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 2%의 아쉬움을 채운 완성형, BMW iX xDrive60 시승기 | 원선웅
작성자 정보
- 몽이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30 조회
- 목록
본문
BMW iX의 부분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45, 60, 70, 세 가지 트림으로 구성된 라인업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바로 모델명의 상향이다. 기존 xDrive50이 xDrive60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성능과 주행 거리, 그리고 무엇보다 기존 오너들이 지적했던 불편함들을 개선한 진화의 증거다. BMW iX는 순수 전기차 플랫폼을 채택한 첫 번째 플래그십 모델이다. i4, i5와 달리 처음부터 전기차를 위해 설계된 만큼, 긴 휠베이스(3,000mm)와 짧은 오버행, 낮은 전고가 만드는 프로포션이 독특하다. 이는 최근 공개된 노이에 클라세 iX3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BMW 전동화 디자인 언어의 시작점이다.
이번 부분변경의 핵심은 M 스포츠 디자인의 전면 적용이다. xDrive60 모델은 M 스포츠 프로 사양으로 제공되어 키드니 그릴에 검은색 대각선 무늬가 적용되며, 하위 트림인 xDrive45는 실버 색상으로 차별화된다. 그릴 테두리를 따라 빛을 발하는 아이코닉 글로우는 야간 존재감을 극대화하며, 대각선 무늬는 헤드라이트 내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전면부의 일체감을 완성한다.
![]()
전면 범퍼는 더 와이드하고 입체적으로 변경됐다. 대형 공기흡입구와 함께 적용된 이 범퍼 디자인은 차를 바닥에 깔린 듯한 안정적인 스탠스로 만들어준다. 4,965mm의 전장에 1,975mm의 전폭, 그리고 1,695mm의 낮은 전고가 만드는 와이드&로우 실루엣이 한층 강조된 것이다.
![]()
레이저 라이트의 부재,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기존 모델에 적용됐던 레이저 라이트가 사라지고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만 남았다. 전력 효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플래그십 모델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섭섭한 부분이다. 대신 세로형으로 변경된 주간주행등이 날렵한 인상을 더한다.
![]()
후면부 역시 새롭게 디자인된 디퓨저와 세로 반사판으로 더 넓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M 스포츠 프로 사양인 xDrive60은 어둡게 마감한 M 섀도우 라인 헤드라이트와 리어라이트, 22인치 휠, 빨간색 M 스포츠 브레이크 캘리퍼가 기본 적용되어 스포티함을 극대화한다.
![]()
BMW iX의 실내는 여전히 독특하다. 수평적으로 펼쳐진 넓은 대시보드가 운전석을 감싸는 형태의 디자인은 2열까지 이어진다. 보통 2열 시트 양 끝단은 그냥 도어와 맞닿아 있지만, iX는 그 부분까지도 고급 가죽 소재로 감싸 탑승자가 '푹 파묻힌다'는 느껌을 준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덕분에 발밑 공간도 넉넉하다.
![]()
하지만 기존 모델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시트였다. 허벅지를 지지하는 방석 부분의 길이가 짧아 장거리 운전 시 불편하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이번 부분변경에서
새로운 M 다기능 시트는 방석 길이를 늘리고 착좌감을 대폭 개선했다. 허리를 지지하는 볼스터도 상당히 도드라져 있어, 몸을 꽉 잡는다기보다는 편안하게 받쳐주는 느낌이다. xDrive60부터는 올리브 잎에서 추출한 소재로 가공된 친환경 천연가죽이 적용되어 촉감도 우수하다. 통풍 기능까지 포함되어 편안함이 크게 향상됐다. 실제로 앉아보면 기존 모델과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디자인은 유지, 기능은 강화
실내 디자인 레이아웃 자체에 큰 변화는 없다. BMW iDrive 컨트롤러, 음량 조절 다이얼, 기어 셀렉터, 시트 조작 버튼 등에 크리스탈 소재를 적용해 럭셔리함을 유지한다. 원형 3-스포크 M 가죽 스티어링 휠과 M 페달이 스포티한 감성을 더한다.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스카이 라운지는 버튼 하나로 불투명하게 전환 가능해 실용성이 뛰어나다. xDrive60에는 바워스 앤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기본 탑재되어 압도적인 음향을 제공한다. 도어 소프트 클로징, BMW 디지털 키 플러스, 히트 컴포트 패키지도 모두 기본이다.
