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역사의 시작, 포르쉐 718 박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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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는 올해 수평대향 4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신형 박스터를 선보인다. 신형은 여전히 포르쉐에 걸맞은 주행감각과 소리를 유지할까? 확인을 위해 눈 덮인 캐나다에 있는 테스트 팀을 방문했다.
우리가 독일에서 출발해 여러 차례의 환승을 거쳐 캐나다 노스웨스트 테리토리에 있는 옐로나이프(Yellowknife)에 도착하기까지는 18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러나 감내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차세대 박스터의 가혹한 포르쉐 겨울 시험주행에 참여하도록 초청받는 행운을 얻었던 것이다.
비밀리에 진행되는 이번 시험의 책임자인 알렉스 에른스트(Alex Ernst)는 우리에게 핀란드의 이발로(Ivalo)나 로바니에미(Rovaniemi)처럼 위도가 비슷한 북유럽 다른 지역에서도 시험을 할 수 있지만, 옐로나이프는 12월부터 3월까지 지속해서 낮은 온도(영하 약 20℃)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런 유형의 시험에 더 알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윙크를 하면서 캐나다의 설원은 오로라를 보기 위해 온 순수한 관광객들로 가득할 뿐, 자동차 파파라치는 없다고 덧붙였다.
옐로나이프에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차세대 박스터는 눈에 덮여 있었다. 팀원이 앞 유리에서 얼음을 긁어낸 뒤, 우리는 옐로나이프 시 경계 밖에 있는 시험장으로 향했다.
"시승하기에는 특별한 조건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박스터 섀시 전문가면서 아침에 내가 탄 차의 운전을 맡은 요아힘 메이어(Joachim Meyer)가 말했다.
"하지만 저희는 일반 운전자들의 일상적인 출퇴근을 재연하고 히터와 성에 제거 장치의 효율을 평가하거나 좌석 열선의 온기를 점검합니다. 포르쉐는 스포츠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안락함을 무시할 수는 없죠."
986 시리즈 박스터는 1996년에 탄생했다. 세 세대가 흐른 지금. 포르쉐의 로드스터는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더 큰 형제인 911은 이미 터보차저를 쓴 다운사이즈 엔진으로 갈아탔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신형 박스터에 두 종류의 수평대향 4기통 터보 엔진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두 엔진 모두 최근 페이스리프트 된 991 시리즈 911을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수평대향 6기통 터보 엔진(코드명 9A2B6T)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간단히 말하면, 포르쉐는 그 엔진에서 실린더 두 개를 들어내어 새 수평대향 4기통 터보 엔진(코드명 9A2B4T)을 만들었다. 기본인 2.0L 박서 엔진에는 한 개의 터보가 쓰이고 300마력의 출력과 38.7kg.m의 토크를 낸다. 이 엔진의 보어와 스트로크는 각각 91mm와 76.4mm로, 실린더 간격까지도 911의 엔진과 같다.
박스터 S에는 기본 모델보다 보어와 스트로크가 더 커져 2.5L 엔진이 올라가며 최고출력은 350마력, 최대토크는 42.8kg.m의 힘을 낸다. 911 터보에 쓰였던 포르쉐의 가변 터빈 지오메트리(VTG) 구조의 터보차저가 이 엔진에 결합되리라는 소문이 있다.
박스터와 카이맨의 파워트레인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마티아스 홉스테터(Matthias Hofstetter)는 박스터의 엔진 룸처럼 비좁은 공간에 터보차저를 넣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그는 "엔진 패키징은 개발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앞쪽에 있는 두 개의 실린더가 터보에게 자리를 내어 주었죠. 인터쿨러 배치도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앞쪽을 향해 왼쪽 측면에 있는 흡기구를 통해 들어온 공기는 수랭식 인터쿨러로 흘러 들어갑니다. 인터쿨러는 터보로 과급된 공기 온도를 160℃에서 50℃로 떨어뜨리죠. 저희는 이것을 저온 인터쿨러 시스템(Lower Temperature Intercooler System)이라고 부릅니다."
진동을 제어하는 것도 도전 거리 중 하나였다.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은 뛰어난 균형을 타고난다"고 홉스테터는 말했다. "6기통 엔진처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능동형 엔진 마운트 4개를 설치했습니다. 저희는 이것이 매우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믿습니다. 다운사이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연료소비효율은 현행 모델과 비교해 주행거리 100km당 1L 정도 개선되었습니다."
기술자로서 그가 가진 믿음과 그런 성과를 거둔 뒤의 안도감을 뚜렷하게 알 수 있었고, 우리가 시험하는 동안 수치를 얻는 과정이 이루어졌다. 동반석에 앉아서 지켜본 엔진 회전계는 2.0L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이 회전한계 바로 직전인 7,400rpm까지 스트레스 없이 돌아감을 나타냈다.
터보 시스템에 필요한 부품들을 더한 결과, 기본형 박스터의 전체 무게는 1,315kg에서 1,400kg 정도로 늘었다. 그렇지만 최고속도는 시속 275km이며 0→시속 100km 가속은 4.9초라고 한다. 박스터 S는 겨우 4.4초 만에 시속 100km에 이른다.
우리가 처음 대면한 차의 모습은 외관상의 변화가 그리 커 보이지 않았지만, 더 가까이에서 살펴보면 형태가 새로워진 펜더, 측면 패널 공기흡입구와 뒤 스포일러 등의 업그레이드를 확인할 수 있다. 실내에서는 소재, 질감과 마무리가 놀랄 만한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선택사항으로 918 스파이더 스타일 스티어링 휠도 주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PDK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단 차에는 한번에 20초 정도 구동계 반응을 극대화하는 스포트 리스폰스(Sport Response) 버튼이 처음으로 마련된다.
굳이 운전석에 앉지 않아도, 2.0L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이 뿜어내는 힘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7단 PDK나 6단 수동변속기를 통해 전달되는 성능은 만족스러움 이상이고, 소형 터보차저를 쓴 덕분에 터보 책이 최소화되어 부드러움에는 전혀 흠이 없다. 더 강력한 박스터 S에서는 VTG 시스템이 랙을 상쇄할 것이 분명하다.
매력적인 소리를 잃지 않았을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뒤쪽에서 울리는 독특하고 강력한 바리톤 소리는 꽤 우렁차다. 4기통 엔진의 진동도 4개의 능동형 엔진 마운트가 잘 누그러뜨린다.
박스터에 이루어진 중요한 변화는 기술적인 손질을 뛰어넘어 포르쉐의 마케팅 전략에도 깊이 파고들었다. 공식적인 모델 이름이 718 박스터와 718 박스터 S로 바뀌었는데, 이는 1953년부터 1957년까지 생산된 550 로드스터 기반의 전설적 미드 엔진 경주차를 참고한 명예로운 이름이다.
나아가, 박스터의 값은 차세대 카이맨 쿠페보다 높게 책정될 듯하다. 이전에는 박스터가 카이맨보다 값이 더 쌌다. 포르쉐는 마케팅 상 입지 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탁월한 성능을 포함해 고유의 장점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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