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시승기] 야마하, MT-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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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Yamaha)의 MT 시리즈는 다른 제조사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 세그먼트에 속한다. 기존 존재하는 세그먼트의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야마하는 MT 시리즈를 통해 각기 다른 성향을 조합한 세그먼트를 완성시키고자 했다.
야마하는 이런 MT 시리즈의 철학을 ‘잡종’이라는 의미를 갖는 ‘하이브리드(Hybrid)’라고 표현한다. 2005년 MT 시리즈의 첫번째 모델인 MT-01이 출시되었으며 2006년 두번째 모델인 MT-03이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새로운 성향을 만들어냈다고 보기 아쉬운 완성도로 인해 시장서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라이더들에게 익숙치 못했던 것이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마하는 다시금 MT 시리즈에 신모델 더했다. 오늘 우리팀이 만나는 MT-09가 그것이다. 과연 야마하가 MT-09를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MT-09의 익스테리어는 컴팩트함을 지향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전면부는 카울이나 윈드스크린이 전혀 없는 독특한 모습이다. 윈드스크린을 고정시킬 수 있는 볼트만 달려있다는 것이 특징이랄까? 다이아몬드 형태의 헤드라이트는 전면부의 상당 영역을 차지한다. 또한 멀티 리플렉터 방식을 채용하여 풍부한 광량을 확보해낸다.
핸들은 네이키드나 모타드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형태지만 핸들의 양 끝부분이 라이더 쪽을 향해 들어온다는 것이 특징이다. 핸들 좌우의 스위치 뭉치 자체에 큰 특징은 없다. 반면 엔진 스탑 스위치와 엔진 스타트 스위치를 하나의 스위치에 집중시켰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사용하기도 편하며 디자인도 깔끔하다.
반면 혼 스위치의 장착 위치가 아쉽다. 혼 스위치는 방향지시 램프 스위치의 상단에 위치하는데 핸들 중앙 쪽으로 치우치는 곳에 달려있다. 아무래도 스위치가 먼 곳에 위치하다 보니 조작성이 떨어진다. 특히나 긴급한 상황서 이용된다는 점에서 바라볼 때 아쉬움이 커진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바디라인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는 연료탱크는 측면 디자인을 고려한 곡선과 전/후면 디자인을 감안한 직선의 조화를 통해 꾸며졌다. 적당한 볼륨감과 더불어 컴팩트한 디자인으로 거듭났다는 점이 좋다. 연료탱크의 용량은 14L 수준이다. 이는 네이키드 모델인 야마라 FZ 시리즈나 동급의 바이크들 대비 작은 용량이다. 동급 모델들을 통상 16~18L 수준의 연료탱크를 갖는다. 하지만 디자인의 완성도 측면만 생각한다면 최적의 선택이라 볼 수도 있겠다.
시트에서 후면까지 이어지는 라인의 심플함이 돋보인다. 현재 판매 중인 바이크 중 가장 심플한 라인인 듯 하다. 시트 아래쪽에는 손바닥만한 삼각형 형태의 바디카울이 자리잡는다. 날렵한 라인을 해칠 수 있는 텐덤 그립바 등은 없다.
시트 높이는 815mm 수준으로 네이키드 계열의 동급모델 대비 소폭 높지만 모타드 계열 모델보다는 낮은 정도를 보여준다.
▶ 참고 사항
* 네이키드 계열
- MV아구스타 브루탈레 800 : 810mm
- 트라이엄프 스트릿 트리플R : 805mm
- 야마하 FZ6 : 795mm
* 모타드 계열
- MV아구스타 리발레800 : 881mm
- 두카티 하이퍼모타드821 : 870mm
시트는 연료탱크 쪽으로 좁은 폭을 갖고 뒤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삼각형 형태로 디자인 됐다. 덕분에 앞쪽으로 앉으면 모타드 포지션을, 뒤쪽으로 앉으면 네이키트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
시트 뒤로 위치한 LED 방식의 스탑 라이트도 좋은 디자인을 갖고 있다. 또한 시인성에서도 아쉬움이 없다. 방향지시 램프와 번호판 스테이 등의 어셈블리는 YZF 시리즈의 것과 흡사한 형태로 컴팩트한 디자인이 매력이다.
반면 방향지시 램프가 아쉽다. 최근 동향에 맞춰 LED를 사용했다면 좋았겠지만 일반 전구 타입을 이용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3기통 엔진에서 시작된 3-in-1 방식의 머플러는 우측 스텝 아래쪽에 엔드 머플러가 위치하는 형식이다. 재질은 스테인레스 스틸이며 컴팩트함을 지양하는 전체적인 디자인과의 조화도 좋다.
