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기 | 기아 K9 5.0 퀀텀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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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에 5리터 엔진이 올라갔다. 에쿠스와 같이 쓰는 엔진이지만 출력은 좀 더 높다. 에쿠스와의 차별화를 위한 시도 같다. 실제로 K9 5.0의 포지션은 어느 정도는 오너 드라이빙도 감안한 성격이다. 물론 2열의 편의성도 충실하다. 5리터 엔진의 K9은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구현했으며 주행 질감 자체도 고급스럽다. 고속 안정성은 좋지 않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기아 K9이 부분 변경 되면서 5.0 모델이 추가됐다. 5.0 모델이 K9 부분 변경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K9은 2012년에 기아의 기함으로 출시됐지만 실적은 기대를 훨씬 밑돌고 있다. K9의 위치 자체가 볼륨이 높지 않은 세그먼트인 것을 감안해도 실적이 부진하다. 따라서 이번 부분 변경 모델을 통해 판매가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의 고민은 비싼 차가 안 팔리는 것이다. 판매 대수로 보면 여전히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가격이 올라갈수록 점유율이 밀린다. 가격을 계속 인상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고급 모델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의도는 어찌됐든 어느 정도의 결과는 나와 있다. 그랜저가 쏘나타보다 많이 팔린다. 쏘나타가 신차인 것을 감안하면 그랜저의 판매 우세가 더 두드러진다.
문제는 그랜저 이상의 시장이다. 그랜저보다 비싼 시장에서는 수입차에게 많이 밀리고 있다. 현대의 고급차 라인업에서 어느 정도의 실적을 내는 차는 제네시스 정도다. 나머지는 실적이 부진하다. 대표적 고급차인 에쿠스는 올해 판매가 32% 이상 감소했고, 야심차게 내놓은 아슬란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신차가 나와서 처음에 안 팔리면 나중에 잘 팔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K9과 아슬란의 실적 부진을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K9는 현대의 고급차보다 더 상황이 나쁘다. 월 판매량이 400대를 못 넘고 있으며 올해 판매도 4,000대 이하이다. 더 비싼 에쿠스의 반도 안 팔린다. 따라서 부분 변경 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 K9의 급을 감안하면 부분 변경의 타이밍도 조금 빠른 게 아닌가 싶다. K9은 첫 해 판매가 7,600대에 못 미쳤고, 작년에도 5,000대를 조금 넘었을 뿐이다. 모두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K9은 기아의 기함인데 현대기아 전체로 보면 틈새에 해당한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사이에 위치하는 대형 고급차이다. 차체 사이즈도 에쿠스보다 약간 작다. K9의 실패 이유로 애매한 위치를 꼽는 경우가 많다. 사실 애매함과 틈새는 백지 한 장 차이이고, 실적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안 팔리면 애매한 차종이고, 잘 팔리면 틈새를 잘 찌른 게 된다.
실제로 애매한 것은 K9의 포지션이 아니라 기아라는 브랜드이다. K9은 기아치고 비싸다. 기아라는 브랜드와 고급차 K9은 익숙한 조합이 아니다. 자동차는 저렴한 모델도 브랜드가 중요하고, 비쌀수록 더더욱 중요해진다. 고급차 영역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구매의 큰 요소로 작용한다. 적어도 비싼 차에서는 블라인드 테스트가 큰 의미가 없다.
소비자는 이 돈을 주고 비싼 기아를 살 생각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K9을 살 돈이면 엔진은 좀 작아도 엇비슷한 차체 사이즈의 수입차를 살 수 있다. 이제는 선택의 폭이 많이 늘어났고 앞으로는 더 심화될 것이다. 그렇다고 대중 브랜드가 계속 싼 차만 팔라는 법은 없다. 계속 싼 차만 팔아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래서 많은 대중 브랜드들이 급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보다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TERIOR & INTERIOR
K9은 전장 5m가 넘는 대형차이다. 5m 이상의 자동차로는 실루엣이 스포티하다. 얼핏 봐서는 차체 사이즈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측면을 봤을 때 차체 사이즈가 제대로 파악이 된다. 휠베이스는 3m를 넘는다. K9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095×1,900×1,485mm, 휠베이스는 3,045mm이다. 휠베이스는 기본형 보디의 에쿠스와 같고 전장은 조금 짧다. 전장과 전고를 조금 달리 했다.
