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

테슬라 모델 S를 타고 일주일간 미국을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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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모델 S의 시승기는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 전기차를 처음 겪는 사람들의 감탄만이 있을 뿐 이 차의 속살을 꼼꼼하게 들여다본 글은 거의 찾을 수 없다. 그래서 미국으로 날아가 현지에서 모델 S를 수배해 일주일 동안 서부 지역을 달려보았다. 이 차에 대해 얘기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라겠지만 한정된 지면에 맞게 주요 특징들을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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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3의 예약 돌풍이 전세계적으로 몰아치면서 테슬라라는 회사의 관심도가 다시 한번 수직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모델3를 타볼 수 있는 건 아무리 빨라도 2017년 말, 당장에 타볼 수 있는 차는 모델 S가 유일하다. 부품 수급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모델 X는 아직도 선금을 낸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 테슬라가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은 발매 후 5년이나 지난 모델 S조차 베일에 싸인 존재나 다름없다. 공유되지 못한 상품에 대한 기대와 소문은 몸집을 불리다 못해 이제는 환상까지 만들어내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좀 더 이 차를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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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의 컨텐츠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해외 컨텐츠를 찾아보면 모델 S의 시승기는 넘쳐난다. 하지만 대부분 전기차를 처음 겪는 사람들의 감탄만이 있을 뿐 이 차의 속살을 꼼꼼하게 들여다본 글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테슬라는 이미 많고 많은 전기차의 수준을 넘어서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의 선두주자를 자처하는 회사다. 이들이 정말로 제대로 기능하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다양한 도로를 많은 시간을 두고 달려보아야 한다. 고속도로와 와인딩, 비포장도로까지 달리다보면 자연스레 자동차로서의 완성도까지 살필 수 있을 것이다. 장거리 주행의 필요성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따라서 사람을 태우고 히터와 에어컨을 돌리는 상태에서 이 차가 정말로 일반 전기차의 몇 배에 달하는 거리를 제대로 달려내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테슬라가 그렇게 자랑하는 급속 충전 네트워크 ‘수퍼차저’와 함께 미국의 충전 환경이 전기차를 충분히 포용할 수 있는 단계에 왔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우선은 한국에서 차를 수배해보았다. 테슬라 아태지역 본부에 미디어용 시승차를 문의해보았지만 곤란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예상했던 일이다. 결국 미국 현지의 모델 S를 직접 수배했고 그리 어렵지 않게 차를 찾을 수 있었다. 일주일 동안 테슬라 모델 S를 타고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을 달렸다. 이 할 말 많은 차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한정된 지면에 맞게 주요 특징 위주로 담아보려 한다.

7만달러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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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받은 모델 S는 검은색 70모델이었다. 모델 S의 제품군에서는 가장 엔트리급에 위치하는 모델. 값이 7만달러(약 8,300만원)에서 시작하지만 연방정부의 보조금 7,500달러(약 9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차값을 바로 깎아주는 방식이 아니며 나중에 낼 세금에서 깎아주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화제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기본 가격에 2,500달러(약 300만원)를 추가해야만 하는데 다행히 시승차에는 장비되어 있었다.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방식과 다르게 테슬라는 철저하게 직영 매장과 직영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만 판매된다. 매장에는 브로슈어라는 것이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고객의 견적은 즉시 이메일로 발송된다.

리모트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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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리스 엔트리를 지원하므로 평소에는 리모트 키를 몸에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 알아서 문이 열리고 잠긴다. 모델 S의 형상을 그대로 본뜬 이 키의 특징은 버튼이 전혀 없다는 것. 그러나 당황하지 말고 소프트키를 꾹 누르면 살짝 ‘딸깍’ 하는 느낌이 난다. 차의 지붕에 해당하는 부분을 두 번 클릭하면 문이 열리고 한 번만 클릭하면 다시 잠긴다. 오래 누르고 있으면 차의 모든 유리창이 내려간다. 앞과 뒤의 트렁크를 열고 싶으면 해당 부분을 누르고 있으면 된다.