휠은 10 스포크 디자인의 알루미늄 휠이다. 국내 판매되는 MT-09는 네 가지 색상을 갖고 있는데 블랙 색상 휠이 기본이다. 반면 레이스 블루 컬러의 MT-09에는 동일한 컬러로 마무리된 휠이 장착된다는 특징이 있다.
필요성이 낮은 부분의 과감한 정리로 미완성 같은 느낌도 들지만 군더더기 없는 컴팩트한 디자인의 추구라는 면에서 충분한 완성도를 갖춘 것이 MT-09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디자인에 대해 살펴봤으니 이제 주행에 나서보자.
MT-09에는 YCC-T (Yamaha Chip Control Throttle)이라는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STD (스탠다드)를 시작으로 A, B 등의 3가지 주행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주행모드에 따라 스로틀의 반응과 중저속에서의 토크가 변하게 된다.
STD 모드에서 A모드로 바꾸면 빨라진 스로틀 반응과 강화된 중저속 토크를 느낄 수 있다. 반면 B모드는 공식명칭 레이니 모드(Rainy Mode)에서 짐작할 수 있듯 스로틀 반응이 느려지고 제한적인 토크감을 느끼게 한다. 비오는 날 또는 초보 라이더가 사용하기에 적합한 모드이다.
테스트는 MT-09의 성능을 최대한 느껴보기 위해 A모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텅빈 도로를 향해 스로틀을 열었다. 낮은 RPM에서 나오던 강한 토크가 한계 RPM인 10,000RPM 내외까지 연장된다. 변속을 하며 스로틀을 급격히 열면 2단은 물론 3단에서도 앞바퀴가 들썩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스로틀 조작에 따른 엔진 반응 또한 신속하고 경쾌한 느낌이다.
이런 장점을 갖게 된 이유는 엔진에서 찾을 수 있다. 야마하 MT-09에는 크로스플레인 크랭크 샤프트 기술이 적용된 3기통 빅뱅 엔진 탑재된다. 우측 엔진 케이스에 새겨진 CP3가 Cross Plane 3기통을 뜻한다. 또한 이 엔진은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87.5Nm의 성능을 낸다.
크로스플레인 크랭크 샤프트 기술은 야마하의 Moto GP 머신 M1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실린더 내 폭발을 통해 발생된 출력에 방해가 되는 크랭크 샤프트의 회전 관성력을 억제시켜 출력을 이끄는 방식이다.
동일한 폭발 간격을 갖는 플랫 크랭크 샤프트 방식과 달리 크로스플레인 크랭크 샤프트는 실린더 내에서의 폭발 간격이 동일하지 않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동일하지 않은 간격의 폭발은 진동을 만들게 되는데 이와 같은 진동은 밸런스 기어라는 부분을 통해 잡아낸다. 또, 실린더 헤드와 일체형의 인젝터를 사용해 엔진이 차지하는 공간과 무게에 대한 효율성도 높였다.
테스트 결과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약 3초대에 도달했으며 최고속도 220km/h 내외까지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네이키드와 모타드 성향을 지향함에도 윈드스크린이 없어 약 160km/h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데 무리가 따랐다. 무엇보다 주행풍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 때문에 고속보다 와인딩 구간에서의 재미가 더 컸다.
MT-09는 코너 진입과 탈출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이캐스팅 알루미늄 합금의 프레임, 휠, 스윙암, 스테인리스 머플러 등 경량화를 위한 노력의 결과다. 이런 경량화 덕분에 MT-09는 188kg 수준의 무게를 갖게 됐다. 또한 앞뒤 51:49 수준의 무게배분 갖춘 것도 장점이 된다. 덕분에 와인딩 로드 주행서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인 거동이 가능했다. 또한 모든 RPM 영역에서 일정한 토크가 나온다는 점 역시 라이딩에 대한 재미를 더하는 요소였다.
물론 주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A모드는 빠른 스로틀 반응을 갖는다. 이런 반응에 충분히 적응한 상황이라면 주행의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적응이 되지 않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트랙션 컨트롤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빠르게 향상된 토크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쉽다. 특히나 코너 탈출을 위해 스로틀을 감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같은 이유로 스로틀 조작의 적응 정도에 따라 3가지 주행모드 중 적합한 모드를 선택하는 요령이 필요해진다.
