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메르세데스 벤츠 A200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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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3세대 A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시승했다. 출시 3년만에 200ps이 넘는 터보차저 엔진을 중심으로 아이들링 스톱과 다이내믹 실렉트 기능을 적용해 주행성을 개량한 것이 포인트다.최근 들어 급증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판매대수 증가의 중심에 서 있는 MFA플랫폼 제품군에 속한 모델 A클래스 200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2015년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187만대였다. 5년만에 아우디를 제치고 프리미엄 브랜드 2위에 올랐다. 순위 변동의 배경은 중국시장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중국시장에서 33%가 증가했으나 아우디는 1.4%가 감소했다. BMW는 1.7% 증가했다. 2016년 1월의 실적은 더 변화가 컸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1월 판매는 1년 전 대비 20% 증가한 15만 814대로 BMW와 아우디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우디는 4% 증가한 14만 3,150대, BMW는 7.5% 증가한 13만 3,883대로 3위로 밀렸다. 2016년 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그렇다면 머지 않아 메르세데스 벤츠는 다시 1위 자리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MFA 플랫폼을 유용한 제품군이다. 다양한 시장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세분화된 제품군, 다시 말해 매력적인 뉴 모델의 끊임없는 공급이 이루어 낸 결과다.메르세데스 벤츠의 플랫폼은 4개다. MFA(Mercedes Benz Frontdrive Architecture)-A,B,CLA,GLA, MRA(Modular Rear Architecture)-C, E, GLK, S, MHA(Modular High Architecture)-ML, GL, MSA(Modular Sports Architecture)-SLK, SL 등이 그것이다.이 중 MFA 플랫폼을 사용하는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의 판매대수가 58만대를 넘었다.전체 판매의 1/3에 가까운 점유율이다.새로운 장르와 세그먼트를 개발해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1997년 ML클래스를 출시해 2000년 X5를 내놓은 BMW보다 앞선 행보를 보인 프리미엄 SUV의 선구자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후발 주자에게 밀렸다.그것을 앞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의 제품군으로 다시 반격해 이번에는 그 효과를 먼저 거두고 있는 것이다.사용자의 입장에서 MFA 클래스의 장점은 한국시장의 경우 3,000만원대의 가격에 메르세데스 벤츠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독일에서의 시판 가격도 골프 GTI와 골프 R사이로 설정하고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핫 해치라는 장르를 프리미엄 품위를 중시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골프 GTI와 같은 장르의 모델들은 양산 브랜드들이 주행성에 비중을 두었던 시대의 사용자들을 위해, 그리고 그들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지금은 양산 프리미엄 구분없이 고성능 디비전을 두거나 고성능 버전을 별도로 라인업하고 있다.여전히 스포츠카는 자동차 사용자들에게는 로망이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제품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MFA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모델은 크게 A, B, CLA, GLA로 구분된다.각 모델마다 다양한 엔진 베리에이션과 변속기, 4매틱 등의 조합으로 양산 브랜드들은 불가능한 숫자의 트림 구성을 하고 있다. A클래스의 경우 2013년 데뷔 당시에는 앞바퀴 굴림방식 밖에 없었으나 2014년에 4WD 를 추가했다.
물론 각 모델 공히 AMG 버전을 라인업해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강조하고 있다.AMG 브랜드의 2015년 글로벌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44.6% 증가한 6만 8,875대를 기록했다는 것은 이 세그먼트의 모델이 그룹 전체의 판매에 얼마나 영향을 비치고 있는지를 입증해 보이고 있다.
결국 21세기 초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양산 브랜드의 영역을 침범할 것이라는 예상이 그대로 적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메르세데스 벤츠 뿐 아니라 BMW와 아우디 등도 컴팩트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MFA(Mercedes Benz Frontdrive Architecture)를 베이스로 개발된 3세대 A클래스는 기존의 모델과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1세대의 모노볼륨에서 3세대는 해치백 세단으로 바뀌었다. 와이드 & 로 프로포션과 저 중심화가 포인트다.
