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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닛산, 알티마 2.5 (페이스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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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리, 어코드, 알티마는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링 세단이다. 이중 토요타 캠리가 가장 먼저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수준은 풀모델 체인지에 가까웠다. 어코드도 그간 지적 받던 승차감 개선을 중심에 두고 다시금 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남은 것은 닛산의 알티마. 닛산 역시 디자인을 시작으로 차체 강성과 섀시 튜닝을 바탕으로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그보다 주목을 받은 것은 2천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알티마의 가격이다.

외적인 모습은 상급 모델 맥시마를 닮았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 부메랑을 연상시키는 ‘V’자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전면 그릴에도 V 모션 그릴을 추가했다. 닛산은 이런 모습을 에너제틱 플로우(Energetic Flow)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변화는 전면과 후면부에서 그치지 않는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측변부의 변화까지 불러낸 것이다. 기존모델과 디자인을 공유하는 것은 A-필러 정도랄까?

단순히 디자인만 변경된 것이 아니다. 공기저항지수도 0.29Cd에서 0.26Cd로 낮아졌다. 이는 3세대 프리우스와 동일한 수준이다. 구조 안전성도 미국 IIHS서 TSP+ 등급을 받을 정도로 개선됐다.

인테리어의 변화도 크다. 스티어링휠 디자인을 바꿨으며 새로운 디자인의 센터페시아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버튼 구성도 간결해졌다. 전체적으로 화사한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 소비자들도 반길 듯 하다.

뒷좌석의 변화는 없다. 이미 중형세단으로는 충분히 넓은 레그룸과 헤드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방음 글래스와 흡차음재 확대, 새로운 엔진 마운트 적용 등으로 정숙성과 승차감 향상을 올렸다는 것이 닛산의 얘기다. 이는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부분이다.

이러한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과 구성이다. 기본형 모델이 가진 2,990만원 가격이 갖는 의미도 크다지만 구성적으로 충실하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2,990만원으로 판매되는 트림은 2.5 SL 스마트로 불린다. 국산 중형세단도 트림과 옵션 추가에 따라 3천만원을 훌쩍 넘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가격이다. 그럼에도 LED 헤드램프, 원격시동 시스템, 럼버서포트를 포함한 파워시트, 보스 오디오 시스템, 후방 카메라 등 편의 사양까지 갖추고 있다.

중간 트림인 2.5 SL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와 내비게이션, 썬루프가 추가된다. 가격은 3,290만원이다. 캠리가 3,330만원, 어코드가 3,490만원에 판매되기에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선다.

2.5 SL 테크에는 각종 액티브 세이프티 장비가 추가된다.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PFCW, Predictive Forward Collision Warning), 전방 비상 브레이크(FEB, Forward Emergency Braking), 후측방 경고 시스템(RCTA, Rear Cross Traffic Alert),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BSW, Blind Spot Warning),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CC, Intelligent Cruise Control)이 탑재된다. 가격은 3,480만원으로 어코드보다 저렴하다. 한국닛산이 얼마나 공격적인 가격을 책정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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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시동 버튼을 누른다.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무난한 수준의 N.V.H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 때의 정숙성은 약 39dBA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알티마의 40dBA 대비 향상된 수치다.

주행 때의 소음 유입도 개선됐다. 시속 80km의 속도로 달릴 때 기존 알티마는 약 61.5dBA의 소음을 만들었지만 이번 모델은 59.5dBA로 낮아진 수준을 자랑한다.

알티마는 전자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EHPS)을 사용한다. 정지상태서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 타사 모델 대비 조금 무겁다고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주행이 시작되면 적당한 답력과 노면 피드백을 잘 전달해 준다. 최근 장착되는 전동식 스티어링 시스템들이 대부분 피드백 부분서 아쉬움을 보였는데 알티마는 꽤나 정직한 반응을 보여 좋았다.

