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인피니티 QX50 3.7 V6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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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의 크로스오버 QX50 2016년형을 시승했다. 데뷔 당시 EX라는 차명이었으나 인피니티의 새로운 네이밍에 의해 2014년형부터 바뀐 것이다. 2016년형은 전장 110mm, 휠 베이스 80mm 늘리고 내외장 디자인에 변화를 준 것이 포인트다. 인피니티 QX50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인피니티의 라인업이 촘촘해졌다. SUV만 해도 FX와 EX였던 것이 이제는 QX50을 시작으로 QX60, QX70, QX80까지 네 개로 늘었다. 세계적으로 크로스오버와 SUV가 판매 증가세를 견인해 가는 대세에 라인업의 다양화는 경쟁력이다. 특히 여전히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필수 조건이다.
인피니티 브랜드의 대형 SUV의 가격이 아직은 10만 달러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어느새 8만 8,850달러까지 올라있다. 세단도 G와 M에서 2015년 말 영국에서 생산을 시작한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 Q30을 비롯해 Q40, Q50, Q60, Q70까지 확대됐다. 세단 중 가장 비싼 모델 Q70이 6만 7,050달러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입지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 럭셔리 브랜드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시장의 판매 회복세와 더불어 중국시장의 고급화로 인한 것이다. 중국시장의 상황은 2015년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판매가 대변해 주고 있다.
2015년 프리미엄브랜드의 중국 판매 순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전통적인 1위브랜드인 아우디는 2015년 전년 대비 1.4% 감소한 57만 8,932대가 팔렸고 BMW는 1.7% 증가한 46만 3,736대가판매됐다. 이에 비해 메르세데스 벤츠는 33%나 증가한 37만 3,459대에 달했다. 2014년실적은 아우디 57만5,100대(17.7% 증가), BMW 45만 5979대(16.7%증가), 메르세데스 벤츠 28만 1,588대(29.1%)등이었다.
2015년 HRI(Hurun ResearchInstitute)가 중국 10 대 도시 고급차 오너800명울 대상으로 중국부자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메르세데스 벤츠가 가장 높은 점수를얻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의 오너의 자산이 1,130만위안(147만 유로)로 가장 많았고 가장 낮은 브랜드는 인피니티로 64만 4,000위안이었다.
또한 고급차오너의 평균 연령은 33.5세였으며 가구당 수입은 98만4,000위안(12만 8,367유로)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럭셔리카시장은 2013년 140만대 규모에서 2016년에는 미국 시장을 추월해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2020년에는 300만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피니티 브랜드의 판매는 200만대에 육박하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는 거리가 멀다. 같은 일본의 렉서스의 60만대 전후의 실적보다도 한 참 뒤진다. 인피니티 브랜드는 렉서스보다 3년 빠른 1986년 아큐라와 함께 등장했으나 글로벌화 속도는 세 브랜드 중 가장 느리다. 당연히 그동안은 미국시장에 안주했었고 그만큼 글로벌 시장을 위한 라인업이 부족했었다.
그 럭셔리 시장 공략을 위해 인피니티는 새로운 네이밍을 도입했고 본사를 홍콩으로 옮기는 등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 효과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2015년 인피니티의 글로벌 판매는 21만 5,250대였다. 그 중 13만 3,500대가 미국시장에서 팔렸다. 중국시장 판매대수도 4~5년 후 연간 15만대로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닛산은 2017년까지 인피니티의 글로벌 판매를 50만대로 설정하고 있다.
QX50은 2007년 EX라는 차명으로 데뷔한 중형 SUV이다. 2009년 7월 일본에서는 닛산 브랜드의 스카이라인 크로스오버로도 라인업됐다. 인피니티 브랜드의 새로운 네이밍에 의해 2014년형부터 QX50으로 바뀌었다. 오늘 시승하는 차는 2015 뉴욕오토쇼를 통해 데뷔한 2016년형으로 페이스리프트에 해당한다.
강한 억양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디테일로 DNA를 표현한다. 인피니티 브랜드를 흐르는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의 특징이다. 성격은 럭셔리 쿠페와 왜건, 세단의 성격을 고루 갖춘 퓨전카다. 닛산의 프론트 미드십 플랫폼 FM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Q60, Q50, Q40, Q30, 그리고 닛산 370Z 등도 같은 뿌리다. 인피니티의 모델들이 그렇듯이 스포츠성과 럭셔리성의 밸런스를 중시하고 있다.