전체적인 주행 만족도는 높았다. 하지만 서스펜션 성능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고 싶다. 프론트에는 스프링 프리로드와 리바운드 댐핑 조절이 가능한 ф 41mm 가야바의 도립식 포크가 사용된다. 뒤쪽에는 수평형 모노크로스 타입의 서스펜션이 장착돼 있다.
앞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는 137mm 수준으로 모타드 계열 동급모델보다 짧지만 네이키드 모델들과 비교한다면 다소 긴 편이다. 네이키드와 모타드 사이에 위치한 스트로크 수치 때문인지 주행 때의 느낌 또한 네이키드와 모타드의 사이서의 어정쩡한 소프트함으로 다가온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프리로드와 댐핑의 조절 기능을 통해 일반주행 조건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지만 코너를 빠르게 달리며 최대 뱅킹각을 사용하고자 할 때 아쉬움이 커지게 된다. 만약 조금 더 다이내믹한 라이딩을 원한다면 애프터마켓 튜닝까지 고려해야 할 듯 싶다.
참고로 앞쪽 서스펜션의 아우터 튜브 색상은 골드톤이 기본이지만 맷 그레이, 레이스 블루 색상에는 실버톤이 사용된다.
휠/타이어는 앞 120/70-17, 뒤 180/55-17 규격을 갖고 있다. 타이어는 던롭의 스포트맥스와 브릿지스톤의 베틀렉스 하이퍼 스포트 두 가지 모델이 OE 타이어 제공된다. 두 모델 모두 투어링 성향을 기초로 그립을 향상시킨 스포츠 계열의 타이어다.
하지만 시승 차량의 뒷 타이어가 내구성에 중심을 둔 던롭 로드스마트로 바뀌어 있었다. 때문에 타이어에 대한 코멘트를 하는데 제한이 따랐다. 단, 시승 차량에 장착된 로드스마트의 그립 부족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고 싶다.
제동력은 만족스럽다. 앞쪽 시스템은 Advic사의 4피스톤 캘리퍼가 더블 방식(ф 298mm 디스크)으로 구축돼 있으며 뒤쪽에는 Nissin사의 싱글 피스톤 캘리퍼가 싱글 방식(ф 245mm 디스크)으로 장착돼 있다. 또한 유럽과 달리 ABS가 기본 장착돼 있다. 디스크 사이즈 자체는 동급 모델 대비 작은 편이다. 하지만 4피스톤 캘리퍼와 ABS 등의 조합으로 무난한 성능을 냈다고 평할 수 있겠다.
MT-09는 Moto GP 머신의 기술이 녹아 있다. 때문에 연비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하지만 수입사가 발표한 공식 연비가 존재하지 않았다. 때문에 우리팀이 측정한 결과 값을 언급하고자 한다. 주행 환경은 와인딩과 고속도로 주행 각각 4:6 으로 꾸며졌다. 이 환경에서 구축된 주행 연비는 18.5km/L 였다. (트립 컴퓨터 기준)
실제 주행거리와 주유량으로 계산한 연비는 18.2km/L로 나왔다. 트립컴퓨터와의 오차 역시 적었다. 847cc에 달하는 배기량을 바탕으로 고 RPM을 자주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연비다. 하지만, 연료탱크가 14L 수준인 만큼 동급 모델 대비 잦은 주유를 해야 한다.
MT-09는 어떤 바이크인가?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MT 시리즈는 두 가지 바이크의 성향을 조합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런 특징은 시장서 주목받지 못했다. 때문에 MT-01, MT-03은 실패한 바이크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MT-09는 다르다. 네이키드 성향과 모타드 성향, 2기통 엔진과 4기통 엔진의 강점들을 잘 조합해낸 멀티플레이어인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장의 반응을 기대하기 해준다.
또한, 가격 또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윈드스크린의 부재, 전구 타입의 방향지시 램프, 서스펜션의 세팅 등은 여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애프터 마켓 제품을 통해 부가적인 완성도를 높일 소비자들도 나올 듯 하다.
