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에 충실하다, 이탈젯 그리폰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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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에 충실한 미들급 클래식의 등장
ITALJET GRIFON 400
최근 이탈젯의 클래식 공세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클래식 입문자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선택지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이에 화답하듯 엔트리 클래스 카페레이서 그리폰 125cc를 출시하더니 그 여세를 몰아 미들급 클래식인 그리폰 400을 출시했다.
클래식 네이키드 바이크를 상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둥근 헤드램프로 시작된 마스크를 지나 볼륨감을 살린 연료탱크로 이어진 부드러운 라인, 공랭 엔진의 조형미와 생동감, 거기에 더해 와이어 스포크 휠과 반짝이는 크롬 파츠를 더해 버무리면 누구나가 꿈꾸는 이상적인 클래식 네이키드 바이크에 가깝지 않을까.
클래식 감성 충만
그리폰 400은 이런 우리의 상상을 현실적으로 가감했다. 크롬 도금 된 원형 헤드램프와 2 실린더 계기반이 고전적인 마스크를 만들고 곡선미를 잘 살린 탱크는 부드러운 인상이다. 연료탱크는 측면에서 보면 뒤쪽이 얇아지는 물방울 모양으로 니 그립 패드가 기본으로 적용되며 측면보다는 위에서 볼 때 조금 더 볼륨감이 있다. 블랙 코팅된 파이프 프레임이 적절히 노출되어 프레임 자체가 갖는 미학적인 요소를 잘 살려냈다. 연료탱크 하단에서 시작된 직선의 라인이 시트 하단 프레임과 만나 리어까지 길게 이어진다. 블랙 컬러 엔진은 콤팩트한 인상으로 공랭 엔진 특유의 조형미를 느낄 수 있다.
냉각핀의 일부는 머시닝 가공해 포인트를 주었다. 단기통 엔진이지만 두 가닥으로 빠진 배기 라인은 차체 하단의 균형미를 살리며 좌우 듀얼 머플러로 이어진다. 프런트 19인치 리어 18인치의 와이어 스포크 휠과 금속 소재의 전후 휀더도 마음에 든다. 이 정도라면 전반적인 레이아웃은 일단 합격점이다. 물론 자세히 보면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핸들바 좌우 스위치 뭉치의 소재나 작동감이 조금 아쉽고 고급스럽지 못한 브레이크 램프, 시트의 질감, 풋 레버, 용접 부위 마감 등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 원가 절감의 한 요소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아쉬움을 남긴다.
클래식한 아날로그 듀얼 실린더 계기반
커버도 플라스틱이 아닌 금속 소재로 되어있다
기본기에 충실
사실 그리폰 400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은 아니다. 같은 베이스의 차량이 유럽의 마쉬 Mash와 태국의 스탈리온 Strallion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이는 다주문 OEM 제작 방식으로 생산 수량을 늘리고 품질을 높이는 방식이라는 이탈젯 코리아의 설명이다. 그러므로 그리폰 400은 이미 유럽과 태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참고로 이탈젯에서 1959년 출시한 최초의 그리폰은 트라이엄프의 650cc 엔진에 이탈젯의 보디워크를 더해 만들어졌다. 현행 그리폰 400에 적용된 398cc 엔진은 과거 혼다의 공랭 단기통 SOHC 엔진 설계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가 단순하고 다양한 모델에 사용되며 내구성이 검증된 엔진이다.
엔진은 블랙 코팅되어 시각적으로 콤팩트하다
이쯤 되니 이 녀석의 주행감각이 궁금하다. 셀프 스타터를 장비하고 있지만 킥스타터도 가능하다. 시동을 걸자 좌우 대칭 듀얼 머플러는 도톰하고 박력 있는 배기음을 뱉어낸다. 시트에 앉은 상태로 좌우로 무게를 옮겨본다. 건조 중량 150kg에 시트고 790mm로 평균 성인 남성이라면 부담 없는 수준이다. 핸들바의 너비가 의외로 콤팩트해 포지션은 생각보다 얌전한 편이다.
