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NX200t F Sport


지난 해 테스트를 진행했던 NX300h는 우리팀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긴 바 있다. 스타일, 구성, 주행완성도, 연비까지 빠지는 것 하나 없는 ‘좋은 차’였기 때문이다. 그런 NX에 200t 라인업이 추가되었기에 관심도 커졌다. 무엇보다 토요타 렉서스가 새롭게 개발한 2.0 가솔린 터보엔진을 탑재했다는 것이 주요 이슈다. 새로운 심장을 이식 받은 NX200t가 시장에서 다시금 주목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감을 안고 테스트에 돌입했다.

NX200t의 초점은 파워트레인 변화에 맞춰졌기 때문에 내외관의 차이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면밀하게 찾아보면 푸른색이 빠진 엠블럼과 200t 배지 정도를 들 수 있겠다. 풀-LED 라이트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여전한 경쟁력이다.

테스트 차량은 스포티한 성격이 가미된 F-Sport 트림이다. 때문에 전용 그릴과 18인치 전용 휠이 추가된 모습이다. 특히 스핀들 그릴의 면적이 실제로 보면 상당하다. 현행 렉서스 라인업 중 가장 큰 면적일 듯 싶다.

실내는 스포츠 시트를 통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레드 스티칭을 곳곳에 적용하면서 젊은 감각을 표현하기도 했다. 스티어링휠에는 F 마크가 추가됐고 패들 쉬프트도 갖췄다. 페달류는 금속 소제로 교체됐다. 이정도 변화 만으로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졌다.

계기판은 타코미터가 일반적인 형태로 변경됐다. 중앙 디스플레이에는 부스트 압력과 G 센서를 표시해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특히 G 센서는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얼마나 밟았는지 까지 표시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전문 계측장비를 사용해야 확인할 수 있는 일부 부분을 기본 구성에 적용시킨 것이다.

대신 몇 가지 기능이 빠진 부분도 있다. 먼저 무선충전데크가 빠졌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이 무선충전 기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활용성 부분서 아쉬움이 남는다. 2열시트 전동폴딩 기능도 빠진 부분 중 하나다. 3단계 조절이 가능했던 통풍 시트도 삭제됐으며, 값비싼 마크레빈슨 스피커도 생략됐다. 차량의 가격을 생각하면 아까운 구성들이다.

뒷좌석 공간은 컴팩트급 SUV로써 충분하다. 렉서스 측은 앞좌석과 뒷좌석간 거리가 969mm로 동급 최대 공간을 갖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헤드룸도 부족하지 않고 센터터널이 없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부각된다.

트렁크 공간은 501리터의 공간을 갖는다.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26리터 커진 공간이지만 시각적으로 차이나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546리터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 공간적인 매력은 충분하다.

일부 구성이 삭제됐음에도 NX200t F 스포트 모델의 경쟁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만약 풍부한 편의장비 등의 구성을 원한다면 이그제큐티브 모델의 선택을 추천한다. 동급 최고의 패키징을 갖기 때문이다.

파워트레인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서둘러 주행테스트에 나선다. 먼저 정숙성 차례. 시동을 걸면 상당히 부드러우면서 잔잔한 음색이 들려온다. 당연히 진동도 없다. 아직 디젤엔진은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아이들 소음을 측정한 결과 약 40dBA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솔린 모델로써 조금 높아 보일 수 있는데, 테스트 장비가 사람이 듣지 못한 영역도 함께 소음으로 간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실내에서 느껴지는 소음은 여느 고급세단 못지 않다.

주행을 시작해도 여전한 정숙함은 유지된다. 80km/h의 속도로 주행하는 환경서 측정된 소음은 약 58.5dBA. IS250 F 스포트가 57.5dBA을 기록했으니 주행소음은 SUV로써 충분한 경쟁력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주행소음 테스트를 진행하며 놀랐던 점은 조용한 소음이 아닌 엔진의 회전질감에 있었다. 시속 80km까지 가속하는 상황이 매우 매끄러웠고 그에 따른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엔진의 성능을 끌어올려 봤다. 엔진회전수가 6천rpm을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매우 부드러운 질감과 사운드가 전달된다. 현재까지 느꼈던 4기통 터보엔진의 반응과는 정 반대다. 조금 과장하자면 6기통과 견주어도 손색 없으며, 엔진에 밸런서 샤프트를 2중, 3중으로 장착한 듯한 느낌이라 할 수 있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전혀 거슬리는 것이 없다. 때문에 엔진의 고회전 영역 사용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부드럽지만 성능 구현 면에서도 충분하다. 강한 편은 아니지만 가속감도 손색 않고 고회전 영역서 끈기 있게 밀어주는 느낌도 좋다. 렉서스의 2.0리터 터보 엔진은 제원상 238마력과 35.7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사실 수치상으로 경쟁력이 뛰어나다라고 할 수 없지만 공차중량만 1.8톤이 넘고 4륜시스템까지 탑재된 것을 생각했을 때 체감성능 만큼은 상당한 수준임에 분명하다.

