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S90 T5 인스크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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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기함급 세단은 S80이었다. 하지만 기함급이라는 불리기엔 너무 오래됐고, 크기도 작았다. 고급스러움에서도 한계를 보였다. 물론 10여 년 전 개발된 차가 현재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냈다는 점은 놀랄 만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 S80이 S90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제 제대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등과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 팀 패널들의 평가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만큼 S90은 좋은 차였다.
하지만 처음 S90을 접했을 때 첫인상은 그리 좋지 못 했다. 소음 때문이다. 테스트 모델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T5 인스크립션 트림.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성을 기대했지만 ‘겔겔겔’거리는 특유의 소음이 크다. 실내는 그나마 괜찮은데 밖에서 들으면 디젤차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실내 아이들 소음을 측정한 결과 약 43.5 dBA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골프 2.0 TDI가 44.5 dBA를 기록했으니 디젤 해치백 수준의 소음과 유사한 것이다. 쏘나타 디젤은 41.0 dBA의 수준을 보였다. 소음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7천만 원이 넘는 고급 가솔린 세단을 구입했는데 디젤 소리가 난다면 누가 좋아할 것인가?
하지만 주행이 시작되면 소음이 사라진다. 시속 80km의 속도에서 측정된 소음 역시 약 58.0 dBA 수준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300의 57.5 dBA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테스트 차량에 255mm 너비의 스포츠 타이어 컨티넨탈 콘티 스포츠 컨텍 5(Conti Sport Contact 5)가 장착됐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놀라운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
주행 감각도 부드럽다. 승차감이 좋기 때문에 뒷좌석에서도 편안함을 누리며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편안함을 즐길 때 만족감이 높았다. 아무래도 독일 세단과 비교해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크다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서스펜션이 무르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고속 안정성이 좋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우리 팀이 테스트한 메르세데스-벤츠 E300 익스클루시브 모델과 비교하자면 세련미는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완성도 자체만 놓고 본다면 S90 역시 상당한 수준이라 평할 수 있다.
이는 코너를 돌아나갈 때 확인할 수 있다. 차체 거동이 안정적이다. 무게중심 이동 폭이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불안한 모습 없이 매끄럽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타이어가 차량에 비해 충분한 성능을 내는 만큼 코너링 속도 역시 낮지 않다. 스티어링 휠을 통해 차량을 제어할 때의 감각도 좋다. 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 주기 때문이다.
운동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초로 한다. 하지만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 ESC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해도 타이어의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다시금 개입을 시작한다. 개입 자체는 조금 빠른 편에 속하지만 차량 성격을 생각한다면 적정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또 시스템이 개입을 해도 급작스럽게 반응해 운전자를 놀라게 하지 않는다. 참고로 ESC는 완전히 해제할 수 없다.
물론 S90으로 코너를 돌며 차량의 완성도를 논하는 소비자는 극소수다. 그보다 반자율 주행 시스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다. XC90처럼 S90에도 파일럿 어시스트라는 이름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탑재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물론 스티어링 어시스트와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 등의 다양한 액티브 세이프티를 지원한다.
볼보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의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속도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도 부드럽게 이뤄지는 편이다. 센서의 차간거리 인식 범위도 넓은 편에 속해 끼어드는 차량까지도 곧잘 인식해낸다. 차선 중앙도 잘 잡는다. 고속도로 진입 혹은 이탈을 위한 램프구간과 같은 곳도 시속 30~40km 속도 영역에서도 스스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램프구간을 나온 후 차선에 합류하는 과정은 차선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파일럿 어시스트가 작동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기능 작동 때 운전자를 불안하지 않게 해줬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이번에는 S90 T5의 파워트레인에 집중해보자. 엔진은 2.0리터 가솔린 터보차저 사양이며, 아이신에서 가져온 전륜구동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출력은 254마력, 토크는 35.7kg.m를 발휘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245마력/37.7kg.m)과 BMW 528i(245마력/35.7kg.m), 렉서스 GS200t(245마력/35.7kg.m)와 유사한 수치다.