K9에 적용된 그릴은 기아의 새 디자인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그릴의 소재는 예전 재규어의 고성능 버전을 연상시키고, 입을 크게 벌린 듯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측면의 인테이크는 좀 과해 보인다. 차라리 단순하게 디자인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5.0 배지는 그릴과 트렁크에 붙는다.
K9 5.0은 타이어의 앞뒤 사이즈도 다르다. 독일 고급차에서 많이 보는 세팅이다. 타이어 사이즈는 앞이 245/45R, 뒤가 275/40R이며 19인치 휠과 매칭된다. 타이어는 콘티넨탈의 콘티프로콘택트다. K9에는 한국과 금호타이어도 고를 수 있다.
실내는 호화 사양이다. 외관 디자인보다 실내가 더 고급스럽고 편의 장비도 충실하다. A 필러부터 천정까지 부드러운 질감의 소재를 덮었고 우드 트림의 질이나 마무리도 빈틈이 없다. 굳이 흠을 잡자면 아날로그시계의 디자인이 안 예쁜 정도다.
화질이 좋은 모니터에는 많은 기능이 통합돼 있다. 사용이 잦은 공조장치 버튼만 모니터 밑에 배치했다. K9의 내비게이션은 화질도 좋지만 맵의 디자인이 최고 수준이다. 한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이고 수입차보다 우위에 있는 부분이다. 주요 기능은 컨트롤러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기어 레버 뒤에 있는 컨트롤러 주위에는 내비게이션과 전화, 블라인드, 서라운드 뷰 등의 버튼이 마련돼 있다. 그러니까 고급차에 기대할 수 있는 대부분의 편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콘솔박스의 크기는 조금 작은 편이다.
계기판은 전체가 디지털이다. 디지털 계기판을 통해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부적인 메뉴의 세팅도 가능하다. 거기다 시동을 끄면 트립 컴퓨터의 정보도 표시된다. 예를 들면 시동을 껐을 때 주행거리와 주행가능거리, 평균연비가 계기판에 뜨고, 심지어는 창문이 열린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계기판이 디지털이지만 속도계와 타코미터의 위치 및 디자인은 통상적이다. 위치나 디자인이 익숙하다. 가운데 액정을 통해서는 트립 컴퓨터와 타이어 공기압,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많은 정보가 표시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세팅의 종류가 많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들어가면 표시높이와 회전, 밝기, 정보, 속도계 숫자 크기 등을 세팅할 수 있다.
시트도 크고 안락하다. 누가 앉아도 충분히 넉넉한 크기지만 몸을 잡아주는 기능도 나쁘지 않다. 비슷한 급의 자동차에 비해 원하는 운전 자세를 잡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스티어링 휠에도 많은 버튼이 마련돼 있다. 특이한 것은 우측 스포크에 있는 다이얼이다. 탄력이 있는 이 다이얼은 조작감이 좋다.
2열의 공간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넓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공간이 한참 남는다. 대신 2열은 실질적으로 2인승이다. 불룩 튀어나온 센터터널 때문에 3명이 앉는 것은 무리다. 2열 승객을 위해서는 별도의 조명 및 화장거울도 마련돼 있다.
암레스트를 펼치면 컨트롤 패널이 나타난다. 이 컨트롤 패널을 통해 공조장치와 뒤유리 블라인드,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을 모두 조작할 수 있다. 그리고 동반자석 시트를 앞으로 완전히 밀어낼 수도 있다. 앞 시트를 완전히 전진시키면 엄청나게 큰 공간이 남는다. 다리를 올릴 수 있는 발 받침대는 1열 시트 등받이에 내장돼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5리터 V8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조합된다. K9 퀀텀에 올라가는 V8 엔진은 배기량이 5리터를 넘는다. 다운사이징 터보가 대세인 요즘에는 흔치 않은 대배기량이다. 최고 출력은 425마력, 최대 토크는 52.0kg.m을 발휘한다. 에쿠스와 같은 엔진이지만 출력은 조금 높게 세팅됐다.