도어 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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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숨어 있다 키를 가진 사람이 근처로 다가가면 스르륵 튀어나온다. 가끔 도어 핸들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맨손으로 슬쩍 건드리면 된다. 문제는 이것의 감도다. 작은 터치에도 바로 반응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 여러 번 손잡이를 꾹꾹 눌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승차만의 문제인가 싶었는데 오다가다 만난 다른 모델 S 사용자들도 손잡이를 꾹꾹 누르며 투덜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트렁크

뒤 트렁크는 물론이고 앞 트렁크도 있다. 엔진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구성. 테슬라는 이것을 프렁크(Frunk)라고 부른다. 뒷좌석 시트를 접을 경우 화물공간은 987L까지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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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페시아

당신이 사무실에서 업무용으로 쓴다면 17인치 모니터는 형편없이 작은 크기겠지만 이것이 자동차에 들어가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잘해봐야 10인치 남짓의 화면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센터콘솔에 떡하니 자리잡은 17인치 모니터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실제로 보면 그 거대함에 기가 질릴 정도. 자동차를 제어하는 모든 기능이 터치스크린 안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센터페시아의 물리 버튼은 비상등 스위치와 글로브박스 오픈 버튼 달랑 두 개뿐이다. 버튼이 빼곡히 들어선 센터콘솔에 익숙한 사람들은 만들다 만 차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계기판 또한 당연히 LCD 패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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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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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모든 것의 집약체다. 미디어, 카메라, 지도, 전화 같은 전통적인 기능 외에도 인터넷 브라우징과 배터리 제어, 차량 설정 같은 모든 것을 간단하게 터치스크린으로 제어할 수 있다. 화면이 크기 때문에 상하를 분할해서 위아래의 기능을 따로 집어넣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iOS를 연상하게 하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는 특별히 매뉴얼을 보지 않아도 차의 모든 기능을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다. 드래그 앤 드롭, 프레스 앤 홀드 같이 태블릿을 사용하는 방식 그대로 다루면 의도한 대로 움직이고 바뀐다. 차를 타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은 도량형을 마일에서 킬로미터로, 온도를 화씨에서 섭씨로 바꾼 것. 이것만으로 자동차 안의 모든 표시가 한꺼번에 익숙한 숫자로 표시되기 시작한다. 마치 스마트폰 설정을 내게 익숙한 것으로 바꾼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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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모델 S의 실내에서 ‘어디서 많이 보던 스위치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벤츠 매니아다. 도어패널에 떡하니 자리잡은 사진 속의 스위치는 이젠 구형이 된 W212 E클래스 스위치가 맞다. 테슬라는 일찌감치 메르세데스 벤츠와 제휴관계를 맺은 뒤 벤츠의 전기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신 벤츠가 지분 5.1%를 사주었다. 그 일환으로 스위치류는 모두 벤츠에서 사다 쓴다. 도어패널의 스위치는 물론이고 깜빡이레버, 크루즈 컨트롤 스틱이나 변속레버까지 물리 버튼은 모두 벤츠의 양산 파츠를 그대로 재활용한 것이다. E클래스의 것이 대부분이지만 컵홀더는 GLE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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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성

