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가 차 안에 쏙! 르노삼성 QM3 T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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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에 탑재된 태블릿 PC 사용기
늦은 밤 회사 사무실로 QM3 T2C가 왔다. 일반적인 차라면 내외관 상태를 확인한 뒤 차 키를 받으면 끝날 텐데, 이 차는 최신형 태블릿 PC도 같이 받았다. 차키와 태블릿PC를 양손에 쥐고 있으니 난감하면서도 신기할 뿐이다. 이 차는 보통의 차와는 조금 다르다. 화면이 있어야 할 센터페시아에는 아무런 장치가 없고, 그 자리에는 탈부착이 가능한 액자 형태 프레임을 마련했다.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것 같지만 진짜 이런 방식의 차가 나올 줄은 몰랐다. QM3 T2C만의 신선한 구성에 호기심은 더욱 커진다.
다음 날 아침 밝은 곳에서 센터페시아를 다시 살펴봤다. 사실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프레임 모양이었다. 일반 에프터 마켓 거치대처럼 조잡하진 않을까? 태블릿 PC를 붙이면 어색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다양한 의문점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자세히 살펴보니 정교하게 잘 만들었다. 불쑥 튀어나오긴 했지만 어색하거나 저렴한 느낌이 없다. 태블릿을 끼우면 원래 차 안에 있던 모니터처럼 깔끔하고 커다란 화면 덕분에 실내가 더욱 시원스러운 느낌도 든다.
크기가 큰 8인치 태블릿 PC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액티브 제품이 사용된다. 투박하게 생겼지만 두툼한 충격완화 범퍼는 1.2미터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문제없고, 모래나 흙, 먼지, 물에 넣어도 끄떡 없는 내구성을 지닌 제품이다. 따로 사용할 땐 일반적인 태블릿 PC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차에 꽂으면 전용 어플을 이용해 QM3만의 최적화된 화면을 구현한다.
메인 화면에는 필요한 버튼들이 타일 형식으로 가지런히 모여있다.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내비게이션이다. 르노삼성차 연구팀과 SK텔레콤이 함께 만든 태블릿 PC 전용 T맵인데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구성과 화면 실시간 경로는 물론 음성안내 퀄리티도 모두 모바일 T맵과 같다. 웬만한 수입차에 붙어있는 엉상한 내비게이션보다 훨씬 활용도가 뛰어나다.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훌륭하다. 태블릿 PC답게 쉽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며, 최대 64GB까지 지원되는 외장 메모리로 마음껏 음악과 영상을 다운받아 넣을 수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나 영화를 볼 때는 선명하고 커다란 화면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이 외에도 기본으로 깔려있는 멜론 어플을 이용해 실시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할 수도 있고, 블루투스 전화 및 라디오 수신도 빠르고 최적화되어 있어 큰 스트레스가 없다.
차와의 연동성도 나쁘지 않다. 반 박자 느린 볼륨조절과 화질이 고르지 못한 후방카메라가 조금 마음에 거슬리지만 크게 단점으로 부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떤 방식을 사용하길래 태블릿 PC와 자연스럽게 연동할 수 있었을까? 하면서 자꾸만 거치대 안쪽을 살펴보게 된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센터페시아에만 있는 게 아니다. 대시보드 위 수납함과 서랍장 문을 열듯 스르륵 열리는 글로브 박스는 쓰기 편하고 넉넉해 보인다. 또, 시트 뒤에 기타줄처럼 포인트를 넣은 시트백 포켓과 탈착식 시트커버(LE,RE트림), 트렁크 밑 여유공간 등은 QM3만의 재치 있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알찬 구성만큼 달리는 느낌도 경쾌하고 밝다. 유로6 기준을 맞춘 1.5리터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90마력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시원스럽게 달린다. 최대토크 시점을 앞으로 바짝 당겨 실용구간에서의 가속감을 챙겼다. 고속으로 올라가면 기본적인 출력의 한계를 느끼지만 효율을 생각한 일상주행에서는 딱 적당한 수준이다. 여기에 기름바늘이 고장 났나 싶을 정도로 내려가지 않는 연비는 QM3를 타면서 가장 큰 만족감을 준다.
부담 없는 크기와 낮은 무게중심으로 구불구불한 코너에서도 제법 매섭게 돌아나간다. 꽤 재밌는 운전 감각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언더스티어 현상은 가속페달에 조금만 무리를 주면 곧바로 본색을 드러낸다. 역시 QM3는 일상 속에서 더 잘 어울리는 차다. 기본적인 차의 크기는 작지만 차체 바닥높이(지상고)는 제법 높다. 덕분에 높은 시야 확보에 유리하고 제대로 된 SUV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 작은 차체는 복잡한 골목길이나 시내 주행, 주차를 할 때도 여러모로 유용할 것 같다.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IT기기는 스마트폰이다. 여기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은 웬만한 IT기기와 UI로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차 안에 탑재된 UI 인포테인먼트도 그 중 하나다. 아무리 완성도 높은 시스템이라고 해도 스마트폰에 비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현 시점에서 우리의 선택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발전을 기다릴 것이냐 아니면 스마트 기기를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삼아 사용할 것이냐로 나뉜다. 거치대를 장착하고 모바일 내비게이션 사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QM3 T2C는 후자쪽을 선택했다. 어찌 보면 지금 이 순간을 놓고 볼 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개발 시간 및 비용 투자도 더 아낄 수 있다.
QM3는 T2C는 자동차와 IT 기기간의 융합을 가장 간편하고 알기 쉽게 정의한 모델이다. 복잡하거나 거창하지도 않다. 그래서 참신한 시도가 반갑고, 이런 도전은 분명 박수를 쳐주고 싶다.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T2C(Tablet to Car) 옵션은 트림별로 10~40만원을 더 주면 장착할 수 있다. 선명한 화질, 부드러운 터치감, 빠른 연동성, 업데이트 편의성 등 태블릿 PC만의 장점을 생각하면 어지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보다 이 방법을 택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치 진짜 스마트한 운전자가 된 느낌도 같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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