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DUCATI XDIAVEL, INTERNATIONAL PRESS TEST
컨텐츠 정보
- 3,693 조회
- 목록
본문
엑스디아벨은 두카티가 자신들의 본질, 스타일과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본격 크루저 세그먼트에 던지는 야심찬 도전장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크루저의 룰을 따르기보단 자신들의 스타일 대로 재해석된 아주 쿨 한 퍼포먼스 크루저로 탄생했다.
크루저하면 V트윈 엔진, 직선도로, 타투, 자유 등 다분히 미국적인 심벌들이 떠오른다. 장르의 발생지인 만큼 크루저 시장을 꽉 잡고 있는 것은 미국 브랜드, 그중에서도 단연 할리데이비슨이다. 그 거대한 시장의 틈바구니 속으로 파고들기 위해 일본과 유럽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헤리티지와 자존심까지 내려놓는 경우도 흔히 볼수 있다. 이번 도전자는 이탈리아 태생의 두카티다. 엑스디아벨의 프레스 테스트가 진행 된 곳이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라는 점도 상징적인 의미를 담은 장소선정이다.
LED 주간주행등(DRL)도 S모델에만 적용되어있다
X
디아벨이 몬스터의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이었다면 엑스디아벨은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 본격적인 크루저의스타일에 가깝다. 성격이 다른 만큼 디아벨의 후속이아니라 추가되는 라인업으로 앞으로 디아벨 라인업도유지된다. 기본이 되는 콘셉트와 이름은 디아벨로부터물려받았지만 디아벨을 베이스로 페어링과 포워드 콘트롤로 스텝위치만 슬쩍 바꾼 것이 아니다. 머리부터발끝, 아니 헤드라이트부터 휠까지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바이크다. 개발 담당자의 “같은 것은 타이어와 브레이크 캘리퍼 정도”라는 이야기가 과장이 아닐 정도다. 두카티 브랜드 내에서도 가장 많은 전용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모델이라는 점도 엑스디아벨이 단순한 파생모델이 아님을 증명한다.
바이크를 좌우 어디에서 바라봐도 매니폴드가 보이지않는 구조가 재밌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두카티의 디자인 언어와 롱앤 로우, 물방울 탱크, 포워드 스텝, 섹시한라인 등 크루저의 특징을 녹였다. 블랙 컬러의 선명한존재감은 젊고, 신사적이며, 반항적이고 섹시한 이미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 다만 이 이야기는 S버전에게만 완벽하게 부합하고 노멀 버전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320mm 더블디스크에 M50캘리퍼의 조합은 강력하다
두카티는 엑스디아벨과 엑스디아벨 S 두 가지 버전을함께 출시했다. 지금까지 두카티에서 S모델이 의미한건역시 고사양의 파츠와 향상된 퍼포먼스였다. 하지만 이번 엑스디아벨은 예외적으로 S모델과 노멀의 성능은 동일하고 디자인의 디테일만 다르다. 노멀을 꾸며서 S를만든 것이 아니라 반대로 S모델을 치장하고 있는 주간주행등, 절삭 가공된 파츠, 유광의 페인팅, 프론트 포크의 블랙 DLC코팅 등 한눈에도 예쁘고 비싸 보이는 파츠를 덜어낸 일종의 원가절감 버전이다. 하다못해 미러까지 다르다. 노멀 엑스디아벨도 실루엣은 똑같으니 첫눈에는 상당히 멋지게 느껴지는데 그게 딱 S버전을 보기전까지다. 둘을 함께 비교하면 어쩐지 조금은 덜 완성된느낌, 그게 조금 아쉽다. 마치 두카티 다크(모델 라인업중 블랙으로 칠한 염가버전)를 보는 것 같다. 지금의 S버전을 노멀버전으로 내고 퍼포먼스 업데이트가 들어간모델을 S로 내는 것이 좀 더 두카티스러운 접근법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다.
절삭가공이 더해진 S버전의 휠은 입체적이고 정말 멋지다
포워드 콘트롤
엑스디아벨은 다리를 앞으로 뻗는 자세로 타는 첫 번째두카티다. 시트에 앉으면 스텝이 생각보다 앞에 있어 서너번 쯤 허공에 발을 올려놓으려 했다. 자세가 마냥 느긋해지는 것은 아니다. 슬쩍 숙여지는 상체와 쭉 뻗은다리. 약간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자세다. 스텝의 거리는 기본 세팅이 딱 적당했는데 볼트만 풀고 옮겨 달면전후 22.5mm씩 이동할 수 있다. 기존의 디아벨처럼 미드 콘트롤 포지션을 원하는 사람을 위해 미드 마운트풋패그도 교체할 수 있다. 여기에 시트가 높이와 너비가 다른 5종의 시트, 25mm씩 거리차이가 나는 핸들바3종, 그리고 2종의 탠덤시트까지 총 60가지 조합으로라이더 체형과 스타일에 맞출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체형에 맞추고 원하는 포지션을 설정하는 것, 사실 크루저 세계에서는 상식과 같은 이야기로 두카티가 크루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하고 있음이 드러나는대목이다.
