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3, AMG C63 너희들 떠니? ATS-V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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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할 수 있는 기술들이 총동원되어 제작되는 `브랜드의 총아` 고성능 모델들은 제작사의 기술력 입증과 더불어 브랜드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인하게 전달할 수 있다. 스피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드림카로 불리기도 하며, 해당 브랜드의 다른 모델의 판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독일의 BMW `M`, 메르세데스-AMG, 아우디 `RS` 등이 대표적으로 손꼽을 수 있는 예이다.
GM산하 캐딜락 브랜드에서도 이와 같은 시도를 통해, 고성능 디비전인 V시리즈를 완성해 가고 있다. V시리즈의 시작은 콜벳과 캐딜락의 협업을 통해 2004년에 탄생된 CTS-V 모델이다. ATS-V는 그 혈통을 이어나가는 모델로 기존의 ATS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된다. ATS-V는 세단과 쿠페,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시승차는 ATS-V 세단 모델 중 카본 패키지 트림이다. V시리즈 최초로 트윈 터보 기술이 적용된 3.6 리터 V6엔진을 장착해 470마력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외형은 V시리즈를 대변할 수 있는 구조적 특징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카본파이버가 적용된 앞 뒤 범퍼 하단의 스플리터과 디퓨저, 그리고 보닛 위의 에어인테이크 등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면은 ‘V’라인이 돋보인다. 캐딜락의 시그니처 방패형 그물망 라디에이터 그릴과 콧등을 한껏 추겨 올린 보닛은 ATS 모델과 차별성을 가진다. 눈꼬리가 수직으로 떨어지는 헤드램프는 야성을 숨긴 맹수의 눈초리가 연상될 정도로 매섭다. 하단의 에어인테이크 영역은 최대화해 유입되는 공기의 양을 늘려 냉각 능력을 강화했다. 바로 윗 영역인 라디에이터그릴 및 헤드램프는 절묘하게 어울려 날카로운 인상을 만들어 낸다. 에어인테이크 하단에 부착된 카본파이버 스플리터는 보닛 위의 에어인테이크와 함께 세련된 이미지를 제공함과 동시에 주행 시 차체를 지면에 힘있게 눌러 안정된 자세를 유지시켜는 역할도 병행한다.
측면은 전면의 카본파이버 에어댐에서 트렁크 덮개 위로 자리잡은 덕 테일(Duck Tail) 형태의 스포일러까지 완만한 경사로 이어진다. 100미터 경주 출발선에서 엉덩이를 치켜 세우고 출발 총성을 기다리는 주자들처럼 에너지가 응축된 모습이다. 벨트라인과 사이드 스커트 위의 캐릭터 라인도 이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경사를 두고 테일 램프와 뒤범퍼까지 이어진다. ‘V’자가 음각으로 새겨진 18인치 단조 알루미늄 휠에는 V시리즈를 위해 특별 맞춤형으로 장착된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 타이어는 차제를 듬직하게 받쳐준다.
후면은 전면과 마찬가지로 ‘V’ 형상의 그리드가 새겨진 면이다. 트렁크 덮개, 스포일러 밑 영역과 범퍼 상단 영역을 ‘V’자 그리드로 디자인했다. 강력한 주행을 견고하게 뒷받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덕 테일(Duck Tail) 형태의 스포일러는 스포티한 역량을 효율적으로 표현했고, 범퍼 하단 영역에는 카본파이버 소재의 디퓨저와 서로 간의 간격을 좁힌 스테인리스 트윈 듀얼 배기구 는 스포일러 못지않은 역동성을 표현한다. 모두 강력한 주행에 대한 효율적 표현과 기능을 다한다.
