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EX90, 가장 볼보다운 전기 SUV "안전을 넘어 소프트웨어까지"
작성자 정보
- 초코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6 조회
- 목록
본문
볼보자동차 'EX90'은 단순히 전동화를 적용한 새로운 SUV가 아니라 앞으로 볼보가 추구하는 미래차의 방향성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모델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경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과거에는 출력과 주행 성능이 플래그십 모델의 경쟁력을 결정했다면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와 사용자 경험, 그리고 얼마나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 환경을 제공하는지가 더욱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볼보자동차가 선보인 순수전기 플래그십 SUV 'EX90'은 단순히 전동화를 적용한 새로운 SUV가 아니라 앞으로 볼보가 추구하는 미래차의 방향성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모델이다.
실제 경험한 EX90은 강력한 성능을 앞세워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하기보다 볼보가 오랜 시간 쌓아온 안전 철학과 안락한 승차감,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가능성을 하나의 패키지로 완성한 모델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특히 조용하고 여유로운 주행 감각은 기존 'XC90'과는 또 다른 플래그십의 가치를 전달했다.
EX90을 처음 마주하면 화려한 디자인보다 차분하면서도 균형 잡힌 비례가 먼저 시선을 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절제된 디자인이 만들어낸 플래그십 존재감
EX90을 처음 마주하면 화려한 디자인보다 차분하면서도 균형 잡힌 비례가 먼저 시선을 끈다. 최근 전기 SUV들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복잡한 캐릭터 라인과 과감한 조형 요소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EX90은 불필요한 장식을 최대한 덜어내고 형태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전면부는 막혀 있는 듯한 전기차 특유의 인상을 유지하면서도 볼보의 상징인 '토르의 망치' LED 헤드램프와 플러시 타입 디자인을 적용해 공기역학 성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또 럭셔리 요트에서 영감을 받은 비례감은 대형 SUV다운 존재감을 강조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완성한다.
전장 5040mm, 휠베이스 2985mm에 달하는 차체는 실제로 보면 수치 이상의 여유를 전달한다. 긴 휠베이스와 안정적인 차체 비례 덕분에 XC90보다 더욱 낮고 길어 보이는 인상이 강하며, 플래그십 SUV다운 묵직한 존재감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EX90 운전석에 앉는 순간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실내 공간이 단순히 고급스러워진 것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과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새롭게 설계됐다는 점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북유럽 감성을 담은 디지털 라운지
운전석에 앉는 순간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실내 공간이 단순히 고급스러워진 것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과 사용자 경험 중심으로 새롭게 설계됐다는 점이다. 기존 볼보의 미니멀리즘을 유지하면서도 대부분의 기능을 하나의 디스플레이 안으로 통합했고, 수평으로 길게 이어지는 대시보드 구성은 공간감을 더욱 확장시킨다.
14.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9인치 디지털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반응 속도 역시 기존 시스템보다 크게 향상됐으며 티맵과 네이버 웨일, 애플 카플레이 등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OTA 업데이트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차량 기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SDV 구조는 EX90만의 경쟁력이다.
실내 소재 역시 인상적으로 FSC 인증 우드 패널과 자연광에 가까운 LED 조명,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가 조화를 이루면서 화려함보다는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장시간 머물수록 북유럽 거실에 앉아 있는 듯한 편안함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공간이다.
EX90 파워트레인은 106kWh 배터리와 듀얼 모터 AWD 시스템의 결합으로 트윈 모터 모델은 최고출력 456마력, 최대토크 68.4kg·m를 발휘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출력보다 완성도를 높인 전동화 시스템
EX90 파워트레인은 106kWh 배터리와 듀얼 모터 AWD 시스템의 결합으로 트윈 모터 모델은 최고출력 456마력, 최대토크 68.4kg·m를 발휘한다. 또 퍼포먼스 모델은 최고출력 680마력까지 성능을 높였다. 여기에 800V 전기 아키텍처를 적용해 최대 350kW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10%에서 80%까지 약 22분이면 충전이 가능하다.
수치만 보면 상당히 강력한 성능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이를 과시하려는 성격은 아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은 분명하게 전달되지만 폭발적인 가속감을 앞세우기보다 커다란 차체를 여유롭게 밀어주는 감각이 더 강하다. 플래그십 SUV에 기대하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우선한 세팅이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EX90을 경험하는 동안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압도적인 성능보다 완성도 높은 승차감과 정숙성이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안락함을 중심으로 완성한 볼보다운 주행 감각
도심과 고속도로를 오가며 다양한 환경에서 EX90을 경험하는 동안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압도적인 성능보다 완성도 높은 승차감과 정숙성이었다. 대형 전기 SUV답게 차체는 묵직하게 움직이지만 불필요한 흔들림은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운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감 있는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특히 뛰어난 N.V.H. 성능은 EX90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과 풍절음은 상당 부분 걸러내면서도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도의 노면 정보는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조용함을 위해 모든 감각을 차단하기보다 운전자가 차와 꾸준히 소통할 수 있도록 세팅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뛰어난 공간 활용성과 우수한 N.V.H. 성능은 EX90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모델은 과속방지턱이나 노면 이음새를 지날 때 초기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한 뒤 차체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모습이 돋보였다. 서스펜션은 불필요하게 단단하지도, 지나치게 부드럽지도 않은 균형 잡힌 성격을 유지하며 패밀리 SUV다운 안락한 승차감을 꾸준히 전달한다.
고속 구간에서도 긴 휠베이스에서 오는 안정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차체는 속도를 높여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직진 안정성을 꾸준히 유지했으며, 스티어링 역시 가볍지만 불안하지 않은 세팅으로 장거리 이동에서도 피로감을 크게 줄여준다. 스포츠 SUV처럼 민첩한 움직임을 추구하기보다 가족 모두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플래그십 SUV의 성격을 충실히 구현한 모습이다.
EX90은 볼보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안전 철학과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 그리고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을 하나의 완성도 높은 상품으로 묶어낸 새로운 세대의 플래그십 SUV에 가깝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안전과 편안함을 가장 볼보답게 풀어낸 플래그십
결국 EX90은 단순히 XC90을 전기차로 바꾼 모델이 아니었다. 볼보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안전 철학과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 그리고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을 하나의 완성도 높은 상품으로 묶어낸 새로운 세대의 플래그십 SUV에 가까웠다.
물론 경쟁 모델처럼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소비자에게는 다소 차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장거리 이동에서의 편안함과 뛰어난 정숙성,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SDV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의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EX90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볼보다운 전기 SUV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다.
관련자료
-
링크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