발진 가속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성능을 테스트했다. 측정 결과는 8.7초, 도달하는데 소요된 거리는 149.52m로 나타났다. 도달거리는 조금 소요된 편이지만 순수 가속성능 자체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터보 엔진이지만 고회전 영역에서의 느낌은 넉넉한 배기량의 자연흡기 엔진과 유사하다. 덕분에 고속 영역도 쉽게 오갈 수 있다. 180km/h 영역도 어렵지 않게 도달하며, 조금만 기다려도 200km/h 영역을 넘어설 수 있을 만큼 끊임없이 발휘되는 마력감이 일품이다. 실제 공식 제원상으로도 이 엔진은 4,800rpm 부터 5,600rpm까지 최고출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100km/h 주행상태에서 완전 정지까지 소요된 거리를 측정한 결과 41.15m를 나타냈다. 무난한 제동력이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써 살짝 약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컴팩트 SUV지만 무게만큼은 중형급 SUV를 넘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테스트 조건에서도 밀리는 모습 없이 꾸준한 성능을 발휘하는 모습으로 만회했다. 또, 고속주행 중 급제동 상황에서도 차량을 안정적으로 멈추는 모습을 보였다.

F 스포트 모델로 스포츠 서스펜션이 장착된 만큼 승차감은 소폭 단단한 편에 속한다. 특히 댐퍼가 강한 성격을 보이고 있다. 엔진에 대한 만족감이 높은 만큼 F 스포트 패키지가 더해지면서 어느 정도 주행완성도를 보여줄지 와인딩 코스로 이동했다.

주행을 시작하기 전 재미있는 기능이 발견됐다. 차체자세제어장치인 VSC가 해제된다는 것이다. 버튼을 짧게 누르면 트랙션 컨트롤만 해제되고 길게 누르면 VSC가 꺼진다. 대부분 토요타와 렉서스 브랜드 차량이 완전 해제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가감속을 반복하고 수동 기어변속을 지속하면서 엔진과 함께 변속기의 만족감도 높았다. NX200t F 스포트에 탑재된 변속기는 6단 자동이다. 렉서스에서는 ‘6 Super ECT’라는 다소 민망한 이름을 붙였다. 사실 구성 자체만 따지면 다단화 부분서 경쟁력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완성도로 접근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와인딩 로드 특성상 변속기의 수동조작이 빈번하지만 상당히 매끄러우면서 충격도 없이 동력을 전달해줬기 때문이다. 물론 승차감 구현 면에서도 뛰어나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면서 느껴지는 감각은 SUV 치고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F 스포트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핸들링은 수준급이다.

하지만 서스펜션과 타이어 부분은 다소 아쉽다. 먼저 서스펜션은 스프링과 댐퍼의 조합이 그다지 이상적이지는 않다. 적절한 타성과 적절한 감쇄력이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스프링은 부드럽고 댐퍼는 강한 성격이 크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코너링은 문제 없지만 적극적인 코너링이나 스티어링휠을 빠르게 조작할 때 스프링 부분이 허둥된다는 느낌을 보인다.

동시에 타이어의 성능도 아쉬움이 나타난다. 장착된 타이어는 225/60/18 사이즈에 미쉐린 MXM4 제품이다. 승차감을 비롯해 내마모성 부분서 우수하지만 F 스포트 모델이 추구하는 스포티한 성능과는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또한 파워트레인의 성능을 생각할 때 235mm급 타이어 정도는 필요해 보이며, 여기에 편평비를 낮추기 위해 19인치 휠이 적용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만약 F 스포트 모델에 걸맞는 드라이빙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구입 후 타이어 교체 정도는 고려해 볼만 하다.

주행 특성은 언더스티어를 기본으로 한다.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평상시 앞바퀴에 대부분의 동력을 전달하다가 미끄러짐이 감지될 때 후륜으로 구동력을 전달해주는 방식이다. NX의 4륜 시스템은 주행 성능 보조의 개념보다 눈길 혹은 빗길 등 상황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4륜 락 모드를 통해 구동력을 5:5로 고정시킬 수도 있다. 물론 주행속도가 높아지면 자동으로 해제된다.

복합 주행서 일부 아쉬운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NX200t F 스포트의 전반적인 주행 만족도는 높았다. 특히 파워트레인의 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연비 부분에서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100~110km/h로 주행하는 상황에서 11.2km/L, 80km/h 주행 환경서 14.9km/L의 연비를 나타냈다. 가솔린 엔진, 다소 무거운 SUV, 4륜 구동 방식임을 생각하면 수긍 할만 하지만 수치상으로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가다서다가 반복되는 평속 15km/h의 정체구간에서 측정된 연비는 4.5km/L에 불과했다. 향후 아이들 스톱 시스템 정도는 추가될 필요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NX200t F 스포트는 가솔린 SUV가 갖춰야 할 고급스러운 주행감각과 성능을 잘 보여준 대표적인 모델이다. 그만큼 스타일을 비롯해 실내 구성과 주행감각까지 다양한 부분서 높은 만족감을 전해줬다. 분명 디젤 SUV와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특히 파워트레인에 대한 진가는 NX를 통해 확실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향후 탑재가 예고된 모델들 역시 자연스레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신개발 파워트레인 때문인지 가격대가 조금은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수프림 5,480만원, F 스포트 6,100만원 이그제큐티브 6,180만원이다. 아무래도 같은 가격이면 독일 브랜드 모델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팀은 SUV라는 성격과 효율, 구성까지 생각하면 NX200t보다 NX300h의 가치가 높다는 것에 이견이 없었다. 여기에 한가지 의견이 더 통일됐다. 앞으로 출시될 IS200t이 매우 기대된다는 것. 그만큼 렉서스의 신형엔진은 물건이다. NX200t는 전초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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