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ATI Scrambler Sixty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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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카티의 서브 브랜드인 스크램블러에 새롭게 추가된 따끈따끈한 뉴 모델 ‘스크램블러 식스티투’는 절반의 배기량에 절반을 힘, 더 저렴해진 가격으로 역사상 가장 저렴한 두카티가 되었다. 이 모델이 가진 의미와 타겟이 누구인지 분석해 보았다.
두카티 스크램블러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 된 Sixty2의 이름은 오리지널 스크램블러가 탄생한 1962년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의 배기량이 250~450cc였으니 400모델에 이러한 이름이 붙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배기량은 기존의 스크램블러의 절반이 조금 못되는 399cc로 일본처럼 400cc를 기준으로 면허나 보험체계가 나뉘는 나라에서는 큰 의미를 지닌다. 일본에서 800cc를 탄다면 이미 베테랑 라이더이기 때문에 스크램블러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400cc이하 면허라면 젊은 라이더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기량이기 때문에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실 2종소형 면허로 모든 바이크를 다 탈수 있는 한국에서는 이런 설정이 큰 의미는 없다. 애당초 일본 전용모델이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는데 국내 출시소식에 의구심을 가진것도 그러한 이유였다. 굳이 스크램블러 아이콘을 두고 식스티투를 선택할 사람이 있을까? 특히나 배기량, 스펙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말이다.
헤드라이트 주변을 감싼LDE포지션 램프는 스크램블러의 상징적인 부분
최선의 다이어트
외형은 기존의 스크램블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특유의 실루엣은 그대로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세심히 살펴보면 꽤 많은 부분이 전용 파츠로 설계되었다. 사이드 패널이 합쳐진 연료탱크, 정립식 프론트 포크와 포크를 잡아주는 트리플 클램프, 배기량이 작아지고 장식요소가 배제된 엔진, 새로운 스윙암과 로우버전시트(국내사양은 로우시트가 기본이다) 살이 빠진 뒷타이어와 그에 맞춰진 휠, 그리고 귀여운 느낌의 둥근 사이드 미러, 염가버전으로 변경된 브레이크 캘리퍼 등 많은 부분에서 마른걸레 쥐어짜듯 원가 다이어트가 이루어졌다.
엔진은 보어와 스트로크를 모두 줄였다. 스펙상 출력은 75마력에서 41마력으로 54%정도의 출력 토크는 68Nm에서 절반인 34.6Nm로 줄었다. 하지만 무게는 고작 3kg감량되었다. 이정도면 스펙으론 조금 실망스럽다. 참고로 800cc의 스크램블러와 가격 차이는 겨우 160만원이다. 과연 어떠한 매리트를 느낄 수 있는 모델일지 여전히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
오른쪽으로 치우친 계기반. 다양한 정보를 촘촘히 표시하지만 시인성이 떨어지는건 어절 수 없다.
3kg의 미미한 무게차이치고는 시트에 앉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가벼운 느낌이다. 일단 국내 사양은 로우시트가 기본이다. 2cm낮은 시트는 스크램블러로 입문하는 라이더에게 문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시트의 너비는 널찍한 편이고 쿠션은 단단한 편이다.
엔진의 시동을 걸면 분명한 두카티의 맥동은 그대로인데 진동도 없고 소리도 작아 귀엽고 발랄한 느낌에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공랭, 수랭을 떠나 2기통 400cc 자체가 요즘에는 흔하지 않은 설정이라 더 신선한 느낌이다. 회전의 느낌이 경쾌하고 엔진의 회전질량 작아서 고회전으로 돌리는데도 무서운 느낌이나 부담감이 거의 없다. 다만 8000rpm이 넘어가면 엔진의 진동이 핸들을 타고 올라온다.
국내 사양에 기본 적용 된 로우시트
클러치 연결도 매끄럽다. 움직임은 꽤 경쾌하고 기어의 변속도 절도 있고 깔끔하다. 스크램블러 800의 스로틀이 조금 민감한 편이였는데 배기량이 줄어들고 힘이 빠지니 스로틀을 열고 닫을 때도 한결 부드럽게 연결된다. 엔진의 절대적인 토크량는 작은데 저회전 에서도 힘이 유지되는 끈기 있는 느낌이라 저속에서의 콘트롤도 좋다.
경쾌한 느낌은 가속에서도 이어진다. 이렇게 낮은 배기량인데도, 그리고 속도도 빠르지 않음에도 두카티만의 느낌은 확실히 남아있다. 스트레스 없는 가속과 넓은 핸들바와 깊은 조향각으로 시내주행이 너무 경쾌하고 즐겁다. 2차선 도로에서 휠 돌려 유턴반경도 좁다. 특히 핸들링 감각이 무척 좋은데 리어타이어가 180mm에서 160mm으로 좁아지며 생긴 기분 좋은 변화다. 폭110mm의 18인치 프론트 타이어에는 160의 리어타이어가 궁합이 더 잘 맞는 느낌이다. 순정 타이은 피렐리. 스크램블러를 위한 블록 타이어지만 그립은 온로드 타이어 못지않아 코너링의 즐거움은 두카티의 것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는 쇼와제 41mm정립식으로 변경되었다. 기대보다는 무르고 스트로크도 짧아 한계가 쉽게 드러난다. 프리로드 조절이 아쉽지만 엔트리에 기대하긴 힘든 기능. 기본기는 충분하지만 어쩐지 조금 아쉬움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출력이 높지 않다보니 대부분이 커버 가능한 영역이라는 점과 무게가 가벼운 라이더라면 괜찮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서 식스티투의 포지션이 좀더 명확해진다.
