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시승] 쉐보레 트래버스의 재발견 “다시 보니 선녀같아”

[시승기] 현대차 포레스트, "불안한 주행감, 편안한 캠핑감"

언제부터인가 차를 선택할 때, ‘차박’ 여부가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떠올랐다. 공간 활용도가 높고 덩치가 큰 SUV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그 때문인지 캠핑카인 현대차 포레스트를 시승한 후 대형 SUV로 차박을 해달라는 독자 문의까지 들어왔다.

그래서 정말 마련한 ‘차박시승’. 이번 시리즈의 첫 주인공은 대형 SUV 가운데 가장 긴 전장을 가진 쉐보레 트래버스다.

# 교외에서 발휘되는 진가

한적한 곳을 찾아 경기도 안성 한 저수지로 향했다. 서울에서 목적지까지 거리는 약 80km다.

빨리 서울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도심 구간에서는 조금 답답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 특성상 한 박자 느린 반응에 끼어들기를 쉽게 허용했다.

정차 후 출발 가속력에 대한 아쉬움은 고속도로에서 바로 풀렸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을 내는 3.6리터 V6 가솔린 엔진은 고속도로에서 여유로움을 뽐낸다. 9단 자동변속기는 낮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고, 정숙성에도 한몫을 했다. 여유롭게 반응하는 스티어링 휠도 장거리 운전의 피로감을 줄여준다.

고속 구간에서는 운전의 재미도 나름 선사한다. 킥다운을 시도하면, 두 번에 걸쳐 빠르게 회전계를 튕겨낸다. 편안함과 여유로움만 만끽하는 차인줄 알았는데, 이럴 때는 스포츠카처럼 고회전 영역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어 목적지 인근에서 만난 비포장 도로는 반갑기까지 하다. 통합 주행 모드가 내장된 스위처블 AWD 시스템 덕분에 차량을 세우지 않고 버튼 조작만으로 오프로드 주행 모드 변환이 가능하다. 여기에 203mm에 달하는 최저 지상고는 다양한 장애물을 지나가는 데 유리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풀더미와 굵은 돌이 섞인 곳을 지나도 하체에 무엇하나 닿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서울에서 안성까지 주행하는 동안 평균 연비는 7.4km/ℓ를 기록했다. 복합 연비(8.3 km/ℓ)보다 10.8% 낮게 나왔지만, 도심 정체 구간과 비포장 도로 주행이 포함됐다는 걸 감안한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다. 

#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길다?

트래버스는 대형 SUV에 걸맞은 덩치를 갖고 있다. 전장(5200mm)과 휠베이스(3073mm)는 동급에서 가장 길다. 풀사이즈 SUV의 대명사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비교해도 전장은 20mm, 휠베이스는 127mm나 더 길다. 

트렁크 공간도 마찬가지. 기본 용량은 651ℓ다. 모든 시트를 접으면 2780ℓ까지 확장할 수 있어 동급 최고 수준이다.

덕분에 차박을 즐기기엔 사치스러울 정도로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풀 플랫이 되는 2열 시트까지 접으면 180cm 성인 2명이 누워도 충분하다. 가부좌 자세에서도 한뼘 이상 머리공간이 확보된다. 거대한 선루프를 통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을하늘을 감상했다.

전자기기를 사용하기에도 좋다. 트래버스는 2열에 USB 포트 2개, 230V 파워 아웃렛 1개를 갖추고 있으며, 3열에도 2개의 USB 포트를 지원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개인 IT기기를 충전하기에 충분하고, 느리지만 노트북도 사용할 수 있다. 12V 시거잭과 인버터에 빔프로젝터를 연결해 나만의 영화관도 만들어봤다.

2열 도어 포켓과 3열 컵홀더 등 곳곳에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잃어버리기 쉬운 무선 이어폰이나 안경, 지갑을 넣어두기에 안성맞춤이다.

# 언택트 시대, 트래버스의 재발견

트래버스의 첫인상은 사실 좋다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좁은 길을 주행할 때나 차선을 변경할 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오래된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라인을 훌쩍 넘어선 덩치도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일정치 않은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의 성능도 불만이었다.

하지만 복잡한 도시를 벗어난 트래버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부쉈다. 다분히 미국스럽고 국내 실정에 전혀 맞지 않는 차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나만의 공간과 휴식, 혹은 모험을 찾아 떠나기에 손색없다.

긴 전장과 휠베이스는 언제 어디서나 편히 발을 뻗고 누울 자리를 제공해준다. 넉넉한 충전 포트 탓에 각종 기기를 충전하고, 영화관부터 클럽까지 만들 수 있겠다. 여유로운 고속도로 주행감은 물론, 사륜구동의 도움 없이도 가벼운 임도를 손쉽게 주파하는 주행 성능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그 무엇인가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다시 보니 선녀 같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