MT-09는 세가지 주행모드를 통해 초보에서 숙련된 라이더까지 폭넓은 소비층을 만들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넓은 수요층을 잡아낼 수 있다는 것. 그 점이 다른 MT시리즈와 다른 MT-09만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 추가 정보
* 2014년 9월 일본 시장서는 MT-09의 핸들쪽 배선 뭉치 부분의 커넥터가 빠지는 현상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야마하 국내 수입원인 한국모터트레이딩(YSK) 측은 전 차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며 국내 수입된 차량 중 이 문제에 해당되는 차량에 한해 커넥터 부분의 수정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마하는 이런 MT 시리즈의 철학을 ‘잡종’이라는 의미를 갖는 ‘하이브리드(Hybrid)’라고 표현한다. 2005년 MT 시리즈의 첫번째 모델인 MT-01이 출시되었으며 2006년 두번째 모델인 MT-03이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새로운 성향을 만들어냈다고 보기 아쉬운 완성도로 인해 시장서 큰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라이더들에게 익숙치 못했던 것이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마하는 다시금 MT 시리즈에 신모델 더했다. 오늘 우리팀이 만나는 MT-09가 그것이다. 과연 야마하가 MT-09를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MT-09의 익스테리어는 컴팩트함을 지향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전면부는 카울이나 윈드스크린이 전혀 없는 독특한 모습이다. 윈드스크린을 고정시킬 수 있는 볼트만 달려있다는 것이 특징이랄까? 다이아몬드 형태의 헤드라이트는 전면부의 상당 영역을 차지한다. 또한 멀티 리플렉터 방식을 채용하여 풍부한 광량을 확보해낸다.
핸들은 네이키드나 모타드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형태지만 핸들의 양 끝부분이 라이더 쪽을 향해 들어온다는 것이 특징이다. 핸들 좌우의 스위치 뭉치 자체에 큰 특징은 없다. 반면 엔진 스탑 스위치와 엔진 스타트 스위치를 하나의 스위치에 집중시켰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사용하기도 편하며 디자인도 깔끔하다.
반면 혼 스위치의 장착 위치가 아쉽다. 혼 스위치는 방향지시 램프 스위치의 상단에 위치하는데 핸들 중앙 쪽으로 치우치는 곳에 달려있다. 아무래도 스위치가 먼 곳에 위치하다 보니 조작성이 떨어진다. 특히나 긴급한 상황서 이용된다는 점에서 바라볼 때 아쉬움이 커진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바디라인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는 연료탱크는 측면 디자인을 고려한 곡선과 전/후면 디자인을 감안한 직선의 조화를 통해 꾸며졌다. 적당한 볼륨감과 더불어 컴팩트한 디자인으로 거듭났다는 점이 좋다. 연료탱크의 용량은 14L 수준이다. 이는 네이키드 모델인 야마라 FZ 시리즈나 동급의 바이크들 대비 작은 용량이다. 동급 모델들을 통상 16~18L 수준의 연료탱크를 갖는다. 하지만 디자인의 완성도 측면만 생각한다면 최적의 선택이라 볼 수도 있겠다.
시트에서 후면까지 이어지는 라인의 심플함이 돋보인다. 현재 판매 중인 바이크 중 가장 심플한 라인인 듯 하다. 시트 아래쪽에는 손바닥만한 삼각형 형태의 바디카울이 자리잡는다. 날렵한 라인을 해칠 수 있는 텐덤 그립바 등은 없다.
시트 높이는 815mm 수준으로 네이키드 계열의 동급모델 대비 소폭 높지만 모타드 계열 모델보다는 낮은 정도를 보여준다.
▶ 참고 사항
* 네이키드 계열
- MV아구스타 브루탈레 800 : 810mm
- 트라이엄프 스트릿 트리플R : 805mm
- 야마하 FZ6 : 795mm
* 모타드 계열
- MV아구스타 리발레800 : 881mm
- 두카티 하이퍼모타드821 : 870mm
시트는 연료탱크 쪽으로 좁은 폭을 갖고 뒤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삼각형 형태로 디자인 됐다. 덕분에 앞쪽으로 앉으면 모타드 포지션을, 뒤쪽으로 앉으면 네이키트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
시트 뒤로 위치한 LED 방식의 스탑 라이트도 좋은 디자인을 갖고 있다. 또한 시인성에서도 아쉬움이 없다. 방향지시 램프와 번호판 스테이 등의 어셈블리는 YZF 시리즈의 것과 흡사한 형태로 컴팩트한 디자인이 매력이다.
반면 방향지시 램프가 아쉽다. 최근 동향에 맞춰 LED를 사용했다면 좋았겠지만 일반 전구 타입을 이용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3기통 엔진에서 시작된 3-in-1 방식의 머플러는 우측 스텝 아래쪽에 엔드 머플러가 위치하는 형식이다. 재질은 스테인레스 스틸이며 컴팩트함을 지양하는 전체적인 디자인과의 조화도 좋다.
