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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파나메라4 롱바디…벤츠 S클래스 잡을 수 있을까[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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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큼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를 사랑하는 나라는 없다. 전체 판매량만 두고봤을땐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세계서 세 번째로 가장 많이 팔리지만, 인구 대비로 봤을땐 우리나라가 압도적이다.

벤츠 S클래스의 경쟁 모델이 없는 건 아니다. BMW의 7시리즈, 아우디의 A8L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삼각별 사랑이 유별난 국내 시장에서는 잘 팔리지 못했다.

포르쉐가 여기에 도전장을 던졌다. 차 길이가 5미터가 넘는 '파나메라 4 이그제큐티브(롱바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2015년 이후 6년만에 국내에 출시한 것.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시승해보며 S클래스와 경쟁할 수 있을지 알아봤다.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기본 가격 1억5140만원에 옵션가 3780만원을 합쳐 총 1억8920만원이었다.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차 길이만 5M 이상이지만 파나메라 디자인 계승…젊은 층이 타기엔 파나메라4 롱바디>S클래스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측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측면부/사진=이강준 기자

기존 중형 세단이었던 파나메라4 라인에서 대형 세단 급으로 크기를 키운 게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모델이다. 전장 길이만 5200㎜에 달한다. 멀리서보면 영락없는 파나메라의 모습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큰 차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외관 디자인만 놓고 보았을 때는 기자 같은 비교적 젊은 또래의 소비자들에게는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는 지나치게 중후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사장님차'라는 인식 때문에 직접 운전하고 다닐 경우 부모님의 차로 오해하는 경우도 생길법하다.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운전석/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운전석/사진=이강준 기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는 더 젊은 층이 타고 다니기에 어울릴만한 디자인이다. 기자가 탔던 어두운 남색 계열의 색상과 익숙한 파나메라의 디자인은 차 크기가 커졌어도 무거운 느낌보다는 날쌘 느낌을 줬다. 패스트백 형태로 위로 높게 열리는 트렁크도 스포츠카 같은 인상을 주면서도 짐을 싣고 빼기에도 훨씬 용이했다.

내부 디자인은 벤츠 S클래스가 오히려 더 화려했다. 이번에 완전변경 모델로 넘어오면서 웬만한 버튼은 없애고 초대형 터치패드를 넣은 S클래스와 달리, 파나메라4 롱바디는 기존 포르쉐 차량들의 디자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의 컵홀더. 가볍게 눌러주면 컵홀더 공간을 숨길 수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의 컵홀더. 가볍게 눌러주면 컵홀더 공간을 숨길 수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그렇다고 해서 S클래스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는 뜻은 아니다. 베이지 색상의 시트와 포르쉐 로고가 주는 고급감은 어느 차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다. 컵홀더를 간편하게 숨길 수 있는 포르쉐만의 독특한 디자인도 장점이다.

2열 공간도 충분했다. 키 187㎝인 기자가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앉아도 머리공간이 충분히 남았고 앞에 가방을 하나 넣어도 될 정도로 무릎 공간도 많았다. 다만 S클래스에 비해 시트가 접히는 각도는 그리 크지 않았다.

포르쉐 파나메라4 롱바디…'벤츠 S클래스' 잡을 수 있을까[차알못시승기]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2열 좌석. 키 187cm인 기자가 앉아도 머리 공간이 남는다./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2열 좌석. 키 187cm인 기자가 앉아도 머리 공간이 남는다./사진=이강준 기자


'파나로마' 오타는 아쉬워…주행의 재미라면 '포르쉐 파나메라', 뒷좌석 편안함이라면 '벤츠 S클래스'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운전석/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 운전석/사진=이강준 기자

파나메라4 롱바디 타입의 장점은 주행에서 나온다. 포르쉐 차량답게 대형 세단인데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주행모드를 변경하면 차 크기를 바로 잊을 정도다.

벤츠 S클래스와 동일하게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갔지만, S클래스는 편안함을 주는 데 목적이었다면 파나메라는 고속 주행에 재미와 안정감을 두는 용도로 쓰였다. 고급차라면 있는 편의사양은 대부분 탑재됐다. 차량간 간격을 알아서 조절해주며 주행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부터 시작해 전좌석 열선·통풍 시트 등 부족한 편의기능은 찾지 못했다.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의 킥모션 트렁크/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의 킥모션 트렁크/사진=이강준 기자

차 자체로만 보면 단점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S클래스와 같이 놓고 봤을 때 고급 대형 세단 시장에서 위치가 애매하다.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의 젊은 디자인은 젊은 층들이 충분히 S클래스 대신 고를만한 선택지이지만, 2억원에 가까운 차량을 실제 구입할 만한 젊은 소비자가 많지는 않다.

잠재적 벤츠 S클래스 고객을 뺏어오기엔 2열 편의 기능이 다소 아쉽다. S클래스 만큼 시트가 눕혀지지도 않고, 승차감은 좋으나 생각보다 도로 소음이나 풍절음이 크게 들린다. 고속으로 달릴 때 이 단점은 더욱 부각됐다. '파나로마' 같은 오타에 가까운 해석도 포르쉐의 품격을 확 떨어뜨렸다.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의 후방 카메라 장면.  '파나로마'라고 적혀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의 후방 카메라 장면. '파나로마'라고 적혀 있다.사진=이강준 기자

종합적으로 '직접 운전'할 때는 포르쉐 파나메라4 이그제큐티브를, '뒷좌석에만 탈 때'는 벤츠 S클래스 구입을 고려하는 게 좋다. S클래스는 편안하지만, 파나메라4만큼의 운전의 재미를 찾기는 사실 어렵다. 방향만 다를 뿐 차 자체는 크게 흠 잡을 게 없기 때문에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다면 어떤 차를 구매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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