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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박스터 타보니…187㎝ 기자가 트렁크에 쏙[차알못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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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운전자들이 '우러러 보는' 브랜드로 손꼽힌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특히 구매력이 있는 40~50대 소비자들은 주로 렉서스 같은 일본차 고급 브랜드를 찾았지 포르쉐는 관심밖이었다.

그러나 불매운동과 더불어 포르쉐가 저가형 SUV인 마칸 등을 출시하는 등 진입장벽을 낮추자 상황은 달라졌다. 올해로 출시 25주년이 된 박스터는 스포츠카 중에서는 경쟁 모델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돼 적자에 허덕이던 포르쉐를 구하는 데 선봉장이 되기도 했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포르쉐 718 박스터 GTS를 시승했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흔하지 않은 컨버터블과 초록색의 조합으로 도로 어느 곳을 가든 시선을 끌었다. 한 시민은 도로에 잠시 정차 중이던 박스터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포르쉐 718 박스터 GTS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718 박스터 GTS 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187㎝인 기자도 트렁크에 '쏙'…적재공간 넓은 스포츠카 박스터, '실용성' 갖췄네



포르쉐 718 박스터 GTS 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718 박스터 GTS 후면부/사진=이강준 기자

외관은 포르쉐하면 떠오르는 그 디자인의 스포츠카였다. 전면부의 동그란 라이트는 개구리의 눈을 연상케했지만 오히려 포르쉐와 잘 어울렸고, 후면부에는 배기구 두 개가 나란히 배치돼 외관에서는 더이상 손 댈게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외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앞뒤 모두 트렁크가 있어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카 치고는 굉장히 적재공간이 넉넉했다는 점이다. 이는 전면이 아닌 휠베이스(축간거리) 정중앙에 위치한 엔진 덕분이다. 자동차 부품 중 가장 무거운 엔진이 차량 가운데에 위치해 무게 밸런스 역시 완벽해졌다.

기자가 포르쉐 718 박스터 GTS의 전면 트렁크에 들어간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기자가 포르쉐 718 박스터 GTS의 전면 트렁크에 들어간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앞쪽 트렁크는 스포츠카 치고는 용량이 상당히 커서 '실용성'을 갖췄다. 그 크기가 키 187㎝인 기자가 앉아도 넉넉할만큼 깊고 넓을 정도였다. 많은 사람을 태울 수는 없지만, 여행용 캐리어 가방은 무난히 넣을 수 있어 국내 장거리 여행을 다니기에도 좋은 차다. 적재공간이 넓어 데일리카로도 활용가능하다.

이외에도 배기음을 인공적으로 키워주는 '가변 배기 시스템'을 탑재해 속도제한 5030인 도심 도로에서 저속으로 주행할 때도 배기음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복합연비 역시 리터당 8.4㎞로 상당히 준수하다. 기자가 일상적인 도심 주행을 했을 때는 리터당 11㎞까지 나올 정도로 '의외의 가성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주행성능은 설명이 필요없다. 어떤 도로에서도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고, 액셀을 밟으면 밟는대로, 핸들을 돌리면 돌리는대로 차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엔진 기어가 바뀔 때 들리는 '팝콘 소리'는 점잖게 운전하는 편인 기자도 도로위의 '드라이버'로 만들어줬다. 소프트탑 지붕은 시속 50㎞에서도 무난히 접혀 언제 어디서든 빠르게 여닫을 수 있었다.

포르쉐 718 박스터 GTS 운전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718 박스터 GTS 운전석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적'올드'재공간·연비·편의기능 다 갖췄지만…내부 디자인은


내부에도 비싼 부품들로 '도배'했다. 일반 가죽이나 알칸타라를 사용하는 양산차와 달리 약간의 균열만가도 전체를 교환해야하는 '크롬'을 썼다. 다만 외관상으로는 좋았지만 손에 땀이 많은 기자는 가끔 크롬부분에서 미끄러지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포르쉐 718 박스터 GTS는 시트 뒤에 공간을 마련해 작은 짐을 적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718 박스터 GTS는 시트 뒤에 공간을 마련해 작은 짐을 적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사진=이강준 기자

빠른 주행이 주 목적인 차의 특성상 내부의 공간은 그리 넓지는 않았다. 옷 하나 걸어 놓을 공간도 없었는데, 시트 뒤에 공간을 마련해 작은 짐을 쌓아놓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당연히 있어야 하는 컵홀더는 조수석 글로브 박스로 숨었다. 평소에 쓰지 않을 때에는 안으로 접어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는데,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느낌을 받았다. 공중에 컵홀더가 떠 있기 때문에 주행 중 쏟아질까 신경쓰였지만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포르쉐 718 박스터 GTS의 컵홀더/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718 박스터 GTS의 컵홀더/사진=이강준 기자

콘셉트가 확실한 만큼 단점도 적지 않다. 가성비 스포츠카를 표방했지만 국내에선 필수적인 통풍시트가 없다. 기자가 시승했던 6월말 날씨는 그리 덥지 않은 날씨였는데도 아스팔트에서 발생하는 열이 그대로 들어와 등에 땀이 맺히는 경우가 많았다.

내부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는 디자인이 다소 올드했다. 많은 제조사들이 전자식 계기판을 채택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계기판에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는 데, 박스터는 여전히 아날로그 계기판을 고집했다. 애플 카플레이 등 스마트폰 연동 기능도 탑재됐지만 센터페시아 화면이 작아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포르쉐 718 박스터 GTS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포르쉐 718 박스터 GTS 내부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종합적으로 포르쉐 박스터는 적재공간, 연비 등을 갖췄으면서도 경쟁모델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에 출시돼 구매력이 있는 아빠들이 드림카로 노려볼만한 차다. 양산차와 달리 일부 불편한 단점들은 있으나 포르쉐의 팬이라면 충분히 참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포르쉐 718 박스터 GTS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1억21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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