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스로틀-②] 초보라도 괜찮아요 Feat. BMW F900 XR

BMW 모토라드 F900 XR. 형제 모델로는 네이키드 바디를 갖춘 F900 R이 있다BMW 모토라드 F900 XR. 형제 모델로는 네이키드 바디를 갖춘 F900 R이 있다

주변에서 ‘초보 라이더에게 대배기량 바이크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무거운 차량 무게를 비롯해 높은 엔진 출력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첫 시승 바이크로 과감히 미들급 모델을 선택했다. 애초에 2종 소형면허를 취득한 이유도 1종 보통면허로 몰 수 없는 바이크를 타보기 위함이다. 더욱이 ‘초보운전자라고 무조건 경차부터 타라는 법은 없지 않나?’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장거리 코스를 계획했기 때문에 편안한 라이딩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한몫했다.

고민 끝에 고른 모델은 바로 BMW 모토라드 F900 XR이다. 지난 3월 출시된 신차는 950cc 미만 어드벤처 스포츠 시장을 겨냥해 출시된 미들급 멀티퍼포즈 바이크로, 훌륭한 가성비 덕에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윈드스크린은 수동으로 2단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윈드스크린은 수동으로 2단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실물을 마주하니 생각보다 큰 덩치에 놀랐다. 그동안 경험해본 매뉴얼 바이크는 면허시험용 미라쥬(250cc)가 전부인 초보에게 F900 XR의 크기는 체감상 대형 SUV다.

기본 시트고는 825mm로, 174cm인 기자는 뒤꿈치가 살짝 들린다. 그렇다고 불안한 정도는 아니다. 발을 딛고 차량을 끌어봤다. 219kg의 묵직함이 느껴졌지만, 까치발로도 큰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다. 여기에 옵션으로 제공되는 로우 서스펜션 및 시트를 조합하면 최저 775mm, 최대 865mm까지 시트를 조정할 수 있다. 시승이 아닌 구매자라면 적합한 높이로 맞출 수 있겠다.

모든 램프류는 LED가 적용됐다. 상시 점등되는 주간주행등은 한층 존재감을 드러내며, 풀 LED 헤드램프에는 코너링 라이트 기능까지 지원된다. 여기에 낮에도 시인성이 뛰어난 방향지시등까지 장착됐다.

이어 두툼한 연료탱크는 플라스틱으로 마감했다. 경량화를 위한 선택이지만 알루미늄보다 떨어지는 고급감은 다소 아쉽다. 이밖에 충격이 전해질 법한 바디 곳곳에 플라스틱 마감재가 자리하고 있다.

키를 돌리자 6.5인치 풀 컬러 TFT 디스플레이가 깨어난다. 시승차에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이다. 최첨단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디지털 클러스터는 타이어 압력 및 각종 오일류 게이지뿐 아니라 스포츠 주행에 적합한 전용 계기판 디자인도 제공한다. 여기에 해가 쨍한 대낮에도 선명하게 보이는 시인성까지 갖췄다.

기능을 확인하려 살펴본 매뉴얼에서 시승차에 없는 몇몇 기능을 발견했다. 바로 SOS 호출과 스마트키, 그리고 크루즈 컨트롤이다. 실생활 영역에서 꽤 유용하게 쓰이는 옵션 세 가지가 국내 사양에는 빠졌다. 특히 스마트키는 잦은 승하차 시 그 부재가 더욱 아쉬웠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우렁찬 배기음이 지하주차장을 울린다. 2기통 엔진이 내뿜는 에너지는 자동차와는 사뭇 다른 감성이다.

출발에 앞서 바이크 초보인 기자가 우선적으로 주의한 점은 바로 자동차 전용도로다. 현행법상 이륜차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지 못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했다.

혹시나 실수로 전용도로에 오르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확인 결과, 가장 현명한 방법은 경찰에 자진신고하는 것이다. 실수로 진입했을 경우 무리해서 주행하지 말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가장 가까운 출구로 나오면 된다. 다만, 제 3자가 먼저 전용도로 위반에 대해 신고했다면 그에 따른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요즘 널리 쓰이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대부분은 ‘이륜차 우선’ 경로를 지원한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우회해서 알려주는 기능이다. 해당 기능이 설정됐는지 두세 번 확인하며 주행에 나섰다.

F900 XR에 탑재된 895cc 수랭식 병렬 2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9.3kgf·m를 발휘한다. 조그만 몸집에서 경차에 버금가는 힘을 내뿜는다. 여기에 퀵시프터 기능이 탑재된 6단 수동변속기가 맞물린다.

넉넉한 토크는 시승 내내 편안함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특징은 도심 주행에서 돋보였는데, 엔진회전수를 높게 쓰지 않아도 여유롭게 달릴 수 있다. 고속주행에서도 거침없다. 특히 4000rpm을 넘어가면 엔진사운드가 한층 풍부해진다. 최대토크가 6500rpm 부근에서 터져 나오는 만큼 4000~6000rpm은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사양에는 다이내믹 ESA가 기본 탑재됐다. 일종의 주행 모드 변경 시스템이다. 버튼을 눌러 로드·다이내믹·레인 세 가지 주행 모드 선택이 가능하며, 여기에는 서스펜션 반응도 포함된다. 특히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바이크를 좌·우로 기울일 때 안정적으로 차량을 지지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를 통해 좀 더 공격적인 코너링 공략을 가능케 한다.

짧은 소나기로 발생한 젖은 노면에서는 레인 모드를 체결했다. 전자 장비의 도움이 더해지니 마음이 든든하다.

퀵시프터 기능은 단수를 낮출 때 요긴하게 쓰였다. 특히 갑작스럽게 신호에 걸리거나 추월해야 할 때 유용하다. 구체적으로 클러치 레버 조작 없이 앞꿈치를 지그시 밟는 것만으로 단수가 낮아진다. 적절한 엔진브레이크가 제동을 도우며 차례로 변속되기 때문에 현재 단수를 착각할 경우도 없다.

반면 단수를 올릴 때는 클러치 레버를 사용하는 것이 더 편했다. 퀵시프트 작동 시에는 기어체인지 페달이 다소 뻑뻑해지는데, 이를 자주 사용할 경우 발목이 뻐근할 수 있다. 또한 스로틀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만 시프트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다.

안전 문제도 있다. 1단에서 2단으로 퀵시프트 시 간혹 N단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퀵시프트 기능은 가급적 고단에서만 사용했다.

다행히 수동 변속에 대한 압박은 적었다. 자동차 수동 변속에 익숙했기 때문에 원리가 비슷한 바이크 변속도 금세 익숙해졌다. 클러치 유격점에 익숙해지면 변속 부담은 없다.

F900 XR에는 변속과 관련해 감성을 자극하는 기능이 하나 있다. 디지털 계기판 위 LED 램프가 숨겨져 있는 것. 변속 타이밍을 요하는 회전수에 도달하면 LED가 반짝거리며 라이더에게 신호를 보낸다. 흡사 페라리 스티어링 휠을 떠올리게 했다.

의외로 어려운 점은 N단 체결이다. 미세한 힘 조절이 필수다. 그나마 ‘1단→N단’보다는 ‘2단→N’단 체결이 편했다.

F900 XR은 강렬한 디자인과 편안한 포지션, 풍부한 전자장비 등을 갖추고도 1500만원대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매력적인 바이크다. 특히 수많은 전자장비들은 초보 라이더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기에 충분했다.

유일한 단점은 출고 기간이다. 높은 인기와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당장 F900XR를 만나보기가 어렵겠다. 6월 계약 시 내년에나 받을 수 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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