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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백지에 파란 점을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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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옵션에 친환경 블루라인 돋보여..시작이 반이다 `무난한 주행감`

현대차 아이오닉 `백지에 파란 점을 찍다` 이미지 1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친환경차 브랜드 아이오닉이 첫 작품을 내놨다. 백지에 파란 점이나 하나의 선을 그은듯 상쾌한 기분이다.

첫 작품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시승은 서울 외발산동 메이필드 호텔에서 출발해 파주 헤이리 마을을 왕복하는 약 10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시승 차량은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최상급 'Q' 트림에 선택 품목을 모두 더한 풀옵션 모델(3160만원. 복합연비 20.2km/l). 기자는 헤이리 마을에서 메이필드 호텔로 돌아오는 약 50km를 운전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아직은 생소하다. 전기와 휘발유엔진이 번갈아 힘을 내기에 둘의 조합이 얼마나 자연스럽냐가 몹시 궁금했다. 연비는 22.4km/l(15인치 타이어 기준)로 현존 최고치를 자랑한다는 회사측 설명에 기대가 더 커진다.

풍성한 옵션에 친환경 블루라인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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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기분이 좋았던 건 깔끔한 미래형 디자인 덕이다. 외관 디자인을 이루는 선과 면이 굵고 직선적이다. 자연스럽게 화려하다기 보단 단순하면서도 깔끔하다는 느낌이다. 남성적이기 보단 여성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인테리어와 옵션은 풍성하다. 2300만원부터 가격대가 형성돼나 풀옵션이 3천만원을 넘어간다는 사실에서 약간 기운이 빠졌다. 하지만 이만한 옵션은 중대형 차에서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이다. 4계절이 뚜렷한 국내 상황에 맞춰 열선시트 통풍시트 핸드폰무선충전 차선이탈방지 등 없는 게 없다.

시트 접합부, 송풍구 라인, 대시보드 스티치 등 곳곳엔 파란색 선이 들어가 있다. 전기의 친환경성을 강조한 인테리어 특성을 살린 것. 상큼하고 여성적 느낌이 물씬 풍긴다.

디자인 '신선함 반, 낯익음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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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아반떼 해치백이네"라고 다소 폄하성 멘트를 스스럼 없이 날리기도 했다. 엉덩이가 빵빵하고 뒷 글라스가 이중으로 넓게 자리하고 있어 개성을 풍긴다. 하지만 프런트 디자인은 사실상 아반떼 등 최근 현대차가 유지하고 있는 육각 그릴이 상당히 눈에 익는다.

실내 인테리어의 센터페시아 등도 기존 현대차의 그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낯설지 않아서 좋다고 하는 기자들도 있지만, 그다지 새로울 것 없이 지루한 기능 배치가 실망스럽다는 목소리도 있다. 크게 달라진 인테리어 재질 차이도 없어 엇갈린 평은 반반씩이다.

기자 역시 뭐라 평가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토요타는 프리우스의 디자인을 새롭게 발표할 때마다 악평을 듣는다. 디자인을 확 바꿔도, 아이오닉처럼 절반만 바꿔도, 평가는 부정적인 곳에서 출발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다...'무난한 주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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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연비를 확인하고 싶어 굉장한 '발끈 신공'을 발휘했다. 시내와 고속도로를 번갈아 주행하는 동안 평균 시속 60km의 평균 속도를 유지한 덕분에 얻은 결과 공인연비 보다 높은 연비 25.9km/l를 찍었다. 전기모드와 타력주행을 최대한 이용해 얻어낸 산물이다.

연비왕 선발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출전한 듯 기자 입장에선 더 더욱 욕심을 낼 수밖에 없었다. 역시 힘겨웠다. 다리에 쥐가나듯 일명 '깃털 악셀링'으로 에너지를 모두 구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 지난주 BMW i8과 아우디 TT를 시승했던 감각은 완전히 잊어야 했다. 솔직히 답답하고 힘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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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배터리 용량이 문제다. 아이오닉이든 프리우스든 같은 문제다. 배터리, 엔진, 전기모터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따라 직렬 병렬 직병렬 등 방식이 있지만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배터리 용량을 어떻게 대형화하느냐가 문제다.

사실 프리우스나 아이오닉 모두 완벽한 차라고 표현하고 싶진 않다. 골프장의 카트처럼 토크는 거의 느낄 수 없이 "윙~" 천천히 부드럽게 전진할 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이오닉은 6단 DCT 변속기와 스포츠모드를 적용시켜 그나마 숨통을 틔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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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를 많이 몰아본 기자입장에서 아이오닉의 주행성능을 욕할 순 없다. 어차피 BMW i8 수준을 꿈꿀 수 없는 소형 하이브리드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점잖은 주행, 여성스런 차분한 드라이빙을 고수하는 오너들이 액티브한 스포티 드라이빙을 하는 오너들 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막히는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동일한 수준의 연비가 나온다는 장점만을 생각하면 아주 무난한 차가 아닌가 싶다. 아무 소리없이 스르륵 흘러나가는 부드러운 출발이 특히 감미롭다. 시속 60km/h까지는 전기와 엔진의 에너지 흐름도를 보는 재미로 휘파람을 분다.

딱 한번 밟아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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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이 쑤셔서 연비왕 대회 모드로만 주행할 순 없었다. 1.6GDI 엔진의 특성상 고속으로 올라가면 소음은 상당하지만, 스포츠모드로 놓고 약 1km 구간을 신나게 달려보기도 했다. 역시 밟아서 안 나가는 차는 없다. 잘 나간다.

아이오닉은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kgf·m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최대 출력 43.5마력(32kW 환산 시), 최대 토크 17.3kgf·m의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을 적용해 시스템 최대출력 141마력(5,700rpm), 시스템 최대 토크 27kgf·m(1단), 24kgf·m (2~6단)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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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프리우스가 월등히 좋다고 말할 수 있었을 지 모른다. 현대차에서 내놨던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LPG와 전기모터를 혼합해 만든 모델이 일종의 잔가지의 존재였기 때문. 하지만 현대차가 이젠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용 엔진과 변속기 등 개발에 본격 나섰다.

특히 아이오닉은 엔진과 하체가 상당히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아반떼 보다 차체 밸런스도 좋아 직진과 코너링 모두 안정돼 있음을 느낀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으로 하이브리드는 운전하는 재미가 없다는 선입견을 불식시켰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 다이내믹한 주행을 위해 스포츠모드인 수동모드(+ -) 변환도 사용가능해 프리우스에는 없는 기능이 빛나는 시승 대목이다.

프리우스 시장, 얼마나 갉아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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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현대기아차가 아반떼 및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카를 처음 시장에 내놨다. 본격적인 친환경 시대를 열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최고점을 찍은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2013년에는 2만8329대로 주춤했으나 2014년에는 3만6416대가 판매되며 성장세를 회복했다.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현대차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카는 전년 대비 각각 20%로 똑같은 폭의 성장을 이뤘다.

아이오닉은 그동안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프리우스의 존재감과 놀랄만한 글로벌 판매량을 보면 이제 시작하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새해엔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요는 지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배터리나 하이브리드류 부품의 보증기간도 아주 넉넉해진 만큼 신차 구매시 충분히 고려할만 하다고 결론 내려진다.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
현대차, 토요타, 지피코리아
제공
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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