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에 변신을 거듭- 포드 6세대 익스플로러 2.3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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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대형 SUV 익스플로러 6세대 모델을 시승했다. 5세대 모델 부분 변경 때 2.3ℓ로 라이트 사이징한 엔진의 파워를 증강했으며 10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뒷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ADAS 기능을 강화하는 등 안전장비를 강화한 것도 포인트다. 한국 시장에 대형 SUV 붐을 일으킨 익스플로러 2.3 에코 부스트 리미티드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포드는 20세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가능하게 해 진정한 의미의 산업혁명을 주도한 브랜드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포드에 관한 이슈는 많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 라인업의 특성상 픽업트럭과 SUV가 주이기 때문에 독일과 일본 브랜드에 밀리는 탓이다. 미국 내에서는 F 시리즈가 장기집권하고 있고 익스플로러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래의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측면에서도 이슈를 선점한다거나 파격적인 신기술로 시선을 끄는 편은 아니다. GM은 유럽 시장에서 철수했고 포드가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세기의 위세를 고려하면 의외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포드는 6세대 익스플로러를 북미 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아시아 최초라는 타이틀도 있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라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이다. 그만큼 한국 시장은 다른 나라와 다른 성격을 가진 시장이라는 얘기이다. 한국의 수입차 시장은 주로 크고 비싼 차가 잘 팔리는 것이 특징이다. 2019년 10월 수입차 판매 베스트 10에 혼다 파일럿을 제외하면 9대 모두 BMW와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3사가 장악했다. 익스플로러는 모델 말기라서 리스트에 들지 못했지만, 신차 효과가 반영되면 베스트 10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현대 팰리세이드와 기아 모하비, 쉐보레 트래버스, 쌍용 G4렉스턴 등과의 경쟁 구도도 확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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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원조는 지프이지만 미국시장 베스트셀링 SUV는 포드 이스케이프다. 2018년에는 익스플로러가 모델 라이프 사이클로 인해 판매가 하락하면서 브랜드 내에서 순위가 바뀌었다. 2018년 실적을 보면 이스케이프가 27만 2,228대, 익스플로러는 26만 1,571대가 팔렸다. 경쟁 모델인 지프의 실적은 랭글러가 24만 32대, 체로키가 24만 9,437대, 그랜드체로키가 22만 4,908대씩 판매됐다.

한국 시장에서도 익스플로러는 대형 SUV 붐을 주도해 왔다. 1996년 국내 출시 이후 2017년 1월 월간 판매 500대에 이어 7월에는 790대가 팔리며 바람을 일으켰고 이후 자체 기록 경신을 해 왔다.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수입 SUV 1위를 차지하는 등 대형 SUV 시장을 개척하고 확대해 왔다.

익스플로러는 사실 5세대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프레임이 아닌 토러스에도 유용된 모노코크 플랫폼을 사용하고 V8 대신 V6 엔진을 탑재한 것을 비롯해 20년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했다. 플랫폼을 바꾸면서 픽업트럭 F시리즈의 흔적은 모두 사라졌다. 세단형 승용차의 감각으로 완전히 바뀐 것이다. 보닛을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등의 경량화 노력으로 구형보다 차체 중량도 50kg 내외로 덜어냈다. 대형 SUV이면서도 3.5ℓ V6에 더해 2.0ℓ 에코부스트 엔진도 라인업해 다운사이징을 추구했다.

그런데 6세대에서는 다시 플랫폼을 뒷바퀴 굴림방식 베이스로 바꾸고 무게도 110kg을 덜어냈다.


세그먼트가 말해 주듯이 가장 큰 세일즈 포인트는 크기이다. 전장이 5m가 넘고 휠 베이스가 3m가 넘는다. 같은 크기라도 세단의 그것과는 다르다. 공간이 다르고 히프 포인트가 다르다. 단지 크기만이 아니다. 미국 시장에서 SUV 원조인 지프의 그랜드체로키를 앞서는 베스트셀링카라는 점이 말해 주듯이 SUV라는 장르에 걸맞은 차만들기로 다목적성을 전면에 내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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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링 익스테리어에서는 2박스카의 한계로 인해 파격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보다는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나 제품들의 특징이다.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유지하면서 디테일의 변화로 세대 진화를 표현하고 있다. 그래도 익스플로러만의 아이콘은 있다. 검은색 A필러와 D필러, 차체 색상과 동일한 C필러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것이 차별화 포인트는 아니다.