휠 베이스를 76mm 연장한 것은 적지 않은 변화다. 물론 실내공간의 확대를 위한 것이다. 시각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앞 얼굴에서는 여전히 일본 정원 교각을 형상화했다고 하는 더블 아치 그릴이 중심이다. 범퍼 주변의 그래픽이 달라졌다. 새로운 디자인의 LED 주간주행등도 눈길을 끈다. 좀 더 다채로워진 선이 특징이다. 화려함을 그렇게 표현한다. 원형의 안개등을 직각형으로 바꾸고 LED 램프를 사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측면의 실루엣은 FX에서의 강렬함을 약간 순화시킨 듯한 쿠페라이크한 형상이 여전히 인상적이다. 전고가 높은 스포츠 쿠페를 지향하고 있다. 역시 코카콜라 라인이라고 부르는 강한 억양의 캐릭터 라인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18인치 알루미늄 휠의 디자인의 디자인도 바뀌었다. 차체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받쳐준다.
뒤쪽에서도 강렬한 선으로 억양을 살리고 있다. 보통 안정적인 이미지로 후방 차이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QX50은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이다. 뒷 모습이 예쁘다는 평을 받았던 볼보 C30은 단종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QX50은 생명력이 긴 편이다. 범퍼 아래 듀얼 크롬 머플러도 새로운 내용이다. 가벼운 스크래치를 자동으로 복원해 주는 스크래치 실드 패인트도 그대로다.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750×1,800×1,615mm로 전고가 이런 장르의 차로서는 상대적으로 낮다. 이로 인해 다른 크로스오버 보다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최저지상고도 10~20mm 높아졌다.
분명 데뷔한지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전체적으로 올드한 느낌은 없다. 시간이 흐른 만큼 신선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식상하지도 한다. 시로 나카무라팀의 디자인이 그만큼 생명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인피니티는 앞으로 등장할 모델들은 열정적인 라틴 풍의 디자인을 택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기존에도 강한 이미지였지만 진화를 위해 더 강한 디자인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인테리어의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더블 웨이브 패널도 그대로다. 데뷔한 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식상하지 않은 감각이다. 네 개의 타원형 에어벤트가 인테리어 전체를 둥글둥글하게 느끼게 한다. 맨 위쪽에 자리한 7인치 모니터와 그 바로 아래 컨트롤러와 버튼은 인피니티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 부분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변화를 위한 변화이지만 개발자들은 신선함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바꾸고 있다.
차 앞 인피니티 엠블럼 아래, 좌우 사이드 미러 아래, 그리고 차 뒤쪽 테일 게이트의 가니시 아래쪽에 모두 네 개의 카메라를 설치해 그 정보를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모니터가 2등분되어 왼쪽에는 차 앞쪽 화면을 비추어 주며 오른쪽에는 네 방면의 상황을 보여 준다. 모니터 내부 원터치 방식의 Change View라는 표시를 누르면 차 오른쪽 카메라의 정보만 보여준다. 11개 스피커의 보스®(Bose®)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도 세일즈 포인트.
실렉터 레버의 디자인은 수동변속기를 연상케 한다. 짧고 그립감이 좋다. 그 뒤쪽으로는 시트 히팅과 리어 시트 폴딩 버튼이 설계되어 있다. 그 뒤에 있는 센터 콘솔 박스는 평상시에는 커버로 덮어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앞쪽에는 컵 홀더가 있고 바로 뒤쪽의 콘솔박스 안에는 아이팟 연결 단자와 AUX 단자 등이 설계되어 있는데 USB를 사용할 수 있는 포트는 없다. 다양한 MP3를 많이 사용하는 젊은 층들에게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틸팅과 텔레스코픽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도 그대로다. 크루즈 컨트롤 작동시 지정 속도가 표시되지 않는다.
외부에서 매연이 감지되는 즉시 외기 통풍구를 자동으로 닫으면서 그레이프 폴리페놀 필터를 통해 실내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99.5%까지 제거해 주는 첨단 온도조절 시스템(ACCS, Advanced Climate Control System)이 눈길을 끈다.
