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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지중해의 바람을 타다 마세라티 첫 SUV 르반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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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르반떼/사진제공=마세라티
마세라티 르반떼/사진제공=마세라티

이탈리아의 럭셔리카 마세라티를 타면 마치 명품 정장을 걸친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매끈하고 날렵한 디자인에다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기능도 최상급이다. 그러다 보니 어디서나 주변의 시선이 집중된다.

마세라티 고유의 '삼지창' 엠블럼은 품격과 자신감의 상징과도 같다.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 여러 매력적인 스포츠 세단들을 내놓았다. 그런 만큼 마세라티 브랜드의 SUV(다목적스포츠유틸리티차량) 출현은 쉽게 연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된 마세라티의 첫 SUV 르반떼를 직접 마주하면서 이런 고정관념이 깨졌다. 마세라티의 디자인 철학을 계승해 세련된 외관을 갖추면서도 높은 실용성까지 갖췄다. 우람한 체격으로 시선을 압도하면서 마치 운동으로 다져진 듯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뽐냈다.

1억 1000만원부터 시작하는 르반떼는 2가지 가솔린 모델과 1가지 디젤 모델 등 총 3가지 라인으로 출시됐는데, 최상위 모델인 '르반떼S'(차량가 1억4600만~1억6830만원)를 시승해봤다.

내부 인테리어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협업하면서 고급감을 극대화했다. 개인 맞춤형 제작으로 총 28가지의 인테리어 색상에서 시트 가죽 조합이 가능하다.

시동을 켜면 마세라티 특유의 중저음 배기음이 우렁차게 울렸다. 마세라티는 음악가들을 초빙해 배기음을 조율할 정도로 감성 디테일에 공을 들인다.

액셀을 밟으니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달리기 시작했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민첩하게 움직였다. 인천 강화도의 언덕을 오르내렸지만 큰 힘이 들지 않았다. 구불구불한 길에서도 유연한 핸들링과 안정감을 보였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50대 50의 전후 무게 배분을 통해 역동적이면서도 정교한 핸들링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르반떼의 어원처럼 온화하다가도 갑자기 강풍으로 돌변하기도 하는 '지중해의 바람'을 탄 듯했다.

르반떼는 공기 역학에 최적화된 쿠페 스타일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덕분에 SUV 모델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공기저항계수 0.31을 실현했다. 차체도 낮은 편이다. 스포츠 모드로 놓으면 스포츠 세단처럼 더 경쾌한 질주를 할 수 있다.

"SUV가 아니다, 마세라티다"라는 슬로건이 와 닿았다. 속도를 한껏 높여도 흐트러짐 없이 묵직한 자세를 유지한다. 다만 서스펜션이 다소 딱딱해 둔턱에선 충격이 몸으로 전해져 오는 편이었다.
마세라티 르반떼/사진제공=마세라티
마세라티 르반떼/사진제공=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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