앞 얼굴에서는 LED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통합된 형태인 것이 새롭다. 세그먼트를 구분하지 않고 LED헤드램프를 디자인 소구로 활용하고 있다. 그릴 패턴을 메탈 트림으로 하고 별도의 프레임이 없는 것도 이 시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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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여전히 플로팅 루프 타입의 그래픽이 살아 있다. 플랫폼의 변화로 인해 숏 오버행, 롱 휠 베이스의 공식이 가능해졌다. 그래도 투박스카의 성격상 다이내믹을 주장하기는 어렵지만, 훨씬 균형 잡힌 자세가 나온다. 도어 핸들을 잇는 캐릭터 라인이 강조되어 보이는 것은 역동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훨씬 커진 휠 아치의 가니시를 강조한 것은 구동방식의 변화와 맥을 같이하는 오프로드 주행성 강화를 말해 주고 있다. 기존 모델이 상륙했을 때는 18인치 휠을 장착해 조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20인치다. 이래야 자세가 나온다.

뒤쪽에서는 전체적인 레이아웃이 선대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로로 긴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가 중심을 잡고 있고 익스플로러의 레터링이나 범퍼 아래 좌우 배기 파이프의 배치 등이 무난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인테리어도 플랫폼의 변화와 함께 패키징이 달라졌고 그만큼 레이아웃도 크게 달라졌다. 분위기상으로는 좀 더 모던한 감각을 살렸다. 선대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그렇지만 베스트 셀링 대형 SUV라는 점을 고려하면 도드라진 내용은 없다. 선대 모델에서도 그랬지만 오늘날 등장하는 모델치고는 버튼들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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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페시아 중앙의 인대시 타입 8인치 디스플레이창이 맨 위로 올라갔고 에어벤트가 그 좌우에 배치됐다. 차체 크기보다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8인치로 작다. 미국 사양은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채용되어 있는데 국내에는 가로형이다. 선대 모델부터 한글화를 했지만, 내비게이션 지도를 국내 AS용으로 채용한 것 등에서는 디지털화 시대에 뒤진 내용이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에는 대응한다. 뱅&울룹슨 카 오디오 시스템을 채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로터리 방식의 실렉터도 새로운 것이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는 센터콘솔박스 앞에 비스듬하게 설계되어 있다.

4스포크 스티어링의 패드 디자인에 변화가 보인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이 풀 디지털이 아닌 컬러 LCD라는 것은 아쉽다. 익스플로러가 독주했던 상황에서는 충분히 수용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지금은 경쟁 모델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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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3열 시트가 있는 7인승.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10웨이 전동조절식이다. 미국의 패밀리카가 그렇듯이 안락한 착좌감이다. 3열 시트까지 있는 모델답게 시트 배리에이션과 공간, 그리고 곳곳에 설계된 크고 작은 수납공간 등이 이 차의 장르를 표현하고 있다. 2열 시트는 3분할 접이식이고 좌우 시트백 어깨 부분의 레버를 당기면 가볍게 앞으로 슬라이딩과 동시에 제쳐지며 3열 시트로의 탑승을 쉽게 하고 있다. 3열 시트를 버튼 하나로 모두 접을 수도 있고 좌우를 따로 접을 수도 있는 기능 등은 실용성 면에서 돋보인다. 보조석으로 여기거나 접어서 적재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1열 측면에 소음 차단 글래스는 익스플로러에도 적용됐다. 정숙성을 위해 오늘날 많은 세그먼트의 차종에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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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용량은 시트를 모두 세웠을 때는 515ℓ로 선대의 593ℓ보다 작다. 2열과 3열 시트를 접는 것을 상정한다면 이 등급에서는 가장 큰 용량이다. 크기가 장점이다. 헨즈 프리 리프트 게이트를 열면 트렁크 플로어 아래에 스페어 타이어가 있다.