호주의 시트전문회사 퓨처러스(Futuris)가 공급하는 시트는 착좌감이 좀 딱딱한 편. 이것만 빼면 실내에서 나무랄 데가 없다. 엔트리 모델임에도 천장을 알칸타라로 모두 감싸 놓았고 대시보드는 가죽으로 감싼 뒤 박음질로 마무리했다. 굴곡 하나 없이 완전히 평평한 바닥까지 가세한 실내는 넓다 못해 좀 황량하다는 느낌마저 받을 정도. 엔진과 변속기, 트랜스 액슬이 전혀 없기 때문에 5m가 안 되는 차의 휠베이스를 3m까지 늘일 수 있었다. 다리를 쭉 펴고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뒷좌석에서 유일한 흠은 낮은 루프 라인. 183cm의 키로는 목을 곧추 세우고 앉아 있기가 불편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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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조용하고 쾌적한 것은 여느 전기차와 다를 바 없다. 회생제동시의 반응도 매우 자연스러워서 내연기관 차와 크게 다른 점을 느끼기 힘들 정도. 모터 소음은 다른 전기차와 비교하면 다소 큰 편으로 회전한계로 다가가면 조금 거친 소리를 낸다. 그러나 성능은 넘쳐난다. 엔트리급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382마력에 45kg·m에 달하는 출력이 모자랄 리 없다. 0→시속 100km 가속은 5.8초면 해치우고 최고시속은 230km에 달한다. 회전과 동시에 최대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가속감은 숫자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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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유럽 고급 세단에 가깝다. 단단한 편이지만 막상 큰 충격이 있을 경우 바운싱 없이 잘 걸러내며, 비포장도로의 잔 진동도 서스펜션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시승차는 상급 모델의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 있지 않은 일반적인 코일스프링과 오일댐퍼를 썼다. 놀라운 것은 코너링. 대부분의 전기차들의 운동성능은 동일 클래스에서도 높은 편이긴 하지만, 이 차는 세단으로서는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 가장 무거운 배터리가 모두 바닥에 깔려 있다 보니 무게중심이 극단적으로 낮은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반적인 세단의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무게중심의 높이는 고작 490mm. 엔진이나 변속기 같은 중량물이 특정한 곳에 몰려 있지 않기 때문에 회전관성의 영향을 훨씬 적게 받는 것도 한몫한다. 횡가속은 0.9G까지 버텨낼 정도다. 때문에 주행 중 전복사고가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다. 배터리 모듈은 그 자체로서 하부 플로어 기능을 하기 때문에 차체 강성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하며 충돌시 운전자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덕분에 딱 1년 전 포르쉐 911 GTS로 달렸던 LA 근교 국유림의 와인딩을 그때와 같은 페이스로 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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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파일럿

일단 고속에서 한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한적인 자율주행 기능이다. 내비게이션 데이터까지 결합한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며 차선을 유지하며 계속 달리는 것이 주된 일이다. 이 정도라면 이미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도 구현해 놓은 기술이긴 한데, 분명한 차별점은 있다. 바로 차선변경까지 한다는 점. 자동주행 상태에서는 깜빡이를 켜는 것만으로 알아서 차선변경까지 해낸다. 센서로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 확인한 뒤 스르륵 차선을 가로지르는 차 안에 타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차선변경에는 3초가 채 걸리지 않으며 스티어링을 꺾고 복원하는 과정이 대단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다만 끊임없이 분기점을 타야 하는 미국의 고속도로에서는 완전히 방임 모드로 앉아 있을 수는 없으며 내비게이션의 지시에 따라 신경 쓰면서 차선을 바꿔줘야 한다. 혹시라도 직접 조향을 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차는 잽싸게 통제권을 운전자에게 돌려준다. 자동주행 모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는 것은 불법이므로 전방주시 의무는 계속 지켜야 한다. 고속도로에서는 스티어링에 두 손을 올린 채 텍스트와 페이스북에 열중하는 모델 S 운전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아울러서 산길에서는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곡률이 조금만 커져도 차는 비틀거리며 매우 불안정하게 달릴 뿐 아니라 블라인드 코너라도 만나면 진입 바로 전에 요란한 경고음을 내며 해제되어 버린다. 자동주차도 당연히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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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70kwh의 배터리를 얹은 70 모델의 경우 EPA 기준 386km를 달린다고 명시되어 있다. 완전충전 상태에서 시승차로 실제 달린 최대 거리는 312km로, 고속도로와 시내 주행의 비율은 대략 절반씩이었다. 충전소에 도착했을 때 잔여 주행가능 거리는 46km로 합산시 358km 가량 되는 셈. 2명이 50kg 가량의 짐을 실은 채 실내온도를 21도에 맞춘 뒤 히터와 에어컨을 모두 쓰며 연비에 신경을 쓰지 않고 달린 결과로는 나쁘지 않았다.

