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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9세대 508 SW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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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9세대 508 SW를 시승했다. 508을 베이스로 세단에 비해 전장을 30mm 늘려 적재 용량을 확대한 것이 포인트다. 푸조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인 508의 특성을 대부분 그대로 살리면서 실용성을 강화했다. 2.0리터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푸조 508 SW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같은 유럽차이면서도 푸조의 색깔은 독일이나 영국, 스웨덴차와는 뚜렷이 구분된다. 오늘날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좋은 것보다는 다른 것을 찾는다. 그런 점에서 수입차의 희소성이 약해진 시대 한국시장에서 푸조의 독창성은 분명 차별화 요소다. 워낙에 강한 독일 브랜드들의 기세에 눌려 있지만 독자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한 차만들기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가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508이 속한 D세그먼트의 모델들은 지금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다. 전체적인 세단 감소세에 더해 소비의 양극화로 중간 등급에 속하는 모델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패밀리카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D세그먼트의 모델들은 각 브랜드의 독창성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2.0리터 엔진을 중심으로 한 파워트레인도 효율성은 물론이고 스포티한 주행성을 표현하기에도 가장 좋다.

그런 특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대신 SUV를 선택하고 있고 그 기세는 왜건이 강세인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유럽도 2015년을 전후에 SUV의 판매가 급증해 지금은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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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디젤 엔진의 수요 감소도 이 등급의 모델들에게는 악재다. 앞으로 1.8리터 이하의 디젤은 점차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2.0리터 디젤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하지만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이 발생한지 4년 반의 시간이 지났지만 자동차회사들은 여전히 내연기관 엔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것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다.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이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수 없는 여건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엔진의 개량에 더해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 등을 출시해 배기가스 규제 기준을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배기가스의 종류다. 지구온난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는 가솔린 엔진이 더 많이 배출한다. 유럽시장에서 디젤차의 판매가 줄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한 것이 반증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의 배출은 거의 해결된 상태다. 최근 등장하는 유럽산 디젤 엔진들은 2.0리터의 경우 0~1g/km, 3.0리터는 30g/km 정도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 유로6d의 80g/km, RDE 120g/km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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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도 20세기부터 디젤엔진의 DPF, SCR의 채용 등 이 부문의 기술력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시장의 변화로 인해 그 노력이 묻히고 있다. 푸조 2.0 디젤엔진은 유럽에서 WLTC모드로 16.9km/리터의 연비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고속주행시는 20km/리터를 넘는 연비 성능을 보이고 있다.

어쨌거나 지금은 혼돈의 시대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배기가스나 연비 성능을 기준으로 본다면 여전히 디젤의 장점이 더 많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푸조도 508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을 추가하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기는 하다.


내외장은 508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장이 30mm 길고 중량이 20kg 더 나간다. 낮고 매끄러운 루프라인을 특징으로 하는 4도어 패스트백 형상의 분위기를 살려 B필러부터 약간의 경사를 주어 좀 더 날렵하게 보이려는 시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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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얼굴의 레이아웃은 월드랠리 챔피언십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브랜드로서의 아이콘이 살아 있다. 사자 엠블럼을 중심으로 하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풀 LED헤드램프는 안정적인 형상이다. 좌우에 사자의 송곳니를 모티브로 한 LED 주간 주행등은 방향지시등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측면의 실루엣이 적재공간으로 인한 뒷 부분을 제외하면 세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짧은 앞뒤 오버행과 보닛 선단, 립 스포일러, 그리고 리어 트렁크 리드의 날카로운 선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도 같다. 뒤쪽에서는 해치게이트가 열린다는 점에서는 세단과 같다. 사자의 손톱을 모티브로 한 틴팅 LED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는 그래픽은 같지만 세단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날카로운 느낌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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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세단과 같다. 우드 트림과 피아노 블랙 등으로 고급감을 살린 것과 2스포크의 컴팩트한 스티어링은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센터페시아의 8인치 디스플레이창 아래쪽에 피아노 키 모양의 8개의 토글 스위치라든가 실렉터 레버 패널을 플로팅 타입으로 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 아래 부분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을 위한 공간이 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에 대응한다. 시승차인 GT에는 포칼의 하이파이 오디오가 탑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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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실드에 보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대해 일부에서 무용론이 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푸조만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12.3인치 가상 패널의 풀 액정 디스플레이는 스티어링 휠 왼쪽 스포크의 스위치로 네 가지 모드로 변경할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위해 스티어링 휠은 위아래 모두 직선형으로 처리됐다. 아래쪽에 GT로고가 있다. 전체적으로 컴팩트해 그만큼 무릎 공간도 더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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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 10웨이 8개의 공기압 포켓으로 작동되는 전동 조절식 멀티 포인트 마사지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실제로 마사지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메이커에서도 피드백은 없다. 그럼에도 채용하는 것은 세일즈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접이식. 세단과 달리 머리 공간에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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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용량은 세단이 487리터인데 비해 SW는 기본이 530리터다. 신형 포드 익스플로러가 3열 시트를 세운 상태에서 515리터이므로 508SW의 적재용량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1,780리터까지 늘어난다. 이 정도의 용량이라면 SUV가 부럽지 않다. 다만 단지 그런 적재용량만으로 SUV를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점이 왜건형에게는 약점이다.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임시 타이어가 있다.


