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EV5, 알고 보면 꽤 괜찮은 전기차…가족을 위한 현실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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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반영하면 4000만 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은 EV5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반영하면 4000만 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은 EV5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전기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단순히 긴 주행거리나 빠른 가속 성능만으로는 선택받기 어려운 시대다. 얼마나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지, 가족이 함께 이용하기 편한지, 그리고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지가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런 관점에서 기아 'EV5'는 꽤 흥미로운 모델이다.



처음에는 'EV6'와 'EV9' 사이를 채우는 또 하나의 전기 SUV 정도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차량을 경험해 보면 EV5는 단순히 라인업 확장 차원이 아니라 국내 전기차 대중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전략 모델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전달된다.



특히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반영하면 4000만 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은 EV5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최근 출시되는 패밀리카 컨셉의 전용 전기차들이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 이상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상당히 현실적인 접근이다.





EV5는 수치만 놓고 보면 준중형 SUV에 속하지만 시각적으로는 한 체급 위 모델에 가까운 존재감을 보여준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EV5는 수치만 놓고 보면 준중형 SUV에 속하지만 시각적으로는 한 체급 위 모델에 가까운 존재감을 보여준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EV9 감성 담은 정통 SUV, 생각보다 넓은 공간



실제로 차량을 처음 마주하면 예상보다 차체가 크게 느껴진다. 전장 4610mm, 휠베이스 2750mm 수치만 놓고 보면 준중형 SUV에 속하지만 시각적으로는 한 체급 위 모델에 가까운 존재감을 보여준다.










전면부는 EV9에서 먼저 선보인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수직형 헤드램프를 적용해 강인한 인상을 완성했다. 최근 전기차들이 공기저항계수에 집중하면서 점점 둥글고 유선형 디자인으로 변하고 있는 것과 달리 EV5는 SUV 본연의 박시한 비율을 적극적으로 유지했다.



측면 역시 긴 루프라인과 직선 중심의 실루엣을 통해 공간 활용성을 강조했다. 특히 넓게 설계된 D필러와 테일게이트 디자인은 실내 공간에 대한 자신감을 그대로 드러낸다. 후면부 또한 복잡한 장식을 배제하고 수직·수평 그래픽 중심으로 정리해 깔끔하면서도 안정적인 인상을 전달한다.





EV5의 진짜 경쟁력은 외관보다 실내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EV5의 진짜 경쟁력은 외관보다 실내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하지만 EV5의 진짜 경쟁력은 외관보다 실내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가장 먼저 체감되는 부분은 넉넉한 공간감이다. 특히 2열 공간은 동급 전기 SUV 가운데서도 경쟁력이 높다. 1041mm에 달하는 레그룸은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며 장거리 이동에서도 피로감을 줄여준다.



실내 구성 역시 가족 중심 SUV라는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1열과 2열 모두 활용 가능한 확장형 센터콘솔과 시트백 테이블, 2열 풀플랫 기능은 일상뿐 아니라 캠핑이나 차박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도 활용도가 높다.



965리터에 달하는 적재공간 역시 인상적으로 최근 SUV 구매자들이 공간 활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EV5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구성을 갖췄다.



#승차감과 정숙성에 집중한 패밀리 전기 SUV



실제 도로에서 주행에 나서면 EV5의 성격은 더욱 분명해진다. 81.4kWh NCM 배터리와 160kW 전륜 모터 조합은 수치상으로는 폭발적인 성능을 강조하는 구성은 아니지만 도로에서 부족함을 느끼기는 어렵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초반 가속은 경쾌하고 도심 주행에서는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다만 경쟁 모델 대비 역동적인 주행을 지향하기보다는 승차감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실제 도로에서 주행에 나서면 EV5의 성격은 더욱 분명해진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실제 도로에서 주행에 나서면 EV5의 성격은 더욱 분명해진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특히 승차감에선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되면서 과속방지턱이나 노면 이음새를 통과할 때 충격을 부드럽게 걸러낸다. 차체가 불필요하게 흔들리거나 통통 튀는 느낌도 크지 않다. 고속 구간에선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이 더욱 돋보인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 유입이 잘 억제됐고 속도를 높여도 차체는 안정적으로 노면을 따라간다.



무엇보다 EV5는 가족을 태우고 이동하는 상황을 고려한 세팅이 인상적이다. 운전자를 자극하기보다 탑승자 모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조율됐다.



이는 460km 주행거리에서도 실제 활용성을 고려한 세팅으로 전달된다. 최근 500km 이상 주행거리를 내세운 전기차가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하루 수십 km 수준의 이동을 반복한다. 이런 사용 환경을 고려하면 EV5의 주행거리는 일상과 주말 나들이를 모두 커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3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장거리 이동 부담을 줄여준다.





EV5의 핵심은 실제 소비자가 매일 이용하는 패밀리 SUV 본연의 역할에 집중한 모습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EV5의 핵심은 실제 소비자가 매일 이용하는 패밀리 SUV 본연의 역할에 집중한 모습이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가성비'보다 중요한 균형감



이 밖에도 해당 모델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된 가속 제한 보조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등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대거 적용되면서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결국 EV5의 핵심은 더 긴 주행거리나 더 강력한 출력으로 경쟁하기보다 실제 소비자가 매일 이용하는 패밀리 SUV 본연의 역할에 집중한 모습이다. 넓은 공간과 편안한 승차감, 충분한 주행거리, 다양한 편의사양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EV5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전용 전기 SUV 가운데 하나로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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