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같은 차. BMW 640d 그란쿠페 M 스포츠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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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한 외형과 그 위를 일필휘지로 서슴없이 그려낸 특징적인 선들은 부드럽고 강력하게 흘러 존재에 대한 극명한 정체성을 갖게 했다. BMW의 모든 모델 중 가장 수려한 미(美)를 자랑한다. BMW 6 시리즈의 특징이다. 3세대에 이르며 라인업은 쿠페, 컨버터블, 4도어 쿠페인 그란쿠페 등 3가지 모델로 나뉜다. 지난해 부분 변경을 거쳤다.
시승차는 스포티한 성격을 더욱 강화한 뉴 640d 그란쿠페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이다. 시승을 통해 새롭게 적용된 내외부의 변화와 주행 성능에 대해 알아보자.
4명이 탑승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한 외형은 날씬하다. 일반적인 세단의 무딘 디자인을 교묘하게 피하고 쿠페 스타일을 최대한 확보해 낸 결과다.
경쟁관계인 메르세데스-벤츠의 CLS는 지나친 곡선을, 아우디의 A7 모델의 경우에는 급격하게 떨어지는 C필러의 경사 때문에 B필러 영역이 껑충 솟아 디자인상 완벽한 균형미를 살리지 못했다. 그란쿠페는 상대적으로 두 모델의 중간 영역의 디자인을 선택한 경우로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물론 쿠페 모델이 기본 토대가 되는 이점도 디자인의 완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쿠페 모델의 전장을 길게 늘려 문짝 2개를 단 설계 덕분이다. 경쟁 모델 대비 가장 낮은 전고는 안정적이고 날렵한 인상을 만들어 낸다.
지난해 부분 변경을 거친 그란쿠페의 변화는 크지 않다. 전면의 경우, BMW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키드니 그릴의 수직 막대 수를 10개에서 9개로 줄였고, 크롬과 하이그로시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했다. 엔젤 아이가 적용된 어댑티브 풀 LED 헤드램프는 더욱 공격적인 인상을 만들어 내고, 맹수의 코끝처럼 갈무리된 보닛과 범퍼는 그란쿠페의 성격을 대변한다.
측면은 쿠페의 전형적인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경쟁 모델에 비해 긴 5,007mm의 전장과 1,392mm의 낮은 전고, 그리고 2,968mm의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은 차량을 더욱 늘씬하고 육감적으로 보이게 한다. 더불어 ‘호프 마이스터 킥’이라 불리는 BMW 고유의 창문 라인이 반영된 프레임리스 유리창에는 검정색의 유광 테두리를 두어 더욱 스포티한 성격을 강화했다. 검정색 유광 20인치 알루미늄 휠은 더욱 강력한 달리기 능력을 표출해 낸다.
후면은 측면의 휠과 동일한 검정색 유광 장식이 더해진 범퍼와 10mm 두꺼워진 듀얼 블랙 배기 파이프가 더욱 견고하고 단단한 느낌을 만든다. 면에 부드럽게 심어진 테일 램프와 리플렉터는 세련된 조화미로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실내도 외형과 마찬가지로 스포티한 성격이 물씬 풍긴다. M 스포츠 패키지 전용 알루미늄 헥사곤 인테리어 트림을 적용한 덕분이다. 센터페시아는 조수석으로부터 명확하게 구분 짓는 두꺼운 가죽 테두리를 경계 삼아 폭 넓게 자리잡고 있다. 운전자 중심의 구조다.
입체적인 구조를 가진 센터페시아는 BMW 특유의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다. BMW의 전체 모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맥락으로 배열에 따른 기능을 순식간에 인식하고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버튼과 텍스트의 크기도 만족스럽다. 어림잡아 손을 뻗으면 예상한 위치에 버튼이 자리하며,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 10.2인치 와이드 고해상 디스플레이는 아이드라이브의 명확한 조작을 돕는다.
부분 변경되며 추가된 사양들은 더욱 만족도를 높였다. 시트의 경우, 통풍과 럼버 기능이 포함된 다기능 컴포트 시트로 변경되었다. 또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서라운드뷰, 소프트 클로징 도어, 4존 자동 에어컨디셔닝, 하이빔 어시스트,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 등도 추가되었다.
