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이제야 완성된 티볼리, 쌍용, 티볼리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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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티볼리. 참 난해한 모델이다. 차량의 완성도가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토뷰 로드테스트팀도 그런 티볼리에 좋지 못한 점수를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판매 성적으로 경쟁모델들을 박살 내버렸다. 2015년 한해 동안 팔린 티볼리는 45,021대. 르노삼성 QM3의 판매량 24,560대에 쉐보레 트랙스의 판매량 12,723대를 더해도 티볼리 하나를 넘어서지 못했다.
티볼리의 판매량에 힘입은 쌍용차가 이번엔 티볼리 에어를 밀고 있다. 더 커진 차체로 공간 활용성이 강조됐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궁금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과연 부족했던 주행완성도를 얼마나 올렸을지 여부다. 미디어 시승행사에 참석해 티볼리 에어를 먼저 만나봤다.
실내외 디자인에서 큰 특징은 없다. 티볼리를 기초로 차체를 높이고 뒷부분을 잡아 늘렸기 때문이다. 수치적으로 245mm 길어지고 45mm 높아졌다. 하지만 휠베이스는 동일하다. 트렁크 공간 확장에 집중했다고 보면 된다. 이로 인해 무게는 50kg 가량 증가했다.
디자인의 변화는 전면부 범퍼에 있다. 바벨(Barbell) 형상을 가미한 범퍼가 적용됐는데, 별도의 컬러조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후면부가 길어지니 전체적인 실루엣도 한층 차분해진 느낌이다. 후면부에는 달라진 리어램프와 티볼리 에어 전용의 엠블럼이 부착됐다. 엠블럼의 느낌은 벤틀리와 제네시스, 미니를 조합한 느낌이랄까?
인테리어는 완전히 동일하다. D-컷 느낌의 스티어링휠, 조명 컬러를 바꿀 수 있는 계기판, 화려한 센터페시아, 버킷 스타일 시트 등이 갖춰진다. 티볼리의 다양한 편의장비는 트랙스나 QM3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의 트렁크 공간이 720리터라고 밝혔다. 바닥부터 루프까지 모든 공간을 사용해야 720리터가 될 듯 하지만 투싼 513리터, 스포티지가 503리터의 용량을 가졌다는 점을 생각할 때 소형 SUV로서 상당한 수준이다. 바닥 높이조절과 220V 인버터도 갖췄기 때문에 구성적인 만족감도 크다. 2열시트를 폴딩 하면 1,440리터까지 공간이 확장된다.
이제 티볼리 에어의 주행감각을 느껴볼 차례다. 티볼리 에어에는 1.6리터 디젤엔진만 탑재된다.
시동을 걸었다. 기존 티볼리와 유사한 수준의 소음과 진동이 느껴진다. 저배기량 디젤엔진 특성상 소음은 어쩔 수 없지만 시트와 기어레버, 스티어링휠에서 전달되는 진동을 잘 막아낸 모습이다.
주행을 시작하면 부드러운 엔진 감각이 전달된다. 엔진회전수가 4천rpm을 넘어서며 거칠어지긴 하지만 QM3와 비교할 때 충분한 경쟁력이다. 엔진의 회전질감만을 따지면 트랙스 디젤, 티볼리 디젤, 그리고 QM3 순으로 볼 수 있다.
1,500rpm부터 최대토크가 발생하는 만큼 도심에서 운전이 편하다. 현대 기아의 1.7리터 디젤은 높은 최고출력를 갖지만 저회전 영역서의 부족한 힘이 발목을 잡는다. 최대 가속능력이 소폭 부족하긴 해도 티볼리 에어쪽이 더 운전하기 편하다. 참고로 티볼리 에어의 엔진은 115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시속 140km까지 꾸준히 가속되지만 이후부터 조금 답답한 느낌이 생긴다. 시속 170km/h 이상의 속도까지 도달할 수도 있지만 매우 긴 직선도로가 필요하다. 저회전 영역의 토크에 집중했기 때문에 엔진 회전수 증가에 따라 토크가 하락하는 특성을 갖는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여기까지는 기존 티볼리 디젤과 큰 차이 없는 내용이다. 사실상 차 트렁크만 조금 더 길어졌지 나머지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볼리 에어는 달랐다. 부족했던 부분을 눈에 띄게 개선시킨 것이다.