차체를 낮게 해 공격성을 표현하고 있다. 디자인 테마는 "감정(Emotion)에 호소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다른 표현으로 하면 주행성에 비중을 두겠다는 것이다. 도발적인 자세와 거동을 메르세데스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2016년형에서는 그릴 바가 하나로 바뀌는 등 전체적인 분위기를 AMG 풍으로 하고자 하는 의도가 읽힌다. 그것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 주는 모델은 A2504매틱이다. AMG풍의 앞 범퍼와 자동으로 배광을 조절하는 LED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라디에이터 그릴 안에 가로 바를 두 개에서 하나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메르세데스 라인업에서 세 꼭지 별을 그릴에 삽입한 것은 스포츠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앞 얼굴에서는 랠리카로서의 성격을 표방하고자 하고 있다.
인테리어의 레이아웃과 디자인은 크게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라인업임을 주장하고 세부적으로는 B클래스와 같다. 다섯 개의 원형 에어 벤트가 전체 분위기를 주도한다.이 대목에서 필요한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 다운 질감의 표현이다.그냥 고급스러운 것이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의 격에 맞아야 한다. 2016년형은 눈에 띄는 변화보다는 그런 고급감 향상이 신경을 쓰고 있다.
3년 전 데뷔 당시에는 현대모비스와 공동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있었으나 시승차에는 다시 없어졌다. 젊은층 사용자들은 T맵이나 김기사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시장도 젊은 층 유저들은 내비를 옵션에서 빼고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비율이 점증하고 있다. 시승차는 블루투스와 케이블로 스마트폰을 연결해 미디어 재생이 가능하다.
틸팅 & 텔레스코픽 3스포크 스티어링 휠, 칼럼식 실렉터 레버, 패들 시프트 등은 신세대 메르세데스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시트는 5인승. 앞뒤 모두 헤드레스트 일체형 하이백 타입이라는 점은 여전히 주목을 끄는 부분이다.리어 시트의 헤드레스트와 좁은 리어 글래스로 인해 룸 미러를 통한 후방 시야가 방해를 받는다고 지적했었는데 그대로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폴딩식. 리어 시트의 공간은 B클래스에 비해서는 좁다. 성인 두 명이 타는데는 문제는 없다. 런 플랫 타이어를 표준 장비로 해 트렁크 플로어 아래에 스페어 타이어는 없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라인업 중 1.6리터 가솔린이 국내에 상륙한 것은 처음이다. A180과 A200 등의 그레이드에 탑재되는 엔진은 1,595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가솔린 사양이다. A180은 122ps/17.6kgm이고 시승차인 A200은 최고출력 156ps/5,300 rpm, 최대 토크 25.5kg.m/1,250~4,000 rpm을 발휘한다.
국내에 들어온 것은 이 A200과 2.0리터 직렬 4기통 터보차저의 AMG A45 4매틱,그리고 A200d의 디젤 모델이 있다.
변속기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초의 습식 듀얼 클러치 7단 DCT(7G-DCT) 그대로다. ECO 스톱-스타트 기능이 내장돼 있으며 가볍고 컴팩트한 게 특징이다. ECO 아이들링 스톱 기능은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다 다시 밟아도 시동이 꺼진다. 소형차용으로 개발된 7G-DCT는 전장 367mm, 무게 86kg에 불과하다.
7G-DCT에는 3개의 프로그램이 내장된다. E(Economy)는 일반 AT의 D 모드와 같은 성격으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빠르게 변속을 진행해 연비를 높인다. S(Sport) 모드에서는 반응이 빨라지는 것은 물론 변속 시간도 짧아진다. 그리고 운전자는 시프트 패들로 수동 조작도 가능하며 반응도 보다 빨라진다.