휠은 10 스포크 디자인의 알루미늄 휠이다. 국내 판매되는 MT-09는 네 가지 색상을 갖고 있는데 블랙 색상 휠이 기본이다. 반면 레이스 블루 컬러의 MT-09에는 동일한 컬러로 마무리된 휠이 장착된다는 특징이 있다.
필요성이 낮은 부분의 과감한 정리로 미완성 같은 느낌도 들지만 군더더기 없는 컴팩트한 디자인의 추구라는 면에서 충분한 완성도를 갖춘 것이 MT-09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디자인에 대해 살펴봤으니 이제 주행에 나서보자.
MT-09에는 YCC-T (Yamaha Chip Control Throttle)이라는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STD (스탠다드)를 시작으로 A, B 등의 3가지 주행모드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주행모드에 따라 스로틀의 반응과 중저속에서의 토크가 변하게 된다.
STD 모드에서 A모드로 바꾸면 빨라진 스로틀 반응과 강화된 중저속 토크를 느낄 수 있다. 반면 B모드는 공식명칭 레이니 모드(Rainy Mode)에서 짐작할 수 있듯 스로틀 반응이 느려지고 제한적인 토크감을 느끼게 한다. 비오는 날 또는 초보 라이더가 사용하기에 적합한 모드이다.
테스트는 MT-09의 성능을 최대한 느껴보기 위해 A모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텅빈 도로를 향해 스로틀을 열었다. 낮은 RPM에서 나오던 강한 토크가 한계 RPM인 10,000RPM 내외까지 연장된다. 변속을 하며 스로틀을 급격히 열면 2단은 물론 3단에서도 앞바퀴가 들썩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스로틀 조작에 따른 엔진 반응 또한 신속하고 경쾌한 느낌이다.
이런 장점을 갖게 된 이유는 엔진에서 찾을 수 있다. 야마하 MT-09에는 크로스플레인 크랭크 샤프트 기술이 적용된 3기통 빅뱅 엔진 탑재된다. 우측 엔진 케이스에 새겨진 CP3가 Cross Plane 3기통을 뜻한다. 또한 이 엔진은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87.5Nm의 성능을 낸다.
크로스플레인 크랭크 샤프트 기술은 야마하의 Moto GP 머신 M1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실린더 내 폭발을 통해 발생된 출력에 방해가 되는 크랭크 샤프트의 회전 관성력을 억제시켜 출력을 이끄는 방식이다.
동일한 폭발 간격을 갖는 플랫 크랭크 샤프트 방식과 달리 크로스플레인 크랭크 샤프트는 실린더 내에서의 폭발 간격이 동일하지 않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동일하지 않은 간격의 폭발은 진동을 만들게 되는데 이와 같은 진동은 밸런스 기어라는 부분을 통해 잡아낸다. 또, 실린더 헤드와 일체형의 인젝터를 사용해 엔진이 차지하는 공간과 무게에 대한 효율성도 높였다.
테스트 결과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약 3초대에 도달했으며 최고속도 220km/h 내외까지 달릴 수 있었다. 하지만, 네이키드와 모타드 성향을 지향함에도 윈드스크린이 없어 약 160km/h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데 무리가 따랐다. 무엇보다 주행풍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 때문에 고속보다 와인딩 구간에서의 재미가 더 컸다.
MT-09는 코너 진입과 탈출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이캐스팅 알루미늄 합금의 프레임, 휠, 스윙암, 스테인리스 머플러 등 경량화를 위한 노력의 결과다. 이런 경량화 덕분에 MT-09는 188kg 수준의 무게를 갖게 됐다. 또한 앞뒤 51:49 수준의 무게배분 갖춘 것도 장점이 된다. 덕분에 와인딩 로드 주행서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인 거동이 가능했다. 또한 모든 RPM 영역에서 일정한 토크가 나온다는 점 역시 라이딩에 대한 재미를 더하는 요소였다.
물론 주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A모드는 빠른 스로틀 반응을 갖는다. 이런 반응에 충분히 적응한 상황이라면 주행의 장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적응이 되지 않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트랙션 컨트롤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빠르게 향상된 토크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쉽다. 특히나 코너 탈출을 위해 스로틀을 감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같은 이유로 스로틀 조작의 적응 정도에 따라 3가지 주행모드 중 적합한 모드를 선택하는 요령이 필요해진다.
