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 | 쌍용 티볼리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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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티볼리는 요즘 인기 있는 컴팩트 SUV이다. 쌍용이 공들여 만든 모델답게 상품성이 좋다. 차체 사이즈 대비 실내 공간이 넉넉하며 트렁크도 동급에서 가장 넓은 수준이다. 엔진 출력은 부족한 감이 있다. 꾸준하게 속도가 올라가는 것과는 별개로 엔진의 토크가 부족하다. 가장 큰 단점은 변속기이다. 변속기의 반응이 늦다. 고속 안정성은 SUV로서는 가장 좋은 수준이다.
쌍용은 여전히 회생이 진행 중인 회사다. 따라서 신차가 필요하다. 어렵다고 신차를 내놓지 않으면 실적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따라서 티볼리의 출시는 쌍용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티볼리는 쌍용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신차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SUV가 인기고 특히 컴팩트급의 판매는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즈가 다르긴 하지만 미국도 컴팩트급 SUV의 판매가 활성화 되고 있다. 유럽이나 중국은 말할 것도 없다. 티볼리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국내도 SUV의 판매가 증가 추세에 있다. 요즘 나오는 SUV는 세단만큼의 안락성을 보유하면서도 더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뀐 것도 SUV를 선호하는 이유의 하나이다. SUV를 생애 첫 차로 구입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됐다.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볼륨의 세그먼트는 2리터 중형급이다. 그런데 SUV는 2리터 중형 세단의 판매를 추월하고 있다. SUV가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세그먼트의 판매를 빼앗는 실정이다. 재작년에는 SUV가 중형 세단보다 3만대 이상 많이 팔렸고 작년에는 그 차이가 10만대로 벌어졌다. 미국에서는 SUV 때문에 스포츠카 또는 컨버터블의 판매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SUV의 인기는 실적으로 나타난다. 2008년만 해도 SUV의 판매는 17만대가 조금 안 되는 수준이었지만 작년에는 33만대를 넘었다. 7년 만에 판매가 두 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소형 및 중형 SUV는 6만 3,000대에서 16만 8,000대로 증가했다. SUV 세그먼트에서는 가장 빠르게 볼륨이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작년 중형차의 판매는 2010년 33만대에서 20만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세그먼트로 분류해 보면 대형급 SUV는 2008년에서 2014년 사이 24%, 중형급은 65.4%, 소형/준중형은 167%가 증가했다. 글로벌 SUV의 인기는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소형과 준중형급 SUV는 당분간 지금의 인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쌍용으로서는 가장 잘 팔릴 수 있는 차종을 신차로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티볼리는 쌍용의 글로벌 전략 차종이다. 4년에 걸쳐 3,5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자됐고 이를 위해 연간 10만대 이상이 가능한 플랫폼도 새로 개발했다. 엔진은 1.6리터 가솔린이 우선적으로 출시됐다. 요즘 추세인 직분사 방식은 아니다. 직분사 엔진의 비용 문제도 있지만 쌍용으로서는 중국과 러시아 시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러시아의 연료 품질을 직분사 엔진에 맞추기 어려운 면이 있다. 내수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디젤은 올해 여름에 출시된다.
EXTEIOR
외관에서 받는 첫 느낌은 단단하다이다. 차가 단단해 보인다. 25~35세 사이의 고객을 목표로 해서인지 전반적으로 젊은 감각이 배어 있다. 디자인이나 차체 사이즈를 볼 때 40대보다는 20~30대에게 더 어울리는 SUV 같다. 사진보다 차체의 디테일도 많이 살아 있는 편이고, 특히 보닛이 그렇다. 반면 얇은 그릴 때문에 앞모습은 다소 심심해 보인다.
티볼리는 작은 차지만 실루엣은 전형적인 SUV이다. 경쟁 모델로 꼽고 있는 차종보다 더 SUV스럽다. 차체와 색깔이 다른 지붕은 미니를 연상케도 한다. 그리고 전면보다는 후면의 디자인이 더 괜찮다. 브레이크 램프가 리어 범퍼 가운데 위치해 있는 것도 독특하다.
티볼리의 차체 사이즈는 4,195×1,795×1,590mm, 휠베이스는 2,600mm이다. 내수 시장에서 경쟁하는 트랙스(4,245×1,775×1,670mm, 2,555mm), QM3(4,125×1,780×1,565mm, 2,605mm)와 엇비슷한 사이즈이다. 전폭은 티볼리가 가장 넓다.