고회전을 더 오래 유지하는 것은 특별히 다르지 않지만 고회전으로 올라간다고 해서 펀치력이 증대되지는 않는다. 연비를 고려한 것이다. 7단 DCT 자체는 강한 인상은 아니다. 앞바퀴 굴림방식 7단 DCT는 현대기아차에도 조합되어 있다. BMW도 2017년에 앞바퀴 굴림방식용 7단 DCT의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50rpm부근. 배기량을 감안하면 아주 낮은 수준이다.다운사이징과 함께 다운스피딩은 여전히 엔지니어들에게는 도전과제다. 레드존은 6,4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5,800rpm에서 2단으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이후부터는 6,200rpm 부근까지 올라가서 다음 단으로 진행된다.40km/h에서 2단, 70km/h에서 3단, 105km/h에서 4단, 150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감은 부드럽다. 디젤 독일차에 익숙하다 오랜만에 낮은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을 만나서인지 토크감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엔진과 변속기의 매칭은 부족함이 없다. 가속페달의 응답성이 좋은 탓에 저속역에서 고속역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속도계의 바늘을 끌어 올리는 감각은 일품이다.동력 손실이 전혀 없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중저속에서의 아쉬움이 해소되는 대목이다.
다만 엔진의 소음은 별로 크지 않지만 외부음의 차단은 상급 모델보다는 덜 된 느낌이다. 노면 소음의 침입이 있는 편이다.그런데 고속역까지 밀어 붙여도 소음이 점증하지는 않는다.거의 비슷한 톤으로 유지된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4링크(위시본 트레일링 암).댐핑 스트로크가 짧아진 느낌이다.노면의 요철을 일직선으로 전달하지 않고 소화하면서 필요한 정보만 전달하는 감각이다. 처음 만났을 때는 저중심화로 인한 주행성이 좋았으나 뒷바퀴 굴림방식만을 해 오던 메르세데스가 앞바퀴 굴림방식에는 완전히 숙성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었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향하는 특성은 이해하지만 거동에서 자연스럽지 못했다는 얘기이다. 그런 지적을 의식했는지 이번에는 하체의 개량에 많은 비중을 둔 것 같다.
3세대 데뷔 당시 경쾌한 하체의 감각과 스티어링과 페달류의 조작감도 가벼운 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서키트 주행에서 충분히 억제된 롤 각과 플랫 라이드 감각이 그런 생각을 지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럼에도 실제 사용자들이 장시간 운행하면서 느낀 것을 호소했고 이번에 반영이 된 것이다. 정속 주행시의 주행 질감은 메르세데스 다움을 그대로 보여 준다.
코너링에서의 거동도 안정적이다. 차체 중량 배분과 토크 배분,그리고 저중심화의 특성이 숙성됐다고 할 수 있다. ESP의 선구자다운 제어도 안심감을 주는데 일조한다. 시승 당일 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의외의 안정적인 제어가 돋보였다.
록투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응답성은 예민하다. 그러면서 뒷바퀴 굴림방식의 메르세데스 중대형 세단보다는 다루기가 휠씬 쉽다. 조종안전성을 중시하는 메르세데스의 일관된 사상의 반영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다만 회두성은 좀 더 날카로웠으면 좋을 것 같다.
전체적인 주행특성이 다이나믹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 지향의 특성을 보이는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브랜드의 DNA탓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이나믹 실렉터에 인디비주얼 모드가 있어 자신이 원하는 특성으로 달리는 즐거움을 살릴 수 있다. 다이내믹셀렉트기능은 엔진, 트랜스미션, 서스펜션, 조향, 에어컨디셔닝을모드에 따라 반응한다.
주의 어시스트(ATTENTION ASSIST) 기능, 어댑티브 브레이크(ADAPTIVE BRAKE),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Active Parking Assist), 충돌방지 어시스트 플러스(COLLISION PREVENTION ASSIST PLUS) 등 안전장비도 부족함이 없다.
A200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엔트리카 중 엔트리카다. 컴팩트 메르세데스 중 가장 하위 모델에 속한다. 입문용 메르세데스라는 점은 상품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고민을 하게 하는 부분이다. 3천만원대 중반에 메르세데스 벤츠를 소유할 수 있게 된 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점이 메리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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