 중형세단의 기준이 상당히 높아져버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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