내부는 외부 못지않은 스포티한 구성이 일품이다. 운전석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레이싱 전용 레카로 스포츠 버킷 시트가 눈에 들어온다. 역시나 강력한 주행 성능을 위한 구성으로 차의 성격을 짐작하게 한다. 시트에는 스티어링 휠에 사용된 알칸타라 가죽 소재를 동일하게 적용했고, 16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허벅지와 옆구리를 떠받치는 영역의 조정과 앞차와의 간격이 짧아지면 경고를 진동을 통해 전달하는 햅틱 기능도 제공한다. 햅틱 기능은 동급 유일이다. 헤드레스트 하단 영역에는 크롬 소재를 적용해 시트를 더욱 스포티하게 연출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외부의 전면과 후면처럼 ‘V’자를 형상화했다. 크롬과 알칸타라, 그리고 카본파이버 소재를 적재적소에 배치시켜 고급스러움의 표현과 스포츠카를 연상시킬 수 있는 동기를 명확하게 부여했다. 센터페시아는 양 옆 테두리를 크롬으로 마무리해 경계를 명확히 하며, 디스플레이 영역과 냉난방 조작 영역, 터치 방식으로 공간이 드러나는 무선충전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UE는 디스플레이 영역에서 터치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센터콘솔에는 기어변속레버와 주행모드가 자리잡는다. 주행모드는 투어, 스포트, 트랙, 스노우/아이스가 제공된다.
알칸타라 소재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손안으로 감기는 감촉이 일품이다. 각 스포크마다 블랙하이그로시와 크롬테두리를 적용했고, 주행 중 대부분의 기능을 버튼 조작을 통해 간편하게 실행할 수 있다. 수직으로 길이가 긴 마그네슘 패들 시프트는 더욱 재빠르고 역동적인 주행을 만들어 낸다. 계기판에는 5.7인치 LCD 디스플레이기 제공되어 주행관련 정보 및 차량 시스템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속도계의 눈금은 330km까지 표시되어 있어 고성능 차량임을 대변한다.
실내 공간은 4인이 탑승할 수 있는 구성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비교적 편안한 탑승이 가능하지만 뒷좌석의 경우 레그룸의 여분이 부족해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고성능 주행을 위한 차량임을 감안한다면 납득이 된다. 경쟁 모델인 M3나 C63도 대동소이하다. 트러크 공간은 기본적으로 290.4리터가 제공된다.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좀 더 넓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스페어 타이어나 템포러리 타이어는 제공되지 않는다.
파워트레인은 3.6리터 V6 직분사 트윈 터보엔진에 8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를 물려 최고출력 470ps/5,800rpm, 최대토크 61.4kg.m/3,500~5,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티타늄과 알루미늄 복합소재의 터빈을 적용한 터보 차저는 관성을 줄여 터보랙 현상을 최소화했고 터보차저에 진공 압력 조절 밸브를 장착해 주행 중 쉼 없이 고른 출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했다. 8단 자동 변속기에는 퍼포먼스 알고리즘 변속(PAS, Performance Algorithm Shifting) 기능이 적용되어 스포트 및 트랙 모드에서 중력가속도를 감지해 차량이 처해진 주행 환경에 알맞은 변속을 돕는다. 또한, 런치 컨트롤 시스템은 트랙션 컨트롤 성능과 변속기 보정을 최적화해 준다. 0→100km/h 가속 성능이 3.8초, 최고 속도는 302km/h으로 경쟁차종인 M3나 AMG C63보다 빠르며 높다. 아래의 표를 참조하면 된다.
주행을 위해 차문을 열면 레카로 시트는 폭발적인 주행에도 안정된 자세를 보장할 수 있다는 듯 도도하게 운전자를 맞이 한다. 스티어링 휠 너머 속도계의 330km 표시는, 우렁찬 시동 사운드와 함께 일반 모델들과는 차별된 감흥을 유발시킨다.
도심 주행을 위해 주행 모드를 투어모드로 설정하고 가속페달에 살포시 발을 올리면 일반적인 세단의 움직임과 큰 차이가 없이 부드럽고 살며시 거동이 진행된다. 사나웠던 시동음과 달리 주행 중 배기 사운드는 음의 피치를 내려 잠잠히 수그러든다. 여성들에게도 무리 없이 조작할 수 있는 수준의 조작성이 주행을 편안하게 하다.