타이어는 넥센의 엔프리즈 AH8이고 사이즈는 215/45R/18이다. 18인치에 215는 흔치 않은 사이즈이다. 연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타이어 폭을 줄인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에 나온 시승차에는 두 가지 색상의 알로이 휠이 적용됐고, 디자인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INTERIOR
실내는 기대보다 좋다. 디자인이나 내장재의 질이 예상치를 웃돈다. 내장재는 기대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티볼리의 급을 생각하면 납득할 만한 품질이다. 적어도 싼 티는 나지 않는다. 동반자석쪽 대시보드의 작은 수납공간에도 고무판을 덧댔다. 이 고무판은 떼어내서 청소할 수도 있다.
대시보드는 대칭형 디자인이고 가운데에 7인치 모니터가 마련돼 있다. 요즘 신차들을 생각하면 7인치 모니터는 작은 감이 있다. 실제로도 작아 보인다. 모니터 하단에는 내비게이션 관련 버튼만 마련된다. 대부분의 기능은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한다.
트립 컴퓨터 버튼이 센터페시아에 있는 게 이채롭다. 트립 컴퓨터 버튼은 스티어링 휠이나 칼럼에 있는 게 보통이다. 익숙한 위치가 아니라서 조작할 때 어색하다. 어색할 뿐만 아니라 조작할 때도 불편하다. 스티어링의 무게를 조절하는 버튼도 센터페시아에 있다. 반면 주행 모드 버튼은 스티어링 컬럼 좌측에 있다. 주행과 관련된 버튼은 한 곳으로 몰아서 배치하는 게 더 일관성이 있다.
공조장치는 직관적인 디자인이다. 별도의 액정도 있으며 버튼이나 그림이 크다. 조작 시 그림이 아닌 빨간 바를 누르는 게 약간 어색하지만 이건 금방 적응이 된다. 그리고 그 하단에는 USB와 HDMI 단자가 마련된다. USB와 HDMI 단자의 위치는 매우 좋다. 시거잭이 두 개 마련된 것도 장점이다. 컵홀더는 기어 레버 뒤에 두 개가 마련되며 콘솔박스는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콘솔박스는 암레스트의 역할도 하고 슬라이딩도 된다.
시트의 질은 기대 이상으로 좋다. 보기에도 몸을 잘 잡아줄 것처럼 생겼고 실제로도 그렇다. 주름진 가죽 시트는 옷과의 밀착성이 괜찮다. 그리고 시트 포지션이 의외로 낮다. 시트를 가장 낮추면 머리와 천정 사이에 주먹 하나 이상의 공간이 남는다. 앞좌석 공간은 좋은 편이다. 도어 포켓만 봐도 쌍용이 티볼리의 공간 활용성에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난다.
스티어링 휠은 SUV에는 약간 어울리지 않는 D 컷 스타일이다. 큰 차이는 아니겠지만 시트 포지션에 따라서는 D 컷 스타일의 운전대가 공간에서 유리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는 오디오와 크루즈 컨트롤 등의 버튼이 마련된다. 길이 조절이 되지 않는 것은 단점이다. 이정도 편의 사양이면 운전대에 길이 조절 기능도 충분히 넣을 만하다.
계기판은 간단한 디자인이다.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양쪽에 있고 가운데에 3.5인치 액정이 배치돼 있다. 가운데 액정을 통해서는 트립 컴퓨터와 타이어 공기압, 타이어 정렬 상태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타이어 정렬은 여성 운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리고 티볼리의 계기판은 오너의 취향에 맞게 색상도 바꿀 수 있다.
실내 공간은 2열도 괜찮다. 차체 사이즈나 휠베이스를 감안하면 2열의 무릎 공간 확보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아주 넉넉한 수준은 아니지만 성인이 앉았을 때 무릎이 시트 등받이에 닿지는 않는다. 트렁크 용량은 423리터이다. 동급에서 가장 넉넉한 수준이다. 쌍용에 따르면 동급에서는 유일하게 골프백 3개를 실을 수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e-XGi160으로 불리는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 출력은 126마력, 최대 토크는 16.0kg.m을 발휘한다. 쌍용에 따르면 새 1.6리터 가솔린 엔진의 개발에 3년이 투자됐다. 6단 자동변속기는 아이신이 공급했다.