정숙성 면에서는 최고 점수를 줄만하다. 공회전 때는 극도로 조용하고 엔진의 회전수를 높게 써도 크게 시끄럽지 않다. 주행 중에는 타이어 소음만이 부각된다. 바람소리도 크지 않고, 이는 속도를 높여도 마찬가지다. K9 5.0은 조용하기도 하지만 엔진 튠 자체를 잘한 것 같다. K9의 5리터 V8 엔진은 최근 타본 현대기아 차 중 가장 음색이 좋다. 가속력도 탁월하다. 배기량에 걸맞는 성능을 발휘한다. 느낌은 일반적인 대배기량과는 약간 다르다. 두툼한 토크보다는 높은 회전수를 통한 고출력으로 가속하는 느낌이다. 이는 현대의 다른 가솔린 엔진과 비슷하다. 이런 엔진의 특성 때문인지 체감은 실제 가속보다 낮은 편이다.
K9 5.0은 200km/h를 가볍게 넘긴다. 처음부터 거침없이 가속하고 200km/h이 넘어서도 가속력이 줄지 않는다. 1~5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55, 95, 145, 200, 240km/h이다. 이 시점까지 순식간에 가속된다. 최고 속도는 계기판상으로 245에서 제한되고, 이때의 회전수는 6단 5300 rpm이다. 제한이 되지 않으면 6단으로 260km/h을 넘길 것 같다.
남는 엔진 힘으로 보면 속도 제한이 아쉽지만 차체 거동으로서는 잘한 일이다. K9의 성격이나 고속 주행 성능을 보면 더 낮은 속도에서 제한해도 괜찮을 것 같다. 최근의 현대기아차는 고속 안전성도 좋아졌는데, K9은 다르다. 고속에서 불안하다. 고속 주행하면 맘이 편치 않다. 기본적으로 직진성이 떨어지는 차다.
특히 고속으로 완만하게 굽은 길을 돌아갈 때는 안정성이 더 떨어진다. 이 상황에서는 뒤의 접지력이 약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뒤가 운전대를 돌리는 것보다 더 많이 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이 부분에서 가장 불안함을 느낀다. 스티어링도 중심 부분의 유격이 크다.
반면 저속에서는 고속과 딴판이다. 단순히 승차감이 좋은 게 아니라 느낌 자체가 고급스럽다. 정숙성이나 승차감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만하다. 그리고 속도가 높아지는 것과 함께 댐핑이 단단해지는 느낌도 확실하게 준다. 정숙성과 승차감 면에서는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주행 모드는 노멀과 에코, 스마트, 스포트 4가지이다. 에코 모드에서는 초기 반응이 둔해지면서 연비 운전을 유도하고, 스포트는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이 스포티하게 바뀐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계기판 디자인도 다르다. 속도계와 타코미터가 디지털 숫자로 표시되고 조명도 빨갛게 변한다. 디지털 숫자가 커다랗게 표시되니까 눈에도 잘 들어온다.
