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2016 야마하 YZF-R3, 엔트리 스포츠의 평균을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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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에도 라이더들은 항상 달리기를 갈망한다. 달리는 즐거움을 맛본 사람들은 중독된 듯 모터사이클만의 매력을 잊지 못 한다. 먼 장거리 투어를 다니며 아름다운 경치와 바람을 가로지르는 느낌 혹은 고속 주행의 짜릿함은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그런 느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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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이더에게 있어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출퇴근 라이딩의 짧은 즐거움, 혹은 근교로 단거리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간을 내어 장시간 스포츠 라이딩의 즐거움을 만끽하기엔 현실적으로 힘든 것이 보통이다. 그렇지만 꼭 장시간 라이딩을 즐겨야만 만족도가 높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상 시간에 쓸 수 있는 짧은 시간을 알차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쿼터급 바이크는 활용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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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쿼터급 바이크의 인기가 많이 올랐다. 예전의 미들급이나 리터급만을 추구하던 생각의 변화가 있는 것이다. 변화의 요인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라이더들이 가진 실용성 위주의 생각 변화가 큰 부분이라고 본다. 작고 가벼운 스포츠 바이크는 도심 지역에서도 쾌적한 주행성능을 낼 수 있으며 짧은 구간이라도 짜릿하게 달릴 수 있다. 125cc급 소형 바이크에서 느낄 수 없던 고속 주행의 목마름 역시 채워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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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ZF-R3은 강력한 차세대 쿼터 스포츠 바이크다. 250cc 클래스의 R25와 같은 플랫폼으로 배기량을 늘려 파워를 업그레이드 한 야마하의 뉴 모델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극찬을 받으며 판매가 되고 있다. 일단 강렬한 인상을 주는 프론트 뷰가 돋보인다. 독수리눈을 보는 듯한 눈매, 치켜뜨고 있는 모양의 듀얼 헤드라이트로 R3의 스포츠 바이크 특유의 날카로운 인상을 더했다. LED를 적용한 테일램프는 높은 존재감은 물론 피시인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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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착석감은 좋다. 다만 스포츠성이 강한 시트라 얇은 편이고 조금 미끄럽다. 불편하거나 신경에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탱크 쪽으로 적당히 폭이 좁아 체중 이동이 잦은 스포츠 주행에도 적합하다. 시트 높이는 경쟁 쿼터급에 비해 780mm로 제일 낮다. 그만큼 발 착지성이 좋아 정차 후 출발 시 부담감이나 돌발 상황에 컨트롤하기 좋다. 여성 라이더나 초보 라이더 그리고 키가 작은 라이더들이 부담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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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와 오일이 가득 채워진 상태에서 169kg로 쿼터급 모델 중 평균 수준이다. 기존 R25는 250cc 엔진을 싣고도 166kg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억제된 무게다. 시트에 앉아 좌우로 차체를 흔들어보면 가벼운 무게 덕에 확실히 부담이 적다. 머신 컨트롤이 쉽겠다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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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에 앉아 시동을 걸면 시인성 좋은 디지털 계기반이 눈에 들어온다. 기본적인 기어 포지션, 연료계, 수온계, 순간/평균 연비, 시계, 두 개의 트립 미터, 오일 교환 시기 경고등, 쉬프트 타이밍 LED 플래시 등이 표시된다. 세퍼레이트 타입 핸들은 계기반과 어우러져 스포츠 바이크라는 느낌을 한 번 더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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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은 이 계열치곤 상당히 편하다. 쿼터급 스포츠 바이크이지만 약간은 스포츠 투어러와 같이 현실성과 타협한 F차 느낌의 포지션이 나온다. 상체를 조금 숙여 주면 본격적인 레이서 포지션도 가능하다. 본격적인 레이서 포지션은 고속주행에 유리하고 프론트에 하중을 이동하기도 좋은 스포츠 주행 면에서 이득이 있지만 일상에서라면 불편한 부분이 많다. 자주 출발하고 멈추기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이나 오랜 시간 라이딩을 즐기기엔 피로감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다방면으로 즐길 수 있어야 하는 쿼터급 스포츠 바이크에게는 이 정도 포지션이 현명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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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탱크는 첫눈에 작아 보일 수 있다. 14리터를 담을 수 있는 연료탱크는 작아 보이지만 주행을 해보면 불필요한 부분을 잘 다듬어 놓은 디자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쿼터급 바이크 중 가와사키 닌자300을 제외하고 두 번째로 많은 연료를 담아 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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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된 탠덤 시트 밑에는 약간의 수납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적재 용량이 작은 스포츠 메뉴얼 바이크에게 실용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R3 역시 등록 서류나 지갑 등 작은 소지품 정도를 수납할 수 있다. 사이드 미러는 주차시 폭을 좁히기 위해 수직 방향으로 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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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고 1단으로 출발하면 단기통과 다른 부드럽고 정숙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동급 단기통 엔진을 이미 맛본 경험자라면 부드러운 느낌과 조용한 병렬 2기통만의 엔진 회전 느낌에 심심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7,000rpm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듯 배기음은 날카롭게 변한다. R3는 수랭 병렬 2기통 321cc 엔진으로 10,750rpm에서 42마력을, 9,000rpm에서 3.0kgm의 토크를 낼 수 있다. 