전체적인 주행 만족도는 높았다. 하지만 서스펜션 성능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고 싶다. 프론트에는 스프링 프리로드와 리바운드 댐핑 조절이 가능한 ф 41mm 가야바의 도립식 포크가 사용된다. 뒤쪽에는 수평형 모노크로스 타입의 서스펜션이 장착돼 있다.
앞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는 137mm 수준으로 모타드 계열 동급모델보다 짧지만 네이키드 모델들과 비교한다면 다소 긴 편이다. 네이키드와 모타드 사이에 위치한 스트로크 수치 때문인지 주행 때의 느낌 또한 네이키드와 모타드의 사이서의 어정쩡한 소프트함으로 다가온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프리로드와 댐핑의 조절 기능을 통해 일반주행 조건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지만 코너를 빠르게 달리며 최대 뱅킹각을 사용하고자 할 때 아쉬움이 커지게 된다. 만약 조금 더 다이내믹한 라이딩을 원한다면 애프터마켓 튜닝까지 고려해야 할 듯 싶다.
참고로 앞쪽 서스펜션의 아우터 튜브 색상은 골드톤이 기본이지만 맷 그레이, 레이스 블루 색상에는 실버톤이 사용된다.
휠/타이어는 앞 120/70-17, 뒤 180/55-17 규격을 갖고 있다. 타이어는 던롭의 스포트맥스와 브릿지스톤의 베틀렉스 하이퍼 스포트 두 가지 모델이 OE 타이어 제공된다. 두 모델 모두 투어링 성향을 기초로 그립을 향상시킨 스포츠 계열의 타이어다.
하지만 시승 차량의 뒷 타이어가 내구성에 중심을 둔 던롭 로드스마트로 바뀌어 있었다. 때문에 타이어에 대한 코멘트를 하는데 제한이 따랐다. 단, 시승 차량에 장착된 로드스마트의 그립 부족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고 싶다.
제동력은 만족스럽다. 앞쪽 시스템은 Advic사의 4피스톤 캘리퍼가 더블 방식(ф 298mm 디스크)으로 구축돼 있으며 뒤쪽에는 Nissin사의 싱글 피스톤 캘리퍼가 싱글 방식(ф 245mm 디스크)으로 장착돼 있다. 또한 유럽과 달리 ABS가 기본 장착돼 있다. 디스크 사이즈 자체는 동급 모델 대비 작은 편이다. 하지만 4피스톤 캘리퍼와 ABS 등의 조합으로 무난한 성능을 냈다고 평할 수 있겠다.
MT-09는 Moto GP 머신의 기술이 녹아 있다. 때문에 연비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하지만 수입사가 발표한 공식 연비가 존재하지 않았다. 때문에 우리팀이 측정한 결과 값을 언급하고자 한다. 주행 환경은 와인딩과 고속도로 주행 각각 4:6 으로 꾸며졌다. 이 환경에서 구축된 주행 연비는 18.5km/L 였다. (트립 컴퓨터 기준)
실제 주행거리와 주유량으로 계산한 연비는 18.2km/L로 나왔다. 트립컴퓨터와의 오차 역시 적었다. 847cc에 달하는 배기량을 바탕으로 고 RPM을 자주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연비다. 하지만, 연료탱크가 14L 수준인 만큼 동급 모델 대비 잦은 주유를 해야 한다.
MT-09는 어떤 바이크인가?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MT 시리즈는 두 가지 바이크의 성향을 조합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런 특징은 시장서 주목받지 못했다. 때문에 MT-01, MT-03은 실패한 바이크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MT-09는 다르다. 네이키드 성향과 모타드 성향, 2기통 엔진과 4기통 엔진의 강점들을 잘 조합해낸 멀티플레이어인 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장의 반응을 기대하기 해준다.
또한, 가격 또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윈드스크린의 부재, 전구 타입의 방향지시 램프, 서스펜션의 세팅 등은 여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애프터 마켓 제품을 통해 부가적인 완성도를 높일 소비자들도 나올 듯 하다.
MT-09는 세가지 주행모드를 통해 초보에서 숙련된 라이더까지 폭넓은 소비층을 만들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넓은 수요층을 잡아낼 수 있다는 것. 그 점이 다른 MT시리즈와 다른 MT-09만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 추가 정보
* 2014년 9월 일본 시장서는 MT-09의 핸들쪽 배선 뭉치 부분의 커넥터가 빠지는 현상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야마하 국내 수입원인 한국모터트레이딩(YSK) 측은 전 차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며 국내 수입된 차량 중 이 문제에 해당되는 차량에 한해 커넥터 부분의 수정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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