그러나 존재감을 체감하기 위해서는 더욱 거칠게 다뤄야 하는 법, 실체를 알아보기 위해 고속도로로 차 머리를 돌렸다. 주행 모드를 스포트 모드로 변경하고 급가속을 시도했다. 얌전했던 차체는 당겨진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런치 컨트롤 시스템은 휠 스핀 하나 없이 고스란히 차체를 전방으로 떠밀어 내는 데 일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넘치는 출력은 운전자를 당황스러울 정도로 운전에만 몰입시키게 했다. 엔진 회전계의 바늘은 6,000rpm을 넘다 들며 금세 100km/h에 다다른다. 3.8초의 제로백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150km/h를 넘어서 고속영역에 다다르기까지도 ATS-V가 가진 체력은 좀처럼 소진되지 않는다. 최고속도 302km/h까지도 무난히 도달할 수 있어 보인다. 속도는 점점 높아지고 시야는 점점 좁아지지만, 실내에서의 느껴지는 차체의 안정감은 놀랄 정도로 우수하다. 고속주행에도 손끝 감촉을 통해 전달되는 스티어링 휠의 느낌은 묵직하고 견고하다. 속도를 내려 100km/h 정속 주행을 시도하니 엔진회전계의 바늘은 1,500~1,600rpm을 가리킨다.
와인딩 구간에서의 움직임은 직진 구간에서보다 더욱 민첩하고 강력하다. 급격한 스티어링 휠의 조작을 통한 공격적인 코너 공략에 이마에는 땀 방울이 송골송골 맺히지만 두방망이질 치는 긴장감으로 주행의 재미는 더욱 커진다. 3세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과 전자제어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eLSD)이 있어 가능한 움직임이다. 동급 유일의 3세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은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읽고 댐핑을 조절해 차체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전자제어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은 엔진 구동력을 뒷바퀴에 자동으로 배분해 코너링 시 노면과의 접지력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실내에서는 레카로 시트가 운전자의 몸을 견고하게 떠 받혀준다.
과격하고 민첩한 움직임에는 뛰어난 제동력과 쿨링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ATS-V에는 동급 최고의 전륜 6 피스톤 및 후륜 4 피스톤 고정 캘리퍼와 벤틸레이티드로터를 적용한 브렘보 브레이크가 장착되었다. 어느 순간에도 즉각적인 제동력을 제공한다. 저용량 에어쿨러는 터보 공기 온도를 130도까지 낮추고, 리어 디퍼렌셜과 6개의 워터 및 오일 쿨러는 강력한 주행으로 발생하는 열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부품들의 수준을 크게 낮춰준다. 이외에도 장착된 미쉐린 수퍼 스포츠 썸머 타이어는 트라이 컴파운드 패치를 적용해 도로와의 접지력과 제동력, 그리고 고속에서의 제어 성능을 극대화했다. ATS-V만을 위한 맞춤형 타이어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바로 사운드다. 배기 사운드는 고속 주행에 있어 강력한 출력만큼이나 주행 만족도를 배가 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ATS-V의 경우, 시동 시 유입되는 강력하고 우렁찬 사운드가 주행 중에는 급격히 낮아지고 조용해진다. 어느 모드로 주행하더라도 마찬가지다. BMW의 M시리즈나 메르세데스-AMG 모델의 경우, 매력적인 배기 사운드를 연출해 주행 감성을 높인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전방 충돌 경고 기능, 전방 주행 차량과의 거리 표시, 차선 유지 기능, 차선 이탈 경고 기능, 사각 지대 경고 기능, 후방 통행 차량 감지 및 경고 기능, 안전 경고 햅틱 시트 등과 같은 전방위 첨단 안전 사양은 매력적이다.
주행 연비는 혼잡한 도심 주행 시 5.8km/l, 원활한 도심에서는 7.8km/l였다. 고속도로에서 투어모드로 100km/h 정속 주행 시 11km/l, 스포트 모드일 경우 9.5km/l였다. 제원상 연비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114년의 캐딜락 기술력이 오롯이 담긴 ATS-V에는 레이싱 유전자가 흐른다. V시리즈 최초로 트윈 터보 기술을 채택한 3.6리터 V6엔진을 탑재해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 성능 관련 수치들에서 캐딜락의 절치부심 흔적이 묻어난다. 초도 물량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국내시장에서의 소비자 반응도 좋다. 경쟁모델대비 2천만원가량 낮은 가격과 빼어난 성능이 완판의 배경이다. ‘브랜드의 총아’, 고성능 차량인 V시리즈에 대한 캐딜락의 이유 있는 돌풍이 계속 이어질지 기대된다.
캐딜락 ATS-V의 판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79,500,000원이다. 탄소섬유 소재의 카본 패키지와 첨단 안전 사양인 드라이버 어웨어니스 패키지가 추가된 ATS-V 카본 패키지 모델의 가격은 90,500,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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