변속기는 부드러운 감각을 갖췄다. 무난한 성격이라 볼 수 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의외로 빠른 반응까지 보여준다. 전륜구동형 자동변속기로는 상위권에 속할 수준의 빠르기다. 엔진과 더불어 변속기에 대해 나무랄 부분은 없었다.
실제 구동 출력을 측정한 결과 214마력과 34.4kg.m의 토크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구동 효율 면에서도 좋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에 소요된 시간은 7.31초였다. 캐딜락 CT6가 7.28초, 메르세데스-벤츠 C200 아방가르드가 7.3초를 기록했으니 성능에 대한 비교가 될 것이다.
그보다 인상적인 것은 제동력이다. 아니, 인상적이라기보다 놀랐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34.36 m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제동력 좋다고 소문난 마세라티 기블리 S Q4(34.4m)보다 짧은 기록이며, 쉐보레 카마로 SS(34.32m)와 유사한 성능마저 보였다. 뿐만 아니라 테스트를 반복해도 34m 대를 2회나 기록해 냈다. 수차례 테스트를 반복했지만 제동 내구성도 수준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처음 제동 테스트를 진행하며 크게 실망했다. 패널들 모두 40m를 초과할 것이라 예상했다. 체감적으로 많이 밀리는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 이유다.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아도 차량의 노즈다이브가 크지 않았고 타이어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타이어가 S90 제동성능을 전부 다 받아낸 것이다.
연비는 시속 100~110km 구간서 약 14km/L 전후, 시속 80km 정속 주행 환경서 18km/L 내외의 효율을 보였다. 시속 15km의 도심 연비 시뮬레이션 결과 약 6km/L 가량의 연비를 기록했다. 다양한 주행 환경을 S90과 함께한 결과 약 9~10km/L 수준의 연비를 나타냈다.
연비가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연료 탱크 용량도 55리터 수준으로 차급에 비해 작다. 이는 연료게이지가 빨리 하락한다는 생각을 만든다. 터보 엔진을 기초로 이 정도 차체를 가진 모델로 나쁘지 않은 수치였지만 체감적인 아쉬움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S90은 주행 부분서 훌륭한 모습을 보였지만 누릴 것도 많은 모델이다. 반자율 주행 기술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전 트림 기본 사양이다. 여기에 볼보가 만든 시트는 탑승자를 편하게 감싼다. 마사지 기능도 달렸다. 공기주머니가 들쑥날쑥하는 그런 마사지 기능이 아니라 꽤나 강한 지압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을 만들어 준다. 자동 주차 기능을 통해 주차가 서툰 소비자를 도와주기도 한다.
실내는 한눈에 고급 세단임을 알게 해준다. 천연 우드 트림과 나파 가죽, 각종 박음질과 금속장식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다. 여기에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등에 대형 모니터를 달아 첨단이라는 느낌마저 유도했다.
공간도 넓다. S80의 실내가 별다를 것 없는 공간을 갖췄다면 S90은 조금 더 뒷좌석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공간감이 좋았다. 후륜구동과 달리 전륜구동 차량의 이점이 되는 실내 공간 경쟁력을 잘 살려낸 것이다.
바워스 & 윌킨스((Bowers & Wilkins) 사운드 시스템 역시 볼보가 앞세우는 장비다. 적당한 공간감은 물론 출력 면에서도 아쉬움이 없었다. 하지만 볼륨을 키우면 음이 찌그러지기도 한다. 볼보에서는 사운드 디자이너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하는데 후반 출력에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우리 팀은 그동안 다양한 볼보 차량을 테스트해오면서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높은 차량을 만들어냈으니 경영 정상화를 이룬 시점이라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S90은 충분히 기대에 부응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BMW 528i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지고 넓어진 차체와 수준급의 동력성능은 물론 편안함까지 담아냈다. 또 있다. 빵빵한 옵션을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춰 구성적인 경쟁력은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와 달리 S90은 5년 또는 10만 km의 무상보증 기간을 제공해 준다. 그럼에도 가격은 독일 3사 경쟁 모델보다 300~5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최고 트림 모델이라면 1천만 원 가까이 차액이 생긴다.
