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200 Coupe, 섹시백의 스타일리시 풋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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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클래스에서 뒤에 달린 문짝 두 개를 덜어낸 대신 섹시한 뒷모습과 좀더 다부지고 경쾌한 운동성능을 더했다. 뒷좌석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다. 쿠페는 원래 그런 거니까.
도어를 열고 바닥에 낮게 깔린 가죽 세미 버킷시트에 올랐다. 창틀 없는 문은 쿠페만의 특권. 묵직하고 두툼한데다 쿠페라서 긴 문이 ‘텁’하고 닫힌다. 시동을 건 뒤 센터터널에서 스티어링 컬럼에 달린 기어레버를 아래로 가볍게 당겼다 놓는다. 컬럼에 붙은 기어레버 덕분에 수납공간에 여유가 생긴 센터터널은 디자인과 구성이 정갈하다.
보송해서 착 감기는 두툼한 스티어링 휠
두툼한 가죽 스티어링 휠이 보송한 질감으로 손에 착 감긴다. 디자인과 재질이 과하게 고급스러운 걸 보니 AMG 인테리어 패키지다. 스티어링 휠은 물론 센터페시아 중심에 블랙 애시우드 트림, AMG 스포츠페달, 실내조명 등 구석구석에 AMG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심지어 바닥매트까지 AMG 로고가 선명하다. AMG 패키지는 실내뿐 아니라 겉모습에도 여럿이다. 크롬핀 장식의 다이아몬드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포츠 서스펜션, 튀어나온 테일파이프와 범퍼 등이 다이내믹 쿠페를 보다 화끈하게 만들었다.
진동과 소음에서 자유로운 가솔린엔진은 속도에 상관없이 한결같이 나긋이 반응하고 매끈하게 회전수를 높였다. 7단 자동변속기는 이따금 저단에서 미세한 변속충격이 느껴지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 부드럽고 빠르게 톱니를 바꿔 물며 주행모드에 맞춰 성실하게 움직이고 반응했다. 이 녀석은 주행모드를 바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어질리티 셀렉트 기능을 품었다. 모드는 무려 다섯 가지. 터프한 반응과 재미에 비례해 나열하면, 에코,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네 가지. 거기에 인디비주얼 모드가 추가된다. 인디비주얼은 엔진과 변속기 반응, 스타트/스톱, 공조장치를 취향에 맞춰 설정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모드다.
타이어가 노면을 틀어 잡고 부드럽고 묵직하게 바닥에 달라붙어 고상하게 달린다. 섹시한 쿠페임에도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안락함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낮은 차체와 단단한 스포츠 서스펜션, 19인치 휠 때문에 세단보다 분명 승차감이 딱딱하지만 경박하게 통통거리거나 피곤하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우아함에 누를 끼칠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세단 같은 안락함이 지루해질 즈음 레버를 당겨 스포트로 모드를 바꾼다. 그 즉시 한 단 아래로 킥다운하며 가속에 힘을 더한다. rpm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스티어링을 팽팽하게 조여 달리는 맛을 키웠다. 모드 가운데 가장 터프하고 쾌활한 스포트 플러스로 바꾸면 또 한 번 즉시 킥다운하며 가쁜 호흡으로 뛰쳐나간다. 스타트/스톱 기능은 꺼지고 어지간해서 3천rpm 아래에서는 변속하지 않은 채 톱니를 물고 늘어졌다. 스티어링 휠 뒤에 붙은 패들시프트로 단수를 가지고 놀며 더 적극적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으면 레드존 근처에서 변속하며 ‘퉁’ 하고 치고 나가는, 제법 거칠고 공격적인 변속감각으로 모는 맛에 양념을 더한다. 쿠페다운 맛은 변속감각뿐 아니다. 높은 rpm에서 빠르게 변속하거나 레드존 부근에서 자동으로 변속하면 배기구에서 ‘버버벅’ 하는 백파이어 소리를 낸다. 이따금 들리는 탓에 귀를 좀 기울여야 하지만, 재미는 제법이다. 세단보다 낮고 넓은 차체와 단단한 서스펜션, 1천200rpm부터 터지는 토크가 뒷바퀴를 아스팔트에 짓이기며 쿠페 본연의 다부진 반응과 달리기실력으로 모는 재미를 선사한다. 세단과 같은 파워트레인이라서 그저 디자인만 섹시한 쿠페일 줄 알았던 건 기우였다. 세단보다 확실히 낮고 단단하며 다부지게 조율한 하체 덕에 롤과 바운싱이 적어 몰수록 쿠페의 알싸한 맛이 돋아난다.
사실 녀석은 디자인 하나만으로도 탐하고 싶은 모델이다. 범퍼를 독차지하고 있는 에어인테이크 그릴과 알루미늄 프런트 립, 과할 정도로 부푼 앞쪽 펜더 등이 낮고 넓은 차체에 공격적인 카리스마를 보탰다. 누가 뭐래도 압권은 단연 옆모습이다. 루프를 타고 트렁크리드까지 흘러내리는 매끈하고 섹시한 실루엣은 뒷문을 포기한 쿠페가 아니면 불가능한 스타일. C와 S가 닮았듯 S 쿠페와 이 녀석도 똑 닮았다. 육중하고 거대한 차체가 과해서 좀 부담스럽기도 한 S 쿠페와 달리 C 쿠페는 프러포션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헤드램프 끝에서 테일램프 시작점까지 쭉 뻗어 이어진 숄더라인은 쓰다듬고 싶은 매력이 넘친다. 안 그래도 낮고 넓은 차체에 엉덩이를 풍만하게 키운 뒤태는 제시카 고메즈나 미란다 커와 어깨를 겨뤄도 좋을 만큼 섹시하고 도발적이다. 뒷범퍼 양쪽 끝으로 하나씩 몰아 박은 듀얼 머플러, 차체와 같은 색으로 치장한 디퓨저에서 디자이너들의 고민과 열정이 느껴진다.
디자인 출중하고 모는 맛도 괜찮은 쿠페지만, 쿠페라서 감출 수 없는 단점은 있다. 타고 내리기 불편하고 옹색한 뒷좌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단점을 줄이기 위해 방법을 동원했다. 앞좌석 등받이를 앞으로 젖히기만 하면 알아서 ‘스윽’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밀고, 자라목 집어넣듯 헤드레스트도 움직여 뒷좌석 통로를 넓게 만든다. 타고 내리는 요령만 익히면 드나드는데 큰 불편은 없겠다. 하지만 뒷좌석은 좁다. 등받이가 많이 서있고 엉덩이 부위가 작아 옹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차는 쿠페 아닌가? 쿠페는 이런 맛에 타고 즐기는 차다. 아쉬운 뒷좌석을 탓하기에 C 200 쿠페는 너무 섹시하고 도발적이다.
LOVE
섹시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감성품질
HATE
쿠페라서 어쩔 수 없이 궁색한 뒷좌석
VERDICT
탄탄한 운전재미와 매력 만점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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