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6에 이은 게임 체인저 될까? - QM6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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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6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22일 사전 계약을 시행한 지 하루 만에 2천 대를 돌파하며 높은 관심을 짐작게 한 QM6가 이번에는 불과 한 달여 만에 계약 건수 1만 대(사전 계약 포함)를 넘겼다는 성적표를 보내오며 다시 한 번 놀라움을 안겼다.
QM6의 이러한 행보에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모델이 있다. 바로 SM6다. 올 상반기 출시된 SM6도 사전계약 한 달여 만에 사전 계약 건수 1만 1,000대라는 기록을 세우며 국산 중형 세단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비록 쏘나타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상반기 총 2만 7,21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K5를 밀어내고 시장 2위를 꿰차는 저력까지 보였다.
르노삼성은 이번에도 QM6를 필두로 또 한 번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지난 3년 6개월에 걸쳐 총 3,800여 억 원의 개발 비용이 투입되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했다. QM6의 진면목과 완성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2일 언론을 대상으로 열린 시승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QM6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시승한 QM6는 최상위 트림인 RE 시그니처에 4륜구동을 비롯해 모든 선택 사양을 갖춘 모델이다.
시승회에서 만난 QM6는 어딘가 모르게 익숙했다. 분명 실물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도 그다지 생소해 보이지 않는다는 기분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QM6는 상반기 르노삼성의 상승세를 이끈 SM6가 금방 연상될 정도로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얼굴에서부터 뒷모습에 이르기까지 SM6를 통해 선보인 최신 디자인 언어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최신 디자인 언어를 중형 SUV의 비례에 맞게 적용해 전-후면에 걸쳐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완성한 것이다.
승용 세단인 SM6의 모습을 단순히 복제만 한 것은 아니다. QM6에는 SM6와는 또 다른 중형 SUV만의 당당함을 강조하는 요소도 곳곳에 배치되었다. 떡 벌어진 어깨와 곡선을 이용해 볼륨감을 더한 보닛, 선명한 인상을 만드는 풀 LED 헤드램프와 대담한 그릴, 19인치 휠 등은 QM6의 당당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요소들이다. 전면 그릴을 비롯해 윈도 라인과 측면 하단, 후면의 범퍼 하단 등 곳곳에는 크롬 장식을 더해 화려함까지 더했다.
덩치도 커졌다. QM6의 전장, 전폭, 전고, 휠베이스(mm)는 각각 4,675 X 1,845 X 1,680 X 2,705로 전작인 QM5 대비 전장과 전폭은 각각 150, 10mm 커졌고, 전고와 휠베이스는 각각 15mm 커졌다. 물론 주요 경쟁 상대인 싼타페(4,700 X 1,880 X 1,680 X 2,700)나 쏘렌토(4,780 X 1,890 X 1,685 X 2,780)와 비교했을 때 제원상으로는 여전히 다소 작은 크기다. 그렇지만 그보다 훨씬 작았던 QM5와 비교하면 이제야 동급 모델로서 당당하게 붙어볼 만한 몸집을 갖춘 셈이다.
낯익은 것은 외관뿐만이 아니다. 실내 디자인은 낯익다 못해 이미 경험한 것처럼 익숙하다. 이러한 느낌의 원인은 대시보드 중앙부에 있다. QM6의 대시보드는 S-링크가 탑재된 8.7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필두로 단정하게 정리하여 특색을 살렸다.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라디오, 공조장치 등 각종 기능을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터치 기능도 지원하여 사용이 편리하다. 스마트폰에 익숙하다면 설명서를 읽지 않더라도 조작법을 모두 익힐 수 있을 정도로 사용도 쉽다.
커진 차체에 걸맞게 실내 공간도 한층 여유를 갖췄다. 특히 뒷좌석 무릎 공간은 동급 최대 수준인 289mm에 달해 상당히 여유로운 공간을 뽐낸다. 착좌감은 앞-뒷좌석이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앞 좌석의 경우 사이드 볼스터를 겸비한 세미 버킷 형상을 채용했다. 든든하게 몸을 지지해 주는 앞좌석은 장거리 운전에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뒷좌석의 경우 조금씩 낮아지는 루프라인과 바짝 곧추세워진 등받이 각도, 그리고 높은 시트 포지션 때문에 182cm의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머리 공간은 다소 부족한 편이다. 등받이의 각도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경쟁사의 SUV들은 공통적으로 등받이 각도 조절을 지원하고 있다.
