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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신형 말리부, 디자인·퍼포먼스 만족..‘인기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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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데다, 퍼포먼스도 뛰어났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데 굳이 흠잡을 곳은 없었다.

한국지엠이 내놓은 중형세단 쉐보레의 ‘올 뉴 말리부’는 그랬다. 보기 드물 정도로 인기가 예감되는 중형세단이라는 게 기자의 판단이다.

쉐보레 신형 말리부는 9세대 풀체인지모델에 속하는데, 사전계약을 실시한지 불과 4일만에 6000대가 계약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1일 평균 1500대가 계약되고 있는 건 한국지엠 역사상 처음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신형 말리부는 부평2공장에서 지난 4월 중순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근로자들은 수요에 대응한 물량을 맞추기 위해 황금 연휴까지 반납한 채 생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주문 물량을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을런지는 미지수다. 한국지엠으로서는 오랫만에 맛보는 즐거운 비명인 셈이다.

■ 도시적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

신형 말리부 북미 버전

올 뉴 말리부의 디자인 감각은 세련미가 넘친다. 현대적이면서도 도시적인 스타일을 지녀 소비자들이 원하는 디자인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다.

먼저, 신형 말리부는 중형세단에 속하는데, 실물을 접하는 순간 대형세단처럼 느껴진다. 차체 사이즈는 전장이 4922mm인데, 이는 동급 경쟁 모델인 현대차 쏘나타(4855mm)나 기아차 K5(4855mm), 르노삼성 SM6(4850mm)보다도 훨씬 길다.

심지어 현대차의 준대형세단 그랜저(4920mm)보다도 길게 세팅됐다. 차체가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러면서도 구형 말리부(1530kg)보다 130kg 이상 무게가 감량된 것도 눈길을 모은다. 차체가 커졌는데도, 오히려 가볍다는 건 쉽지않은 기술력이다.

정면에서 보면 후드 상단에는 세줄의 캐릭터 라인이 적용됐는데 맵시를 더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이나 헤드램프, 주간주행등은 서로 밸런스를 이뤄 조화로운 모습이다. 남성미보다는 세련미가 강조돼 도시적인 디자인 감각이다. 여성들도 좋아할 수 있는 타입이다.

올 뉴 말리부

측면은 다이내믹하면서도 매끈한 라인을 갖췄다. 루프라인은 트렁크 리드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필체로 이어지듯 군더더기 없는 유려함이 돋보인다. 타이어는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된 245mm의 광폭 사이즈다. 19인치 휠이 적용된 건 중형세단으로서는 보기 드문 예다. 카리스마가 넘친다. 편평비는 40%로 달리기 성능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뒷면에서는 트렁크 리드를 살짝 올려세웠다. 리어 스포일러 역할과 함께 공기역학적인 측면을 고려한 때문이다. 리어램프는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져 무난한 디자인 감각이다. 범퍼 하단의 듀얼 머플러는 강력한 엔진파워를 느끼게 한다. 디퓨저도 깔끔한 모양새다. 차체가 큰만큼 트렁크 용량은 여유롭다.

신형 말리부의 실내는 문을 여는 순간 감성적인 이미지가 배어난다. 럭셔리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중형세단으로서 소재의 재질감이나 색상, 레이아웃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휠베이스가 긴만큼 2열의 실내 거주성도 만족스럽다.

가죽 트림이나 우드 데코, 마감 소재의 촉감은 부드럽다. 실내 곳곳에 배치된 은은한 아이스블루 무드 조명은 기분을 들뜨게 한다. 마이바흐 등 고급차에서 느꼈왔던 감성적인 이미지를 맛볼 수 있다.

■ 탄력적인 주행감각..맛깔스런 핸들링

신형 말리부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올 뉴 말리부는 1.5ℓ와 2.0ℓ로 구분된다. 모두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 탑재됐다. 이번 시승에서는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이 탑재된 2.0ℓ로 최고출력은 253마력(5300rpm), 최대토크는 36.0kg.m(2000~5000rpm)의 엔진 파워를 지닌다.

