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세그먼트 절대강자 셀토스 vs 소형 SUV 틀을 깬 XM3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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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 시장을 뒤흔든 ‘생태계 파괴자들’
소형 SUV 시장은 근래 가장 치열한 격전장 중 하나로 성장했다. 앞서 쉐보레 트랙스가 시장을 개척했을 때만 해도 무척이나 평화로웠다. 하지만 트랙스가 차려 놓은 밥상을 쌍용차 티볼리가 먹어 치웠고, 이후 완성도와 상품성의 상향평준화를 거친 신차들이 대거 쏟아졌다.
현재 이 시장의 리더는 기아차 셀토스다. 셀토스는 다른 소형 SUV에 비해 전장과 휠베이스가 긴 편이다. 4.2m 초중반에 머문 경쟁 모델과 달리 셀토스의 전장은 4.4m에 가깝고, 이는 차별화된 실내 공간 및 적재 공간으로 이어졌다. 소형 SUV라 주장하지만, 사실 소형차치고 제법 크다. 계속해서 체격을 키운 미니(MINI) 브랜드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셀토스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자도 있다. 소형 SUV 최초로 ‘쿠페형’ 디자인을 선보인 르노삼성 XM3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XM3는 소형 SUV라 주장하지만, 크기상 준중형급 SUV로 봐야 한다. 전장은 4.6m에 가깝고, 휠베이스도 그만큼 길다. 다만 소형 SUV 수준의 가격 책정이 이뤄짐에 따라, 소비자들은 소형 SUV 중 하나로 인식하게 됐다. 출시 직후 발생한 연료펌프 결함으로 인해 신차효과가 뚝 떨어졌지만, 기본적인 매력만큼은 확실하다.
셀토스와 XM3를 비교 시승하며, 두 차의 완성도와 상품성을 두루 확인했다. 셀토스는 전반적으로 모든 항목에서 점수가 높은 정말 잘 만들어진 차다. 반면, XM3는 디테일을 놓치지 않으면서 남다른 사양을 갖추는데 집중한 차다. 개인 취향 및 가치관에 따라 선택지가 갈리겠지만, 두 차 모두 대다수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장점과 특징을 아주 분명하게 갖추고 있다.
비교에 앞서 시승차의 트림 및 가격(개별소비세 인하 적용)을 살펴보면, 셀토스는 시그니처 트림에 전자식 4WD와 드라이브 와이즈, 10.25인치 UVO 팩 등을 추가했다. 차값은 3058만원이다. XM3는 RE 시그니처 트림에 블랙 가죽 시트 패키지와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을 포함했고, 가격은 2780만원이다.
우선 실내를 살펴보자. 두 차 모두 대시보드 형상과 디스플레이 등 전반적인 사양 구성은 비슷하다. 그러나 자세히 비교하면 제법 큰 차이를 보인다. 직관적인 조작성을 따진다면 셀토스, 디스플레이의 화려함을 따진다면 XM3가 강점을 가진다. HUD 편의성은 셀토스, 수납 공간에 있어서는 XM3가 각각 더 인상적이다.
셀토스 실내는 익숙하다. 중앙 디스플레이가 위치한 계기판, 10.25인치 가로형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스티어링 휠 좌우 손잡이 부분과 디스플레이 아래로 가지런히 자리 잡은 버튼은 현대기아차를 타봤다면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구성을 갖췄다. 실내 소재는 차급에 맞게 무난하지만, 스티어링 휠만큼은 가죽으로 꼼꼼하게 감쌌다.
스포츠 모드 설정 시 엔진 회전수 상승에 따라 순차적으로 조명이 점등되는 기믹을 더했으며, HUD는 주행 속도·표지판 감지·경로 안내·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사각지대 경보 등을 컬러로 표시한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컬러 테마 6개·단색 조명 8개 중 선택이 가능하며, 대시보드 우측과 도어트림 스피커에도 자리한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센터 콘솔과 경차 수준의 글러브 박스 등 수납공간은 무난하다.
XM3 실내는 상대적으로 신차 느낌이 강하다. 디스플레이를 강조하며, 사용 빈도 높은 기능을 버튼·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게 구현했다.
10.25인치 LCD 계기판은 세 가지 테마와 내비게이션을 보여주는 맵인 클러스터 기능이 제공된다. 9.3인치 가로형 디스플레이는 화려한 그래픽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기능을 구현했다.
