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혼다 PCX, 디펜딩 챔피언의 스마트한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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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스쿠터’라는 명칭이 손색 없는 PCX가 다시 한번 영리하게 등장했다. PCX를 정조준한 라이벌이 나타난 가운데 이들의 불꽃 튀는 접전을 기대하는 사람이 상당 수다. 해당 카테고리의 영역을 지킬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라이벌에게 자리를 내어줄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일단 PCX의 경력을 살펴보면, 2010년 글로벌 마켓을 겨냥해 처음 출시했으며, 세계인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출중한 성능과 연비를 갖춰 호평을 받았다. 2012년에는 퍼포먼스와 경제성을 더욱 높인 eSP(Enhanced Smart Power) 엔진을 탑재해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3년 후인 2015년에는 LED를 추가하고 더욱 세련된 스타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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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4월, 기존에 쌓아왔던 명성과 완성도에 편의성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스마트 키를 탑재해 출시했다. 이제는 모터사이클 장르에도 조금씩 스마트 키의 도입이 보편화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모터사이클 및 스쿠터 시장에서의 스마트키는 주목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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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성을 판가름할 열쇠

국내 브랜드의 스쿠터에도 장착된 스마트키가 뭐가 그리 대단하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혼다는 모터사이클에 세계 최초로 스마트 키를 도입했다. 1993년, 혼다는 NSR250R의 메인 스위치에 양산 모터사이클로는 최초로 전자 기능을 탑재한 PGM 메모리카드 시스템을 채용했다. 그리고 2004년 자사의 스쿠터인 포르자에 스마트 키를 도입함으로써 기술력과 함께 스쿠터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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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년 전부터 스마트 키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해온 혼다이기에 이번 PCX에 도입된 스마트 키의 신뢰도가 높고, 편리성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높아졌다. 또한 지난 4월, PCX의 한 달 판매량이 1,000대를 넘어섰다. 혼다코리아에서 단일 모델로서는 한 달 판매량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판매량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혼다가 제대로 파악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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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마트 키는 시동은 물론 시트와 연료 주입구 개폐, 핸들락, 도난경보, 알림 기능 등을 탑재해 활용도가 높다. 또한 스마트 키의 각 기능은 모두 on/off가 가능하다. 도난경보 시스템의 경우, 스마트 키 소지자가 통신 거리를 벗어났을 시, 차량에 진동 및 움직임이 감지되면 경보가 울린다. 알람 기능의 경우, 버튼을 누르면 차체에서 경적과 함께 지시등이 점멸 하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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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가 확보되지 않은 곳에 주차를 했을 경우, 잠금 장치로 고정을 시켰다 하더라도 도난을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경보 시스템은 유용하다. 또한 여러 대의 스쿠터가 주차된 곳에 주차를 할 경우, 엄한 곳에서 기웃거리지 않고도 자신의 스쿠터를 빨리 발견할 수 있다. 스쿠터 자체의 보안성을 높인 부분이면서도 한국의 생활형 스쿠터에도 적절한 스마트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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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키를 분실했을 경우 별도의 키 박스를 교체하지 않고 새로운 스마트 키에 아이디키를 등록하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비상 키를 이용해 러기지 박스를 열고, 러기지 박스 내부의 EM(emergency mode)모드 커플러를 사용해 비상 시동을 걸 수 있는 등 유지보수 면에서도 사용자의 불편함을 최소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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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숙미 돋보이는 주행 성능

스마트 키 이외에도 PCX의 장점은 많다. 아이들링 스톱 기능은 eSP 엔진과 더불어 PCX의 우수한 연비에 정점을 찍는 기능이다. 시승 당시 시동을 켜자마자 주유 경고등이 들어왔고, 약 2km를 이동해 8L의 연료탱크에 가득 주유했다. 그리고 시승을 마치는 동안 약 50km 이상을 다양한 도로 및 교통 상황에서 운행했지만 연료 게이지의 눈금은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한 칸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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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타트모터와 제너레이터를 일체화한 ACG스타터 덕분에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엔진음과 진동이 매우 적다. 이것은 아이들링 스톱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다시 시동이 걸려 출발하는 과정이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엔진을 깨운다. 출발 가속 역시 굼뜨지 않고 제법 신속하게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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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주행 품질 역시 우수하다. 엔진은 스로틀 개도에 따라 힘이 꾸준히 나오면서도 매끄러운 회전 감각을 보인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PCX가 최고 출력이 낮다고 하지만, 더 높은 최대토크(1.2kg*m)를 더 낮은 회전 수(5,000rpm)에서 발휘하기 때문에 가감속이 잦은 도심형 스쿠터에는 오히려 적합한 세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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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것 중 하나인 브레이크. PCX는 ABS 대신 CBS(Combined Brake System)를 사용한다. CBS는 말 그대로 연동 브레이크로, 리어 브레이크를 잡으면 프론트와 리어에 제동력을 적절히 분배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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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cc 스쿠터를 도심에서 이용하는데 있어서 PCX의 브레이크는 만족스럽다. 오히려 앞/뒤 연동 시스템이기 때문에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제동에 충분한 브레이크 성능을 발휘한다. ABS와 비교해 열등하다기 보다는 각 시스템이 갖는 특성과 지향점이 다른 것일 뿐 CBS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브레이크 시스템 역시 밸런스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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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륜 14인치 휠은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1,315mm의 휠베이스는 경쟁 차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보다 원활한 코너링을 기대할 수 있다. 스쿠터의 서스펜션 구조는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특히 저배기량 스쿠터의주행 질감은 한계가 금방 드러난다. 그럼에도 PCX는 동급대비 대구경 휠을 장착하고 완성도 높은 eSP엔진과 ACG스타터 등이 어우러져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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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화두는 역시 가격이다. 2017 PCX의 가격은 393만원으로 경쟁 모델 대비 조금 비싼 편이다. 또한 출시 이후 조금씩 가격이 올라 현재는 300만원 대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하지만 경쟁 모델에는 없는 아이들링 스톱과 스마트 키 등의 시스템이 탑재 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너무나 명확히 등장한 경쟁 모델 덕분에 PCX의 입지가 약간 흔들릴 수도 있었으나 역시나 스마트한 방법으로 한 번 더 방어할 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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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125cc 스쿠터의 왕좌로 불리는 혼다 PCX는 이번에도 현역으로써 쟁쟁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아직 경쟁 모델의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과 출시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상황에서 이들의 우위를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PCX는 여전히 훌륭한 상품성을 갖췄으며, 스마트 키를 탑재해 완성도 측면에서 한 발짝 더 높이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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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상 기자 us@bikerslab.com
제공
바이커즈랩(www.bikers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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