시승은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서울 W워커힐에서 올림픽대로와 서울춘천고속도로, 설악IC를 거쳐 중미산천문대를 되돌아오는 120여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동을 건 뒤, 엔진회전수가 750rpm 전후의 아이들링 상태에서 실내 소음은 53dB을 가리킨다. 동급 쏘나타나 K5, SM6와 비슷한 수치로 비교적 정숙하다. 조용한 사무실을 연상시키는 정도다. 참고로 렉서스 ES나 토요타 캠리는 40대 초반이다.

정지상태에서 순발 가속성은 빠르고 민첩하다. 신형 말리부에 탑재된 2.0ℓ 직분사 터보엔진은 고급 브랜드 캐딜락(Cadillac)의 ATS나 CTS에도 적용된 엔진인데, 엔진 파워는 부족함이 없다. 덩치는 크지만, 툭 튀어나가는 반응이다. 페달 반응은 가벼운데, 살짝 밟아도 푹 들어가는 느낌이다. 감각적으로는 약간 묵직한 맛도 요구된다.

신형 말리부

중저속에서의 승차감은 뛰어나다. 정숙함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세단으로서의 안락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시속 80km에서의 풍절음도 적절하게 세팅됐다. 실내 소음은 77dB 정도로 무난한 수준이다.

고속에서도 주행감은 돋보인다. 탄력적인 감각은 그대로 이어지는데, 쏘나타나 K5, SM6 등 동급 중형차에서 맛봤던 것보다는 한 차원 높다. 퍼포먼스는 흠잡을 곳이 거의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적잖은 비가 내리는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고속에서의 급브레이크킹에서는 약간 밀리는 느낌이다. 엔진 파워가 강한만큼 주행 안전성을 위해서는 제동력도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도로는 수막현상으로 간간이 슬립현상도 맛볼 수 있었지만, 타이어의 그립감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구불구불한 중미산의 와인딩로드에서도 핸들링 감각은 맛깔스럽다. 앞과 뒤에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 적용은 차체 사이즈를 적절히 감안한 세팅으로 판단된다.

트랜스미션은 한국지엠 보령공장에서 생산하는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당초 8단 변속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됐었으나, 우리나라 도로환경이나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여진다. 6단 변속은 변속가감에서 민첩하면서도 부드러운 반응이어서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주행시 터보랙도 크진 않다.

신형 말리부

다만, 수동모드에서는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변속을 가감할 수 있는데,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이 부분에서는 개선이 요구된다. 패들시프트는 적용되지 않았는데, 굳이 민첩함과 달리기 성능이 요구되는 스포츠카가 아닌 이상 굳이 필수적인 건 아니다.

주행중 능동형 안전시스템은 흡족하다. 중형차급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시스템이나 차선이탈경고 및 차선유지보조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은 고속주행에서 안전성을 더욱 높여준다. 8개의 에어백이 탑재된 것도 중형차로서는 흔치않은 일이다.

신형 말리부의 공인 연비는 고속도로 13.2km/ℓ, 도심 9.4km/ℓ 등 복합 연비가 10.8km/ℓ에 달한다. CO2 배출량은 160g/km로 높은 편이다. 엔진 출력이 높지만, 친환경성이 강조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보다는 크게 낮춰야 하는 것도 숙제다.

■ 쉐보레 올 뉴 말리부의 시장 경쟁력은...

신형 말리부 북미 버전

우리나라 시장에서는 ‘중형세단=쏘나타’라는 공식이 수십년간 이어졌다. 그런만큼 현대차 쏘나타는 중형차를 대표해왔고, 기아차 K5가 뒤쫓는 모양새를 취해왔다.

이 같은 수학적 공식은 이제는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중형고급차를 표방하는 르노삼성 SM6에 이어 새롭게 선보인 쉐보레 신형 말리부는 디자인이나 퍼포먼스, 안전사양, 가성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쏘나타와 K5를 압도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형차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26만4931대에서 작년에는 23만113대가 판매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18%에서 12.6%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SM6를 비롯해 신형 말리부를 통해 올해 중형차 시장 규모는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상승 모멘텀을 신형 말리부가 맡을 수 있는 자격은 충분하다는 게 기자의 시각이다.

쉐보레 올 뉴 말리부의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별 모델에 따라 2310만~3180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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