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품은 낭만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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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 말을 그대로 옮기면 세계최초의 럭셔리 컴팩트 SUV 컨버터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럭셔리 SUV’시장에서 세계최초는 맞지만, ‘SUV 컨버터블’은 틀리다. 닛산 무라노 컨버터블이 있지 않았던가? 이보크를 처음 접했을 때, 모두들 독창적 디자인에 감탄을 거듭했는데 이제는 루프까지 열린다니….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뛰어난 퍼포먼스, 랜드로버의 자랑 전지형 주행성능까지 뭐 굳이 일일이 내세울 필요가 없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디자인만으로도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화려함보다는, 밋밋하지만 단순함이 오히려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다는 말을 가끔 썼었다. 이 말을 깔끔하게 틀린 문장으로 만든 게 레인지로버 이보크다. 눈에 자주 띄면서, 독특함은 익숙함으로 다가왔고, 익숙함은 소유욕까지 자극하는 친숙함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이보크는 강남만이 아닌, 그러니까 지역을 떠나(차를 좀 안다는) 강남·북 아주머니들의 드림카가 되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최고의 SUV 메이커이기에 이런 디자인을 그려낼 수 있었다. 디자인과 브랜드 승리였다.
▲ 어색해 보이나? 컨버터블로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게 됐다. 이건 분명 엄청난 도전이며, 색다른 경험이다
그리고 쿠페형 SUV도 특이한데, 여기에 하늘까지 품은 컨버터블이라니, 독특함을 더욱 심화시켰다. 그렇다면 ‘지붕을 열 수 있는 쿠페형 SUV’가 되는 걸까? 정교한 패브릭으로 날렵하게 설계한 루프는 오리지널 디자인 실루엣을 고스란히 담았다. 루프를 걷어도 외관은 깔끔하고 세련미 넘친다. 시트포지션이 조금 높다는 것뿐, 로드스터 뺨친다. 조금 더 욕심을 내서 로드스터시장까지 한번 잡아보는 건 어떨까? SUV지만 날렵한 쿠페 디자인을 품었고, 쿠페지만 뚜껑까지 열리며, 하늘을 품었는데도 차에 탄 네 명 모두가 편하게 시원한 바람을 들이킬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말이다.
새롭게 디자인한 리어 스포일러(브레이크 램프 포함)는 테일게이트 위쪽에 달아 에어로다이내믹을 최대한 살린 기능적 특징뿐 아니라 역동적 디자인까지 더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Z-폴딩 컨버터블 루프 시스템은 전동식. 센터콘솔에 있는 버튼 하나로 여닫을 수 있다. 멈춘 상태에서? 아니다. 시속 48km 이내의 속도에서도 작동한다. 걸리는 시간은 열 때 18초, 닫을 때 21초. 거치적거리거나 작동중 갑자기 멈추는 오류 한 번 없이, 때와 장소에 어울리게끔 깔끔한 정장에서 시원한 탱크톱으로, 섹시한 비키니에서 가벼운 비즈니스 캐주얼로 갈아 입는다. 방음 및 단열처리에도 상당히 신경을 썼다. 루프를 닫으면 조용하고 안락한 실내가 보장된다.
▲ 넉넉한 트렁크가 어지간한 짐은 다 집어삼킨다
그리고 루프 개폐 여부에 따라 적재공간이 달라지는 일반적인 컨버터블과 달리 별도의 트렁크공간을 만들어 실용성을 높였다. 트렁크공간은 생각보다 깊고 넓어 골프백이나 접이식 유모차와 같이 부피가 큰 물건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여기에 싱글 피벗 힌지와 함께 새로 설계한 테일게이트를 갖춰 적재공간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했다.
외관의 다이내믹한 분위기는 인테리어까지 이어진다. 뚜껑 열리는 SUV는 생각보다 아늑하다. 시트가 온몸을 폭 감싸고 뒷좌석 탑승객이 없을 때 기본으로 제공되는 윈드 디플렉터를 달면 루프를 열었을 때 차 뒤쪽에서 유입되는 외풍도 막을 수 있다. 아, 쿠페형 SUV의 한계 하나. 루프를 닫았을 때 뒷좌석 머리공간 및 다리공간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 뭐 그렇다고 머리를 푹 숙여야 한다거나 면접 볼 때마냥 다리를 11자로 꼿꼿이 세워야 하는 건 아니다.
컨버터블이라고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무시할 리 없다. SUV이고 또 랜드로버의 직계가족 아닌가? 랜드로버의 특허기술 전자동 지형반응시스템도 품고 있다. 노면상황에 따라 엔진, 트랜스미션, 드로틀, 트랙션 등을 조절해 온로드는 물론 다양한 오프로드 지형을 자유자재로 누빌 수 있다. 꿈에서나 해볼 수 있었던, 뚜껑을 연 채 파도 치는 백사장을 달리며 ‘사랑해’라는 글씨를 새길 수도 있고, 웬만한 수심의 개울도 물고기와 대화를 나누며 건널 수 있을 듯.
▲ 단연 독보적인 디자인이다. 뚜껑을 열면 모든 이들의 시선이 쏟아진다
심장은 직렬 4기통 2.0리터 터보 디젤엔진.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 자동 9단 트랜스미션과 궁합을 맞춰 2톤의 지붕 열리는 쿠페형 SUV를 굴린다. SUV지만 차체가 암팡지고 무게중심을 최대한 낮춰 롤링과 피칭을 최대한 억제했다. 9단 자동기어가 너무 잘게 썰린 탓에 속도를 올리는 맛이 떨어진다면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시프트를 쓰면 된다.
만에 하나, 전복 시 승객의 안전을 위해 ‘롤 오버 프로텍션’ 시스템이 위험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전개된다. 또한, 후방교차로 감지기능을 새롭게 추가했다. HSE트림에는 서라운드 카메라시스템 등 레인지로버라는 이름에 걸맞은 장비를 듬뿍 담았다.
▲컨버터블에서 이렇게 높은 시야를 갖는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자, 어떤가? 뚜껑 열리는 차는 무조건 스포츠카여야만 하는 걸까? 아스팔트는 물론이고, 랜드로버의 자존심 오프로드 주행성능도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 낭만을 선사해줄 파란 하늘까지 담아냈다. 8~9천만 원 사이의 가격대지만 특별한 경쟁상대도 없다. 그들의 말처럼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출한 것이다. 레인지로버 패밀리에 들어온 걸 환영한다.
LOVE
화려하면서 독특한 디자인
HATE
욕심이지만 2열 공간이 조금만 더 넉넉했으면…
VERDICT
웨딩카계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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