국내의 K9 고객에게 고속 안정성은 중요한 항목이 아닐 것이다. 현대기아는 이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 K9은 이번이 첫 시승인데, 차 자체로는 경쟁력이 있다. 정숙성과 승차감에서 경쟁력이 있고 동력 성능도 탁월하다. 편의 장비나 실내의 디자인도 부족하지 않다. K9 같은 고급차의 판매를 위해서는 브랜드 밸류가 동반돼야 한다. 자동차의 완성도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브랜드 밸류는 얘기가 다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능력이고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주요제원 기아 K9 5.0 퀀텀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95×1,900×1,485mm
휠베이스 : 3,045mm
트레드 : --mm
차체중량 : 2,105kg
트렁크 용량 : --리터
연료탱크 용량 : --리터
엔진
형식 : 5,038cc V8 직분사
최고출력 : 425마력/6,400 rpm
최대 토크 : 52.0kg.m/5,000 rpm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타이어 : 245/45R/19, 275/40R/19
성능
최고속도 : --km/h
0-100km/h 가속 시간 : --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7.6km/리터
CO2 배출량 : 238g/km
가격 : 8,620만원
(작성일자 : 2014년 12월 11일)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진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기아 K9이 부분 변경 되면서 5.0 모델이 추가됐다. 5.0 모델이 K9 부분 변경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K9은 2012년에 기아의 기함으로 출시됐지만 실적은 기대를 훨씬 밑돌고 있다. K9의 위치 자체가 볼륨이 높지 않은 세그먼트인 것을 감안해도 실적이 부진하다. 따라서 이번 부분 변경 모델을 통해 판매가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의 고민은 비싼 차가 안 팔리는 것이다. 판매 대수로 보면 여전히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가격이 올라갈수록 점유율이 밀린다. 가격을 계속 인상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고급 모델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의도는 어찌됐든 어느 정도의 결과는 나와 있다. 그랜저가 쏘나타보다 많이 팔린다. 쏘나타가 신차인 것을 감안하면 그랜저의 판매 우세가 더 두드러진다.
문제는 그랜저 이상의 시장이다. 그랜저보다 비싼 시장에서는 수입차에게 많이 밀리고 있다. 현대의 고급차 라인업에서 어느 정도의 실적을 내는 차는 제네시스 정도다. 나머지는 실적이 부진하다. 대표적 고급차인 에쿠스는 올해 판매가 32% 이상 감소했고, 야심차게 내놓은 아슬란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신차가 나와서 처음에 안 팔리면 나중에 잘 팔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K9과 아슬란의 실적 부진을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K9는 현대의 고급차보다 더 상황이 나쁘다. 월 판매량이 400대를 못 넘고 있으며 올해 판매도 4,000대 이하이다. 더 비싼 에쿠스의 반도 안 팔린다. 따라서 부분 변경 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 K9의 급을 감안하면 부분 변경의 타이밍도 조금 빠른 게 아닌가 싶다. K9은 첫 해 판매가 7,600대에 못 미쳤고, 작년에도 5,000대를 조금 넘었을 뿐이다. 모두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K9은 기아의 기함인데 현대기아 전체로 보면 틈새에 해당한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사이에 위치하는 대형 고급차이다. 차체 사이즈도 에쿠스보다 약간 작다. K9의 실패 이유로 애매한 위치를 꼽는 경우가 많다. 사실 애매함과 틈새는 백지 한 장 차이이고, 실적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안 팔리면 애매한 차종이고, 잘 팔리면 틈새를 잘 찌른 게 된다.
실제로 애매한 것은 K9의 포지션이 아니라 기아라는 브랜드이다. K9은 기아치고 비싸다. 기아라는 브랜드와 고급차 K9은 익숙한 조합이 아니다. 자동차는 저렴한 모델도 브랜드가 중요하고, 비쌀수록 더더욱 중요해진다. 고급차 영역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구매의 큰 요소로 작용한다. 적어도 비싼 차에서는 블라인드 테스트가 큰 의미가 없다.
소비자는 이 돈을 주고 비싼 기아를 살 생각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K9을 살 돈이면 엔진은 좀 작아도 엇비슷한 차체 사이즈의 수입차를 살 수 있다. 이제는 선택의 폭이 많이 늘어났고 앞으로는 더 심화될 것이다. 그렇다고 대중 브랜드가 계속 싼 차만 팔라는 법은 없다. 계속 싼 차만 팔아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 그래서 많은 대중 브랜드들이 급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보다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TERIOR & INTERIOR
K9은 전장 5m가 넘는 대형차이다. 5m 이상의 자동차로는 실루엣이 스포티하다. 얼핏 봐서는 차체 사이즈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측면을 봤을 때 차체 사이즈가 제대로 파악이 된다. 휠베이스는 3m를 넘는다. K9의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5,095×1,900×1,485mm, 휠베이스는 3,045mm이다. 휠베이스는 기본형 보디의 에쿠스와 같고 전장은 조금 짧다. 전장과 전고를 조금 달리 했다.