일반충전

가정용 전원을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가 트렁크에 실려 있기는 한데 실제로 쓸 일은 거의 없다. 미국의 120V 전원으로 1시간을 충전할 경우 달릴 수 있는 거리는 고작 6km 남짓. 차라리 주변의 완속충전기를 찾는 편이 낫다. 대표적인 곳이 차지포인트(www.chargepoint.com)로 북미 지역에만 2만9,000개, LA 인근에만 4,000개의 상용 충전기를 깔아 놓아 충전기를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충전단가는 조금씩 다르긴 한데 1kWh 기준으로 13센트(150원) 정도를 받는 곳이 대부분. 한 시간에 7kWh 정도를 충전하면 약 32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비용은 91센트(1,070원)가량 발생한다.

수퍼차저 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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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차량만을 위해 테슬라가 미국 각지에 마련한 전용 충전소다. 원래는 평생사용료로 2,000달러를 받는 옵션이었지만 현재는 차량 기본 가격에 포함되는 강제 옵션이 되었다. 급속 충전 표준안인 차데모나 DC콤보 대신 테슬라 전용 충전 포트를 사용하며 차량 연결시 승인 여부를 확인하므로 다른 회사 전기차는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다. 120Kwh라는 어머어마한 충전량으로 충전하기 때문에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 S도 한 시간 남짓이면 빈 배터리를 가득 채울 수 있다. 단, 수퍼차저 스테이션에서의 충전은 85%까지로만 제한하고 있다. 높은 전류로 과충전을 자주 할 경우 배터리의 수명 단축이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장거리 여행을 위해 100% 충전을 원한다면 강제 100% 충전을 수동으로 설정할 수는 있다.

충전은 정말로 쉽고 간단하다. 충전 케이블을 뽑아서 차에 꽂으면 커넥터에 녹색불이 들어온다. 이걸로 끝이다. 심지어 플러그가 가까이 가기만 해도 차량의 충전포트 커버가 알아서 ‘달칵’ 열리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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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찾은 충전소는 LA 인근 파운틴밸리와 컬버시티 두 곳으로, 모두 대형 쇼핑몰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다. 길에서 모델 S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는 캘리포니아이지만 수퍼차저 스테이션 주변에서는 정말 많은 테슬라를 목격할 수 있었다. 대략 10여 대가 넘는 충전기를 마련해 놓았지만 평일 오후만 되어도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항상 두 대 정도의 모델 S가 자리가 비기를 기다리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숫자로 들여다본 모델 S

70/90 : 모델 S는 배터리 사이즈를 그레이드로 사용한다. 배터리 사이즈에 따라 60, 70, 85, 90으로 나뉘며, 이 숫자는 탑재 배터리의 용량을 kWh로 나타낸 것이다. 초기에는 40 모델도 기획되었으나 수요가 적여 양산되지 않았다. 현재 60과 85 모델은 단종되었으며 70이 엔트리 모델을, 90이 85의 자리를 대신한다. 조만간 100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모델명 뒤에 D가 붙는 것은 듀얼 모터 방식의 4륜구동 시스템을 뜻한다. 현재 판매하는 모델은 70, 70D 90D, P90D, P90D 루디크러스의 다섯 가지다.

