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ATI MULTISTRADA 1200S, 이성과 본능의 경계
컨텐츠 정보
- 1,686 조회
- 목록
본문
새로운 160마력의 가변밸브 엔진, 그리고 한 단계 더 진일보한 전자 장비를 탑재하고 다음 세대로 진화한 멀티스트라다. 이 새로운 멀티퍼퍼스 바이크가 그리는 세계는 이성과 본능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금껏 없던 황홀경을 선사한다.
2016년형 멀티스트라다 1200S가 드디어 국내에 출시했다. 유럽과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빠른 런칭이다. 새로운 모델의 핵심은 가변밸브타이밍, 그리고 6축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관성 측정 유닛인 IMU의 탑재, 세미 액티브 서스펜션인 DSS Evo의 탑재(S모델 전용)다.
새로운 멀티스트라다의 디자인에 대한 의견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린다. 이전세대가 이제 눈에 익을만하니 새롭게 바뀌어서 더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010년 둥글둥글하던 1100에서 날카로운 디자인의 1200으로 변경될 때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파격적인 변신을 했지만 이번에는 언뜻 페이스리프트처럼 느껴질 만큼 이전의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꼼꼼히 살펴보면 얼굴만 바뀐 것이 아니라 프레임부터 다르고 거의 대부분이 변경된 풀 체인지 모델이다. 전체적인 프로포션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지만 이전의 멀티스트라다의 모습에서 조류의 이미지가 느껴졌다면 지금은 먹잇감을 앞에 두고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대는 맹수의 얼굴이 느껴진다. 더 굵직한 터치에 세부를 표현하는 선이 직선 위주로 정리되었다.
S모델 전용의 풀컬러 TFT 대시보드. 시인성과 디자인 모두 뛰어나다. 야간은 블랙바탕 주간은 흰색바탕으로 자동으로 변경된다.
캐릭터 라인에 일관된 흐름이 잡히고 프론트에 1299 파니갈레와 맥을 같이하는 디테일이 추가되었다. 한눈에 더 강해보임은 물론 요즘의 두카티다운 이미지로 바뀌었다. 한번 신형이 눈에 익고 나니 구형은 상대적으로 얌전해 보이는 게 재밌다. 불과 1년 전 만해도 적수가 없어 보일만큼 과격하고 세 보이던 디자인인데 사람 눈이 참 간사하다. 과격해 보이는 전면과 달리 연료탱크부터 리어로 가는 라인은 매끄럽고 심플하게 정리되고 있다. 리어의 면발광 테일램프가 멀티스트라다만의 뒤태를 완성한다.
시트에 앉아 둘러보면 비로소 많은 것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전면의 계기반은 풀컬러의 TFT화면으로 다양한 정보를 깔끔하게 보여주며 보기 좋을 뿐 아니라 시각적 만족감도 크다. 모든 기능을 화면 안에서 세팅할 수 있어 입력 버튼들도 간소화 할 수 있었다. 핸즈프리 이그니션 시스템(스마트키)의 동작은 기존 방식과 다르게 전원 버튼과 시동버튼, 킬 스위치를 분리했는데 이쪽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킬스위치를 조작해야 했던 예전 방식은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어리둥절한 방식이었다. 그립의 각종 버튼들은 백라이트가 추가되어 야간에도 위치를 확인하기 좋음은 물론 예쁘게 반짝인다.
극적으로 낮춘 시트고는 누구나 쉽게 멀티스트라다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차체의 폭은 줄여 발착지성은 더욱 좋으며 엉덩이를 탄탄하게 받쳐주어 주행 시 견고하게 하체를 홀딩 할 수 있다.
클러치 커버 케이스 형상이 변경되었는데 발에 걸리적 거림이 덜해졌다.
새로운 엔진
멀티스트라다 1200의 수랭 엔진은 첫 테스타스트레타 11˚ 엔진으로 시작해 듀얼스파크를 추가해 미들레인지의 토크를 증대시키고 효율을 끌어올린 테스타스트레타 11˚ DS엔진, 그리고 이번에는 가변 밸브타이밍 시스템이 추가된 테스타스트레타 DVT엔진으로 진화했다.
새로운 엔진의 변화는 바이크를 출발하자마자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부드럽게 출발하는 두카티 바이크는 없었기 때문이다. 클러치가 붙으며 동력이 뒷바퀴까지 전달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엔진은 울컥거린다던지 거친 움직임이 없이 아주 매끄럽게 돌아간다. 아이들링을 갓 벗어난 2~3,000rpm언저리에서도 이렇게 힘을 낼 수 있는 L트윈 엔진이라니! 지금까지의 두카티는 높은 회전수에서의 폭발적인 성능에 비해 RPM이 떨어지면 힘들다고 툴툴거렸는데 이제는 낮은 RPM에서도 토크가 남는다.
전원버튼이 킬스위치를 내리던것에서 별도의 버튼으로 빠졌다.
