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퇴근길, 엔진도 쉬고 싶다!”…벤츠 GLC PHEV

“집까지 갈 수 있을까?”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e 쿠페를 타고 전기만으로 퇴근하기에 도전했다. 신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GLC 350e의 부분변경 모델로, 실내외 소소한 변화와 더불어 배터리 용량을 기존 8.7kWh에서 13.5kWh까지 늘렸다.

계기판에 찍힌 전기모드 주행 가능 거리는 38km이다.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성산동에서 경기 군포까지 편도 거리는 약 35km로, 수치상 기름 한 방울 안 쓰고 갈 수 있는 거리다.

먼저, 드라이브 모드를 살펴봤다. 에코와 컴포트, 스포츠, 인디비주얼 모드 등은 기존 구성과 동일하며,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를 고루 사용한다.

눈에 띄게 바뀐 부분은 전기모드다. 하이브리드, E-모드, E-세이브, 차지 등 네 가지에 달했던 EQ파워 모드가 일렉트릭과 배터리 레벨 두 가지로 간소화됐다.

일렉트릭 모드에서는 엔진 개입 없이 오롯이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PHEV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린 드라이브 모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승에서는 해당 모드를 주로 사용했다.

배터리 레벨(BL) 모드는 이름만 봐서는 정확한 쓰임을 알기 어렵다. 다소 생소한 이 기능은 운전자가 설정한 배터리 수준을 차량 스스로가 유지한다. 예를 들어, 배터리가 60%인 상태에서 BL 모드를 체결하면, 달리는 동안 엔진이 적절하게 개입해 60% 이상 배터리 수준을 유지한다.

즉, BL 모드는 꼭 전기가 필요한 순간을 위해 전력 사용을 아끼는 기능이라 볼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화석 연료를 사용해 달리고 도심이나 주택 밀집 지역에서 아껴놓은 전기를 사용해 무공해 전기차로 변신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차지 모드가 사라진 점은 불만이다. 엔진을 강제로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차지 모드는 인근 충전소가 없을 때나 장시간 고속도로를 달리는 상황에 매우 유용하다. BL 모드는 배터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뿐 끝까지 충전하지는 않는다.

출발 전 배터리 잔량은 약 80%, 주행 가능 거리는 38km를 나타내고 있다. GLC 300e의 환경부 인증 전기 주행 가능 거리는 25km로, 이보다 35%나 높은 수치다. 보수적으로 책정된 인증거리보다 더 멀리 갈 수 있겠다.

일렉트릭 모드를 체결한 뒤 퇴근길에 나섰다. 잔여 거리만 보면 여유가 있었지만, 출발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다. GLC가 주차된 지하 4층에서 지상 입구까지 짧은 거리에도 주행 가능 거리가 2km나 줄어들었다. 특히, 따뜻한 지하 주차장과 달리 꽤 쌀쌀한 겨울 날씨에 배터리 효율은 빠르게 떨어졌다.

조심스럽게 가속페달을 밟았다. 최고출력 122마력, 최대토크 44.9kgf·m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가 2톤이 넘는 차체를 가볍게 밀어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공차중량(2095kg)은 가솔린 모델보다 290kg이나 더 무겁지만, 전기 모터의 강력한 토크가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

일렉트릭 모드에서 엔진은 쥐 죽은 듯 잠들어 있다. 전기로만 달리는 느낌이 꽤 상쾌하다. 엔진 진동 없이 조용히 치고 나가는 모습은 여느 전기차와 다를 바 없다. 전기차와 달리 배터리가 부족하면 언제든 엔진이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어 불안한 감정도 없다.

서부간선도로를 포함한 퇴근길은 예상과 달리 별다른 정체구간이 없었다. 덕분에 규정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순항했다. 시속 60~80km 구간에서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비교적 정직하게 줄어들었다.

이어 서해안고속도로에서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해 규정 속도에 맞춰 달렸다. 그러나 곧 위기가 찾아왔다. 긴 오르막 구간에서 주행 가능 거리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결국 최종 목적지를 약 4km 앞둔 시점에 ‘E모드 가용불가’ 메시지가 표기됐고 곧 이어 엔진이 개입했다. 전기만으로 약 30여km를 달린 셈이다. 출발 전 찍혀있던 38km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배터리 잔량 80% 수준으로 인증거리보다 더 멀리 가는 데 성공했다.

배터리를 모두 쓴 GLC 300e는 이내 내연기관 차량으로 변신한다.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5.7kgf·m를 발휘하는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전기 모터를 대신했다. 주행 질감은 전기 모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특히, 고속에서는 RPM 게이지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엔진이 개입한 사실을 느낄 만큼 소음 및 진동 대책은 훌륭하다.

PHEV를 충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가정용 220V 콘센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콘센트를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전기차 충전소를 이용해야 한다.

PHEV는 순수전기차와 달리 급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다. 충전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AC 3상’, ‘DC 콤보’, ‘차데모’ 등 급속충전 규격을 이용할 수 없다. 저공해차 통합누리집 홈페이지를 참고해 AC 5핀 완속포트가 구비된 충전소를 찾았다.

충전소에 도착했을 때 배터리 잔량은 3%였다. 충전은 7.0kW 속도로 진행됐고 두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배터리를 가득 채웠다. 비용은 약 3600원이 결제됐다. 100% 상태에서 주행 가능 거리는 44km로 표시됐다. 환경부 인증거리보다 76%나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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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나 회사에 충전 인프라만 확실히 구축된 환경이라면, PHEV 매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겠다. 출퇴근 거리가 왕복 30km 이내라면 기름을 전혀 쓰지 않고도 일주일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충전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거나 충전 행위 자체가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다른 파워트레인을 추천한다.

신형 GLC 300e는 최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와 교차로 기능이 적용된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액티브 차선 이탈 방지 패키지, 하차 경고 어시스트 등이 탑재됐다. 여기에 고성능 LED 헤드램프와 터치 스크린을 지원하는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키리스-고 패키지, 슬라이딩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 무선 충전 시스템, 다기능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을 갖췄다.

신차 가격은 GLC 300e 4매틱과 GLC 300e 4매틱 쿠페가 각각 7580만원, 7990만원이다.

※ 해당 차량은 브랜드 및 제작사에서 제공한 시승용 차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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