![]()
기존 xDrive50에서 xDrive60으로 차명이 변경되면서 최고출력은 544마력으로 이전 대비 21마력 증가했고, 최대토크는 78.0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6초 만에 도달하는 성능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하지만 진짜 놀라운 것은 주행 거리다. WLTP 기준 701km,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 509km에 달한다. 배터리 용량이 111.5kWh로 늘어난 것도 있지만, BMW는 배터리만 키우지 않았다. 드라이브 트레인의 미세 조정, 새로운 고전압 배터리 셀 기술, 차량 내 배선 구조 간소화, 소프트웨어 최적화, 그리고 레이저 라이트 대신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로의 변경까지. 극한으로 전기 파워트레인의 효율을 끌어올린 결과다.
![]()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급속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5분이며, 최대 195kW의 충전을 지원한다. 겨울철 충전 속도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히트 펌프와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로직도 탑재됐다. 참고로 내년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노이에 클라세 iX3는 더 작은 크기임에도 WLTP 기준 800km의 주행 거리를 자랑한다고 한다. BMW의 전기차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폭발적이면서도 부드러운 가속
공차중량 2,600kg.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지만, 동력 성능에는 부족함이 없다. 일반적인 주행 모드에서도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순간적으로 몸이 시트에 파묻힐 만큼 강력한 가속력을 발휘한다. 0-100km/h 4.6초라는 수치가 주는 것 이상의 임팩트다.
![]()
흥미로운 것은 가속의 성격이다. 부드럽게 조작하면 전기모터는 조용하고 선형적으로 반응하지만, 풀 가속을 하면 압도적인 힘이 쏟아진다. 이 극과 극의 대비가 오히려 성능을 더 드라마틱하게 느끼게 만든다. BMW답게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가속감이다.
수치상의 성능뿐만 아니라, 기존 내연기관에서 보여주던 '운전의 즐거움(Sheer Driving Pleasure)'을 전기차에서도 구현하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에코 모드에서조차 쿨 가속을 하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전기모터의 특성을 활용하면서도, 그것이 불쾌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튜닝했다.
물리학을 거스르는 핸들링
2.6톤이 넘는 대형 SUV가 이렇게 민첩할 수 있을까? xDrive60과 M70 xDrive에 기본 적용되는 인테그랄 액티브 스티어링(후륜 조향 시스템)은 이 차의 핵심 기술이다. 좁은 골목길에서는 작은 차처럼 회전 반경이 줄어들고, 고속 코너에서는 안정적으로 차체를 잡아준다.
![]()
전 트림에 기본 적용되는 에어 서스펜션도 압권이다. 승차감이 굉장히 뛰어나고, 정숙성도 훌륭하다. 영상을 촬영하면서도 목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22인치 휠을 장착한 xDrive60도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BMW 뉴 iX에는 스톱&고를 지원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보행자와 자전거까지 감지하는 전후방 충돌 경고, 차로 이탈 방지 및 유지 보조 기능 등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 적용된다. xDrive60과 M70 xDrive에는 최대 200미터까지 자동 주행 및 주차를 수행하는 '메뉴버링 어시스턴트'가 포함된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제공되어 편의성이 높다. 새롭게 추가된 BMW 타이어 수리 키트 플러스는 실란트 주입부터 공기압 충전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며, 최고 시속 80km 이하에서 최대 2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
프리미엄의 의미를 다시 새긴 완성형
2026년형 BMW iX xDrive60은 기존 오너들의 피드백을 충실히 반영해 시트를 개선하고, M 스포츠 디자인으로 강렬함을 더했으며, 종합적인 효율 최적화로 주행 거리를 대폭 늘렸다. 2.6톤의 무게를 잊게 만드는 후륜 조향 시스템과 에어 서스펜션의 조합은 여전히 압도적이다. 1억5380만원이라는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레이저 라이트의 부재도 아쉽다. 하지만 이 가격대의 전기 SUV 가운데서 iX는 가장 톱 티어로 꼽을 만하다. 성능과 효율, 승차감과 운전의 즐거움, 첨단 기술과 럭셔리함까지 모두 갖춘 진정한 플래그십이다. BMW가 내년 선보일 노이에 클라세와 전기차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관련자료
-
링크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