먼저 스티어링 시스템. 우리팀은 티볼리의 테스트 진행 후 현대차의 MDPS 보다 못한 스티어링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티볼리 디젤은 조금 나아진 정도다.
티볼리 에어에서는 더 좋아졌다. 아니, 그보다 확 바뀐 느낌이다. 우선 직진 주행 능력이 좋아졌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긴 직선 도로를 달렸지만 아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대차가 아직도 헤매는 문제를 쌍용차는 1년만에 해결한 듯 하다.
노멀, 컴포트, 스포트 3개 모드로 스티어링휠의 답력을 변경할 수 있는 스마트 스티어의 성격도 변했다. 기존에는 각 모드간 스티어링휠의 답력 변화가 너무나 컸다. 컴포트 모드는 지나치게 가벼웠으며, 스포트 모드는 운전을 방해할 정도로 무겁기만 했다.
우선 이 3가지 모드의 차이가 조금 줄어들었다. 컴포트 모드는 적당히 가벼운 편이라 주차나 도심 주행시 도움이 된다. 반대로 스포트 모드는 적당히 묵직한 느낌이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감각적인 부분을 해치지 않으면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스펜션 변화도 눈에 띈다. 기본적인 성향이 단단하다는 점은 동일하다. 하지만 보다 유연해졌다. 쇼크를 그대로 넘기지 않고 적정 수준 걸러낸다는 것이다.
스티어링 시스템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서스펜션이 개선되니 고속안정감도 좋아졌다. 시속 160km까지 꽤나 좋은 안정감을 전달한다. 이후부터 불안해지지만 소형 SUV로 속도를 즐기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이 영역까지의 가속도 쉽지 않다.
시승코스는 인천공항을 다녀오는 구성이다. 사실상 직선구간만 달리고 오는 코스인 것.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코스에서도 티볼리 에어는 달리진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 나온 쌍용차 개발 담당자도 티볼리 에어의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튜닝에 주력했다고 언급했다.
우리팀 패널들의 의견이 궁금해진다.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 특히 와인딩 테스트 결과도 궁금하다. 물론 지난번처럼 혹독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출발은 좋다. 의외의 칭찬을 받을지도 모른다. 물론 제동시 스티어링 떨림 증상과 같은 기존 문제점도 재확인 할 것이다.
어찌됐건 좋아졌다. 티볼리가 처음으로 출시됐을 때 마치 미완성된 차량을 탄 것 같았다면 이제서야 완성된 느낌이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다. 티볼리 가솔린에 디젤 엔진이 추가될 때 가격이 올랐는데 티볼리 에어로 바뀌니 또 한번 올랐다. 1,949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경쟁력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는 시장서 팔리지 않는 수동변속기 모델이다. 자동변속기 기본형 트림만 선택해도 2,106만원이 된다. 중간트림은 2,253만원, 상위 트림은 2,449만원이다. 각종 옵션을 더하면 2,907만원이라는 가격표를 갖게 된다. 끝이 아니다. 스키드 플레이트나 스포일러, 카본 사이드미러 등의 외관 옵션까지 추가하면 3천만원을 넘어서는 것도 금방이다. 놀라울 따름이다. 스포티지를 넘어서 쏘렌토까지 넘볼 수 있기 때문이다.
티볼리 에어는 경쟁력 높은 소형 SUV다. 하지만 투싼이나 스포티지 같은 컴팩트 SUV보다 한 등급 낮은 차량이다. 트렁크 공간만 늘려 제원상 크기가 비슷해졌다고 동급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가격만큼은 동급이 됐다.
우리팀에게 질문을 던졌다. 티볼리 에어를 구입할 것인가 아니면 150만원 정도를 더 주고 투싼이나 스포티지를 구입할 것인가? 팀원 모두가 돈을 더 주고서라도 투싼이나 스포티지로 간단다. 하지만 차량 완성도가 떨어졌음에도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티볼리 이기에 예상을 뒤집는 성적을 낼 수도 있다. 올해 판매 성적표가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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