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AMAHA TRICITY 125, 트리시티, 스쿠터의 본질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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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가 의자를 만든다고 상상을 해보자. 그가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어떤 의자를 만들까?’ 하고 진지하게 구상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세 바퀴 굴림 스쿠터, 조금은 이상야릇해 보이는 이 물건을 만든 이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두 바퀴의 불안정성
모터사이클은 애초에 불안정성을 갖는 물건이다. 바퀴 두 개가 일렬로 배치되었는 것만을 봐도 알 수 있듯, 모터사이클은 스스로 서 있는 것도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라이더는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며 모터사이클을 조작해야 한다. 단순한 직진 운행에서부터 급격한 코너링까지, 저속 주행은 물론 고속주행까지 매순간순간 라이더는 모터사이클과 호흡을 맞춰나가야 한다. 이러한 불안정한 특성이 모터사이클이 모터사이클을 타는 행위 그 자체로 즐거움을 갖게 한다. 즉, 모터사이클의 스포츠성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속도감을 느끼는 것, 그것을 알맞케 컨트롤 하는 재미, 온몸으로 바람을 맞는 개방감 모두 모터사이클이 불안정한 존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온전히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의 즐거움, 즉 레저의 시각으로 바라봤을때의 이야기 이기도 하다.
일상생활에서의 모터사이클
모터사이클은 분명 레저의 측면이 강한 운송수단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며 맞이하는 모터사이클에 대한 실제 민낯은 조금 다르다. 한손에 철가방을 든채 아슬아슬하게 배달음식을 실어나르는 ‘배달 오토바이’나 스마트폰을 너댓게 이어붙인 GPS를 장착한 ‘퀵 아저씨’ 등의 생계를 위한 목적 또는 주로 통근을 목적으로하는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에게 가벼운 운송수단으로써의 목적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나 125cc급 저배기량 모터사이클이라면 말이다. 이렇게 모터사이클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통근용이나 상용으로 넓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목적으로 모터사이클을 운행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빠른, 조금 더 과격한, 조금 더 고동감 넘치는 모터사이클을 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필요에 의해 모터사이클을 운행하는 만큼 조금 더 편안하고, 쉽게 탈 수 있는 것, 그러면서도 조금 더 안전한 것은 뭐가 있을까하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세 바퀴의 안정성
그렇다면 두 바퀴가 갖는 장점을 가져가면서도, 두 바퀴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단점들을 최소로 하는 방안이 뭐가 있을까? 이에 대한 야마하의 대답은 두 개의 앞바퀴가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트라이크인 트리시티 125였다.
트리시티 125는 앞 바퀴가 두 개가 달려 있어 모터사이클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면서도, 이륜차 본연의 주행질감을 잃지 않은 독특한 녀석이었다. 병렬로 나란히 달린 앞바퀴는 각각 독립된 텔레스코픽 포크를 채용하고 있었고, 핸들을 움직이면 스티어링 샤프트의 움직임이 링크를 거치며 앞바퀴 두 개를 한꺼번에 조향 할 수 있도록 했다. 차체가 기울어질 때에는 패러렐로그램 링크를 거치며 바퀴가 함께 기울어졌다. 두 개의 독립된 서스펜션이 노면의 요철을 개별적으로 분산 처리하여 피치 못할 위협에서도 주행 안정감을 선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트리시티 125의 주행질감의 특성은 앞바퀴가 두 개가 달려 있음에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주행하다보면 바퀴가 세 개짜리인 트라이크라는 사실을 잊게 된다. 그러다가 문득 요철을 만나 두 바퀴가 독립적으로 장애물을 넘어갈 때 비로소 압도적인 안심감을 느낄 수 있다. 두 바퀴가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노면을 받아들이는 느낌, 실제로 체감해보면 더욱 크게 다가온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유지되는 안심감
모터사이클을 운행하다가 불가피하게 임도를 만난다면 ‘갈 수 있겠다’ 혹은 ‘못가겠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된다. 멀티퍼퍼스 모터사이클이라면 ‘까짓것’ 하면서 후루룩 달릴 수 도 있겠지만 웬만한 경우라면 비포장 흙길이나, 진흙탕길을 만나게 되면 우선 걱정이 되게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 트리시티라면 어떨까?
프론트에는 오프로드용 블록패턴 타이어(BRIDGESTONE TRAIL WING TW28 90/90-14 M/C 46P)를 리어에는 더트 타입 타이어(Dunlop k180 100/80-1849)를 장착하고 오프로드를 달려보았다. 일반 스쿠터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장소였음에도, 트리시티는 매우 안정으로 주파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서스펜션의 특성상 트레블이 크지 않아 충격이 차체로 전달되어 피로감이 신체로 오롯이 전달되었으나 각개로 움직이는 프론트 서스펜션은 오프로드의 노면 편차를 줄여가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했다. 깨나 놀라운 경험이었다. 블록패턴의 타이어가 장착된 두 개의 앞바퀴가 노면을 집어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썰매를 탈 때 양 손의 스틱으로 찍어서 달리는 느낌이라면 너무 과한 표현일까.
반면 온로드 상황에서는 최고속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지연되는 단점이 있었다. 애초에 딱 125cc 스쿠터의 딱 그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조금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최고속 5km/h를 손해보고 임도 50km 달릴 수 있지 않겠는냐 반문해본다면, 이거 확실히 남는 장사 같다.
또한 스쿠터의 착좌 특성상 지면에 발을 내딛기가 부담스럽지 않아서 조금 과격한 주행을 시도 해봐도 안심감이 느껴졌다. 오프로드 바이크와는 다른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바이크와 장비에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에 비해, 타이어만 바꿔도 그것에 준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트리시티의 또 다른 재미요소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트리시티 125가 답하는 스쿠터의 본질
스쿠터는 모터사이클 보다 일상과 가깝게 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치마를 입고 스쿠터를 타는 장면처럼, 치마를 입고도 정장을 입고도 탈 수 있을 만큼 부담 없이 탈 수 있어야 한다. (영화에서처럼 안전장구 없이 가볍게 타자는 말이 아니다.) 통근용으로 선택을 하든, 상용으로 선택을 하든 스쿠터는 보다 편안하게, 쉽게, 안정적이게 탈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스쿠터의 조건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리시티 125 스쿠터가 가져야할 보편적인 편안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트라이크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라이딩의 안심감을 선사한다. 또한 모터사이클의 본질인 달리는 재미를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에서까지도 느낄 수 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가격은 125cc 스쿠터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쯤하면 과연 다른 선택지가 있나?’ 라고 묻는 듯 보인다.
- SPECIFICATION
YAMAHA TRICITY 125 -
-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단기통 SOHC 2밸브
- 보어×스트로크 52.4mm ˟ 57.9mm
- 배기량 124cc
- 압축비 10.91:1
- 최고출력 11ps/9000rpm
- 최대토크 1.0kgm/5500rpm
- 시동방식 셀프스타터
- 연료공급방식 전자식 퓨얼 인젝션
- 변속기 V벨트 무단 자동
- 클러치 자동원심
-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R)유닛 스윙암
- 브레이크 (F)싱글 디스크 ˟ 2 (R)싱글 디스크
- 타이어 (F)90/80-14 (R)110/90-12
- 전장×전폭×전고 1905˟735˟1215(mm)
- 휠베이스 1310mm
- 시트높이 780mm
- 차량중량 152kg
- 판매가격 39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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