시승은 충북 제천 리솜포레스트부터 청풍리조트 힐하우스까지 약 54km에 걸쳐 이루어졌다. 고속도로와 굽이짐이 심한 국도로 구성된 코스였기에 가속 성능과 코너링 성능을 확인하기에 적합했다. 도심형 SUV를 추구하는 모델임에 걸맞게 오프로드 코스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QM6의 가속 페달을 밟으면 2.0 dCi 엔진이 육중한 차체를 부드럽게 앞으로 내몬다. 2.0 dCi 엔진은 자트코의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와의 조합으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엔진의 회전 질감은 전반적으로 매끈하다. 무단변속기의 직결감 역시 나쁘지 않은 편이다. 다만 추월 가속력이나 급가속에서는 2% 아쉬움이 남는다. 시원하게 차체를 내모는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QM6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177마력/3,750rpm, 38.7kg.m/2,000~3,000rpm이다. 제원상 부족한 수치는 아니지만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속도를 더할 정도로 가속감이 경쾌한 편은 아니다. 오히려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그리고 안정적으로 속도를 높여가는 편에 더 가깝다.
QM6는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을, 후륜에는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춘 QM6에 맞게 독립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갖추고 있다. 승차감은 대체로 부드러운 편이다. 마치 승용 세단처럼 편안하고 안락하게 느껴지는 승차감이다. 고속 주행에서의 차체 안정성도 돋보인다. `올 모드 4X4-i`라는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을 기반으로 고속에서의 안정적인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속도를 점점 높여도 하체는 안정적이고 스티어링 휠도 불안하지 않다. QM6의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은 도로 상황에 맞게 전륜구동과 자동, 4륜구동 잠금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4륜구동이 탑재된 주요 경쟁 모델과 비교해 유일하게 2WD으로 고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연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차별화를 꾀했다. 4륜구동 추가 가격도 170만 원으로 경쟁 차종(210만 원)보다 낮다.
4륜구동은 코너링에서도 유의미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날 시승코스에는 굽이짐이 심한 와인딩 코스가 포함되어 있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속으로 코스에 진입했음에도 안정적인 코너링을 선보인다. 세미 버킷 형상의 시트도 탑승자를 감싸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저속에서나 고속에서의 제동성능도 만족스럽다.
정숙성은 무난한 편이다. 2.0 디젤 엔진은 조용하게, 그러나 안정적으로 차체를 이끈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떨림과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실내에서의 소음의 원인을 분석해 그에 맞는 반대파를 발생시켜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을 상쇄시키는 ANC(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시스템도 여기에 힘을 보탠다.
이 날 시승한 QM6의 연비는 복합 연비 11.7km/l, 도심 연비 11.1km/l, 고속도로 연비 12.4km/l다. 시승을 끝마치고 난 후 계기반에 표기된 평균 연비는 리터당 9.5km를 기록했다. 주행 성능 확인을 위해 고속도로에서 가속 테스트를 한 점이나 와인딩 코스를 주행한 점을 고려한다면 무난한 수준이다.
이날 QM6는 타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겉보기로는 알 수 없었던 진면목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와 더불어 QM6에 담긴 르노삼성의 고민과 각오 또한 느낄 수 있었다. SM6를 닮은 멋들어진 디자인은 물론, 오늘날의 SUV가 갖춰야 할 요소를 대부분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주행 성능과 승차감에 크게 신경을 썼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게 다가온다.
흥미롭게도 르노삼성이 계속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역은 그 동안 현대-기아차가 유독 강세를 보였던 시장이다. 중형 세단 시장도, 중형 SUV 시장도 그렇다. QM6는 오직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만으로 1달여 만에 1만대 계약이라는 성적표를 내놨다. 이는 QM6에게 싼타페와 쏘렌토에게 대적할 만한 경쟁력이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QM6가 국내 SUV 시장에서 SM6와 같은 게임 체인저로 활약할 수 있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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