단, 노면 피드백 전달을 주행 중 떨림이라고 혼동할 소비자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스티어링휠에 진동이 발생하는 것과 노면의 주행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알티마는 한층 차분해진 주행 느낌을 전달한다. 기존 알티마는 무난한 승차감을 보였지만 조금은 출렁거리는 모습 또한 담아냈다. 하지만 이번 모델은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며 깔끔한 주행 감각을 만드는데 신경을 쓴 흔적을 보인다. 서스펜션 설계를 새롭게 했다고 하는데 가벼운 주행 만으로도 이런 개선점들이 잘 드러난다는 점이 좋다.

2.5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CVT 변속기의 구성은 기존과 같다. 하지만 변속기에 최신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것이 이번 변화 중 하나다. 일반적인 CVT 변속기는 RPM을 최대한 높인 상태에서 속도를 올리는 방식이다. 효율성에서는 문제가 없다지만 주행 감각이 밋밋해진다는 아쉬움이 갖게 된다. 실제 가속력 보다 체감으로 둔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는 것.
하지만 D-스텝 로직이 적용된 이번 변속기는 자동변속기 처럼 엔진회전수의 상승과 하락이 꾸준히 이뤄진다. 이는 체감적인 가속감의 상승, 이질감을 없애는데 큰 역할을 해낸다.

엔진은 180마력과 24.5kg.m의 토크를 갖는다. 실제 구동출력과 토크를 측정한 결과 150마력과 20.6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16.6%와 15.9%의 손실률이다. 출력 측정 그래프를 보면 특정 RPM에서 갑작스레 토크가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CVT의 특성 때문이다. 기존 알티마는 5,800rpm 부근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발휘했었다. 현재는 4,300rpm 전후로 최대토크가 발휘되고 이후 토크가 하락하는 곡선이 그려진다. 토크가 하락한다고 볼 필요는 없다. CVT 특성상 기어비 변화에 따라 토크 곡선이 일정치 못하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래프상 4,200~4,500rpm 부근서 기어비가 변화가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자동, 수동변속기와 달리 CVT는 출력 측정에 한계가 따른다. 때문에 토크 그래프보다 피크 수치에 의미를 두는 것이 좋다.

알티마의 무게도 측정했다. 그 결과 1,502kg이라는 측정값을 보였다. 기존대비 40kg 가량 늘어난중량이다.

새로운 변속기가 증가한 무게를 보완할 수 있을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시간을 측정한 결과 9.2초를 기록했다. 기존모델대비 1초가량 늦어진 결과다. 기존 모델의 테스트가 겨울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0.2~0.5초 정도 불리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가속력이 소폭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하지만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변속기가 시원스럽게 속도를 올리는 느낌이다. 실가속력은 소폭 감소했지만 체감상으로는 지금이 더 낫다. 특히 변속기가 최대 회전수에 도달한 이후 rpm을 낮춰 다시 끌어올릴 때의 느낌이 좋다. 저속 영역보다 고속서의 가속이 좋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속 180km 영역까지 아무 어려움 없이 오르내리기 때문에 중형세단으로는 충분한 성능을 갖췄다고 볼 수 있겠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정지하는데 까지 이동한 거리는 40.25m 내외였다. 테스트를 반복했지만 그 결과 역시 41m 를 초과하지 않았다. 초반 응답성이나 후반의 제동력 유지 능력도 무난하다. 215mm의 타이어를 키운다거나 접지력이 향상되면 30m대 진입도 가능할 듯 싶다.

사실 가속력과 제동력은 보편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차체 강성을 통한 주행안정감의 향상이 이번 알티마의 대표적인 매력이다. 높아진 차체 강성은 거친 노면서 생성된 진동을 차체가 흡수해 준다. 이는 승차감 향상으로 이어진다.