Low speed Excitement
행사장 입구부터 적혀있던 이 문구는 모델 발표부터 초청장, 그리고 테스트 당일까지 끊임없이 강조되었다. '저속에서의 흥분? 재미? 지금까지 두카티의 이미지에는꽤나 모순적인 문구이기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그리고해답의 중심에 바로 새로운 1262cc엔진이 있다. 엑스디아벨 엔진 개발의 키워드는 'The engine is theking". 이것이 존재감의 원천이다. 멀티스트라다에 이어가변밸브의 테스타스트레타11˚ DVT 엔진을 채택했는데 스트로크를 키워 1262cc가 되었다. 단순히 배기량증대뿐만 아니라 테스타스트레타 엔진 중 가장 많은 변형이 이루어졌다. 특히 워터펌프 구조를 변경해 냉각수파이프를 엔진 구조 안으로 숨기는 등 설계변경도 과감하게 진행했다. 벨트 커버는 절삭가공을 통해 디테일을올려주고(S모델) 그 결과 외형에서의 존재감과 성능 모두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엔진이 탄생했다. 8000rpm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던 디아벨과 달리 아이들링만 벗어나도 토크가 쏟아지는 크루저 엔진다운 특성을 보여준다. 가변밸브의 마법으로 5000rpm부터 7000rpm까지 플랫하게 토크가 유지되고 회전의 상승은 주저함 없이10000rpm까지 돌아가며 최대 출력은 156마력을 찍는다. 크루저 장르에는 유래가 없는 화끈한 성능이다. 그래서 이 엔진이 정말 재밌다. 낮은 RPM에서는 L트윈의 엇박 노트를 연주하듯 툴툴거리며 두툼한 토크를 바탕으로 바이크를 밀어주며 크루저 특유의 쫀쫀한 주행감각을 잘 살리고 있다. 이는 뒷바퀴를 체인이 아닌 벨트드라이브로 연결한 점도 영향이 있다. 클러치만 떼도 출발이 가능할 정도로 아이들링부터 토크가 좋다. RPM을 떨어뜨리면 무섭게 덜덜거리는 까칠한 성격의두카티 L트윈이 지금은 이정도로 풍부한 토크를 낸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디자인과 착석감 모두 만족스러운 시트. 포워드 콘트롤에서 시트의 홀딩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프론트 포크는 풀 어저스터블 타입. 탑브릿지는 슬쩍 기울어진 슬래시컷 스타일이다
기존의 디아벨도 2014년 2세대 모델부터 듀얼스파크가 추가되며 저속토크가 보강되어 다루기 편해졌었는데 이번엔 토크의 보강 수준이 아니라 아예 성격을 바꿔 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여유롭다가도 훅 하고 스로틀을 감아주면 표정을 180˚ 싹 바꿔버린다. 몸에 느껴지는 중력의방향이 바뀌고 시트 뒤쪽에 모든 체중이 실리며 프론트휠은 중력을 벗어나 스윽하고 허공을 가르며 떠오른다. 아드레날린이 퐁퐁 샘솟는 짜릿한 가속은 완벽한 슈퍼바이크 필링, 두카티의 그것이다. 엔진의 필링이며 토크 특성이 크루저와 슈퍼바이크 엔진의 적당히 중간쯤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낮은 회전에서는 한없이 크루즈에 가깝고 또 회전수가 올라가면 한없이 슈퍼바이크에 가까워 진다. 느긋하게 달릴 때와 빠르게 달릴 때가 달라지는 극단적인 양면성이야 말로 엑스디아벨의 캐릭터다.
