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드라이버 마음 흔든 `EQ900 3.3 터보 G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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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엔지니어들 눈에서 빛이 난다. 충만한 자신감이 목소리에 묻어난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EQ900 시승 행사를 안내하는 직원들은 빨리 다음 자리로 이동하려는 기자들 평을 듣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만나는 이마다 ‘어땠어요?’ 답을 재촉하는 모습에서 100점 짜리 시험지를 들고 엄마에게 달려가는 어린이 모습이 떠올랐다. 그만큼 명차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넘쳐나 보였다.
지난 18일 W호텔에서 춘천 로드힐스 컨트리클럽까지 약 65km의 경춘고속도로를 달렸다. 모델은 EQ900 3.3터보 GDi. 현대자동차가 EQ900 중 가장 자신감 있게 내세운 모델이다. 트윈 터보를 달아 힘이 끝내준다. 최고토크가 52kg·m. 3300cc 엔진으로 5000cc(최대 토크 53kg·m) 못지 않은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트윈터보 엔진 덕이다. 터보엔진을 달아 1300rpm에서 4500rpm까지 최대토크에 도달할 수 있다. 일반 엔진은 보통 4000~5000rpm 정도에 도달해야 최대 토크에 도달하지만, 터보엔진은 낮은 rpm에서도 최대 힘을 받아서 곧바로 치고 나갔다.
고속까지 순식간에 도달한다. 뒷좌석에 앉아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그 힘의 묘미를 EQ900에서 실현했다. 현대차가 트윈터보를 장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쿠스와 달리 오너드라이버에게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는 부분이다.
운전자가 가장 싫어하는 과속방지턱과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도 상당히 안정감을 줬다. 제동장치도 부드러움을 자랑했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제네시스가 말이 필요 없는 명차 반열에 올랐음을 느꼈다.
최고급 나파 가죽을 이용한 시트와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도 오너드라이버에게 큰 만족감을 선서한다. 좌석에 앉았을 때의 그 승차감은 어느 명차보다 뛰어나다고 할 정도로 부드럽고도 안정적이다.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허리에 가장 좋은 자세를 자동으로 맞춰주는 스마트자세제어 시스템도 괜찮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고속도로주행지원시스템(HDA)도 테스트해 봤다. 주행 중 속도를 크루즈키를 누르고 원하는 속도를 맞춰놓으면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면서 운전을 한다. 속도를 높게 맞춰도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과속카메라 앞에서는 알아서 속도를 줄여주기까지 한다. 차선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도와주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기능도 담겼다.
최고급 가죽과 우드트림 등의 실내 장식에도 불구하고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아쉬움이 남는다. 주관적일 수 있지만 명차의 상징인 아날로그 시계와 비상등 버튼이 어색해 보였다. 너무 많은 버튼도 정돈됐으면 어땠을까 싶다. 여러 스마트 기능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도입도 시급해 보였다. 기자에게조차 조작이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해상도가 다소 떨어진데다 부분 터치만 가능한 센터 디스플레이와 후석 디스플레이도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에는 자동차 디스플레이가 자동차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보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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