2WD/4WD : 모델 S는 한 개의 모터로 하나의 차축을 구동하고 양쪽 바퀴로의 동력 전달은 일반적인 디퍼렌셜 방식을 사용한다. 기본적으로는 후륜구동 방식이지만 앞바퀴 축에 별도의 모터를 장착하는 풀타임 4륜구동 모델도 있다. 4륜구동 모델은 이름에 듀얼 모터를 뜻하는 D를 붙여 구분한다. 앞뒤 구동계는 기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며 완전히 전자적으로 제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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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마력 : 382마력의 70도 모자랄 바 없는 성능을 갖추었지만 이것을 뛰어넘는 고성능 모델도 준비되어 있다. 출력이 높은 모터를 장착한 고성능 모델은 앞에 P를 붙인다. 2016년 5월 기준으로 판매 중인 고성능 모델은 P90D 한 가지로 90Kwh의 배터리에 시스템출력 691마력/967Nm(98.6kg·m)의 모터를 조합한 것이다. 혹시라도 이것이 충분하지 않다면 1만달러(약 1,200만원)를 더 내고 P90D 루디크러스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토크는 그대로이지만 최고출력은 무려 762마력까지 올라간다. 0→시속 100km 가속 3초, 출발 후 불과 25초 뒤에 제한속도인 시속 250km에 도달하는 성능은 수퍼 스포츠카 급이며, 세단 중에서는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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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4개 : 모델 S는 18650이라 불리는 범용 규격의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가격과 생산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이것을 444개씩 묶은 모듈 16개를 병렬로 연결한다(90D 기준). 계산대로라면 18650 배터리 7,104개를 차량 한 대에 사용하는 셈. 가장 무거운 부품이기 때문에 모듈 14개는 바닥에 깔려 있으며 2개만 앞 트렁크 뒤쪽에 수직으로 장착된다. 배터리 팩의 전체 무게는 최대 540kg에 이른다. 모든 배터리는 파나소닉과 합작으로 세운 네바다 주의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에서 만든다. LG화학도 배터리를 납품하긴 하지만 양산차에는 적용되지 않고 교체용 부품으로만 사용된다.

8년 : 초기의 60kWh 모델은 8년 20만km를 보증했으나 현재의 85kWh 모델은 8년 동안 거리 무제한 보증이 따라온다. 5만km 주행시 배터리 성능이 5% 가량 저하되며 그 다음 5만km마다 추가 1%의 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4,000달러 : 사고 등으로 배터리가 파손될 경우 현재의 교체비용이다. 최초의 소비자보증기간이 끝나는 2020년에는 배터리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해당 시점에서의 교체비용은 1만달러(약 1,20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0,000대 : 2012년 발매 이래 2015년 말까지 출고된 모델 S의 총 수량.

500,000톤 : 모든 모델 S의 주행거리를 토대로 판단할 때 지금까지 줄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2,000달러 : 모든 테슬라 차들이 공짜로 수퍼차저 스테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초기 60 모델에서는 2,000달러(약 240만원)에 판매하는 메이커 옵션이었으며, 나중에 가입할 때는 2,500달러를 받았다. 현재는 수퍼차저 스테이션이 필수 옵션으로 차량 가격에 포함된 상태. 미래에 발매될 ‘저렴한’ 모델3의 경우는 수퍼차저 스테이션 사용에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4G LTE : 테슬라에게 온라인 텔레매틱스는 절대적으로 빠질 수 없는 기능. LTE 기반의 데이터 모뎀을 기본 탑재하므로 통신사 한 곳이 진출국가의 파트너가 된다. 미국에서는 AT&T가 단독 파트너이며 한국에서는 KT가 낙점되었다. 내비게이션과 충전소 안내를 위한 지도 데이터는 구글을 기반으로 하는데, 한국에서는 구글맵 기반으로 길 안내가 불가능한 문제가 있다. 올레 내비라도 쓰려는 걸까?

0.24 Cd : 모델 S의 공기저항계수(Cd). 양산 세단으로서는 기록적인 수준이다. 모델 S를 디자인한 프란츠 본 홀츠하우젠은 테슬라로 이적하기 전 마쓰다에서 근무했다. 어떤가? 마쓰다의 디자인이 느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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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9kg :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배터리를 잔뜩 얹은 테슬라는 무겁다. 듀얼 모터와 9kWh의 배터리를 탑재한 90D의 무게는 2,239kg에 달한다.