뜨거운 이탈리아 아저씨들은 가속 경쟁에서 절대 지지말라고 런치콘트롤(DPL 두카티 파워 런치)까지 순정으로 달아줬다. 윌리와 슬립을 최대한 억제하며 최대가속으로 튀어나가는 DPL은 사용방법도 화면을 통해 쉽게 알려주기 때문에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아찔한 디아벨의 가속력을 즐길 수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코너링성능
테스트가 샌디에이고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역시 엑스디아벨은 대륙의 기상을 느낄 수 있는 끝없는 직진도로에서 테스트가 이뤄질 것이라고 상상했다. 하지만 이들이 DNA에 와인딩로드가 새겨진 이탈리아인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그들은 도시를 빠져나오기 무섭게 멕시코 국경 을 넘나드는 황량한 초원의 와인딩 로드로 테스트 그룹을 인도한다. 그리고 고갯길, 끝없는 롤링이 시작된다. 솔직히 달리는 데만 집중해서 주변 풍경이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휠베이스가 디아벨보다 25mm 길어졌지만 그래도 두카티의 유전자가 희석된 것은 아니었다. 엑스디아벨은 마치 물 만난 고기마냥 와인딩로드를 헤젓고 다닌다. 240mm의 광폭타이어는 눈으로 볼 때는 존재감이 강했지만 코너를 돌아갈 때는 존재를 슥 감추고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바이크를 기울이고 돌아가는 과정이 오히려 디아벨보다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코너의 진입 전 강력한 제동, 그리고 브레이크의 릴리즈와 함께 서스펜션의 부드러운 리바운드, 기울임이 시작되고 코너를 돌아갈 때 탁월한 안정감, 탈출에서의 파워풀한 가속까지, 정교하면서도 선 굵은 움직임으로 와인딩 로드를 즐겁게 달릴 수 있었다. 40˚의 뱅킹한계는 여유롭고 타이어의 그립도 충분하며 코너링 ABS며 트랙션 콘트롤은 자연스럽게 주행을 서포트 한다. 전체적인 주행성능을 총평하자면 화끈하고 재밌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포워드 콘트롤의 바이크 중에서는 가장 빠르고 잘 선다. 기본적으로 어떠한 구성의 투어그룹에 끼더라도 뒤처지지 않을 기량이다. 실제로 이번 테스트 그룹의 페이스는 객관적 기준에서도 절대 느리지 않았다. 다만 Low speed Excitement를 즐기자던 처음의 계획은 대체 어디로 간 거지?(웃음)
S모델의 엔진 커버는 절삭가공과 고급스러운 페인팅으로 높은 조형미를 보여준다
변화를 두려워 말라
지난 해 밀라노에서 엑스디아벨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포워드 콘트롤의 크루저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두카티가 변했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슈퍼바이크만 만들던 두카티가 처음으로 몬스터를 만들었을 때와 듀얼퍼퍼스인 멀티스트라다를 처음 선보였을 때, 그리고 디아벨을 처음 선보였을 때도 비슷한 비난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모델들 모두가 두카티답다고 받아들여짐은 물론 브랜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되고 있음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스크램블러를 런칭하고 엑스디아벨로 크루저 시장에 뛰어들고 멀티스트라다 엔듀로로 오프로드에 도전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두카티에서 어떠한 장르를 만드느냐가 아니라 결과물 속에 담 긴 두카티 유전자가 어떻게 남아있고 발현되었느냐다. 엑스디아벨은 분명 두카티의 상징적인 이탈리안 레드컬러도 입지 않았고 포워드 스텝에 여러모로 기존의 달랐지만 그 안에 두카티의 핵심적인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충분히 크루저만의 감성도 느낄수 있었다. 기존의 크루저들과는 그 매력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 이미 크루저의 세계에 깊게 들어와 있는 이들에 게도 어필 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기존의 크루저의 성능이 아쉬웠던 이들에게는 완벽에 가까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며, 크루저가 재미없는 장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주 산산이 깨트려 버릴 것이다.
- 2016 DUCATI XDIAVEL
-
-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L형 2기통
- 데스모드로믹 4밸브
- 보어×스트로크 106× 71.5mm
- 배기량 1262cc
- 압축비 13 : 1
- 최고출력 156hp / 9500rpm
- 최대토크 128.9Nm / 5000rpm
-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
- 연료탱크용량 18ℓ
- 변속기 6단 리턴
- 서스펜션 (F)텔레스코픽 도립 (R)싱글쇽 스윙암
- 타이어사이즈 (F)120/70 ZR17 (R)240/70 ZR17
- 브레이크 (F)320mm더블디스크 (R)265mm싱글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2310×1010×1133
- 휠베이스 1615mm
- 시트높이 755mm
- 건조중량 220kg
- 판매가격 3080만원 (3580만원) ()는 S모델
관련자료
-
링크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