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M V8, No Replacement for Displac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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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사를 나누며 새로운 한해의 시작을 맞이할 때, 인터넷으로 날아온 이 메일은 나의 마음을 들뜨게 하였다. ‘PGM V8, 334마력, 2리터 8기통 모터사이클!’ 그 글에 첨부되어있던 근육질의 잘생긴 V8 스트리트 파이터는 다른 어떠한 메인 제조사들보다도 훌륭하게 마감이 되어있었고 스펙 또한 훌륭하였다. 그 메일에는 폴 몰로니라는 사람이 내가 호주를 방문하여 최초 시승자가 되기를 원한다는 말도 쓰여 있었다. 곧이어 나는 내 기억 속에 폴 몰로니라는 사람이 남아있음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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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0년 전 헤럴드 에클 팀에 소속되어 있던 호주출신 레이스 엔지니어였다. 그는 또한 가와사키 슈퍼바이크와 모토GP 레이스 엔진을 제작하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예전에 그를 젤트웨그에서 다른 모터사이클을 시승할 때 만난 적이 있었다. 참으로 좁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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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후, 나는 멀티 실린더의 강렬한 광기를 체험하고 얼굴에 가득 미소를 띈 채 빅토리안 골드필드에 위치한 말텍 퍼포먼스 엔지니어링으로 천천히 돌아왔다. 만약 내가 과장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스펙 표만 찬찬히 뜯어봐도 내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나와 하루를 같이 보낸 PGM V8은 다이노 테스트 결과 12800rpm에서 334마력이 리어 휠에 전달되며 9500rpm에서 214Nm의 토크가 전달되는 강력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러치는 한 손가락으로 조정할 수 있을 만큼 가볍고 라이드 바이 와이어로 연결된 스로틀을 당기면, 이 바이크는 고속도로에서 백수의 왕 사자처럼 포효를 내지르며 달려나간다. 다만 파워가 강력하기 때문에 날아가 버리지 않게 바이크를 잘 잡고 있길 바랄뿐이다. 이 바이크는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스트리트 바이크 중 가장 드래그 레이스용 바이크와 비슷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바이크 중에는 두카티를 커스텀한 슈퍼차지 Vee 2 슈퍼 스콸로가 가장 비슷했는데 이 바이크에 비하면 204마력밖에 안되는 스콸로는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듯하다. 재미있는 것은 둘 다 호주에서 만들어진 바이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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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가능성의 나라이며 도전을 즐기고 언제나 긍정성을 잃지 않는 나라이다. 호주사람들은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그것이 해결되리라는 것은 의심치 않고 다만 어떻게 해결될 것이냐를 고민하는,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지녔다. 그래서 모토GP 레이스 엔지니어였던 폴 몰로니가 그의 20년간의 유럽에서의 활동을 접고 그가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8기통 슈퍼바이크를 만들기로 하였을 때 그는 바로 실행에 옮겼고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해내었다. 호주의 정신으로 볼 때, 성공은 당연한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졌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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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럽에서 일할 때 저는 많은 시간을 트럭에서 유럽대륙을 가로지르며 보냈습니다.” 나른한 오후 폴 몰로니와 가진 티타임에서 그가 꺼낸 첫마디였다. “스톡홀름에서 스페인까지는 45시간이 넘게 달려야했습니다. 연료를 채우는 시간을 제외하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렸기 때문에, 제겐 생각할 시간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때 이 바이크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긴 시간동안 야마하 R1 실린더와 헤드를 쓰는 V8 바이크는 제 머릿속에서만 머물러 있었습니다. 최초의 설계는 R1의 엔진을 베이스로하는 V1엔진이었지만 실제 설계에서는 가와사키의 ZX-7RR의 엔진 두 개를 이은 1500CC엔진으로 변경되었었습니다. ZX-7RR은 독립된 실린더 구조로 R1보다 크랭크 케이스를 만들기가 간단했기 때문인데 2004년형 R1부터 세퍼레이트 실린더 타입으로 변경되면서 저는 이 실린더가 2000cc를 넘는다 해도 모양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10년간의 야마하에서의 노하우로 바이크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물를 당신이 오늘 타게 된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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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가 얼마나 대단한가. PGM V8이 얼마나 강력하고 한계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시동을 켤 때부터 나를 두근거리게 했는지는 더 강조할 수 가 없을 만큼 놀라웠다. 아크라포비치의 4-2-1 배기 시스템 두 개를 장착한 이 바이크는 처음에는 다소 시끄럽다고 느낄 수 있으나 그것은 오직 저속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이다. 고속으로 진입하여 rpm을 높일수록 사운드는 아름다워지며 마치 음악을 듣는 듯 강렬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나는 그동안 많은 슈퍼바이크를 타왔고 그들의 배기음에 매료되어 왔지만, PGM V8과 같은 놀라운 음색을 가지고 있는 바이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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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로니가 만든 이 8기통 바이크의 라이딩 포지션은 예상치 못하게 편안하였다. 세로로 배치된 리어 뱅크 실린더위에 위치한 시트는 840mm의 시트고를 가지고 있어 그다지 높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또한 PGM V8은 야마하 R1의 실린더 헤드를 무릎 사이의 프레임에 설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폭이 넓지 않아 의외로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한 리어 실린더 헤드를 감싸고 있는 카본 마감은 열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준다. 라이딩 포지션은 기존의 바이크보다는 약간 넓지만 완전히 다르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 다만 유턴 시에는 약간의 어색함이 있어 조심해야 했다.

