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6 dCi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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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SM6에 디젤 모델을 추가했다. 동급 최고의 경제성을 앞세우며 다시 한번 SM6를 통한 인기몰이를 노리고 있다. 효율성이 검증된 르노의 1.5 dCi(Direct Common-rail Injection) 엔진과 EDC로 불리는 듀얼클러치를 통해 다른 경쟁 차종들보다 우수한 연비가 특징이다. 최근에 연료게이지를 낮추는데 이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린 자동차는 없었다.
올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차량을 꼽는다면 단연 르노삼성의 SM6였다. 현대기아차가 공고히 하고 있던 중형 세단 시장에 이른바 ‘바람’을 일으켰다. 르노삼성의 SM6 뿐만 아니라 쉐보레 말리부까지 가세하면서 상반기 국내 중형차 시장은 그야말로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올 상반기 르노삼성은 SM6(2만 7,211대)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며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상반기 판매 실적은 4만 6,9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했다. 특히 SM6는 중형 세단 부분에서 쏘나타에 이어 상반기 판매 2위를 기록했다. 중형 세단 부문에서의 점유율도 25%DP 육박하고 있다. 참고로 상반기 중형차 부문의 판매량은 현대 쏘나타 4만 4,548대, 르노삼성 SM6 2만 7,211대, 기아 K5 2만 5,007대, 쉐보레 말리부 1만 2,562대를 기록했다.
SM6가 선전하고 있는 원인에는 주류와는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라는 점을 잘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최초, 최고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대거 동원해 국내 시장에서 좁아지고 있는 중형세단의 위치를 다시금 소비자들에게 상기시켰다. 르노삼성측은 그간 국내 중형세단이 답답하고 재미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기본기를 탄탄히 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중형 세단에 시선이 모일 수 있는 세일즈 포인트가 없기 때문이 싫증이 났다는 이야기를 지난 SM6 출시 즈음에 들을 수 있었다.
SM6 출시 초기 이슈가 되었던 뒤 서스펜션 AM 링크에 대해서도 현재는 문제가 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출시 초기 화재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은 의도된 부분이든 아니든 결과만으로는 성공적이다. 3월 6,751대, 4월 5,195대, 5월 7,901대, 6월 7,027대가 팔리며 수요가 줄고 있는 중형 세단인데도 소형 SUV인 크로스오버 QM3보다 더 높은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 연 판매 5만대라는 목표 달성을 위한 발판이 되고 있다.
이런 SM6에 디젤 라인업을 추가해 탄력을 붙이고 있다. 최근 디젤 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는 상황을 고려해 보면 공격적인 출시임은 분명하다. QM3와 SM6 까지 르노삼성의 시장의 판을 흔드는 공격적인 전략은 지금까지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오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SM6 dCi에 장착된 1.5 dCi 엔진은 르노,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26개 차종에 장착되어 1천 3백만대 이상 판매된 이미 충분히 검증 받은 엔진이다.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해외에서는 130마력과 160마력의 1.6 dCi 모델도 판매되고 있다. 이번 1.5 dCi 모델의 판매 여부에 따라 국내 출시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출발시의 느낌은 의외로 부드럽다. 르노에서는 EDC로 부르는 6단 DCT 변속기가 보여 주는 버벅거림이 없다는 얘기이다. 폭스바겐의 DSG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가속감에서의 상대적인 약점이 있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거부감이 없이 전진해 준다. 가속을 해 나가면 고속도로 제한속도역까지는 별 무리없이 속도계의 바늘이 올라간다. 특히 크루징 영역에 들어서면 배기량의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다. 물론 언덕길을 만나면 2.0리터나 1.6 터보차저 가솔린에 비해 핸디캡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소음과 진동에 대한 대책도 수준급이다. 엔진 자체의 소음과 차음에 대해 신경을 쓴 흔적이 뚜렷하다. 풀 가속을 할 때의 부밍음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고속역으로 들어서면 가속하는 톤에서 차이가 난다. 그러나 그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다.
1.5 dCi 엔진이 제공하는 연비는 압권이다. 처음 이틀 동안 시승 주행을 비롯해 통상적인 상황에서 평균 연비는 16.2km/리터가 기록됐다. 제원표상의 복합연비는 17.0km/ℓ. 셋째 날에는 다시 연비 측정계를 리셋하고 달려 보았다. 주로 고속도로에서 100km/h를 전후로 흔히 말하는 연비 주행이 아니라 통상적인 감각으로 달려 보았다. 약 100km 정도를 달린 상태에서 계기판에 나타나는 숫자는 19.7km/h. 도중에 두세 번 정도 풀 가속을 한 것을 제외하면 부드러운 주행을 했다. 중간 중간 21km/리터를 찍기도 했다. 도심에서의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상황이 정속주행보다 많았던 점을 고려한다면, 만족할만한 수치이다.
실내외 디자인에서는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리어의 dCi 로고만이 디젤 모델임을 확인시켜주는 부분. 가솔린 모델들에 적용되었던 편의 안전 장치들도 대거 적용되어 있다. 오토 스탑/스타트 시스템, 전방 LED 방향 지시등,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좌우 독립 풀오토 에어컨 등이 기본사양으로 적용되며 최상위 트림 LE는 멀티센스(드라이빙 모드 통합 제어시스템), 7인치 컬러 TFT 디스플레이 가변형 클러스터, 앰비언트 라이트, S-Link 7인치 미러링 시스템, 마사지 시트 기능 등 SM6 고유의 편의 장비들이 포함된다.
이 중 멀티 센스는 컴포트와 스포츠, 에코, 중립, 개인 등 다섯 가지 모드로 주행 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모드를 바꾸면 계기판과 대시보드 중간 부분의 색깔이 변한다. 이것도 다섯 가지 색깔이다. 개인이 원하는 인디비주얼 모드로 설정하고 다니면 좋을 듯하다. 주행성뿐 아니라 시트와 스티어링 휠의 위치까지 모두 원하는 세팅이 가능하고 조작도 쉽다. 멀티센스는 최상위 트림인 LE에만 적용된다. SM6 1.5dCi의 가격은 기본 모델인 PE가 2,575만원, SE 2,795만원, 최고급 모델인LE는 2,950만원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 매력적인 뉴 모델로 소비자들을 끌어야 한다. SM6는 올 상반기에 이런 역할에 가장 충실했던 모델이었다. 여기에 경쟁 디젤 모델은 물론 하이브리드 모델들의 연비를 능가하는 효율성의 디젤 모델까지 더해져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그간 꾸준히 전해온 ‘오직 상품으로 승부한다’는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경쟁력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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