파워트레인은 세단과 같다. 1,997cc 직렬 4기통 DOHC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177ps,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180ps 의 5008에 탑재된 것과 같은 엔진인데 출력 수치가 다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48g/km에서 143g/km로 줄었다. 배기가스 규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디튜닝한 것이다.

변속기는 아이신AW제 토크 컨버터 방식의 8단 AT. 아이들링 스톱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실렉터 레버 아래 부분에 M 버튼이 있다. 하지만 그냥 패들 시프트로 수동 모드 조작이 가능하다. 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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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부근. 세단은 1,400rpm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약간 차이가 있다.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2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0kmh에서 2단, 70km/h에서 3단, 10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풀 가속시 약간 뜸을 들이는 듯하다가 전진한다. 통상적인 감각의 주행에서는 무난한 발진이다.

오늘날 등장하는 디젤 엔진들이 그렇듯이 과거처럼 토크 위주의 강력한 파워 추출을 위주로 하는 타입은 아니다. 그래도 최대토크 발생 회전수 전후의 영역에서 밀어 올리는 감각은 만만치 않다. 가솔린과 달리 엔진회전 상하 폭이 좁은 디젤만의 특성이 잘 살아난다. 시내 주행에서는 1,500rpm 이하에서 대부분의 속도역을 커버한다. 고속도로에서도 특별히 엔진회전이 올라가지 않는다.

소음 대책은 나무랄 데가 없다. 가속시의 부밍음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고속역에서는 노면 소음이 더 크지만 그에 대한 차음 대책도 부족하지 않다. 다만 정지 상태에서는 디젤 특유의 진동이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약간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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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뒤 멀티링크. 푸조로서는 처음으로 전자제어 액티브 서스펜션을 채용했다. 주행 상황과 노면의 조건에 따라 실시간으로 감쇄력을 제어하는 것이다. 댐핑 스트로크는 기존 모델에 비해 짧다. 노면의 요철을 충실히 읽어내는 것도 다른 점이다. 다만 고속역에서 가끔씩 노면의 요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스카이 훅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푸조의 하체를 생각한다면 의외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전체적인 주행 질감은 아주 고급지다.

록 투 록 3.1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스티어. 코너링이나 헤어핀에서 약간의 원심력이 느껴진다. 508의 경우 가솔린과 디젤의 서스펜션 세팅이 다르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중량 차이를 감안한 것이다. 왜건형은 20kg의 무게를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약간의 원심력이 느껴진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기어비에 비해서는 예민한 편이지만 날카롭지는 않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한 세팅이다.

주행모드는 에코, 스포츠, 컴포트, 노멀 등 네 가지가 있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섀시의 반응이 달라진다. 노멀과의 차이가 뚜렷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굳이 스포츠 모드로 하지 않아도 이 차의 용도에 맞는 주행에는 불편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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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장비는 오늘날 채용되고 있는 기능들을 망라하고 있다. 우선은 자전거와 야간의 감지 정밀도를 높인 2세대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를 PSA그룹 최초로 탑재한 것이 주목을 끈다. 차로 유지 보조 기능도 푸조 브랜드에서는 처음으로 채용된 것이다. 그 외 운전자 주의 경고와 자동 하이빔 어시스트, 교통 표지 인식,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기능 등도 채용됐다.

ACC와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의 반응은 여타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ACC ON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약 10초 후에 경고 표시가 뜨고 다시 5초 후에 경고음이 울린다. 그래도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기능이 해제된다.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앞 차와의 연동으로 정지했을 경우에는 자동으로 다시 발진이 된다.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은 차선을 읽는 감도는 예민한 편이다. 연초에 시승했던 세단은 좌우로 시소했었는데 왜건형은 중앙을 유지하며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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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라인업에서 508은 플래그십이다. 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서는 법인용차로서의 수요가 더 많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브랜드 파워로 인해 존재감이 확실치 않았다. 현행 508부터 푸조는 그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차만들기를 했다. 역으로 말하면 프랑스차만의 맛이 약해졌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도 독창적인 콕핏의 레이아웃과 푸조 특유의 승차감 등 어필 포인트가 있다. 그런데 한국시장에서 푸조의 판매 비율이 SUV가 88%에 달한다. 508 SW가 508 세단과 함께 그런 상황에 변화를 주고 중형 패밀리카로서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다른 브랜드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주요 제원 푸조 508 SW GT 2.0 블루 HDi

크기
전장Ⅹ전폭Ⅹ전고 : 4,780Ⅹ1,860Ⅹ1,420mm
휠 베이스 : 2,800mm
공차 중량 : 1,700kg
연료탱크 용량 : 55리터

엔진
형식 : 1,997cc 직렬 4기통 DOHC 터보 디젤
보어 X 스트로크 : ---mm
압축비 : ---
최고출력 : 177PS/3,750rpm
최대토크 : 40.8kg·m/2,000rpm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변속기
형식 : 자동 8단
기어비 : ---
최종 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35/45R 18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트렁크 용량 : 530-1,780리터

성능
0->100km/h 가속시간 : 8.3초
최고속도 : ---km/h
복합연비 : 13.3 km/리터 (도심 12, 고속도로 15.5)
이산화탄소 배출량 : 143 g/km

가격
2.0 GT 라인 : 5,190 만원

(작성 일자 : 2019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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