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픽업은 안 되는 차, 뚝심으로 버틴 코란도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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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백, 왜건과 함께 '한국에서 절대 안 되는 차'로 별종 취급을 받아 온 픽업트럭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제한적인 용도의 세단, 그리고 SUV보다 더 실용적인 차를 사람들이 많어져서다.

지난 6월 기준 국내에 등록된 픽업형 트럭은 총 22만여 대로 2010년 말 기준 12만여 대와 비교해 배가량 늘었다. 픽업트럭의 시장을 지키고 키운 것은 쌍용차다. 무쏘 스포츠로 시작해 액티언 스포츠와 최근 판매되고 있는 코란도 스포츠까지 국산 픽업트럭의 명맥을 이어왔다.

쌍용차는 최근 폐활량을 키운 코란도 스포츠를 출시했다. 기존 2.0 디젤엔진을 2.2로 대체했다. 대개의 제조사가 엔진 배기량을 조금이라도 낮추려고 하는 것과 다른 방법을 선택한 것. 쌍용차는 "화물적재, 활용성 등을 생각했을 때 '힘'에 대한 보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길게 이어지는 인상적인 토크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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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배기량의 엔진을 올린 모델보다 무거운 중량(1995kg)을 버텨야 하는 코란도 스포츠가 프레임 보디를 고집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배기량이 많아진 만큼 출력과 토크 수치는 향상됐다. 출력은 기존 2.0(155마력/4WD) 대비 23마력 향상된 178마력(4000rpm), 토크는 4.1kg.m 오른 40.8kg.m(1400~2800rpm)다.

동급 배기량의 싼타페보다 성능 수치가 낮지만, 최대 토크 밴드는 인상적이다. 1500rpm부터 시작했던 토크의 정점을 1400rpm으로 끌어내렸다. 1400rpm이나 되는 광대역 플랫토크 구간은 초반 가속 성능을 높였다.

가속에 대한 반응과 함께 속도가 상승하는 느낌도 이전보다 매끄러워졌다. 또 하나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이 정숙성이다. 소음과 진동을 개선했다는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도 도움을 준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가솔린 SUV 못지않게 조용하다.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기존 메르세데스-벤츠의 5단 자동변속기를 대체한 것이다. 변속 단 수가 늘어났지만, 선택 가격이 기존 180만 원에서 170만 원으로 10만 원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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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듬어진 토크는 오프로드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가속페달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난도가 있는 오프로드 경사로를 가볍게 치고 올라간다.

언덕밀림방지기능(HSA), 차량전복방지장치(ARP) 같은 안전장치가 적용돼 첨단화된 4WD 시스템은 아니지만 진흙 길(4L), SNOW(4H)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가지 못할 길은 없다. 구동방식의 전환은 센터페시아 왼쪽 아래의 다이얼로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삼중 구조의 강철 프레임을 주 골격으로 한 프레임보디는 견고한 차체로 전달되는 노면의 충격을 기분 좋게 걸러준다. 모노코크 보디보다 전달되는 충격이 직접적이지만 용서가 되는 수준이고 포장도로에서는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자동변속기 기준 2륜과 4륜의 연비는 리터당 11.8km, 11.4km에서 10.3km, 10.0km로 각각 낮아졌다. 수동 변속기도 2륜과 4륜이 각각 리터당 1.4km, 1.3km 낮아진 리터당 11.9km와 11.5km다. 쌍용차는 그러나 "새로운 연비 측정 방식으로 수치가 낮아졌을 뿐 구연비 기준으로 하면 오히려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손 안 대고 코 푼 올림픽 특수 '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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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스포츠는 드레스 업 튜닝을 가장 많이 하는 차다. 적재 용량이 400kg이나 되는 화물칸 테크탑, 사이드 스텝 등의 커스터마이징이 기본적으로 이뤄진다.

쌍용차도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준비해 놨다. 데크탑, 스키드 플레이트, 넛지 바, 사이드 스텝 등 기본적인 것들을 선택할 수 있다. 워셔히터와 슬라이딩 배드, 블랙박스도 별도로 판매한다.

2.2 모델이 나오면서 가장 주목을 받는 트림이 '삼바 에디션'이다. 실내외 곳곳에 브라질 삼바를 상징하는 로고와 엠블럼을 새겨 놨다. 누가 봐도 다음 달 6일 개막하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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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자체에 엄청난 사용료를 내야 하는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삼바' 하나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활용하는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휠의 노란 테두리도 올림픽 금메달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바 에디션과 함께 익스트림 전용 레터링과 고급 편의사양을 추가 적용한 익스트림 에디션도 함께 출시됐다. 내·외관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 젼면부 그릴이 복잡해졌고 USB 충전 포트가 추가된 정도다. 가격은 소폭 인상됐다. CX5 2168만 원~2512만 원, CX7 2440만 원~2999만 원이다. 그리고 삼바 에디션은 2674만 원, 익스트림 에디션은 2745만 원이다.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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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는 여전히 불안스럽다. 고속에서 겉도는 느낌이 나기도 하고 조향과 응답성도 예민하지 않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을 놓치면서 실내의 세련미와 고급스러움은 부족하다. 경쟁 모델로 지목된 싼타페와 쏘렌토와 비교하면 뒤떨어진 것이 많아 보인다.

기존의 틀을 바꾸지 않고 새로운 기능들을 조작하기 위한 버튼이나 장치들이 추가되면서 4WD 다이얼 버튼, USB 포트, 이런저런 버튼류와 센터페시아의 간이 수납함의 위치와 디자인도 어색해졌다.

김흥식 기자 reporter@autoherald.co.kr
제공
오토헤럴드 (www.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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