K9에 적용된 그릴은 기아의 새 디자인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그릴의 소재는 예전 재규어의 고성능 버전을 연상시키고, 입을 크게 벌린 듯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측면의 인테이크는 좀 과해 보인다. 차라리 단순하게 디자인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5.0 배지는 그릴과 트렁크에 붙는다.
K9 5.0은 타이어의 앞뒤 사이즈도 다르다. 독일 고급차에서 많이 보는 세팅이다. 타이어 사이즈는 앞이 245/45R, 뒤가 275/40R이며 19인치 휠과 매칭된다. 타이어는 콘티넨탈의 콘티프로콘택트다. K9에는 한국과 금호타이어도 고를 수 있다.
실내는 호화 사양이다. 외관 디자인보다 실내가 더 고급스럽고 편의 장비도 충실하다. A 필러부터 천정까지 부드러운 질감의 소재를 덮었고 우드 트림의 질이나 마무리도 빈틈이 없다. 굳이 흠을 잡자면 아날로그시계의 디자인이 안 예쁜 정도다.
화질이 좋은 모니터에는 많은 기능이 통합돼 있다. 사용이 잦은 공조장치 버튼만 모니터 밑에 배치했다. K9의 내비게이션은 화질도 좋지만 맵의 디자인이 최고 수준이다. 한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이고 수입차보다 우위에 있는 부분이다. 주요 기능은 컨트롤러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기어 레버 뒤에 있는 컨트롤러 주위에는 내비게이션과 전화, 블라인드, 서라운드 뷰 등의 버튼이 마련돼 있다. 그러니까 고급차에 기대할 수 있는 대부분의 편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콘솔박스의 크기는 조금 작은 편이다.
계기판은 전체가 디지털이다. 디지털 계기판을 통해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부적인 메뉴의 세팅도 가능하다. 거기다 시동을 끄면 트립 컴퓨터의 정보도 표시된다. 예를 들면 시동을 껐을 때 주행거리와 주행가능거리, 평균연비가 계기판에 뜨고, 심지어는 창문이 열린 것도 확인할 수 있다.
계기판이 디지털이지만 속도계와 타코미터의 위치 및 디자인은 통상적이다. 위치나 디자인이 익숙하다. 가운데 액정을 통해서는 트립 컴퓨터와 타이어 공기압,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많은 정보가 표시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세팅의 종류가 많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들어가면 표시높이와 회전, 밝기, 정보, 속도계 숫자 크기 등을 세팅할 수 있다.
시트도 크고 안락하다. 누가 앉아도 충분히 넉넉한 크기지만 몸을 잡아주는 기능도 나쁘지 않다. 비슷한 급의 자동차에 비해 원하는 운전 자세를 잡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 스티어링 휠에도 많은 버튼이 마련돼 있다. 특이한 것은 우측 스포크에 있는 다이얼이다. 탄력이 있는 이 다이얼은 조작감이 좋다.
2열의 공간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넓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공간이 한참 남는다. 대신 2열은 실질적으로 2인승이다. 불룩 튀어나온 센터터널 때문에 3명이 앉는 것은 무리다. 2열 승객을 위해서는 별도의 조명 및 화장거울도 마련돼 있다.
암레스트를 펼치면 컨트롤 패널이 나타난다. 이 컨트롤 패널을 통해 공조장치와 뒤유리 블라인드,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을 모두 조작할 수 있다. 그리고 동반자석 시트를 앞으로 완전히 밀어낼 수도 있다. 앞 시트를 완전히 전진시키면 엄청나게 큰 공간이 남는다. 다리를 올릴 수 있는 발 받침대는 1열 시트 등받이에 내장돼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파워트레인은 5리터 V8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조합된다. K9 퀀텀에 올라가는 V8 엔진은 배기량이 5리터를 넘는다. 다운사이징 터보가 대세인 요즘에는 흔치 않은 대배기량이다. 최고 출력은 425마력, 최대 토크는 52.0kg.m을 발휘한다. 에쿠스와 같은 엔진이지만 출력은 조금 높게 세팅됐다.