시트는 5인승. 좌우 모두 8웨이 전동 조절식. 휠 베이스가 연장된 만큼 실내 공간이 235리터 늘어나 3,267리터나 된다. 뒷좌석 무릎 공간이 좀 더 여유있어졌다. 사용자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5인승이지만 성인 두 명이 여유있게 탈 수 있는 공간이다. 열선 시트와 선루프 등의 편의 장비가 기본으로 앞뒤 파킹 센서, 내비게이션 등이 포함돼 있다.
리어 시트는 테일 게이트에 있는 버튼과 시트백 위쪽의 레버를 당겨 작동한다. 60 :40 분할 접이식이다. 처음 시승 당시 자잘한 수납공간을 비롯해 화물공간이 넓지는 않다고 지적했었는데 달라지지 않았다.
엔진은 3,696cc V6 DOHC 24밸브 가솔린. 이 엔진은 M37 등을 통해 경험했던 기억이 있다. 최고출력 329/7,000(ps/rpm), 최대토크 37.0kgm/5,200rpm을 발휘한다. 처음 데뷔 당시는 스포츠성을 지향하는 성격으로 받아 들였었는데 지금은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그만큼 다운사이징이 대세라는 얘기이다.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맛은 좋지만 그래도 차세대 모델이 나올 때는 낮은 배기량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변속기는 7단 AT. 시프트다운 시 회전수를 보상하는 DRM(Downshift Rev Matching)과 ADC(Adaptive Shift Control) 기능도 내장돼 있다. 구동방식은 아테사(ATTESA) E-TS AWD 가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뒷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앞뒤 토크 배분은 최대 50 : 50.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1,700rpm. 역시 배기량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레드존은 7,500rpm. 이 역시 오늘날 보기 드문 포인트다. 이그조틱 스포츠카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7,2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전형적인 고회전형이다. 60km/h에서 2단, 100km/h에서 3단, 15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의외로 으르렁거림을 죽인 것이 오히려 아쉽다. 그러면서 '아 차! 이 차가 스포츠카였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피니티는 EX를 추가할 당시 전 모델을 스포츠카로 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였었다.
시내 주행에서는 그저 매끄러움보다는 강한 토크감이 느껴진다. 그냥 나가서 달려 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러나 풀 가속시 체감상으로는 질주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순간 가속이 강력하지는 않다. 그보다는 호쾌한 맛을 추구하는 타입이다. 최근 등장하는 고성능 엔진들의 성격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변속기의 매칭은 좋다. 토크 손실을 거의 느끼지 않고 잡아채준다. 다운시프트 때 엔진회전수 보정 기능으로 인해 동력 손실만 줄인 것이 아니라 주행 질감도 그만큼 좋아졌다.
다시 오른 발에 힘을 주면 첫 번째 벽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간다. 엔진회전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지 않으면서 가속을 해주는 것은 좋다. 시대가 변하면 같은 엔진을 같은 차에 탑재하고 달려도 느낌은 다르다.
소음과 차음 대책은 충분하다. 역으로 말하면 스포츠카를 지향한다면 좀 더 강력한 사운드를 살리는 것은 어떨까 싶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약간 짧은 편. 그만큼 거동은 민첩하다. 좌우로 흔들어도 쉽사리 흐트러지지는 않는다. 다만 급 코너나 헤어핀에서는 통상적인 뒷바퀴 굴림방식과는 다르다. AWD가 제어해 준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미세한 언더 스티어가 느껴진다. 그것을 19인치 타이어가 잡아주기 때문에 흐트러지지는 않는다. 휠 베이스를 연장하고 경량 휠을 장착한 효과로 인한 것이다. 차체 크기에서와는 달리 주행성에서 휠 베이스의 연장으로 인한 효과는 뚜렷하다.
안전장비는 데뷔 당시부터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세이프티 쉴드(Safety Shield)’로 칭하는 인피니티의 다양한 안전장비들이 장착되어 있다.어드벤스드 에어백 시스템(AABS, Advanced Airbag System), VDC, TCS , BAS, EBD ABS, 액티브 헤드 레스트(AHR, Active Head Rest) 등을 만재하고 있다.
스타일링 디자인에서는 여전히 생명력이 느껴진다. 도로 위에서의 존재감이 변함이 없다. 하지만 파워트레인 정책에서는 변화가 요구된다. 나빠서가 아니라 시대가 달라진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런 엔진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을 반가워할 사용자가 있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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