더욱 강력해진 성능
그렇게 여유롭게 달리다가도 언제든 스로틀을 감는 즉시 꽝하는 폭발을 뒤로한 채 쏜살같이 달려간다. DWC 두카티 윌리 컨트롤이 추가되며 프론트가 가벼워지더라도 트랙션 컨트롤이 힘을 쭉 빼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가속해나간다. 마치 내 시간만 빠르게 흐르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며 주변 풍경이 마치 비디오의 빨리 감기버튼이라도 누른 듯 비현실적으로 빠르게 지나간다. 높은 시야 덕분에 무섭거나 불안하지 않다. 기분대로 달리다가 디지털 숫자로 표현되는 속도계가 상식을 넘는 높은 숫자를 표시하는 것을 확인하고 스로틀을 닫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헬멧 속에서 슬그머니 욕설 섞인 감탄이 터져 나온다. 브레이크는 주행 모드에 따라 연동되는 정도가 달라진다. 브렘보 M50캘리퍼와 330mm의 대형디스크의 조합으로 컨트롤과 제동력 모두 완벽하다. 이전 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리어브레이크의 제동력도 디스크 크기를 키웠다.
코너 진입 전에 강한 브레이킹에도 노즈다운이 거의 없고 쉽게 자세가 무너지지 않아 안심하고 코너로 돌입할 수 있다. 서스펜션 세팅은 각 모드별로 달라지는데 액티브방식이라 기본세팅에 소프트와 하드를 ±2단계로 세부설정을 더해줄 수 있다. 심지어 코너링 중에 라인을 수정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잡아도 바이크가 일어서는 일 없이 그대로 속도가 줄어든다. 보쉬의 최신 코너링 ABS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야간에 와인딩 로드를 달리면 새롭게 추가된 코너링 라이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코너링라이트는 액티브 방식이 아닌 코너 방향을 비추는 별도의 라이트가 들어오는 방식이다.
국내사양은 기본이 로우시트. 발착지성은 놀라운 수준이다.
카리스마를 더해주는 LED헤드라이트 역시 S모델 전용. 코너링 램프도 S모델에만 들어간다.
모든 길을 섭렵하다
멀티스트라다는 매일 출퇴근을 책임지면서 가끔은 애인과 저녁 데이트에도 함께하기에도 좋다. 주말에는 슈트를 입고 트랙데이에 참가하기도 하고 여름휴가엔 전국투어도 가뿐히 해내면서 오프로드 캠핑투어까지 즐길 수 있는 진정한 멀티퍼퍼스 바이크이다. 슈퍼바이크와 함께 달려도 듀얼퍼퍼스와 함께 달려도, 시내에서 네이키드들과 함께 달려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어느 곳에나 원래부터 제자리였다는 듯 스며들 수 있는 뛰어난 적응력을 갖추었다. 스포트, 투어링, 어반, 엔듀로의 네 가지 모드에 따라 바이크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그에 따라 자세나 마음도 함께 달라진다. 이전 모델에 비해 각 모드가 좀 더 개성 있게 다듬어졌달까? 모드간의 차이가 더 극명해졌다. 스포트는 더 강력하고 날카로워졌고 투어링은 더 쾌적해지고 어반모드는 더 부드럽고 편해지고 엔듀로 모드 역시 토크의 증가로 험로주파가 수월하다.
LED방향지시등을 품은 너클가드. 페인팅덕분에 금속 느낌이나지만 플라스틱이다.
예전에는 본능에 충실했던 순혈 이탈리안이던 두카티가 독일 폭스바겐 아우디 그룹으로 편입되어서 일까? 전에 없던 이성이 스며들었고 다루기 쉬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 아래 깔려있는 본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절묘하게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밀고 당기기를 반복한다. 이토록 매력적인 바이크 앞에 무너지지 않을 라이더가 있을까?
혹자는 쉽게 등을 허락하지 않는 앙칼짐이 매력이었던 두카티가 점점 타기 쉬워지는 것에 아쉬움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러한 두카티의 변화가 정상진화라고 생각한다. 이제 즐거움을 위해 리스크를 품고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우리는 테크놀러지를 통해 잘 정제되어 순수함만을 남긴 즐거움을 맛보면 된다. 한번쯤은 꼭 새로운 멀티스트라다가 주는 진한 즐거움을 꼭 느껴보길 바란다.
330mm의 초대형 디스크에 브램보 모노블럭 M50 캘리퍼의 조합으로 제동력은 끝내준다.
- MULTISTRADA 1200S
-
- 엔진형식 수랭 데스모드로믹 L형 2기통 DVT
- 보어×스트로크 106 × 67.9(mm)
- 배기량 1198.4cc
- 압축비 12.5:1
- 최고출력 160ps/9500rpm
- 최대토크 136Nm/7500rpm
-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 연료공급방식 퓨얼인젝션
- 연료탱크용량 20ℓ
- 변속기 6단 리턴
-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도립 (R)캔틸레버 모노쇽
- 타이어사이즈 (F)120/70 R17(R)190/55 R17
- 브레이크 (F)330mm더블디스크 (R)265mm싱글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2190×1000×1459mm
- 휠베이스 1529mm
- 시트높이 810mm
- 차량중량 232kg
- 판매가격 3050만원(노멀모델 2650만원)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