익스플로러는 5세대 모델 데뷔 당시 2.0ℓ이었던 배기량을 부분 변경에서 2.3ℓ로 늘렸다. 다운사이징 아닌 라이트 사이징의 트렌드는 이미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다.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로 최고출력은 기존 274마력에서 304마력으로, 최대토크는 41.5kgm에서 42.9kgm로 증강됐다. 리터당 100마력을 이야기한 지가 몇 년 전인 것 같은데 이제는 200마력 시대로 향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AMG의 2ℓ 엔진은 421마력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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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6단 AT에서 GM과 공동 개발한 토크 컨버터 방식의 실렉트 시프트 10단 AT로 바뀌었다. 머스탱과 픽업트럭 F-150에도 사용되고 있다. 패들 시프트가 있다. 구동방식은 전자제어의 유압 다판 클러치로 구동력을 배분하는 4WD. 인텔리전트 4WD라고 칭하는 지형 관리 시스템은 3개 모드가 추가되어 노멀(Normal), 스포츠(Sport), 트레일(Trail), 미끄러운 길(Slippery), 에코(Eco), 깊은 눈/모래(Deep Snow/Sand), 견인/끌기(Tow/Haul)2의 7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SUV는 실제 사용자들의 요구와 상관없이 주행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앞바퀴 굴림방식 베이스의 소형 모델에도 트랙션 컨트롤 기능을 채용하는 등 구동력을 충분히 살리고자 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익스플로러도 실제 미국 시장의 개념으로 패밀리카로 분류할 수 있는 일상주행용 차이지만 세대 변화와 함께 내세울 수 있는 강점으로 전천후 주행성을 꼽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00rpm 부근. 10단이기는 하지만 배기량으로 인해 낮은 편은 아니지만, 머스탱의 1,700rpm보다는 낮다. 레드존은 6,500rpm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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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5,7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km/h에서 2단, 75km/h에서 3단, 11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감은 매끄럽다. 2.0ℓ 엔진에서도 그랬지만 차체 크기를 고려하면 의외의 가속감이다. 포드의 에코부스트 엔진은 여전히 강력하다. 흔히 말하는 터보차저로 있는 힘을 다 끌어낸다는 느낌도 없다. 특히 중속역에서 여유동력을 중시하는 미국차 특유의 반응이 인상적이다. 날카롭게 반응하는 타입은 아니다. 굳이 구분하자면 호쾌하게 치고 나간다. 공차 중량이 110kg 가벼워진 것도 기여하고 있다.

선대 모델에서는 2t이 넘는 차체에 2.3ℓ 엔진의 조합은 그만큼의 핸디캡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주행 조건에 따라 연료계의 바늘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당시 기억으로 고속도로 주행이 더 많았는데 평균연비가 6km/리터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시승차는 계기판의 평균 연비가 10km/리터 전후의 수치를 보인다. 제원표상의 연비는 8.9ℓ로 기존보다 1km/리터 좋아졌다고 되어 있다. 다루기에 따라서는 그 이상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10단 변속기의 효과다.

소음은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앞쪽에서의 엔진 소음의 침입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에 대한 대책도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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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하지만 선대 모델보다는 짧다. 그래도 노면의 잔 충격은 흡수하고 지나가는 타입이다. 전체적인 승차감은 부드럽게 느껴지면서 롤 각도 더 억제됐다. 플랫폼의 변경으로 인한 효과다.

록 투 록 3.0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언더 스티어 현상이 뚜렷했던 선대 모델과의 차이이다. 무게중심고가 높은 만큼 세단과 같은 거동은 아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 준다. 히프 포인트가 높다는 점 때문에 운전자가 먼저 공격적인 주행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ADAS 기능은 코 파일럿 360 플러스로 통합되어 있다.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 충돌회피 조향 보조 기능, 자동 긴급 제동이 포함된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 차선 유지 시스템, ACC 등에 더해 차로 중앙 유지 기능도 채용되어 있다. ACC를 ON으로 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10초 후에 노란 경고등이 들어오고 다시 5초 후에 빨간색으로 바뀐다. 그래도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기능이 해제된다. 다시 잡으면 활성화된다.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의 기능보다는 안전장비로 생각하고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360도 분할 화면 디스플레이와 포드가 오래전부터 채용해 온 비밀번호로 도어를 열고 잠그는 기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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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익스플로러는 크기를 장기로 하는 무난한 패밀리카로서의 성격이 부각되는 모델이다. 디지털 감각에서는 뒤지지만, SUV라는 장르의 성격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노하우가 강점이다. 선대 모델은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독주했지만, 지금은 쟁쟁한 경쟁 모델이 많다. 더불어 파이를 확대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주요제원 포드 6세대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50×2.005×1,775mm
휠베이스 : 3,025mm
트레드 앞/뒤 : ---mm
공차중량 : 2,085kg
승차 정원 : 7명
연료탱크 용량 : 67.8리터
트렁크용량 : 515리터(3열 시트 폴딩 시 1,356리터/2열 폴딩 시 2,486리터)

엔진
형식 : 2,261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 가솔린
최고출력 : 304마력/5,500rpm
최대토크 : 42.9kgm/2,500rpm
구동방식 : 4WD

트랜스미션
형식 : 10단 자동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55/50R20

성능
연비 : 8.9km/L (도심 / 고속도로 : 8.1 /10.2)
이산화탄소 배출량 : 189g/km

시판 가격
5,990만원 (VAT 포함)

(작성 일자 2019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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