브레이크는 여러모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 브레이크의 콘트롤 감각은 좋다. 하지만 800모델의 브렘보 레디얼 4피스톤 캘리퍼에서 2피스톤 캘리퍼로 변경되며 제동력 자체가 조금 떨어진다. 혼자 탈 때는 문제가 없지만 2인승차시는 조금 밀린다.
싱글 디스크에 2피스톤 브레이크는 아쉬운 부분
스크램블러답게 즐기기
아무리 그래도 스크램블러인데 도로에서만 타보기 아쉬워 오프로드를 달리는 사진을 찍어볼 요량으로 흙길 위에 올렸다. 내린 비에 촉촉이 젖어 온통 진흙탕이 되어버려 미끄럽기가 아이스링크 못지않은 노면이지만 블록패턴이 더해진 순정타이어가 끊임없이 그립을 만들어줘 꽤나 재밌게 탈 수 있었다. 특히 넓은 핸들바 덕분에 바이크가 미끄러지면 자연스럽게 균형이 잡히고 바이크가 기운 상태에서도 무게감을 덜 느낄 수 있어 안심이 된다. 180mm보단 160mm의 리어타이어가 오프로드에서는 노면을 덜 탄다. 그리고 스크램블러 800이 오른쪽에서 두 실린더의 배기 라인이 만나며 빠지는데 반해 식스티투는 엔진 하단으로 빠지는데 이게 오프로드에서 덜 뜨거워서 좋았다.
처음에 사진만 몇 컷 남기려고 했던 계획은 잊은 지 오래, 체력이 바닥 날 때까지 한참을 ?다.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빙글빙글 신나게 미끄러트리고 입고 있던 옷까지 진흙으로 엉망이 되어 버렸다. 내안의 남은 동심의 재발견이랄까? 결국 바이크는 물론 재킷 등짝까지 진흙 투성이가 되어버려 결국 고압 물세차기 힘을 빌려야 했다.(웃음)
엔진의 타이밍벨트 커버가 심플한 디자인으로 바뀌긴 했지만 크기는 800과 비슷하다. 뒤쪽 실린더의 배기파이프가 프레임 사이로 내려가며 배기라인이 크게 달라졌다.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다
스크램블러 식스티투는 완벽히 입문용 바이크였다. 다루기 쉬운 엔진, 가벼운 무게, 낮은 시트고, 콘트롤하기 쉬운 핸들바, 그리고 스크램블러 800에 비해 스윙암이 15mm 슬쩍 길어져 주행 안정성이 좋아진 점까지 초보를 위한 넘치는 배려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초보라이더들에게도 추천할만하다. 두카티 특유의 즐거움은 제법 잘 살아있으면서 날카로움은 두루뭉술하게 다듬었다. 면허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의 초보라이더라도 즐길 수 있는 두카티다. 한 체급 위의 모델과 같은 덩치인 점이 처음에는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타보니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에 연습이 되는 점에서는 괜찮을 것 같다. 디자인도 전체적인 느낌에서 저가형이란 느낌보단 디테일이 간소화되며 오히려 클래식한 매력은 더 잘 살아났다. 식스티투만의 개성 있는 컬러도 매력적이다.
처음 가졌던 의문은 몇 달 전 스크램블러 아이콘으로 입문한 지인을 만나 완전히 풀렸다. 그에게서 스크램블러를 너무 만족하고 타고 있지만 지나치게 울컥거리는 스로틀과 의외로 강력한 출력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스로틀 조작이 서툴기 때문이겠지만 아마 식스티투였다면 그러한 ‘서툼’ 마저 잘 커버해주었을 것이다.
스크램블러 800은 두카티가 새로운 장르를 도전하는 만큼 스크램블러만의 통통 튀는 재미를 주고 싶은 두카티의 욕심이 그대로 투영되었다. 반면 식스티투는 스크램블러의 라이프스타일에 좀 더 집중했다. 그간의 내 의문은 빠르게 달리는 것에 관심이 없는 두카티 바이크를 상상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었다. 이는 분명 내 머릿속의 두카티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스크램블러 800으로 ‘쿨’한 스크램블러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었으니 그 스타일에 공감하고 동경하는 사람들을 스크램블러의 세계에 끌어드리려는 다음 단계가 식스티투다. 그러니까 남 이야기가 아니라 이 글을 꼼꼼히 정독하고 있는, 그래 바로 당신이 타깃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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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진형식 공랭 4스트로크 L형 2기통 데스모드로믹 2밸브
- 보어×스트로크 72 × 49(mm)
- 배기량 399cc
- 압축비 10.7:1
- 최고출력 41hp / 8750rpm
- 최대토크 34.6Nm / 8000rpm
-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 연료탱크용량 14ℓ
- 변속기 6단리턴
-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R)싱글쇽 스윙암
- 타이어사이즈 (F)110/80 R18 (R)160/60 R17
- 브레이크 (F)320mm싱글디스크 (R)245mm싱글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2150mm×860×1165
- 휠베이스 1460mm
- 시트높이 860mm
- 차량중량 183kg
- 판매가격 11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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