다이내믹한 성능을 표현하기 위해서 디자인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디자이너 세느 스한의 스타일링은 바이크에게 각각의 부품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단순한 기계가 아닌 통합적이고 통일된 느낌을 부여하였다. 그로 인해 부드럽게 흘러가는 시트와 탱크 유닛의 라인이 돋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V8 모터는 그 자체만으로 고동감과 박진감을 느끼게 해주며 메이저 제조업체들 못지않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폴 몰로니는 이 바이크를 기준이 되는 야마하 R1에 맞추어 36밸브 모델과 40밸브 모델로 나누어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8만 달러부터 시작하며 세부사항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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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M V8은 도로에서 주행 시에도 사람을 매료시키는 매력을 보여준다. 바이크를 기본스피드, 대략 60kph에서 몰 때는 주행이 쉽고 편안하다. 3단 기어에서도 충분히 도로 흐름에 맞추어 갈 수 있다. 다만 배기음은 약간 거슬린다. 하지만 이내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스로틀을 당기기 시작하면 5000rpm이상으로 올라가는 엔진과 폭발적인 가속도를 보여준다. 또한 엔진의 상태나 현재 상황을 계기반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이 가속력은 정말 독보적이라 할 만큼 놀라웠다. 아마 모토GP 머신이라도 직선 주행에서 이 녀석을 따라잡을 바이크는 없을듯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가속에도 불구하고 이 호주산 8기통 바이크는 컨트롤성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다른 높은 토크의 바이크들처럼 변속충격이 심하지 않고 10500rpm에 리미터가 걸려있어 변속충격으로 인한 컨트롤 상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레드라인인 14500rpm에 못 미치는 rpm에 그가 리미트를 걸어둔 이유는 14500rpm은 실제 도로에서는 유용하지 않기 때문이다.(물론 이 바이크가 이제 1500km를 달린 신차인 까닭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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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 포지션은 프론트 휠에 무게 중심이 쏠리는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코너링은 쉬운 편이지만 일반 스포츠 모터사이클의 날카로운 코너링을 기대하면 안 된다. 하지만 충분히 코너에서의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 나는 폴 몰로니가 이 바이크를 세팅한 실력에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올린즈 서스펜션은 골드 필드의 울퉁불퉁한 길에 맞추어 부드럽게 세팅이 되어있으며 브램보 브레이크는 강력한 파워를 충분히 제어할 수 있을 만큼의 제동력을 제공한다.

이러한 옵션들은 모든 PGM V8 패키지에 적용이 되며, 시승 후 나는 이 바이크가 특별하고 강력한 가속을 찾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 바이크가 한 사람의 기술과 노력만으로 제작이 되었다는 점이다. 폴 몰로니는 7년이라는 긴 개발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이 바이크에 그의 이니셜을 새겨 넣었고, 영혼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그 바이크는 마침내 놀라운 성능과 짜릿한 쾌감을 우리에게 선사하며 등장하였다. 완벽한 호주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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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M V8
  • 엔진형식 수랭식 dohc V형 8기통 4스트로크 엔진
  • 보어×스트로크 77×54mm
  • 배기량 1996cc
  • 압축비 13:1
  • 최고출력 334bhp/12800rpm
  • 최대토크 214Nm/9500rpm
  •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 킥
  •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인젝션
  • 연료탱크용량 16.5L
  • 변속기 6단 리턴
  •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R)알루미늄 스윙암
  • 타이어사이즈 (F)120/70-17 (R)190/50-17
  • 브레이크 (F)더블 디스크 (R)싱글 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1800×710×1185mm
  • 휠베이스 1550mm
  • 시트높이 840mm
  • 차량중량 242kg
  • 판매가격 국내 미출시
앨런카스카트
사진
스테판 파이퍼
번역
장희찬
제공
모터바이크(www.mbzine.com)
‘월간 모터바이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모터사이클 매거진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모터사이클 시승기와 라이더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기사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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