공간은 성인 4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했다. 벤치 타입의 뒷좌석은 센터콘솔 때문에 3명이 탑승하기엔 역부족이다. 전반적으로 넉넉한 공간은 아니다. 운전석을 포함한 모든 좌석은 맞춤 수트처럼 몸에 딱 맞게 설계되어 주행 중 안정감을 높인 구조를 택했기 때문이다.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460리터가 제공되며, 40:60 분할 접이식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265리터까지 확장된다.
파워트레인은 3리터 직렬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에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가 탑재되어 최고출력 313hp/4,400rpm, 최대토크 64.3kg.m/1,500~2,5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5.2초,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BMW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 시스템이 기본으로 적용돼, 더욱 견고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보장한다. 제원상 복합연비는 12.8km/l다. 도심에서는 11.2km/l, 고속도로는 15.5km/l다.
거동을 위해 시트 위로 엉덩이와 등을 대면 시트는 빈틈 없이 온 몸을 감싼다. 스포티한 주행을 위해 설계된 시트임을 증명한다. 시동을 걸면 묵직한 엔진사운드가 실내로 유입된다. 경박하지 않고 묵직한 사운드다. 거동을 위해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 제법 무겁고 견고한 답력으로 반응한다. 여성 운전자라면 다소 불편할 수 도 있는 세팅이다. 그러나 고속을 지향하는 차량의 특성상 이와 같은 답력은 만족스럽다.
디젤 차량의 특성상 가속에 따른 반응은 초반부터 강렬하다. 끈 풀린 그레이 하운드처럼 강력하게 지면을 박차고 질주한다. 이러한 감성은 주행모드마다 명확하게 제 성격을 달리한다. 컴포트 모드보다는 스포트 모드에서, 스포트 모드에서 보다는 스포트플러스 모드에서 더욱 강력한 반응으로 답한다. 계기반도 모드에 따라 색을 달리 한다. 풀가속을 시도하면 엔진 회전계수는 4,400rpm까지 연신 오르내린다. 차체는 운전자의 채근에 숨 돌릴 틈 없이 충직하게 반응한다. 200km/h까지 쭉 치고 올라가는 맛이 일품이다. 게다가 더욱 박진감 넘치게 하는 엔진 사운드와 단단하게 차체를 지탱해 주는 M 스포츠 서스펜션은 주행에 따른 운전자의 몰입 지경을 한 차원 높여 준다.
와인딩 구간에서의 반응도 만족스럽다. 상황이 서로 다른 다양한 코너를 돌아 나갈 때는 노면의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앞/뒤 엑슬에 배분해 전달하는 xDrive 시스템 덕분에 안정적이고 민첩하게 정복할 수 있다.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도 방향 안정성과 접지력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기계적인 간섭을 그대로 전달 받는 차체와는 달리 운전자는 시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기계적 간섭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트는 보기와는 다르게 다소 불만족스럽다. 급격한 코너 공격시, 몸을 견고하게 지지해 주는 능력이 부족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좀 더 넓고 곧게 세워진 볼스터 영역을 시트에 적용해 안정감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주행에 따른 안락함과 정숙성은 매우 우수하다.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도심이나 고속도로에서의 정속 주행 시 가솔린 모델 부럽지 않을 정도다. 9채널 600와트 디지털 앰프, 차량 맞춤형 이쿼라이저, 센터스피커를 포함한 총 16개의 라우드스피커를 제공하는 하만카돈(Harman Kardon)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주행을 더욱 즐겁게 하는 포인트다. 저음과 고음에서도 음질의 손실 없이 고해상도로 다양한 음악을 표현해 낸다.
연비는 만족할만하다. 에코 프로 모드로 주행을 기준으로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 주행 시 15.4km/l, 혼잡하지 않은 도심에서는 10.1km/l, 혼잡할 경우 8.2km/l를 보였다. 에코 프로 모드는 주행 스타일에 따라 연료 소모량을 최대 2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동력 전달을 차단하고 관성으로 주행하는 코스팅 모드, 루트 어헤드 어시스턴트, 에코프로 루트를 선택해 추가적인 연료의 절감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바탕으로 목적과 용도에 따라 차량의 성격을 탈바꿈시킬 수 있다. GT의 성격이 강한 차량으로 보다 많은 인원의 탑승이 가능하며 편안한 승차감을 토대로 부드럽고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세단과 쿠페를 접목시킨 BMW 640d 그란쿠페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은 팔색조와 같다. 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해 1억 1,610만 원(개별소비세 한시적 인하 적용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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