과거 볼보는 뭔가 허술했다. 원치 않게 사골 모델들을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S90은 처음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갖는 모델이다. 그리고 S90을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가 밝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S90의 경쟁력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 S80이 S90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제 제대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등과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 팀 패널들의 평가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만큼 S90은 좋은 차였다.
하지만 처음 S90을 접했을 때 첫인상은 그리 좋지 못 했다. 소음 때문이다. 테스트 모델은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 T5 인스크립션 트림. 가솔린 엔진 특유의 정숙성을 기대했지만 ‘겔겔겔’거리는 특유의 소음이 크다. 실내는 그나마 괜찮은데 밖에서 들으면 디젤차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실내 아이들 소음을 측정한 결과 약 43.5 dBA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골프 2.0 TDI가 44.5 dBA를 기록했으니 디젤 해치백 수준의 소음과 유사한 것이다. 쏘나타 디젤은 41.0 dBA의 수준을 보였다. 소음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7천만 원이 넘는 고급 가솔린 세단을 구입했는데 디젤 소리가 난다면 누가 좋아할 것인가?
하지만 주행이 시작되면 소음이 사라진다. 시속 80km의 속도에서 측정된 소음 역시 약 58.0 dBA 수준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300의 57.5 dBA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테스트 차량에 255mm 너비의 스포츠 타이어 컨티넨탈 콘티 스포츠 컨텍 5(Conti Sport Contact 5)가 장착됐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놀라운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
주행 감각도 부드럽다. 승차감이 좋기 때문에 뒷좌석에서도 편안함을 누리며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편안함을 즐길 때 만족감이 높았다. 아무래도 독일 세단과 비교해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크다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서스펜션이 무르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고속 안정성이 좋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우리 팀이 테스트한 메르세데스-벤츠 E300 익스클루시브 모델과 비교하자면 세련미는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완성도 자체만 놓고 본다면 S90 역시 상당한 수준이라 평할 수 있다.
이는 코너를 돌아나갈 때 확인할 수 있다. 차체 거동이 안정적이다. 무게중심 이동 폭이 적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불안한 모습 없이 매끄럽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타이어가 차량에 비해 충분한 성능을 내는 만큼 코너링 속도 역시 낮지 않다. 스티어링 휠을 통해 차량을 제어할 때의 감각도 좋다. 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 주기 때문이다.
운동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초로 한다. 하지만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 ESC를 스포츠 모드로 설정해도 타이어의 미끄러짐이 감지되면 다시금 개입을 시작한다. 개입 자체는 조금 빠른 편에 속하지만 차량 성격을 생각한다면 적정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또 시스템이 개입을 해도 급작스럽게 반응해 운전자를 놀라게 하지 않는다. 참고로 ESC는 완전히 해제할 수 없다.
물론 S90으로 코너를 돌며 차량의 완성도를 논하는 소비자는 극소수다. 그보다 반자율 주행 시스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다. XC90처럼 S90에도 파일럿 어시스트라는 이름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탑재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물론 스티어링 어시스트와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 등의 다양한 액티브 세이프티를 지원한다.
볼보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의 완성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속도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도 부드럽게 이뤄지는 편이다. 센서의 차간거리 인식 범위도 넓은 편에 속해 끼어드는 차량까지도 곧잘 인식해낸다. 차선 중앙도 잘 잡는다. 고속도로 진입 혹은 이탈을 위한 램프구간과 같은 곳도 시속 30~40km 속도 영역에서도 스스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램프구간을 나온 후 차선에 합류하는 과정은 차선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파일럿 어시스트가 작동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기능 작동 때 운전자를 불안하지 않게 해줬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이번에는 S90 T5의 파워트레인에 집중해보자. 엔진은 2.0리터 가솔린 터보차저 사양이며, 아이신에서 가져온 전륜구동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출력은 254마력, 토크는 35.7kg.m를 발휘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245마력/37.7kg.m)과 BMW 528i(245마력/35.7kg.m), 렉서스 GS200t(245마력/35.7kg.m)와 유사한 수치다.
변속기는 부드러운 감각을 갖췄다. 무난한 성격이라 볼 수 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의외로 빠른 반응까지 보여준다. 전륜구동형 자동변속기로는 상위권에 속할 수준의 빠르기다. 엔진과 더불어 변속기에 대해 나무랄 부분은 없었다.