출력 면에서 250클래스인 기존 R25 대비 6마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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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톤은 알루미늄 단조 피스톤을 적용하고 흡기관, 배기관 길이와 ISC 세팅, ECU 세팅 등을 R3에 최적화시켜 높은 밸런스를 적용했다. 엔진 실린더는 DiASil 실린더를 채용해 경량화와 내구성을 향상시켰고, 높은 회전수에서도 진동이 적어 여러모로 고속주행에서도 안정성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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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미션도 절도가 넘친다. 기어 변속시 ‘철컹’하며 제대로 맞물리는 느낌은 감탄사를 자아낸다. 엔진을 고회전으로 돌리며 앙칼진 배기음과 가속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4단까지 순식간에 오르고 아직도 넘치지만 사용 못하고 있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차체가 가볍고 순간 가속력이 좋아서 신호가 많은 도심에서도 4단까지 골고루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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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R3의 남아 있는 출력을 느껴 보기 위해 교외로 향했다. 고속주행에서도 병렬 2기통만의 부드럽고 안정적인 가속감을 느끼며 경쾌한 성능을 느낄 수 있다. F차 포지션으로 나오는 쿼터급 바이크들은 윈드스크린의 우수한 성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스포츠 포지션으로 상체를 조금 숙이면 방풍 성능을 올릴 수 있다. 잘 다듬어진 풋 페그는 힐가드가 넓적하고 홀딩력이 좋지만, 좀 더 하체 포지션을 공격적으로 바꾸고 싶다면 애프터마켓 파츠로 바꿔 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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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변속 타이밍을 알려주는 램프는 본격적인 스포츠 바이크로써 향수를 뿌린다. 12,000rpm 영역대를 쉽게 주무르며 스로틀을 비틀어 가는 느낌은 100마력 이상의 빅 스포츠 바이크가 주지 못하는 즐거움이다. 변속은 6단까지 가능하다. 5단까지 순식간에 풀 가속이 진행되고 6단은 그 출력을 손실 없이 이어주며 최고속을 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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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달리는 바이크에는 중요한 상성 관계가 있다. 잘 멈춰야 하는 것이다. 제동성능이 신뢰할 수 없다면 빠른 주행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만족스럽다. 앞뒤 유압 싱글 디스크로 앞 298mm, 뒤 220mm 디스크 로터로 구성되어 있어 충분한 제동력을 확보했다. 한국 사양으로 R3는 ABS를 표준으로 장착하고 있다. ABS는 주행 중 라이더가 인지하지 못한 돌발 상황에 더욱 빛을 발한다. 돌발 상황을 느껴본 라이더라면 머리끝이 쭈뼛했던 경험을 생각하고 중요성을 더욱 알게 될 것이다. ABS 뿐 아니라 기본 구성도 충실해 높은 제동력으로 라이더로부터 신뢰도를 얻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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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GP에서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다이아몬드 프레임은 169kg의 가벼운 중량과 차량의 전후 50대 50이라는 중량 분배을 만들어 냈다. 체중 이동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가볍게 선회력을 줄 수 있으며 거의 모든 종류의 코너링을 쉽게 공략할 수 있다. 이 정도 기본기라면 빅 바이크에 입문하기 전의 초보 라이더들도 쉽게 코너링을 배워 나갈 수 있다. 잘 다듬어진 연료탱크와 시트는 코너링 중 안정감 있는 니그립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타이어는 앞 110-70, 뒤 140-70으로 경쟁 쿼터급 바이크 중 표준 사이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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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서스펜션은 41mm 이너 튜브를 채용한 프론트 텔레스코픽 포크로 쿼터급 중 두 번째로 큰 굵기다. 큰 지름의 이너 튜브는 스포츠 라이딩시 강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과거라면 100마력 이상 600cc급 구경과 같은 사이즈다. 리어 서스펜션은 모노크로스 방식을 사용하여 접지감이 훌륭하며 스포츠 주행 뿐 아니라 일상 상황에서도 승차감이 고르다. 새롭게 개발한 10가닥의 스포크 휠은 무게가 가벼워 경쾌한 핸들링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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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하 YZF-R3는 추위를 잊을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동급 대비 부드러운 가속감과 충분한 고속주행 능력, 그리고 가볍고 부담 없는 코너링의 세 가지 즐거움이 확실했다. 현재도 뜨겁게 경쟁 중인 쿼터급 시장에 혜성같이 등장한 R3는 경쟁력이 상당히 높다. 스포츠성이 강한 풀 카울링과 작아 보이지 않은 차체는 소유하는 즐거움도 더한다. 이왕이면 크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스포츠 라이더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가벼운 중량과 낮은 시트로 인한 발착지성 그리고 ABS 기본 사양으로 문턱을 낮췄다. 618만원이라는 국내 소비자가격도 충분히 납득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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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21세기다.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실용주의, 합리주의가 팽배하다. 빅 바이크 우선주의였던 과거와 달리 선진적인 의식이 늘어가고 있다. 과거, 타는 즐거움을 진심으로 느끼기보다 보기 좋고 파워 넘치는 빅 바이크를 타면서도 제대로 된 주행 방법을 모르거나 타는 즐거움을 만족하지 못해 아쉬웠던 부분들을 저렴하고 부담 없는 쿼터급 모터사이클이 상당부분 채워주고 있다. 스포츠 바이크를 진심으로 즐기고 싶다면 YZF-R3는 반드시 권해보고 싶은 모델이다. 훗날 동사의 R1같은 200마력 상당의 스포츠 바이크를 꿈꾸는 라이더에게도 마찬가지로 추천표를 던진다. 야마하가 자신 있게 출시한 R3는 내년 더욱 뜨겁게 달궈질 쿼터급 시장에서 높은 가격 대비 가치로 라이더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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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엽 기자
사진
최권영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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