정숙성 면에서는 최고 점수를 줄만하다. 공회전 때는 극도로 조용하고 엔진의 회전수를 높게 써도 크게 시끄럽지 않다. 주행 중에는 타이어 소음만이 부각된다. 바람소리도 크지 않고, 이는 속도를 높여도 마찬가지다. K9 5.0은 조용하기도 하지만 엔진 튠 자체를 잘한 것 같다. K9의 5리터 V8 엔진은 최근 타본 현대기아 차 중 가장 음색이 좋다. 가속력도 탁월하다. 배기량에 걸맞는 성능을 발휘한다. 느낌은 일반적인 대배기량과는 약간 다르다. 두툼한 토크보다는 높은 회전수를 통한 고출력으로 가속하는 느낌이다. 이는 현대의 다른 가솔린 엔진과 비슷하다. 이런 엔진의 특성 때문인지 체감은 실제 가속보다 낮은 편이다.
K9 5.0은 200km/h를 가볍게 넘긴다. 처음부터 거침없이 가속하고 200km/h이 넘어서도 가속력이 줄지 않는다. 1~5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55, 95, 145, 200, 240km/h이다. 이 시점까지 순식간에 가속된다. 최고 속도는 계기판상으로 245에서 제한되고, 이때의 회전수는 6단 5300 rpm이다. 제한이 되지 않으면 6단으로 260km/h을 넘길 것 같다.
남는 엔진 힘으로 보면 속도 제한이 아쉽지만 차체 거동으로서는 잘한 일이다. K9의 성격이나 고속 주행 성능을 보면 더 낮은 속도에서 제한해도 괜찮을 것 같다. 최근의 현대기아차는 고속 안전성도 좋아졌는데, K9은 다르다. 고속에서 불안하다. 고속 주행하면 맘이 편치 않다. 기본적으로 직진성이 떨어지는 차다.
특히 고속으로 완만하게 굽은 길을 돌아갈 때는 안정성이 더 떨어진다. 이 상황에서는 뒤의 접지력이 약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뒤가 운전대를 돌리는 것보다 더 많이 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이 부분에서 가장 불안함을 느낀다. 스티어링도 중심 부분의 유격이 크다.
반면 저속에서는 고속과 딴판이다. 단순히 승차감이 좋은 게 아니라 느낌 자체가 고급스럽다. 정숙성이나 승차감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만하다. 그리고 속도가 높아지는 것과 함께 댐핑이 단단해지는 느낌도 확실하게 준다. 정숙성과 승차감 면에서는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주행 모드는 노멀과 에코, 스마트, 스포트 4가지이다. 에코 모드에서는 초기 반응이 둔해지면서 연비 운전을 유도하고, 스포트는 엔진과 변속기의 반응이 스포티하게 바뀐다. 스포트 모드에서는 계기판 디자인도 다르다. 속도계와 타코미터가 디지털 숫자로 표시되고 조명도 빨갛게 변한다. 디지털 숫자가 커다랗게 표시되니까 눈에도 잘 들어온다.
국내의 K9 고객에게 고속 안정성은 중요한 항목이 아닐 것이다. 현대기아는 이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 K9은 이번이 첫 시승인데, 차 자체로는 경쟁력이 있다. 정숙성과 승차감에서 경쟁력이 있고 동력 성능도 탁월하다. 편의 장비나 실내의 디자인도 부족하지 않다. K9 같은 고급차의 판매를 위해서는 브랜드 밸류가 동반돼야 한다. 자동차의 완성도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브랜드 밸류는 얘기가 다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게 능력이고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주요제원 기아 K9 5.0 퀀텀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95×1,900×1,485mm
휠베이스 : 3,045mm
트레드 : --mm
차체중량 : 2,105kg
트렁크 용량 : --리터
연료탱크 용량 : --리터
엔진
형식 : 5,038cc V8 직분사
최고출력 : 425마력/6,400 rpm
최대 토크 : 52.0kg.m/5,000 rpm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구동방식 : 뒷바퀴굴림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최종감속비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타이어 : 245/45R/19, 275/40R/19
성능
최고속도 : --km/h
0-100km/h 가속 시간 : --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7.6km/리터
CO2 배출량 : 238g/km
가격 : 8,620만원
(작성일자 : 2014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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