624개 : 전세계에 설치된 수퍼차저 충전소 숫자. 충전소에 설치된 전용 급속 충전기는 3,708개가 보급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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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3, 왜 그렇게 서두르는가?

1,000달러(약 120만원)의 선금을 넣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모델3의 예약 쇼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예약 페이지가 오픈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주문수량은 40만 대를 넘어 계속 상승하고 있다. 2년 뒤에 볼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힘든 차를 실물도 보지 않은 채 덜컥 예약금부터 넣어버리는 게 잘하는 짓인지는 일단 제쳐두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흥분한 고객이 아니라 서두르는 ‘회사’ 쪽이다. 분명히 이유가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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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티를 안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을지언정 테슬라의 재무상태는 코너에 몰려 있다. 창업 이후 계속된 영업적자에다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다보니 돈을 아무리 빌려도 모자랄 지경이다. 지금까지는 말을 아끼던 GM의 전 회장 밥 루츠까지 나서서 테슬라의 위태한 사업방식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사실 테슬라의 원래 계획은 이렇지가 않았다. 마진이 높은 전기 SUV인 모델 X가 제때 나와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기만 했다면 모든 게 순조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지연과 부품수급 문제로 무려 2년을 허비한 지금, 어떻게 해서든 돈을 융통할 방도를 찾아야 했다. 그러니 설익은 줄 알면서도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주행가능거리 215마일(약 346km), 오토파일럿, 수퍼차저 스테이션, 그리고 여기에 방점을 찍는 3만5,000달러(약 4,130만원). 예상대로 시장은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40만 명에게서 받은 계약금 4억달러(약 4,730억원)는 큰 돈이긴 하지만 당장의 부채를 해결하기에는 언 발에 오줌 누는 수준에 불과하다. 테슬라가 보고 있는 것은 그 너머다. 40만 명의 대기수요가 순순히 차를 사게 될 경우 테슬라가 확보할 매출은 140억달러(약 16조5,500억원)에 이른다. 이 어마어마한 대기수요를 들고서 테슬라는 오늘도 부지런히 은행을 뛰어다닐 것이다. 대출연장도 하고 가능하다면 융자도 더 받아야 할 테니까. 무엇보다도 테슬라는 스스로의 어마어마한 구매력을 메이저 부품사들에게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그럭저럭 한해 5만 대 가량을 만들어 팔 수 있게 된 테슬라이지만 이걸로 부품값을 후려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예전에는 10배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들 부품사들이 꿈쩍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사전계약 이벤트 한방으로 테슬라는 그 실적을 손에 넣었다. 이미 전세계의 부품사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너나없이 덤벼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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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페어몬트 공장의 생산능력을 단시간 내에 끌어올려야 하며, 프로토타입의 지적사항도 고쳐야 한다. 빈약하기 짝이 없는 리어 트렁크가 엄청난 공격을 받은 뒤 테슬라도 의식한 듯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한 최종 양산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는 6월 30일에 이루어질 예정. 설왕설래하던 한국 진출도 확정된 상태다. 모델3에 앞서 올해 11월 모델 S 발매를 목표로 통신 측 파트너사로 KT가 선정되었으며 딜러망 구축을 담당할 업체도 국내 대기업 한 곳으로 확정된 상태다.

기자는 지난 4월 1일, 테슬라의 모델3 런칭을 유튜브 실황 중계로 지켜본 뒤, 고민 끝에 이 열병에 합류해 보기로 했다. 모델3 예약에 1,000달러를 걸어버린 것이다. 적지 않은 비용을 내년 말까지 묵혀 놓는 것은 아까운 일이지만 이건 절대 이 차가 탐이 나서도, 행여나 나중에 프리미엄 받고 팔아넘길 것을 기대해서도 아니다. 실구매자들에 전달될 모델3의 알짜배기 업데이트를 독자 여러분에게 충실히 전하기 위함이라면 믿어주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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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변성용 객원기자
제공
자동차생활(www.carlif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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