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Return of the Hybrid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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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아이콘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양산되었고, 가장 많이 팔렸다. 토요타는 1세대 프리우스를 백지상태에서 개발했다. 이번 4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걸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 결과 효율성과 가슴 뛰는 재미를 겸비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거듭났다. 3세대와 4세대 프리우스를 번갈아 타며 그 차이를 살폈다.

Return of the Hybrid King 이미지 1

하이브리드카의 기준과 비전이된 프리우스

남보다 앞서며 최고 지위까지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차를 만났다. 바로 토요타 프리우스다. 1997년 세계 최초로 양산되었고, 지금까지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프리우스는 라틴어로 ‘선구자’라는 뜻. 토요타는 1990년대 초, 21세기를 대비해 프리우스를 기획했다. 1세대 프리우스처럼 수치와의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예컨대 이전 프리우스보다 노즈 끝은 70mm, 꽁무니 끝은 52mm 낮췄다. 지붕은 20mm 낮추되 봉긋 솟은 정점은 170mm, 앞유리가 보닛과 닿는 지점은 52mm 앞쪽으로 당겼다. 실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공기저항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뿌듯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Cd 0.24를 달성했다. 신형 프리우스의 디자인 콘셉트는 ‘아이코닉 휴먼테크’. 한눈에 프리우스인지 알 수 있고, 앞선 기능이 직감적으로 와 닿는 디자인을 꿈꿨다.

변화무쌍하게 흐르는 캐릭터 라인을 보고 있으면, 차체를 훑고 지나는 바람결을 떠올리게 된다. ‘낯설고 난해하다’는 평도 듣는다. 그러나 프리우스 한 세대의 수명이 7~8년인 점을 감안하면 ‘진화’보다는 ‘혁명’이 옳다. 실내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계기반과 정보창을 대시보드 중앙에 놓는 배치는 1세대부터 이어온 전통. 그 점만 빼곤 모든 것이 새롭다. 운전석에서의 시야는 압도적이다. 나지막이 낮춘 데다 좌석 쪽으로 완만히 기울인 대시보드 덕분이다. 시트는 엉덩이 받치는 부위별 스프링 특성에 차별을 두어 압력을 고르게 분산한다. 뒷좌석도 폭신하되 몸을 균형감 있게 떠받친다. 기어 레버 주변과 센터콘솔을 잇는 부위는 도자기를 연상시키는 흰색으로 단장했다. 토요타는 ‘촉촉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스티어링 휠의 림은 특수한 재질로 감싸 여름에 덜 뜨겁고, 겨울엔 덜 차갑다.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운전대를 쥐었을 때 느끼는 온도를 기준으로 공조장치를 필요 이상 틀어 연비 갉아먹는 습관을 고치기 위한 묘안이다. 한편, 지붕을 끌어내렸지만 실내 공간은 이전보다 오히려 넉넉하다. 가령 앞좌석 머리 공간은 이전보다 21mm 더 여유롭다. 새 뼈대를 쓰면서 구동계의 높이는 10mm, 운전석 위치는 55mm나 낮춘 덕분이다. 굳이 수치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앉는 순간 차이가 확연히 와 닿는다. 트렁크 공간도 502ℓ로 이전보다 56ℓ 늘었다. 짐칸을 보다 깊숙이 파고 넓힌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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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드라이빙의 즐거움

토요타는 이번에 프리우스를 선보이며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했다. 연비에 초점을 맞춘 역대 프리우스와 가장 차별화된 점이다. 운전석에 앉아 전원 버튼을 누르면 계기반과 정보창이 화려하고 정교한 디스플레이를 띄우며 반긴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으니 차가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간다. 아무런 소리나 진동이 없는 절대 정숙. 경험하기 전엔 상상조차 어려운 ‘신세계’다. 신형 프리우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보다 정교하고 효율적이다. 엔진은 이전과 같은 직렬 4기통 1.8ℓ(1,798㏄) 가솔린. 여기에 두 개의 전기모터를 물리고 충전 및 시동과 구동으로 역할을 나눴다. 직렬과 병렬식의 장점을 합친 직병렬식이다.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행성 기어가 상황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의 힘을 변화무쌍하게 뭉치고 또 나눈다.

엔진 출력은 98마력으로 이전과 같다. 시스템 출력은 122마력으로 14마력 줄었다. 대신 엔진 효율을 40%까지 높였다. 기존의 38.5%에서 1.5% 더 높이기 위해 볼트를 뺀 모든 부품을 다시 설계했다. 전기모터는 저항과 무게를 20%씩 줄였다. 배터리는 부피를 10% 줄이되 충전 성능은 28% 높였다. 이 같은 노력은 뛰어난 연비 효율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신형 프리우스의 국내 연비는 복합 기준 21.9km/ℓ. 이전의 21.0km/ℓ와 별 차이 없어 보인다. 국내 인증 때 저항값을 보수적으로 세팅한 탓이다. 실연비는 3세대를 확연히 웃돈다. 가령 4세대 프리우스의 일본 공인 연비는 40km/ℓ 이상이다. 미국 〈컨슈머 리포트〉가 실시한 연비 평가에선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번 시승 때도 평균 20km/ℓ를 거뜬히 넘어섰다. ‘연비의 달인’을 본의 아니게 힘줘 다룬 이유가 있었다. 단단히 다진 차체와 서스펜션, 잘 억제된 움직임, 고급스러워진 뒷좌석 승차감, 자연스러운 제동 과정 등 차의 조작과 움직임을 아우른 감각이 보다 가깝고 선명해졌다. 나의 의도와 차의 반응이 박자를 딱딱 맞추면서 성취감을 낳았고, 이 같은 경험이 누적되어 재미로 이어졌다. 4세대로 거듭나면서, 프리우스는 효율과 재미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 결과, 최초이자 최고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로서 위상을 다시 한 번 굳건히 다졌다.

상품 정보
개요표
2016 토요타 프리우스
가격 3,260~3,890만원
제조사 토요타
차종 수입 / 준중형
연비 21.9km/ℓ
연료 하이브리드, 가솔린, 전기
판매 국내출시
김기범(<로드테스트>기자)
편집
류창렬
사진
류창렬
제공
토요타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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