고속주행 안정감도 좋다.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서스펜션 덕분에 불안감이 크게 감소했다. 시속 180km나 200km 영역까지 속도를 올려도 불안감은 없다. 이는 차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고속도로서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인 ICC를 작동시킨다. 선행 차량 거리에 맞춰 속도를 올리고 내린다. 특히 속도 상승이나 브레이크 조작이 급작스럽지 않다는 점이 좋다. 또한 선행차량을 따라 완전히 정지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포드 차량의 경우 시속 20km 미만에서 자동으로 해지됐으며, 르노삼성 SM6의 경우 40~50km 구간서 설정이 해지되는 아쉬움을 보였다. 알티마는 이들 대비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사용한다는 것. 다만 정차 이후 수초가 경과하면 기능이 해제된다.

여러 측면에서 발전한 알티마가 와인딩 로드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주행을 시작하며 인상적인 것은 역시 서스펜션의 완성도 향상이다. 기존에는 컴포트한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현재는 성능과 승차감 모두를 잘 잡아낸 셋업이다. 출렁거리는 등의 불필요한 움직임 없이 타이어를 노면에 잘 밀착시킨다는 것도 좋다.

어코드는 다소 예민한 움직임을 보인다. 캠리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반면 알티마는 정직하고 중립적인 감각을 보이고 있다.

코너링 성능을 따지면 이제 알티마가 어코드나 캠리보다 우위에 선다. 물론 강화된 서스펜션의 이점도 있다지만 타이어의 역할도 크다. 캠리는 브리지스톤의 투란자 EL400, 어코드는 굿이어의 어슈어런스 제품을 사용한다. 알티마는 미쉐린의 프라이머시 LC를 사용하는데 3개 타이어 중 접지력이 가장 좋다.

그밖에 흥미로운 부분은 액티브 언더스티어 컨트롤(AUC)을 전 트림에 기본으로 장착했다는 것이다. 이는 코너 안쪽 바퀴에 제동력을 가해 차량이 보다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속도 영역이 높아져도 코너를 완만하게 돌아나갈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물론 이는 빠르게 달리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안전을 위한 장비로 접근해야 한다. 참고로 빠른 속도로 코너에 들어갈 때의 박진감이 줄었지만 중형세단의 성격상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맞을 듯 싶다.

높아진 완성도와 함께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바로 주행 연비다. 시속 80km의 속도로 정속주행하는 상황에서 알티마가 보여준 연비는 약 21.5km/L, 시속 100~110km 주행 환경서는 약 20km/L의 효율을 보였다. 아무래도 변속기가 큰 역할을 해낸다. CVT 특유의 넓은 기어비를 활용해 시속 100km에서도 약 1,500rpm이라는 엔진 회전수를 만들고 있다. 이는 8단 내지 9단 변속기에 버금가는 넓은 기어비다. 참고로 평속 15km 내외의 답답한 정체환경에서는 리터당 8km 수준의 연비를 보였다.

먼저 변화를 진행한 캠리, 어코드처럼 알티마 역시 다양한 부분의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각종 편의 및 안전장비도 추가됐으며, 차체강성과 서스펜션의 보강도 칭찬할 내용이다. 부분적인 개선이 아니라 소음 감소를 비롯한 승차감 향상도 눈에 띈다. 연비 역시 알티마의 강점이다.

무엇보다 가격이 알티마의 가장 큰 무기다. 국산 중형세단도 트림과 옵션에 따라 3천만원을 쉽게 넘는 상황에서 2천만원대에 진입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이정도 가격에 이런 구성을 갖춘 수입차가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국내 제조사들은 페이스리프트나 모델체인지를 진행할 때 “000만원의 인상이 있지만 새롭게 추가된 각종 장비와 구성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00만원의 인하 혜택을 보는 것이다.”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만 내놨다. 사실 원가 따져보면 소비자에게 득도 없는 것들이다.

이제 이런 광고성 언급은 하기 힘들어질 듯 하다. 닛산이 알티마를 출시하면서 각종 장비와 구성을 추가하고 주행완성도까지 높이면서 가격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신형 알티마는 단순히 싸고 좋은 차를 넘어 국내 자동차 시장에 일침을 가했다는 점에도 의미가 있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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