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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만원짜리 쉐보레 타호, 성능은 완벽하지만…[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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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사진=이강준 기자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사진=이강준 기자
한국 도로의 차들이 점점 커진다. 해외 시장 기준으로 충분히 큰 차인 싼타페·쏘렌토 등은 이제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평범한 크기가 됐을 정도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더 큰 SUV를 원했다. 큰 차에 걸맞게 내부를 넓게 쓸 수 있는 6인승 모델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쉐보레가 한국 시장의 트렌드를 먼저 파악하고 풀 사이즈 SUV 타호를 공식 출시했다. 타호는 미국에서 1994년 출시 이래 가장 많이 팔린 대형 SUV다.

타호는 이미 한국 소비자들이 출시해달라고 먼저 요구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높다. 인기 비결을 알기 위해 28일 오전 8시 서울에서 경기도 용인 양지파인리조트로 이동하면서 도심·오프로드 모두 체험해봤다. 도심은 고속도로, 오프로드는 양지파인리조트 스키장 슬로프 위를 직접 주행했다.

기자가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을 타고 오프로드 길을 주행 중인 모습/사진제공=한국GM
기자가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을 타고 오프로드 길을 주행 중인 모습/사진제공=한국GM


크기 크고, 편의사양 많고, 주행성능 모자람 없다…187㎝인 기자가 어디에 앉아도 '편안'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사진=이강준 기자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사진=이강준 기자

외관은 한 마디로 탱크 같다. 차 길이가 5350㎜, 가로 길이 2060㎜, 높이 1925㎜로 현대차 팰리세이드 옆에 있으면 팰리세이드가 귀엽게 느껴질 정도다. 준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는 전장 4980㎜, 전폭 1975㎜, 전고 1750㎜다.

국내 출시를 기념해 스페셜 에디션 다크 나이트도 출시했는데, 하이컨트리 단일 트림으로만 출시되는 타호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전면부 쉐보레 로고·하이컨트리 로고·후면 타호 레터링 등이 까만색으로 처리된다. 이날 기자가 시승한 차량도 다크 나이트 에디션이었다.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의 문을 열면 하단에서 발판이 자동으로 나온다./사진=이강준 기자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의 문을 열면 하단에서 발판이 자동으로 나온다./사진=이강준 기자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의 에어서스펜션/사진=이강준 기자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의 에어서스펜션/사진=이강준 기자

차가 워낙 육중해 신장이 작거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은 타기가 어려운데, 차 문을 열면 하단에서 발판이 튀어나와 승차를 돕는다. 또 차를 파킹(P)에 두면 에어서스펜션이 알아서 가장 낮은 높이로 조절해주기 때문에 승하차시 어려움을 최대한 줄였다. 에어서스펜션은 최대 50㎜까지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내부 공간은 설명이 필요 없다. 바퀴간 거리가 국내 SUV 중 가장 긴 편에 속하기 때문에 어딜 앉아도 공간이 넉넉하다. 1열은 물론 2열도 독립시트로 구성됐기 때문에 어떤 자세든 편하게 앉을 수 있다.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의 내부/사진=이강준 기자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의 내부/사진=이강준 기자

가장 놀라운 건 3열이다. 키 187㎝인 기자가 다리나 허리를 구부리지 않아도 3열에 착석이 가능했다. 평범한 성인이 앉기에 꽤 충분한 높이와 넓이였다. 내부 거주성을 강조하기 위해 1열 시트 뒤에는 12.6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HDMI를 연결하면 각 좌석별로 영상을 시청할 수도 있다.

9000만원짜리 쉐보레 타호, 성능은 완벽하지만…[차알못시승기]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의 3열에 앉은 기자/사진=이강준 기자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의 3열에 앉은 기자/사진=이강준 기자
1억원에 가까운 차량인만큼 필요한 편의사양은 전부 갖췄다. 어댑티크 크루즈,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후방 디스플레이 룸미러, 360도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등이다.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각 문마다 세 줄짜리 적재공간이 들어섰고 2열 콘솔, 트렁크 부분에는 외부 전원을 뽑아쓸 수 있는 220V 플러그가 들어갔다.

주행성능은 모자람이 없다. 도심 주행에서는 에어서스펜션이 웬만한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해주면서 정숙하게 달린다. 다만 각진 차량의 모양과 크기 때문에 풍절음은 약간씩 들어온다.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 내부 적재공간/사진=이강준 기자
쉐보레 타호 하이컨트리 다크 나이트 에디션 내부 적재공간/사진=이강준 기자


최대 각도 20도 흙길도 거침없이 돌파…미국 브랜드 특유의 부족한 내부 고급감은 여전


양지파인리조트 오프로드 코스를 기자가 주행하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양지파인리조트 오프로드 코스를 기자가 주행하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하이라이트는 오프로드 성능이다. 양지파인리조트 스키장의 약간 젖은 흙길을 주행했는데, 최대 각도가 20도에 달했는데도 무난히 장애물을 돌파했다. 차량 각도에 따라 에어서스펜션이 보조해주고, 엔진 브레이크 등을 통해 일정한 속도를 유지시켜주는 힐 디센트 컨트롤이 있어 기자 같이 처음 오프로드를 달려보는 운전자도 적당한 스릴을 느끼면서 주행할 수 있었다.

오프로드를 주행하다가 차가 미끄러지고 웅덩이에 빠지기도 했는데, 운전대를 천천히 돌리면서 액셀을 밟으니 무난히 탈출했다. 현장 진행요원은 무전기로 "차가 절대 전복되지 않으니 안심하라"고 할만큼 타호의 오프로드 성능은 훌륭했다.

그러나 미국 브랜드 차량이 갖고 있는 단점은 타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1억원에 가까운 차값인데도 내부 고급감은 여전히 부족하다. 센터스크린 디자인도 타 브랜드들에 비하면 1~2세대 전 느낌이 든다.

이외에도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잡아주는 오토홀드, 이중접합유리, 2열 햇빛 가리개 등도 없어 차값을 고려하면 다소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인상이 들었다.

쉐보레 타호의 가격은 개소세 인하 기준 △하이컨트리 9253만원 △다크 나이트 스페셜 에디션 9363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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