부드럽게 회전하는 엔진 출력이 지속적으로 트랙션을 만들어주며 차체를 꾸준히 밀어준다
엔진은 회전 질감이 부드럽고 소음은 억제되었다. 엔진 이 돌아가며 내는 잡소리가 거의 없다. 초반에는 배기량에서 오는 도톰한 토크가 있지만 동력이 전달되는 감각은 조금은 둔하달까, 무딘 편이다. 반면 회전이 상승하면서 최대 출력 구간인 7000rpm 언저리에서는 다른 얼굴이 나타난다.
부드럽게 회전하는 엔진 출력이 지속적으로 트랙션을 만들어주며 차체를 꾸준히 밀어준다. 적당한 안정감과 기분 좋은 속도감이다. 직진 안정성이 준수한 편으로 고속 영역에서도 불안한 기색이 없었다. 캐스터 각이 큰 편이어서 코너 감각은 날렵하지 않다. 때문에 깊은 코너를 찾기보다는 여유롭게 와인딩을 즐기게 된다. 서스펜션 구동은 안정감 위주의 세팅으로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움직인다.
휠은 크롬 도금된 림과 와이어 스포크가 적용되고 프런트 19인치 리어 18인치를 사용한다. 순정 타이어는 켄다 크루저 S/T로 사이즈는 프런트 100/90 리어 130/70이다. 트레드는 클래식해 스타일은 어울리지만 그립은 다소 아쉽다. 브레이크는 프런트 280mm 싱글 디스크를 리어는 160mm 드럼을 적용한다. 제동은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출력과 클래스를 고려한다면 적절한 수준의 제동력을 보여준다.
고전적인 방식의 싱글 디스크
풋 페그가 밖으로 많이 돌출되어있다
핸들링 감각이나 바이크의 움직임에서 요즘 바이크들의 야들야들하고 날카로운 움직임과는 달리 묵직하면서도 한 템포 느긋한 반응을 보여주며 옛날 바이크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물론 이런 특성이 클래식 바이크이기에 나쁜 의미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바이크를 신차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반가울 정도로 클래식한 감성이 충만하다.
커스텀 가능성 충분
그동안 클래식 장르 입문자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선택지는 무척이나 제한적이었다. 정식 발매를 기준으로 미들급 이하 장르로 한정하면 그 폭은 더욱 작아진다. 이런 상황이니 만큼 그리폰 400의 출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하다. 클래식 스탠더드 디자인은 물론 기본에 충실한 퍼포먼스와 합리적인 가격은 무엇보다 그리폰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 큰 장점이다. 기본형 기준 459만 원의 가격은 굳이 클래식 장르에 한정 짓지 않더라도 배기량 기준으로도 가히 파격적이라고 할 만하다. 딱 잘라 말해 이 가격으로 살 수 있는 400cc 바이크는 없다. 사실 이런 파격적인 가격은 중국 생산이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중국이나 동남아 생산이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생산지가 중국이라는 것만으로 흠을 잡기에는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바이크다.
클래식한 외모를 꾸며줄 다양한 커스텀 파츠가 함께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커스텀 베이스로도 훌륭한 선택이 될 듯하다. 이미 해외에서는 카페레이서나 트래커로 커스텀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단순하게는 재킨 넘버 플레이트나, 에어필터 커버 등 간단히 탈부착 해 드레스업할 수도 있고, 세퍼레이트 핸들바와 백 스텝을 장착한 카페레이서 커스텀도 가능하며 블록 패턴 타이어와 와이드 핸들바를 적용한 트래커나 스크램블러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정식 파츠이니만큼 볼트온이나 단순 교체로 작업이 가능한 점도 이득이다. 내 손으로 직접 볼트를 풀고 조이면서 나만의 개성을 담뿍 담은 단 하나의 커스텀 바이크.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가.
- SPEC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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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진형식 단기통 공랭 4 스트로크 SOHC
- 보어×스트로크 미발표
- 배기량 397cc
- 압축비 미발표
- 최고출력 31ps/7,000rpm
- 최대토크 3kg.m/5,500rpm
-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킥 스타터
- 연료공급방식 미발표
- 연료탱크용량 13ℓ
- 변속방식 5단 수동
- 최종구동 체인구동
-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정립 (R)더블 쇽 스윙암
- 타이어사이즈 (F)100/90 19 (R)130/70 18
- 브레이크 (F)280 mm 싱글 디스크 (R)160 mm 드럼
- 휠베이스 1420mm
- 시트고 790mm
- 건조중량 150kg
- 가격 45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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