스티어링 휠에는 기민하게 작동되는 패들 시프트가 장착됐으며, 버튼 및 다이얼 조작감도 고급스럽다. 8가지 조명을 선택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튜닝 제품만큼 선명하게 빛나며, 전 좌석 원 터치 파워 윈도우를 엔트리 모델부터 적용했다. 센터 콘솔은 협소하지만, 동굴처럼 깊고 넓은 글러브 박스가 적용됐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터치 반응이 살짝 굼뜨고, 열선 및 통풍 시트를 조작하기가 번거롭다. 이어 후방카메라의 야간 화질도 아쉽다.
실내 공간은 둘 다 경쟁 모델들보다 여유로운 편이다. 운전석에만 전동시트를 적용하고 사이드 볼스터를 키운 점은 비슷하지만, 그 외에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시트 착좌감과 시야 확보, 뒷좌석 활용성 등은 셀토스가 우세했고, 시트의 화려함과 헤드레스트의 편안함은 XM3가 좋다.
셀토스는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적당히 푹신한 시트는 몸을 잘 감싸고, 1·2열 모두 충분한 공간을 갖췄다. 운전 시 시야 확보가 원활히 이뤄지고, 뒷좌석은 리클라이닝 기능을 통해 비교적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센터 암레스트 길이도 차급 대비 긴 편이다. 다만 거북 목 자세를 강제하는 현대기아차 특유의 헤드레스트가 유일한 옥에 티다.
XM3는 쿠페형 SUV 한계를 넘고자 했다. 긴 휠베이스를 뒷좌석과 적재공간에 적절히 배분했으며, 시트 일부분에 스웨이드를 적용해 고급감을 높였다. 착좌감은 딱딱한 편이지만, 일체형 헤드레스트 덕분에 운전 자세를 잡기에는 훨씬 더 용이하다. 상대적으로 A필러와 후방 시야가 제한적이다.
특이하게도 두 차 모두 보스 사운드 시스템 선택이 가능한데,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만족스럽다. 소형 SUV 오디오를 청취했을 때 종종 체감할 수 있는 뭔가 허전한 느낌은 둘 다 찾을 수 없었다. 굳이 평가하자면, 셀토스는 탄탄했고 XM3는 화려하다.
셀토스는 10.25인치 가로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터치 반응은 매우 즉각적이며, 메인 메뉴에서 서브 메뉴의 간단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막히는 길로만 알려주는 황당한 길 안내 서비스만 빼면, 나머진 완벽했다.
XM3는 그래픽의 화려함과 선호도가 높은 T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됐다. 그 외에는 단점이 더 눈에 띈다. 터치 반응은 반 박자 느리고, 열선 및 통풍 시트를 켜기 위해 추가 조작해야 한다. 키보드 한/영 전환이 번거로운 것도 아쉬웠다. 후방카메라는 야간에 차량 번호판이 안 보일 정도로 화질 저하가 심했다.
각종 편의사양 디테일은 XM3가 조금 더 나은 모습이다. 가짓수는 물론, 현대기아차 준대형급 세단에나 적용될 법한 편의사양도 적용했다.
셀토스는 LED가 룸 램프에 한정 적용되고, 그 외에 조명은 모두 할로겐으로 구성된다. 심지어 글러브 박스에는 아무런 조명도 적용되지 않았다. 다행히 룸미러 하단이 아닌 룸램프에 하이패스 단말기가 위치한다. 가장 인상적인 건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위치다. 수납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자 칸을 나눠 적용했다.
XM3는 글러브 박스 할로겐 조명을 제외하면, 실내 모든 조명이 LED로 구성됐다. 뒷좌석 열선 시트는 2단계로 조작이 가능하고, USB 단자 수도 하나 더 많다. 앞서 준대형급 세단을 운운한 이유는 실내 조명과 전 트림 원터치 파워 윈도우 기능 때문이다. 하이패스 단말기가 룸 미러 하단에 위치한 점이나 장난감처럼 보이는 스마트키는 셀토스만 못하다.
트렁크는 셀토스 498리터, XM3 510리터 등이다. 제원상 차이가 엄청 크진 않다. 동급에서 최고를 운운할 만한 충분한 공간을 갖췄다. 물론, 각자 장단점은 있다. 트렁크 좌우 너비를 따진다면 셀토스가 좋았고, 트렁크 구성을 따진다면 더블 플로어가 적용된 XM3가 더 좋은 모습이다.
셀토스는 러기지를 빼내면 차체 철판이 바로 보이지만, XM3는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수납함이 하나 더 들어있다. 트렁크 공간에 맞춰 좌우가 나뉘며, 깊게 패여 있다. 셀토스도 비슷한 공간이 있지만, 함부로 물건을 넣기 망설여진다. 상대적으로 XM3는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뒷좌석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다음편에서는 주행하며 느낀 두 차량의 차이와 특징을 살펴보겠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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