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ES 350e "정숙성ㆍ승차감 기대 이상, 디지털 완성도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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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세단 'ES'가 8세대 완전변경과 함께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 버전을 선보였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렉서스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세단 'ES'가 8세대 완전변경과 함께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 버전을 선보인 가운데 최근 시승한 'ES 350e'는 기존 모델의 강점이었던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한층 발전시킨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전보다 커진 차체와 배터리 무게가 느껴지지만 앞뒤 균형은 안정적이고,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는 과정에서도 움직임이 매끄럽게 이어졌다. 다만 국내 경쟁 모델에 비해 부족한 인포테인먼트 사용성과 반복적으로 발생한 운전자 주의 경고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1989년 렉서스 브랜드 출범과 함께 등장한 ES는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 넓은 실내 공간을 앞세워 브랜드를 대표하는 세단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2001년 4세대 모델을 시작으로 판매를 확대했고, 이후 ES 300h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세단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이번 8세대 모델은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를 동시에 제공하면서 ES의 전동화 전략을 한 단계 확장했다.
신형 ES는 기존 ES의 우아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전기차에 어울리는 새로운 이미지를 강조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더 커진 차체와 달라진 비율, 뒷좌석 공간 변화 뚜렷해
기존 ES의 우아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전기차에 어울리는 새로운 이미지를 강조한 신형 ES는 차체 크기와 전면부 디자인에서 이전 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장은 5140mm, 전폭은 1920mm, 전고는 1560mm이며 휠베이스는 2950mm에 이른다. 기존 모델보다 전장은 165mm, 전폭은 55mm, 휠베이스는 80mm 늘어났다.
외관에서도 전면부는 기존 스핀들 그릴의 형태를 차체 전체로 확장한 스핀들 보디 디자인을 적용하고, 새로운 트윈 L 시그니처 램프를 통해 렉서스 특유의 인상을 이어간다. 측면에서는 보닛부터 루프와 트렁크까지 연결되는 매끄러운 실루엣을 강조했고, 후면에는 일자형 리어 램프와 발광식 렉서스 로고를 적용해 차체가 한층 넓어 보이도록 구성했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간결한 구성을 강조하면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주요 기능을 배치했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차체가 커진 만큼 실내 공간에서도 변화가 분명하게 나타나는데, 특히 뒷좌석에 앉으면 기존 ES보다 한층 여유로워진 공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늘어난 휠베이스와 슬림하게 설계한 시트 및 실내 트림이 공간 확보에 기여했고, 높아진 시트 포지션과 넓어진 유리 면적도 개방감을 높이는 요소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 모델보다 간결한 구성을 강조하면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주요 기능을 배치했다.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기능 아이콘이 나타나는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를 적용했고, 일부 상위 트림에는 뒷좌석 리클라이닝과 오토만, 마사지 기능을 포함한 리어 컴포트 패키지도 제공한다.
ES 350e는 새롭게 설계한 GA-K 플랫폼을 바탕으로 차체 바닥에 74.69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배치한 전륜구동 전기차 버전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227마력 전륜구동 전기차, 무게 증가에도 안정적인 주행 균형
이번에 시승한 ES 350e는 새롭게 설계한 GA-K 플랫폼을 바탕으로 차체 바닥에 74.69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배치한 전륜구동 전기차로, 최고출력 227마력을 발휘한다.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는 478km, 복합 전비는 6.0km/kWh이며 공차중량은 2105kg에 이른다.
실제 주행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특징은 강한 순간 가속력보다 속도를 자연스럽게 높여가는 매끄러운 가속 반응으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조작하는 만큼 차량이 차분하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 반응을 갖췄지만 이를 과도하게 강조하지 않았고, 속도가 높아지는 과정에서도 힘이 끊기거나 갑작스럽게 전달되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기존 ES와 비교하면 차체가 커지고 무거워졌다는 인상은 분명하지만 방향을 전환하거나 코너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앞뒤 움직임은 상당히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차체가 불필요하게 흔들리거나 앞부분과 뒷부분이 따로 움직이는 느낌이 적었고, 배터리 무게를 낮게 배치한 전기차의 구조적 장점을 안정적인 주행 감각으로 연결한 모습이다.
ES 350e의 가장 큰 장점은 실내 NVH 성능으로, 주행 중 외부 소음과 노면에서 전달되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 프리미엄 세단에 기대하는 정숙성을 충분히 보여줬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특히 ES 350e의 가장 큰 장점은 실내 NVH 성능으로, 주행 중 외부 소음과 노면에서 전달되는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 프리미엄 세단에 기대하는 정숙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전기모터 특유의 조용한 작동뿐 아니라 차체를 통해 전달되는 잔진동까지 세심하게 걸러내는 점이 인상적이고, 속도가 변하는 상황에서도 실내 분위기가 차분하게 유지됐다.
승차감 역시 이번 시승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한 부분으로, 일반적인 요철에서는 잔진동을 부드럽게 흡수하고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도 충격이 둔탁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첫 번째 충격 이후 차체가 다시 출렁이거나 불필요한 진동이 이어지는 현상을 잘 억제하면서, 무게가 상당한 전기 세단임에도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이 돋보였다.
이러한 주행 특성에는 새롭게 다듬은 차체 구조와 서스펜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렉서스는 차체 곳곳의 결합 강성을 높이고 바닥에 고감쇠 접착제를 적용해 진동 전달을 줄였으며, 후륜에는 ES 최초로 5링크 구조의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ES 350e 럭셔리와 VIP 트림에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인 AVS도 제공한다.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주행 완성도를 높인 ES 350e는 정작 차량 내부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기능에서는 국내 경쟁 모델과 비교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주행 완성도에 비해 아쉬운 디지털 기능, ES의 강점은 여전히 유효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주행 완성도를 높인 ES 350e는 정작 차량 내부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기능에서는 국내 경쟁 모델과 비교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LG유플러스와 협업한 렉서스 커넥트와 네이버 클로바 기반 음성인식 등 국내 환경을 고려한 기능을 도입했지만, 실제 사용 과정에서 음성 명령에 대한 반응과 사용 편의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시승 도중 정상적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운전자 주의 경고가 반복적으로 표시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운전자의 안전을 돕기 위한 기능이 오히려 주행 중 신경을 쓰이게 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단일 시승에서 확인한 현상만으로 시스템 전체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경고 발생 조건과 실제 운전자 상태 사이의 판단 정확도는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인상이다.
렉서스 ES 350e는 탑승자가 실제로 느끼는 편안함과 안정적인 이동에 더 많은 비중을 둔 모델로 평가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이러한 아쉬움에도 ES 350e의 전체적인 주행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기존 ES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이 순수 전기차에서도 유효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매끄러운 가속감과 안정적인 차체 균형, 충격 이후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는 서스펜션은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출력과 가속 성능이 주요 경쟁 요소로 강조되는 것과 달리 렉서스 ES 350e는 탑승자가 실제로 느끼는 편안함과 안정적인 이동에 더 많은 비중을 둔 모델이다. 디지털 기능의 완성도는 보완이 필요하지만, 넓어진 실내 공간과 우수한 NVH 성능, 정제된 승차감을 고려하면 프리미엄 전기 세단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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