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닛산 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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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전기차 리프를 경험했다. 내연기관이 사라진 자리에서 미래가 가까워 옴을 느꼈다.
친환경이 시대의 화두로 자리 잡은 지도 오래다. 기존 화석연료는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가솔린과 디젤 대신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가 주류를 꿰찰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 속, 닛산의 전기차 리프는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는 모델이다.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란 타이틀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22만대가 넘게 판매되며,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란 타이틀도 동시에 거머쥔, 말 그대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리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은 물에 국한되어 있던 시장에 미래를 제시한 차이면서, 동시에 그 자체가 미래인 셈이다. 이처럼 높은 상징성을 갖춘 리프를 직접 경험하면 확실히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와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생김새. 신선하다. 앞 코에 있는 커넥터 박스를 비롯해 블루 컬러로 처리된 닛산 로고 등 시선을 끄는 요소가 많다. 차별화된 모양새다. 실내도 마찬가지인데, 둘로 나누어진 계기반부터 조약돌같이 생긴 기어노브까지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함을 머금었다.
운전대를 잡으면, 이런 감정은 배가 된다. 어색함보다는 한 단계 앞서 있는 프로세스를 체험하는 데 있어서 느껴지는 짜릿함이랄까. 분명 진보된 감각이다. 숨죽이듯 나아가는 나긋함과 변속없이 매끄럽게 구현되는 가속력이 놀라운 수준이다. 최고출력 109마력, 최대토크 25.9kg.m의 힘을 발휘하는 AC 모터가 웬만한 내연기관보다 낫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무엇보다 속도를 내는 행위에 있어서 힘을 내는 엔진과 그 힘을 바퀴로 전달하는 변속기의 당연하고도 평범한 과정 없이 모터 자체가 모든 일을 해내는 간편함이 작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고정관념을 깨면 운전재미도 상당하다. 과시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강력함이 있다. 조용하면서도 화끈하게 도로를 지배한다. 색다른 맛이다. 단순히 '전기차라서, 겉모습이 스포티하지 않아서,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결국 느릴 것이다'란 편견을 가진 이라면 직접 몰아보길 바란다. 자동차를 모는 가장 원초적인 욕망인 '빠른 속도감'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충족해준다.
1회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공식적으로 132km다. 나흘간 시승한 결과, 충전소에서 충전만 잘한다면 수도권에서 운용하기에 부족함 없는 주행가능 거리다. 배터리 소모도 과속만 삼가면 그렇게 크지 않다. 회생 제동 시스템을 극대화하는 배터리 모드와 에코 모드도 준비되어 있어 효율적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충전은 환경부에서 설치한 충전소에서 할 수 있다. 30~40분이면 최대 95%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충전 비용은 대략 4,000원 정도가 든다. 참고로 시승 간 가정용 충전은 하지 않았다.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주차장에 220V 콘센트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도 않아 퇴근 후 집 근처 충전소에 가서 충전을 하는 방식으로 차를 운용했다. 어찌 됐건, 기술의 닛산이 만들어낸 전기차는 과연 현재에 안주하지 않았다. 전기가 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며 주행질감부터 효율성, 여기에 이산화탄소를 일절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성까지 아낌없이 챙겨 넣었다. 결국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인류에게 있어 친환경차는 피해갈 수 없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며, 그 중심에 리프가 있을 것이다.
주목할 부분
운전석.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계기반. 위아래로 나뉘어 다양한 정보를 한 번에 전달한다. 위쪽은 실시간 속도와 시계가 있으며, 아래쪽에는 전력 흐름도와 남은 배터리 용량, 주행가능거리 등이 표기되어 있다. '스탑 앤 스타트'가 아닌 전원 아이콘이 새겨진 시동 버튼은 차의 성격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위트를 품은 부분.
기어노브. 영락없는 조약돌이다. 귀엽고 앙증맞은 생김새다. 여기에 블루 컬러로 처리된 마감재도 더해져 시각적인 볼거리가 크다. '친환경'과 '전기'라는 차의 성격을 암시하기도 한다. 조작할 때 느낌은 나쁘지 않다. 납작한 조이스틱을 돌리는 듯하다. 사용법은 기어노브 아래에 보기 쉽게 표기되어 있어 처음 접한 이도 무리 없이 쓸 수 있다.
제로 에미션. 환경에 유해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의미. 닛산은 과거부터 제로 에미션을 강조해 왔으며,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 제작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리프이며, 브랜드는 궁극적으로 대중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편리하게 사용함으로써 이상적인 제로 에미션 사회를 구축하려는 목표가 있다.
차데모 충전 방식
리프의 급속 충전 방식을 '차데모'라고 한다. 차데모는 2010년 일본 자동차 회사에 의해 구축된 전기차 급속 충전 규격으로, 높은 안전성을 강점으로 한다. 엄격한 안전 규정을 통해 충전하는 동안 커플러가 입구에서 절대 분리되지 않고, 충전을 마치고 분리할 때, 노출되는 단자 부분에 전기가 흐르는 것을 방지한다. 환경부 충전소 급속 충전은 사진 상 왼쪽에 있는 정교하고도 큼직한 커넥터를 활용한다. 무거운 커플러를 완벽히 지지해 사용하기 어렵지 않다. 가정용 충전은 오른쪽 작은 커넥터를 사용한다.
경쟁 차종
닛산 리프의 경쟁 차종은 가격과 크기, 장르 등을 고려했을 때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기아차 쏘울 EV를 꼽을 수 있다. 수입 전기차란 맥락에서 보면 BMW i3와도 경쟁할 수도 있겠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합리적인 가격에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10년 20만km의 배터리 보증 서비스 등 상품 경쟁력을 갖췄고, 쏘울 EV는 여러 해를 거쳐 축적해온 브랜드만의 전기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충분한 상품성을 드러낸다. BMW i3는 가격은 다소 높지만, 완성도 높은 내외관 디자인에 모자람 없는 효율, BMW 특유의 몸놀림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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