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완벽한 SUV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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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부터 났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데, 경사가 80도나 되는 가파른 흙길을 내려와보라니.
익스트림 상황에서 ‘전문가’의 운전을 지켜보는 정도인 줄 알았더니만 행사는 이름 그대로 ‘익스피어리언스’를 위한 것이었다.
1일부터 8일까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개최하는 ‘SUV 익스피어리언스’를 첫날 다녀왔다. 고객·미디어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이 행사는 참가자들이 시내 도로뿐만 아니라 험로구간을 포함한 오프-로드까지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극한 상황을 거침없이 헤쳐나가는 SUV 성능에 대한 벤츠 자신감이 묻어나는 행사였다. 이 이벤트를 위해 독일 본사 드라이빙 이벤트 팀 오프-로드 담당 강사들이 시승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행사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던 모델은 벤츠 SUV 4종 라인업 모두다. 오프로더 G-클래스, GLA와 함께 내년 1월 출시할 ‘더 뉴 GLE’ ‘더 뉴 GLC’ 등이다.
먼저 이번에 국내 처음 공개하는 GLE를 타고 무주리조트-적상호-안국사에 이르는 도로를 달렸다. 안국사로 오르는 길은 짧지만 경사가 급한 가운데에서도 급격히 꺾어지는 도로가 많아 고난위도의 와인딩 코스로 알려져 있다. 1일은 내렸던 눈이 다 녹아 눈길 와인딩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4륜구동의 안정적인 핸들링과 급격한 속도 변경에도 힘 있게 나가는 성능이 꽤 인상적이었다.
‘더 뉴 GLC’는 장애물코스에서 시승했다. 36도 비탈길과 60도가 넘는 경사로, 고정되지 않은 튜브로 이뤄진 길을 모두 안전하게 빠져나갔다. 36도 비탈길에 왼쪽 면을 걸치고 내려오는 동안은 차량이 오른쪽으로 기울어 전복되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헛도는 바퀴하나 없이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타이어가 지면에 못 닿는 상황이 되더라도 센서가 이를 감지해 힘을 적절하게 분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이들이 시승을 하는 동안 공중에 떠 있는 바퀴가 헛돌지도 않은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탄사가 나왔다.
이러한 상황을 시연하는 GLC 외관은 놀랍게도 모던한 모습이다. 기존 G 클래스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나 모던하고 스포티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언뜻 보기에는 도심에서나 달릴 것 같은 모던한 모습이지만 입체적인 라디에이터 그릴과 두 줄의 루브르가 스포티함을 더해줬다.
콤팩트 SUV인 GLA로는 눈길 슬라롬을 돌았다. 울퉁불퉁하고 축축한 흙길에서도 미끄러짐이 없었다. 콤팩트 SUV임에도 전혀 밀림이 없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오프로더의 아이콘 G클라스였다. 벤츠는 무주 리조트 점핑파크 내에 60도, 80도 흙길 경사로를 만들고 깊은 구덩이를 파서 험난한 오프로드를 그대로 재현했다. G클래스를 M1 기어를 놓고 달리면 80도 경사로에서 브레이크조차 밟지 않아도 엔진브레이크가 작동해 안전하게 내려왔다. 각종 구덩이 길과 젖은 통나무 길에서는 락킹시스템을 작동시켰다. 기본 4륜구동에서 각 바퀴에 앞 뒤 힘을 균일하게 배분함으로써 어떤 장애물도 통과할 수 있도록 해줬다. 웬만한 차량은 바퀴가 헛돌아 빠져나갈 수 없는 깊은 흙구덩이에 빠졌을 때에도 뒷바퀴에 강력한 힘을 줘서 무난하게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SUV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부분은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탱크처럼 진격하는 우람한 G클래스를 제외하고는 프리미엄 SUV GLE와 미드사이즈 GLC, 콤팩트 GLA 모두 도심에 어울릴만한 모던하고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주(전북)=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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