가솔린 엔진이기 때문에 공회전 정숙성은 아주 좋다. 엔진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릴 뿐이다. 반면 가속하면 엔진 소음이 커진다.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리가 크다. 정숙성은 방음의 문제다. 엔진보다는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 소음이 더 크다. 티볼리가 조용한 차는 아니다. 2535 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큰 흠이 아닐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그 이상의 세대에게는 단점이 된다.
가속은 꾸준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강하게 튀어나가는 맛은 없지만 속도는 꾸준히 오른다. 차체에 비해 엔진의 토크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력으로 가속할 경우 160km/h부터는 힘이 떨어진다. 시승 중에는 계기판 상으로 190km/h까지 기록했다. 여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다.
주행을 시작하면 엔진보다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그리고 160km/h 이후부터는 바람소리도 커진다. 속도가 높으면 바람소리가 커지는 건 모든 차가 같지만 티볼리는 약간 다르다. 보통 바람소리는 전면 유리에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소리가 부각된다. 티볼리의 경우 차체의 측면에서 발생하는 바람소리가 더 크다.
고속 안정성은 상당히 좋다. 기대 이상이다. 티볼리가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속도로 주행해도 안정감이 느껴지고, 완만하게 굽은 길도 불안함 없이 지나간다. 티볼리는 하체가 단단한 편이기도 하지만 차체의 강성도 매우 좋은 것 같다. 고속 안정성은 국내 SUV 중에서 가장 좋은 수준이다.
티볼리의 가장 큰 약점으로는 변속기를 꼽을 수 있다. 반응이 늦고 주춤거릴 때가 많다. 통상적으로 가속 페달을 이정도면 기어를 내리겠다 싶을 때도 다운시프트가 되지 않는다. 조금 더 밟아야 시프트 다운이 된다. 한 템포 정도 늦고, 요즘 신차에 탑재되는 변속기로서는 반응이 많이 늦는 편이다. 저속에서는 변속 충격도 있어서 승차감이 떨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주행 모드는 노멀과 파워, 스노우 3가지 모드가 있다. 이중 일반적인 주행에서 자주 사용하는 모드는 노멀과 파워이다. 주행 모드를 파워로 바꾸면 노멀보다 운전하기가 편하다. 엔진 반응성이 개선된다. 연비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파워가 더 좋아 보인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버튼 배치는 일관성이 없다. 노멀/파워 모드는 스티어링 컬럼 좌측에 있고, 스마트스티어로 불리는 스티어링 휠 조종감도 버튼은 센터페시아의 가장 우측에 위치해 있다. 주행과 관련된 버튼은 한군데로 모으는 게 낫다고 생각된다. 스마트스티어는 노멀과 컴포트, 스포트 3가지 모드가 있는데, 생각보다는 각 모드의 차이가 크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스티어링 휠은 무거운 편이다.
하체의 세팅을 굳이 두 가지로 분류하자면 단단한 쪽에 가깝다. 짧은 스트로크의 댐퍼 등으로 인해 스포츠 서스펜션처럼 느껴진다. 이를 감안하면 승차감은 좋은 편이고, 요철 등을 넘을 때 실내에서 잡소리도 발생하지 않는다. 티볼리는 견고한 차체가 가장 인상적이다. 쌍용에 따르면 티볼리는 차체의 71% 이상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했고, 초고장력 강판은 40%에 이른다.
티볼리는 소형급 SUV도 가솔린이 주류인 중국, 러시아 시장에 더 어울리는 모델이다. 물론 가솔린 가격이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국내에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 실내 공간이나 주행 안정성, 편의 장비 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올 여름에 디젤 모델이 출시되면 티볼리 판매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제원 쌍용 티볼리
크기
전장×전폭×전고 : 4,195×1,795×1,590mm
휠베이스 : 2,600mm
트레드 : 1,550/1,550mm
차체중량 : 1,300kg
트렁크 용량 : 423리터
연료탱크 용량 : 47리터
엔진
형식 : 1,597cc 4기통 가솔린
최고출력 : 126마력/ 6,000 rpm
최대 토크 : 16.0kg.m/ 4,600 rpm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구동방식 : 앞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자동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토션빔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15/44R/18
성능
최고속도 : --km/h
0-100km/h 가속 시간 : --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12.0km/리터
CO2 배출량 : 146g/km
가격 : 1,635~2,347만원
(작성일자 : 2015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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