실제 구동 출력을 측정한 결과 214마력과 34.4kg.m의 토크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구동 효율 면에서도 좋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에 소요된 시간은 7.31초였다. 캐딜락 CT6가 7.28초, 메르세데스-벤츠 C200 아방가르드가 7.3초를 기록했으니 성능에 대한 비교가 될 것이다.
그보다 인상적인 것은 제동력이다. 아니, 인상적이라기보다 놀랐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34.36 m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제동력 좋다고 소문난 마세라티 기블리 S Q4(34.4m)보다 짧은 기록이며, 쉐보레 카마로 SS(34.32m)와 유사한 성능마저 보였다. 뿐만 아니라 테스트를 반복해도 34m 대를 2회나 기록해 냈다. 수차례 테스트를 반복했지만 제동 내구성도 수준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처음 제동 테스트를 진행하며 크게 실망했다. 패널들 모두 40m를 초과할 것이라 예상했다. 체감적으로 많이 밀리는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 이유다.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아도 차량의 노즈다이브가 크지 않았고 타이어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타이어가 S90 제동성능을 전부 다 받아낸 것이다.
연비는 시속 100~110km 구간서 약 14km/L 전후, 시속 80km 정속 주행 환경서 18km/L 내외의 효율을 보였다. 시속 15km의 도심 연비 시뮬레이션 결과 약 6km/L 가량의 연비를 기록했다. 다양한 주행 환경을 S90과 함께한 결과 약 9~10km/L 수준의 연비를 나타냈다.
연비가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연료 탱크 용량도 55리터 수준으로 차급에 비해 작다. 이는 연료게이지가 빨리 하락한다는 생각을 만든다. 터보 엔진을 기초로 이 정도 차체를 가진 모델로 나쁘지 않은 수치였지만 체감적인 아쉬움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S90은 주행 부분서 훌륭한 모습을 보였지만 누릴 것도 많은 모델이다. 반자율 주행 기술과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전 트림 기본 사양이다. 여기에 볼보가 만든 시트는 탑승자를 편하게 감싼다. 마사지 기능도 달렸다. 공기주머니가 들쑥날쑥하는 그런 마사지 기능이 아니라 꽤나 강한 지압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을 만들어 준다. 자동 주차 기능을 통해 주차가 서툰 소비자를 도와주기도 한다.
실내는 한눈에 고급 세단임을 알게 해준다. 천연 우드 트림과 나파 가죽, 각종 박음질과 금속장식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다. 여기에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등에 대형 모니터를 달아 첨단이라는 느낌마저 유도했다.
공간도 넓다. S80의 실내가 별다를 것 없는 공간을 갖췄다면 S90은 조금 더 뒷좌석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공간감이 좋았다. 후륜구동과 달리 전륜구동 차량의 이점이 되는 실내 공간 경쟁력을 잘 살려낸 것이다.
바워스 & 윌킨스((Bowers & Wilkins) 사운드 시스템 역시 볼보가 앞세우는 장비다. 적당한 공간감은 물론 출력 면에서도 아쉬움이 없었다. 하지만 볼륨을 키우면 음이 찌그러지기도 한다. 볼보에서는 사운드 디자이너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하는데 후반 출력에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우리 팀은 그동안 다양한 볼보 차량을 테스트해오면서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높은 차량을 만들어냈으니 경영 정상화를 이룬 시점이라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S90은 충분히 기대에 부응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BMW 528i와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지고 넓어진 차체와 수준급의 동력성능은 물론 편안함까지 담아냈다. 또 있다. 빵빵한 옵션을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춰 구성적인 경쟁력은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와 달리 S90은 5년 또는 10만 km의 무상보증 기간을 제공해 준다. 그럼에도 가격은 독일 3사 경쟁 모델보다 300~500만원 이상 저렴하다. 최고 트림 모델이라면 1천만 원 가까이 차액이 생긴다.
과거 볼보는 뭔가 허술했다. 원치 않게 사골 모델들을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S90은 처음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를 갖는 모델이다. 그리고 S90을 통해 현재, 그리고 미래가 밝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S90의 경쟁력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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