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짜리 벤츠 전기차 타보니…조용한 고급차, 그 이상이 없네[차알못시승기]

지난 11~12일 벤츠 전기차 EQC400을 시승해봤다. 전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지난 11~12일 벤츠 전기차 EQC400을 시승해봤다. 전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요즘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하면 떠오르는 세계적인 브랜드는 테슬라, 현대차 (229,500원 상승4500 -1.9%), 폭스바겐 정도다. 프리미엄차 하면 알려진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는 전기차 쪽에서만큼은 잘 언급되지 않는다. 국내에도 현재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는 딱 '한 종' 뿐이다.

지난 11~12일 국내 유일한 벤츠 전기차인 EQC400 4MATIC 모델을 시승해봤다. 가격은 무려 최대 1억140만원이다. 환경부에서 주는 전기차 구매보조금 상한선인 9000만원을 훌쩍 넘는 금액(2021년 기준)이다. 전 세계가 전기차 가격을 낮추려고 아우성인데, 벤츠는 무슨 자신감에서 1억이 넘는 고가 전기차를 내놓은 걸까.



전기차에도 '프리미엄'은 있다…2019년에 나왔지만 '고급감' 여전


벤츠 EQC400 내부 모습. 피아노 외판에 쓰이는 '하이그로시' 재질이 사용됐다. 최신 스마트폰 단자인 USB 타입C도 지원한다./사진=이강준 기자
벤츠 EQC400 내부 모습. 피아노 외판에 쓰이는 '하이그로시' 재질이 사용됐다. 최신 스마트폰 단자인 USB 타입C도 지원한다./사진=이강준 기자
우선 벤츠 EQC400은 '요즘 전기차'는 아니다. 2019년에 출시됐으며 테슬라나 현대차처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기존부터 잘 팔리던 SUV인 GLC 모델에 전기 모터를 얹은 차다. 그렇기에 주행가능거리가 약 300㎞ 수준이며 전기차의 상징 중 하나인 '프렁크(프론트+트렁크)'도 없다.

직접 시승을 해보니 EQC400이 비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기자가 그간 타본 전기차들 중에서는 가장 조용했다. 전기차는 엔진 대신 전기모터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소음이 매우 적다. 정차시 엔진이 가동되며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도 아예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엔진소리에 묻혀 들리지 못했던 바람소리나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그대로 들어온다. 처음 전기차를 탔을때 '생각보다 조용하지 않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조사는 전기차의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에 돈을 털어넣기 때문에 소음을 줄여주는 내장재 같은 부분에서 원가를 절감하기도 한다.


EQC400은 이런 점에서 자유롭다. 벤츠가 양산을 목적으로 생산해 낸 차가 아니라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개발한 첫 번째 순수 전기차고, GLC 기반 내장재를 거의 그대로 차용했기 때문에 '고급감'까지 잡았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시동을 걸었을 때 전조등이 화려하게 움직이는 것도 벤츠이기에 용납되는 '있어보이는' 기술이었다.

내부에는 벤츠 디자인의 장점이란 장점은 전부 들어가 있다. 뒷좌석까지 이어져있는 앰비언트 라이트와 시트를 포함한 내장재에 아낌없이 가죽과 스웨이드가 들어갔다. 케이블 단자는 전부 USB 타입C로 구성돼 스마트폰의 빠른 연결과 충전이 가능하다. 현재 출시되는 차에도 USB 타입C가 들어간 차는 많지 않은데, 2019년에 나온 차에 들어가 있어서 다소 놀라웠다.

주행 성능도 흠잡을 게 없었다. 전기차 답게 액셀을 밟는 순간 목이 꺾일 정도로 차가 앞으로 날아갔고, '어댑티브 크루즈(Adaptive Cruise)'도 주변 도로 환경과 앞차를 감지해 부드럽게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다. 앞 차선에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도 바로 인식해 속도를 줄였다.



가격에 비해 너무 짧은 주행거리…호불호가 갈릴만한 외부 디자인은 단점


1억짜리 벤츠 전기차 타보니…조용한 고급차, 그 이상이 없네[차알못시승기]
벤츠가 자랑하는 앰비언트 라이트, 고급 내장재는 EQC400에도 그대로 사용됐다/사진=이강준 기자
벤츠가 자랑하는 앰비언트 라이트, 고급 내장재는 EQC400에도 그대로 사용됐다/사진=이강준 기자

벤츠의 첫 전기차 모델이기에 단점도 많았다. 차를 세우고 싶을 때 어떤 상황에서는 모터 '회생제동'이 개입해 살짝만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갑자기 멈춰섰고, 다른 경우에는 회생제동이 없어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야 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내부 디자인에 비해 외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만 했다. 가운데 '삼각별' 마크가 너무 컸다. 트렁크 용량도 GLC를 기반으로한 차종이라 크지 않았다. 전면 라이트나 휠에 벤츠 전기차 브랜드 상징색인 '파랑색' 무늬가 들어가 있었지만 시선은 끌어도 잘 어울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벤츠 전기차 브랜드 EQ의 상징색인 '파랑색'이 휠에도 사용됐다./사진=이강준 기자
벤츠 전기차 브랜드 EQ의 상징색인 '파랑색'이 휠에도 사용됐다./사진=이강준 기자

가장 큰 단점은 주행거리다. 300㎞대 거리는 현재 전기차 저가 차종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아무리 프리미엄을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1억원에 달하는 전기차 치고는 너무 짧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벤츠 EQC400은 전기차에도 '프리미엄급'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차다. 현재는 전기차가 한 차종으로 묶이고 있지만 추후에는 분명 양산형 전기차, 프리미엄·럭셔리 전기차 등으로 '급'이 나뉠 것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선점하는 데는 성공하는 듯 했지만, 다만 주행가능 거리의 한계로 구매해야 겠다는 생각이 선뜻 들기는 어려웠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